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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이야기

엄마가 두명? 어떤일이 있었기에...

저희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릅니다. 선생님이 엄마 같고, 엄마처럼 친한 친구 같은 선생님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지요. 며칠 전 "은미엄마"라며 저에게 다가와 한아이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은미엄마!"

"응?"

"있잖아~ 나는 엄마가 두명이면 좋겠어"

"엄마가 두명? 왜?"

"엄마가 두명이면 한 명은 잘 때 나랑 같이 있고, 한 명은 일하러 가면 되잖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엄마가 일하러 가셔서 늦게 오시니 잠을 잘 때 옆에 엄마가 있을 수가 없었던 거지요. 그런 마음에 저를 쳐다보니 생각이 났던 모양입니다.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또하나 있으니 말이지요. 해맑게 웃으며 아주 기발한 생각이 난 것 마냥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는데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요.

 

유치원에서나마 또 하나의 엄마가 되어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선생이구나 싶었습니다. 시집도 안간 쳐자이지만 '엄마'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의 편지입니다.>

 

새학기가 되어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재원한 아이들은 "은미엄마"라는 소리가 아주 자연스러운데 새친구들은 무척이나 생소하고 신기하고 어색하나 봅니다. 참 이상하다 싶은 눈빛으로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는 친구를 쳐다보곤 하더니 어느새 다가와 "은미엄마 있잖아~"라며 아주 어색하게 엄마라 불러봅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꽉 안아 버렸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이 저를 "은미엄마"라며 자연스럽게 부르며 이야기 하려면 시간이 조금은 지나야겠죠? 그 시간도 아마 눈깜짝할 사이에 다가올 듯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두번 째 엄마인 유치원선생님, 저 참으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