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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없는 교실

장난감과 교구 정말 아이들에게 좋을까?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쓰다보니 어느 덧 백개가 넘는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글 못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쓰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줄어들었지요. 또 글을 쓰면서 내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저 스스로 성장하게 된다는 점이 블로그는 참으로 좋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게으름 피우지 말고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것인데요. 이게 잘 안되지만 말입니다. 또 한가지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람들과 서로 대화를 주고 받게 되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더라구요. 여러 사람들을 생각을 보며 세상을 넓게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가끔 달리는 댓글을 보면 멀리 다른나라에서도 제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어찌나 놀랍던지요.  예전  2009/12/29 - [교육이야기] - 아이를 위한 좋은 유치원 고르는 방법... 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얼마 전 여름방학 쯤에 뉴질랜들에 살고 계시는 정은아님이 그 글에 관해 질문을 해주셨어요. 답글을 달다 보니 글의 소재거리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질문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는 뉴질랜드에서 유아교육을 나와 지금 뉴질랜드에서 유치원 교사생활을 하고있습니다.
근데...허은미께서 쓰신말중에 약간 의문이 가는것이 있습니다.
장남감과 교구가 정말 아이들 사교성을 흐리게 합니까? 제 생각은 장남감과 교구로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여줄것이라고 생각 되는데,,,왜냐면 하나하나 장남감과 교구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쓰이는지 또한 하나하나 아이들이 장남감과 교구를 어떻게 받아드리는것도 다 다를것이고... 또한 장남감과 교구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사용할수 있는 그런 그룹적인 교구들도 다양하게 있을텐데...
허은미님께서 말씀하신것에 대항하는건 절대 아니구요그냥 의문이 가서 글 띄웁니다.. ^^
님 말대로 아무리 자격증이 있어도 그게 끝은 아니니까요 ^^

 
정해진 놀이, 정해진 방식

장난감과 교구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놀잇감일까요? 장난감과 교구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을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들이지요. 특히 교구라함은 그걸 가지고 놀이를 함으로써 교육적인 효과를 가지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남감과 교구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장난감이나 자연물 보다는 상상력을 떨어뜨립니다. 자동차장난감은 자동차 놀이만 할 수 있게 만들고, 병원놀이 장난감은 병원놀이만을 생각하게 만들지요. 다른 놀이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생각의 확장이 일어 날 수가 없게 됩니다.

물론 그나마 나은 블럭 같은 장난감은 정해진 틀이 없어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지만 엄마가 사준 블럭장난감에는 아이의 소중함과 간절함이 없기에 금방 실증이 나기 쉽습니다.

내가 만든 딱지에는 나의 혼이 들어가지요. 딱지가 넘어가면 내가 넘어가는 것 처럼말입니다. 내가 만든 장난감에는 나의 사랑과 소중함이 있기에 절대 함부로 버리거나 하지 않아요. 엄마가 사준 장난감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아이들이 만든 장난감이네요.)

교구는 정해진 순서와 방식있고 조용히 혼자서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여기에 끼우고 여기에 쌓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하나만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혼자놀이를 하는 아이들, 마음이 병들어 가는 아이들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잃어 버리고 놀이도 잃어 버리고, 아이다움도 잃어 버리고, 몸과 마음과 영혼이 병든 '양계닭'처럼 자라고 있다. 부모들은 너무나 일반화 된 플라스틱 장난감과 교육용이라는 미명 하에 제공되는 각종 교재`교구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병들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중에서

컴퓨터 게임에 가까이 갈수록 동무와 형제와 부모와 같은 '사람'과 멀어진다는 것이다. 삶이라는 것, 사랑한다는 것, 가슴 아프다는 것, 힘들다는 것, 눈물겹다는 것, 관계라는 것에서 멀어지려고만 하니 이를 어쩐단 말인가. 누가 무엇으로 문을 닫고 방으로 돌어간 아이를 불러 낼 수 있단 말인가. '아이들은 놀기위해 세상에 온다' 중에서 


교구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아이들이 혼자놀이를 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교구를 가지고 놀고 있으면 아이들이 뜻 깊은 놀이를 하고 있다고 여기며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페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고 하지요. 심각한 수준입니다.

TV나 컴퓨터 게임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장난감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아직 깨닫고 있지 못합니다. 장난감 또한 TV나 컴퓨터 게임과 마찬가지 인데 말입니다.

저희 유치원에는 장난감이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보다는 친구들과 놀이를 만들고, 장난감을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 끼리 놀이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가끔 신입아이들이 오면 "선생님 뭐가지고 놀아요?" 라며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기에 금방 적응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구와 놀이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보내자

저희는 숲속에서 지내는 활동을 많이 합니다. 여기에서는 아이들이 정말 많은 놀이감과 놀이를 만들어냅니다. 건물에 갇혀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달라입니다. 돌맹이가 집도 되고 나무가 야구방방이도 되고 배도 되고, 나뭇잎이 소꿉놀이에도 쓰이고 이불도 됩니다. 발견하는 것들이 무궁무진 합니다.


숲의 모든 생명들이 아이들의 놀이감이 됩니다. 친구들과 싸울 일도 적습니다. 교실에 있는 장남감과 교구는 많이 있다고 해도 제한적입니다. 교실에 있는 것들 중에서도 인기 있는 장난감은 흔한 것이기 보다 양이 적은 것이구요. 그럼 아이들끼리 충돌도 더 많이 일어나게 되지요.

정해진 틀 속 보다 자연에서 놀면 아이들은 더욱 상상력과 창의력이 커집니다. 또한 계절의 변화를 머리로 아닌 몸으로 느끼기에 아이들의 마음 속에 오래토록 남게 되지요. 교실에서 지내는 것보다 자연에서 뛰어놈이 아이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요즘 가정은 아이가 하나 아님 둘이고, 부부가 맞벌이 하는 집이 많다 보니 아이 키우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그렇다는 핑계로 교육을 게을리 할 수는 없는 문제 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 보면 됩니다.

얼마 전 연극놀이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집보다 조금은 지저분한 집이 아이들의 놀이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만지면 혼나는 정돈된 집보다 하나 건드려도 표나지 않고 혼나지 않는 집이어야 아이들이 이것 저것 만져보며 용감하게 놀이를 한다구요. 교실도 선생님 공간이기 보다 아이들 공간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어른들이 유년시절을 생각하면 행복한 추억이 생각나듯 지금 아이들도 행복감에 젖어 드는 추억들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