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여행기

말보다는 체험! 물의 소중함을 깨달은 아이들

가르침이라고 하는 것이 배우는 사람에게 '아하! 이런거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몸으로 체화되지 않아 행동으로 나타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는 가르침은 지식으로만 알고 있게 될 뿐이거든요.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행동으로 나와야 진정한 교육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물은 아껴써야한다고 가르칩니다. 왜 아껴써야하고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하는지 아이들과 여러 자료들을 보며 공부하기도 하고 현장에 가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을 겁니다. 수도꼭지 틀면 물은 끊임없이 나오는데 어찌 아까운지, 소중한 것인지 알알수있겠습니까? 

정말 물에 대한 소중함을 몸으로 느껴본다면 다르겠지요? 가르침에 대한 깨달음 체험을 통한 것이 아닐런지요.
 



물의 소중함을 깨달은 아이들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물이 소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앞으로 물을 아껴 쓸것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해주신 밥이 먹고 싶었다.
집에 와서 집 밥을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장어 곰국)  -5학년 김소연



여름방학동안 아이들과 자전거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전라남도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 거리를 자전거로 달렸지요. 긴 여정을 아이들과 함께하며 저 또한 배운것이 많고 아이들도 그럴겁니다. 그 중에서도 물의 소중함을 뼈져리게 느꼈다고나 할까요?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힘들다고 마음대로 쉬거나, 목마르다고 마음대로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나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자전거가 달리는 중간에 멈춰버린다면 뒤에 오던 자전거들과 대형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입니다.
그러니 힘들어도 인내하며 다음 장소까지 달려야했습니다.

또 물의 양도 정해져있었습니다. 휴식시간마다 물 한병씩, 아니면 음료수 한병이었지요. 그 한병이 어찌나 소중하던지요.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물병을 챙기던 아이

한시간쯤 달리라 휴식처가 나오고 간식당번이 물을 챙겨오면 얼마나 물이 반갑겠습니까? 그러니 내가 먼저 마실려고 "내꺼! 내꺼!" 아이들이 외쳤지요. 처음에는 자신의 물병을 열심히 챙기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이 물을 마시고 싶은 만큼 친구도 같은 마음인 것을 생각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러니 이 아이들에게 배려심이 생겼고, 친구에게 물병을 먼저 전달하고 "선생님 드세요"라며 자기보다 남을 더 챙기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현석이라는 한 아이는 자기보다 친구들을 위해 물병을 챙겼습니다. 자전거 윗옷에는 등쪽 허리 부분에 큰주머니들이 있거든요. 그 곳에 물세병까지 넣을 수 있는데요. 물이 남거나 여유분이 더 생기면 늘 물을 챙기는 겁니다. 자기가 먹을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을 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물이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
"야! 물 버리지 마라 아깝게 물을 왜 버려?"
"나는 이제부터 물 진짜 아껴쓸거다"
"물 이제부터 함부로 안 버려야지"

자전고 타는 동안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말이지요. 그것에 비하면 저는 참 부끄러웠네요. 힘들어서 매번 "나 물좀~"그러면서 아이들이 저를 먼저 챙겨줬거든요. 

이번 체험으로 인해 물의 소중함을 안 아이들, 그 마음을 알았다는 것이, 깨달았다는 것이 행동으로 잊혀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큰 배움을 얻은 아이들이죠? 자랑스럽습니다^^


관련글입니다.
2011/07/27 - [산행, 여행기] - 이런 여행이 기억에 더 남는 법!
2011/07/29 - [산행, 여행기] - 친구와 친해질 수 없게 만든 건 어른들이 아닐까?
2011/08/08 - [산행, 여행기] - 잊지못할 여름방학을 만든 아이들
2011/08/09 - [산행, 여행기] - 못난 선생이 된 것 같아 좌절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