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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헬리곱터 부모 때문에 적응 못하는 불안한 아이

내일이면 입학식입니다. 한 해를 함께 할 새로운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게 될 지 두근두근 설레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부모님과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선생님일지 말입니다.(실망스런 선생이 아니어야 할텐데요...ㅋ)

제 속마음으로는 부모님과 아이들 중에서 부모님들이 어떤 분이실지 가장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아이를 키워나가야 하는 동력자로써 사실 교육관이 맞다면 제 입장으로써는 좋지만, 다르다면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의 유치원선생님들은 아이들보다 어떤 부모님을 만나게 될 지 걱정을 하기도 한답니다.

입학식을 하는 이유

입학식의 풍경은 어느 해나 비슷합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어리둥절한 눈빛의 아이들, 신이나서 뛰어 다니는 아이들, 특히 어린 다섯살 아이들은 싫다고 여기 저기서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학식이라면 울음소리쯤은 들려야 입학식 답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세상에 태어나 맞이하는 큰 도전 중 하나 일 것 입니다. 불안한 마음 부모님보다 더욱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아이들이
 처음 맞이하는 유치원에 든든한 부모님과 함께 와 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무작정 혼자 오는 것 보다 그 한 번의 체험이 혼자 올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입학식은 꼭 참석하셔서 아이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전부터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어야 겠지요. 유치원 생활에서 필요한 연습도 해주시면 아이가 적응해 나가는 것에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기 전 부모님 어떤 마음 가짐과 준비를 해두면 좋을지 이전에 썼던 글입니다. 

2011/01/24 - [교육이야기] - 유치원가는 우리 아이를 위해 준비하자.
2011/01/13 - [교육이야기] - 아이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기 부모

불안한 마음에 수시로 나타나시는 어머님

입학식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이 유치원에 혼자 와야 합니다. 그리곤 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적응해 나가야 과제가 생기지요. 아이에게 도움이 될려고 하시면 부모님은 묵묵히 지지해 주시고, 아이가 집으로 돌아 올 때까지 불안하지만! 기다리셔야 합니다. 어른이고 부모니까요. 보고 싶다고 아이처럼 뒤따라 오시면 안됩니다.

물론, 아이가 극심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일 경우에는 담임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치원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소리이기에 기뻐하셔야 합니다.

 
헬리곱터 부모란 자녀의 주변을 맴돌며 끊임 없이 간섭하고, 지시하고, 자녀가 무언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기도 전에 미리 채워 주는 부모를 뜻한다.



유치원에도 헬리곱터 부모님이 계십니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 놓고 불안한 마음에 유치원 주위를 맴도시는 경우입니다. 작년, 저희 유치원에도 그런 부모님이 계셨는데요. 아마 집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보니 더욱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참기가 더욱 힘드셨을 테지요.

어머님은 수시로 나타나셨습니다. 밥을 먹는 점심시간, 아이가 다 먹지도 않았는데 데려 가시기도 하고, 언제 나타나셨는지 교실 창문밖에서 지켜보고 계시기도 했습니다. 아직 유치원 일과가 끝나지  않았는데 찾아 오시는 경우가 많았고, 늦게 아이를 데려다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헬리곱터 부모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는 불안한 아이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아니라도 부모와 떨어져 불안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엄마는 언제 나타날지 모르고, 더욱 기다리는 마음이 커져 불안하였을 겁니다. 아이는 신나게 놀다가도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유치원 현관 앞을 서성거리며 부모님을 기다렸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었던 겁니다.

부모의 아기 같은 행동 때문에 끝내 아이는 적응하지 못했고, 부모님 또한 믿지 못하시고 유치원을 그만 두었습니다. 물론 담임 선생님도 노력하셨지요. 부모님이 불안해 하시고 수시로 오시면 아이가 적응해 나가기 더욱 힘들어 진다는 말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사례는 조금은 극한 경우라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적응해 나가야 할 초기에 수업이 끝나지 않았는데 데릴러 오시거나 또 유치원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데려다 주시는 경우는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 봐서는 그러시면 아이가 적응하기 더욱 힘들어 합니다.

아이가 완전히 적응한 후라면 모르지만 초기 적응 단계에서 만큼은 부모님이 지켜주셔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기부모가 아닌 어른부모가 되어 아이가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