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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여행기

친구와 친해질 수 없게 만든 건 어른들이 아닐까?

한국YMCA 자전거국토순례 첫째 날

셀레이는 마음도 잠시, 비난리 때문에 집에서 나오는 것도 엄청 눈치보이더군요. 차가 빗물에 잠기고 전철이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라고 하니 어찌 부모님 마음이 편하시겠어요. 이 난리에 여행가는 것도 피해 입으신 분들을 생각한다면 참 송구스러운 마음이긴 하지만요. 한 편으로는 걱정하시는 마음도 알겠지만 또 가려는 마음에는 참 서운하더라구요.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집을 나서고 싶었는데 욕심이 컸었나 봅니다.

어쨌든,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8시까지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야하는데  눈치 보면서 준비하다 보니 늦어졌습니다. 입고 나갈거려고 생각했던 등산바지는 도데체 어디로 간건지...분명 있었는데 아침부터 이놈의 바지가 혼빠지게도 하더군요.

얼른 택시를 잡아 타고 달려 갔습니다. 근데 아무도 없는 겁니다! 분명 마중 나오신 부모님도 있으실테고, 실무자도 있을거고,  아이들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택시 타기 전 담당선생님과 통화도 했습니다. 이건 분명 제가 장소를 착각해 잘못온거라 생각이 들었죠. 

(자전거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입니다.)

담당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한 통, 두 통, 세 통...응답은 없고, 시간은 다 되어가고...조마조마조마한 마음에 장소를 착각한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얼른 택시를 또 잡아 탔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이 아닌 시외버스 터미널이구나라 생각했던 거죠.

택시를 타고 가는데 담당선생님이 전화오시더군요. 왜 안오냐구요. 근데 고속버스터미널이 맞으시다는 거예요. 뜨악! "아저씨 다시 돌려주세요!" 그렇게 출발하는 첫 날, 저는 우왕좌왕 정신이 홀딱 나갔었습니다. 

아침에 그 고생을하고 차를 타니 어찌나 서럽던지요. 제가 간다고 했지만 집에서 야단 들었던 설움들이 밀려오는데, 감정을 다스리가 참 힘들데요. 장난치는 아이들 덕분에 휴게소를 지나며 잊어버렸지만요^^

서먹서먹한 아이들

전국에서 참가한 아이들에서 어른들까지 인원은 140명이 넘는데요. 저희 마산에서는 실무자를 제외한 12명의 아이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 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까지요.
 
요즘 아이들 조금만 힘들어도 싫어하고 안하려합니다. 먹는 것도 씹기 좋은 것, 간편히 빨리 먹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컴퓨터 게임과 같이 편한 것을 쫒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정말 재미를 맛보지 못하고 혼자 노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국토순례에 참가한 우리아이들 정말 기특하죠?

첫째날은 전국에서 함께 모여 오리에네이션으로 생활약속과 자전거타는법과 자전거 점검을 받았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미리 주행 연습도 해보았지요.

유치원생 아이들만 보다가 초등학교에 고등학생 아이들을 지도해 나가려니 참 막막하더라구요. 유치원 시기의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원래 알았던 사이처럼 놀이를 하고 금방 친해지거든요. 근데 이 녀석들은 서로 딴 짓들만 하고 영~ 관심이 없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 사귀는 것을 힘들어 하는게 맞는가 봅니다.

이 아이들은 어찌하면 친하게 지내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자기소개하기를 했는데요. 어찌나 서먹하던지요. 목소리가 들리는 둥 마는 둥했습니다. 이일을 어쩐담!

공동체의 힘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친해진 아이들

이곳에서는 자기만 잘한다고 잘되는게 아닙니다. 함께 나아가야하지요. 숙소에서든, 자전거 주행 중이든, 간식을 먹는 시간이든 모든 것이요. 경쟁이 아닌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쳤을 때만이 큰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지요.


(머리를 맞대고 조구호를 전지에 적고 있네요. 시끄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ㅋ)

첫날 저녁시간, 아이들을 조별활동을 하였습니다. 조장도 정하고,구호도 만들었지요. 한사람이라도 적극적이지 않으면 분위기는 깨지기 쉽상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 어찌나 신나게 구호를 만드는지요. 서먹했던 시간도 잠시 언제 그랬냐든 듯 친해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번의 깨달음을 주더군요.

교실에서 일등하기 위해 늘 경쟁하는 아이들, 친구가 아닌 경쟁 상대가 되어 이겨 넘어야 되는 관계가 되어 버린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이 제도가 그렇게 만들고 있지 않았나하고 말입니다.

함께 하는 이런 작은 활동에서도 아이들은 이렇게 사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으로 이쁘고, 사랑스럽더군요. 사진도 찍어 주고 동영상도 찍어 줬는데 찍지말라고 어찌나 구박하던지... 완전 구박덩어리 선생님입니다. ㅋㅋ 그래도 저는 이 아이들이 무진장 좋네요~

하루 늦은 포스팅이라 둘째날을 보내고 글을 씁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답니다. 자전거국토순례 주행의 첫째날이라고 볼 수 있는 둘째날이야기는 다음 편에 들려 드릴게요~

아이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려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