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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

노무현 65주년 탄생, 봉화음악회를 다녀와서...

노무현대통령님이 돌아가신지도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그 뒤로 여러번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짠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지금은 처음에 비하면 많이 개발되어 기념관들이 생겼고 조금은 다듬어진 모습이었지만,  처음엔 정말 사택말고는 없었거든요.

'세상에 이렇게나 시골이라니...그래도 대통령인데...'라는 생각에서였지요. 정말 노무현대통령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역대 대통령이 그럴만한 사람이 있을까? 그 분답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처음 봉하마을을 들어설 때 그 떨림이 잊어지지가 않습니다. 울컥 올라오던 떨리던 슬픔과 마지막 여생을 다하시지 못함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절대 웃음이라고는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2주년 추모제 공연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를 보며 웃으며 그 분을 그리워할 수도 있음을 배웠지요. 그래도 여전히 한쪽 가슴이 아픈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노무현대통령님 65주년 생신을 축하드리러 갔습니다.


봉하마을에서 65주년 탄생 기념음악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할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친구와 함께 모임에서 참석하였는데요. 처음 가본 친구는 제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가슴 아픈 설레임을 똑같이 느끼더라구요. 눈물이 나올 것 같고, 두근두근거린다며 저를 봐라 보는데 저는 다만 그 마음을 그대로 느껴라고 말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는 7시 공연이었는데 일찍 출발해 5시에 도착했었습니다. 예전에 시간 맞춰갔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말 발딛을 틈이 없더라구요. 잔디밭 끝 쪽에서 공연을 봤었거든요. 그래서 도시락도 준비하고 일찍갔지요. 그랬더니 주차할 자리도 넉넉하고 무진장 좋았습니다.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며 처음 온 친구에게 가이드도 해주고 조금 여유롭게 돌아보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공연장이 있는 잔디밭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벌써 줄을 길게 서있더라구요. 한시간이나 남았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일찍 줄선 덕분에 저희는 공연장 의자 앞쪽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가 순식간에 매워지고 옆 산쪽에까지 사람들이 올라갈 볼 정도로 봉하음악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었습니다. 그 분을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다니 감동스럽지 않을 수 없었지요.

문재인이사장님의 부인 김정숙씨의 공연

이날 공연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는데요. 더욱 특별한 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깜짝 놀랠만한 분이신 문재인이사장님의 부인이신 김정숙씨의 공연이었습니다. 


공개적인 자리에는 문재인이사장님과 함께 동행하신 적은 많지만, 한 번도 마이크를 잡으시고 말씀하시던걸 뵌적이 없었거든요. 이날도 말씀을 하시지는 않으셨지만 노무현대통령님 생신 축하를 위해 노래를 선물로 준비하셨다니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놀라웠습니다.

노래는 '청산에 살리라'를 독창하시고, 다른 성악가들과도 두곡이나 더 부르셨지요. 원래 성악을 전공하셔서 서울시립합창단으로 활동하시다 은퇴하셨지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실력이 대단하시더라구요. 또 중간에 조금 실수하시던 모습은 더욱 친근하게 보여 좋았습니다.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부인을 봐라보시던 문재인이사장님의 표정을 보며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율'을 부르시던 한명숙 전 총리

또 특별출연으로 한명숙 전 총리가 한영애의 '조율'을 불렀습니다. 2주기 추모제에서 김제동이 마지막에 '아파트'를 불러 정말 깜짝 놀랬었거든요. 정말 김제동이기에 가능하다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즐거운 노래를 부르며, 축제분위기의 추모공연의 문화가 자리를 잡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노무현대통령을 그리워하던 분들이 이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그리워하고 기억하려하는구나 싶었지요.  

노래는 박자 다 틀리시고 부르셨지만 열심히 부르시고 조금은 부끄러워 하시던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 분이 참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소절의 가사는 조금 바꾸어 부르셨는데요. 문재인이사장님께서 인사말씀을하시고, 두분이 함께 손을 잡고 마지막 소절을 함께 부르시기도 하셨습니다. 물론 관객들도 함께요.

"잠자는 노짱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사람사는세상으로 조율 한번 해주세요"

시낭송 한 번을 위해 김해까지 찾은 게스트들

봉하음악회의 공연은 대부분 성악가들의 공연이었고 또 가수들도 왔었습니다. Happy birthday to you의 권진원과 '꽃밭에서'의 정훈희도 왔었지요. 정말 가수는 가수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노래도 잘하고 무대위의 포스가 장난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많으심에도 어찌나 맑고 고운 목소리신지 정훈희할머니(?60세라고 하시더라구요ㅋ)의 노래실력과 곱게 단장하고 오신 모습을 보며 감탄을 했었지요.

또 더욱 놀라웠던 두 분이 있었습니다. '박하사탕'의 이창동감독과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입니다. '정말 이창동감독이 온단 말이야?' 생각했었는데 정말 오셨더라구요. 이창동감독은 '시'의 영화 속에서 자신이 직접 쓴 시 '아네스의 노래'를 낭송하시고, 도종환 시인은 '지진'이라는 시를 낭송하셨습니다.

제가 놀라웠던 것은 두 분다 시 하나만 낭송하셨다는 겁니다. 여러 편도 아니구요. 말씀을 많이 하신 것도 아니구요. 10분이나 되었을까요? 그 한편의 시 낭송을 위해 멀리서 김해까지 찾아 오셨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 분의 축하 공연을 위해 먼걸음을 오신 불들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습니다.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네손가락 '이희아'의 공연

많은 특별한 분들이 계셨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네손가락의 '이희아'입니다. 얼마 전 경남통일농업협력회에 통일딸기에 관한 글을 써드리고 '이희아' 싸인이 있는 앨범을 받았었는데요. 들어봐야지하며 깜빡하고 그대로 나뒀었는데 이날 그녀의 연주를 들으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공연한 참가하신 모든 분들이 마찬가지셨지만 그분의 그리움이 잔득 베어나오는 이희아의 인사말에 눈시울이 붉어졌었습니다. 지금은 장애인들이 매우 힘들다며, 그 분이 살아계실 때 참으로 행복했노라고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대통령님께 노래를 바친다며, 아마 멀리서 매우 좋아하실거라고 Amazing Grace를 부르는데, 온 힘을 다해 부르던 희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할까요?

네손가락으로 온힘을 다해 피아노를 치던 모습, 정말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과 마음이 느껴지는 진심어린 말을 들으며 그날 공연을 보러 가면서 이쁘게 꾸밀거라며 외모에 신경쓰고, 사진찍기에 바빴던 내가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이희아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권양숙여사님과 함께 보셨겠지요?

봉하음악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하신 분이 또 계십니다. 권양숙여사님이시지요. 정말 자리를 뜨지 않으시고 저희와 함께 하셨습니다. 웃음을 머금으시고 공연을 보시던 권양숙여사님이 너무나 쓸쓸해 보이시더라구요.

살아계셔서 이 공연을 함께 볼 수 있으셨다면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하공연을 준비하고, 또 보러 와주시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바람이라고 하셨지요. 아마 바람이 되어 그 공연장에 찾아와 흐뭇한 미소로 여사님과 함께 바라보시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이글은 제 블로그의 200편 째 포스팅 되는 글입니다. 노무현대통령님의 대한 내용으로 쓰게 되어 참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에서 조금이나마 작은 생신 선물을 해드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좋아하실까요?

참으로 슬프지만 이제는 그가 바랬던 세상으로 만드는 것에 노력하며 살렵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365일이 노무현이라 그랬습니다. 영원히 그를 잊지 않겠습니다. 내 마음의 정의로운 대통령, 그립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