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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이야기

나뭇가지 비벼 불 피울수 있을까?

얼마 전 햇살이 따스한 날 아이들과  선책 갔을 때의 일입니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면 마냥 신이 나는가 봅니다. 해맑은 모습으로 뛰어 다니고 친구들과 의논해 보물을 찾으러 다니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친구들과 놀이를 만듭니다.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놀잇감이 무궁무진 하기에 이렇게 밖에서 놀이를 하면 싸울일도 드뭅니다.

자연에서 뛰어 노는 것, 아이들에게 자연만큼 좋은 친구는 없는가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놀이를 할때면 저는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과 놀기도 하는데요. 사실 아이들의 에너지를 따라가려면 힘이 부칠때가 있지요. 그럼 놀다 사진찍고, 놀다 사진찍고룰 반복합니다.

이날도 아이들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있는데 한 아이가 저를 부릅니다.



"선생님 지금 뭐하는 거게요?"
'음...뭐하는 거야?"
"불 피울라고요. 이렇게 하면 불이 생겨요 맞죠?"


하는 겁니다. 가만히 보니 불이 잘 붙을만한 나뭇잎을 모아 놓고 나무막대로 마구 비비고 있는 겁니다. 아주아주 진지한 자세로 말입니다. 눈빛이 반짝반짝 살아있었습니다. 정말 불이 피어날 것만 같았지요. 아이 세명이 그러고 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안될거라고 차마 입이 안떨어지데요. 그래서 될수도 있을거라며 응원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잘 안되니 다른 나무 막대로 바꾸어 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불이 붙을리가 있나요. 한 참을 그렇게 놀다가 나무막대를 가지고 장난을 치더니 다른 놀이를 찾아 떠났습니다.

실패해서 조금은 실망했을 테지만 괜찮습니다. 또 다른 놀이가 아이들의 친구가 될테니까요. 이것은 작은 실페에 불과 하지만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더 큰 실패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실패들의 경험이 없고, 이것을 이겨내 보지 않았다면 작은 실패에도 큰 좌절을 경험하겠지요.

그렇기에 아이에게는 실패해보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무엇이든 잘해서 칭찬만 받고 살다보면 작은 일에도 더 큰 좌절을 느끼겠지요. 사람마다 경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뭐 그깟일 그래" 할 것이 못됩니다.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그에 따른 고유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 과정을 겪어야만 진정한 내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건강한 아이로 커가리라 기대해 봅니다.

아 ~ 한 가지 더 정말 아이들은 나무가지로 불을 붙이지 못하였을까요?
어른들 눈에는 불이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벌써 여러번 불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아이들은 나무가지를 비벼서 불을 붙이는 상상을 즐기면서 충분히 놀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