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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이야기

아빠! 엄마 주문해, 엄마 바꾸자

저희 유치원에 다니는 여살살 아이의 가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 홈쇼핑 책자가 배달되어 왔답니다. 그걸 아이가 발견하였지요. 홈쇼핑 책자를 아이와 아빠가 이리저리 뒤지며 구경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아이 왈!

"아빠, 엄마 주문하자"
"어?? 뭘 주문해?"
"엄마! 엄마 주문하자고, 우리 새엄마로 바꾸자"
"왜?! 엄마를 바꿔?! ㅡ.,ㅡ:"
"엄마는 맨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 오잖아 그러니까 새엄마로 바꾸자"


헉...마구 찔리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정말로 있었던 일입니다. 보통은 아빠를 바꾸자고 할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이 가정에서는 엄마를 바꾸자고 했더라구요. 아이의 엄마가 담임선생님께 우습다며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합니다. 다행히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나 봅니다. 덕분에 저희 유치원 선생님들도 빵~터졌지요.

(사랑스런 조카들입니다. 태어나 줘서 고마워~)

그 후에도 아이는 엄마에게 장난치듯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홈쇼핑 책자를 펴며 "새엄마 나 왔어~" 한답니다. 아이의 재치가 대단합니다. 어머님이 술을 안 끊으시면 안되시겠죠?

자식들도 내 부모가 저런 부모였으면 한다.

원에 아이를 보내는 어머님들과 영상모임을 하고 있는데, 저번 달 영상이 인간극장에서 했던 '나의 아들 김재형' 이었습니다. 김재형이라는 아이가 영재인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가 힘들게 공부를 시키고 있는 것을,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토론을 하는데 어머님들이 그러시데요. 

"어쩌면 저런 자식을 낳을 수 있지?"
"참 부럽다~ 내자식이 저런 아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한 말씀이시죠? 그런걸 보고 나면 그런 마음 한번쯤 생기실 겁니다. 저도 보면서 "저런 자식 나도 낳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부모님뿐 아니라 아이들도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친구들의 부모님들을 보며, 또는 TV에 나오는 유명한 연애인들과 사회적으로 멋진 사람들을 보며 그런 생각 한번쯤, 아니 여러번 쯤 해보지 않을까요? 

그러니 부모님은 이 아이가 나의 자식으로 태어나 줬음에 또는 조금은 공부 못하지만 건강하게 커 줬음에 감사해야 합니다. 자식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엄마, 아빠 중 한 분이라도 있어 줬음에 또는 풍족하게는 아니지만 나를 낳아 주시고 키워 주심에 감사해야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 선택할 수 없는 단 한가지

사람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딱 한가지 인데, 태어나는 것이라 합니다. 죽음은 안 좋은 방식이더라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물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요. 

그러니 "나도 저런 아이가 내아이였으면" 생각이 들 때, "저런 부모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 때 나의 부모도 저런 생각을 한번쯤 한다는 것을, 나의 아이도 저런 생각을 해본다는 것을 잊지 말이야 겠습니다.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부러워하지 말고, 정말 감사해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는 아버지, 어머니 자식으로 태어나 정말 행복합니다~
 사랑해요~~~~^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