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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여행기

세월호 친구들아! 너희를 잊지 않을게!

전국 17개 지역 청소년 268명과 안전요원 70명 등 총 338명의 참가자들이 '2014년 제10회 청소년 자전거국토순례' 하루 전인 26일 목포에 모두 모였습니다. 목포에서 출발 임진각까지 7박 8일 코스로 무려 556.6Km의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게 되는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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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제 10회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목포 청소년 수련관에 모인 아이들
ⓒ 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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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국토순례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20대에서 50대 성인까지 다양하게 참가합니다. 기계의 힘을 떠나 오로지 자전거의 힘! 나의 힘으로만 이동한다는 것! 힘들고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 나의 한계에 부딪혀보고, 또 극복해 보는 시간이 많은 매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해마다 치열한 접수 경쟁을 벌일만큼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이지요.

그러나 사실 요즘은 아이들이 참가하는 대형프로그램에 따가운 시선과 함께 많은 걱정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너무나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고 또 화가 납니다. 안타까운 목숨에 마음이 미어지고 아직 진상규명 조차 되지 않은 상태로 '세월호 특별법'은 어디가고, 유병언 일가의 소식들에만 집중하는 현실이 참 화가 납니다. 여기저기선 아이들가지고 돈 많이 받으려고 한다며 못막힌 가슴에 불을 지르니 더이상 화를 낼 힘조차 없다고들 합니다.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달린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나고 아이들 소풍이며 수학여행을 중단케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지요. 늘 학교에 갇혀 공부에만 열중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숨쉴 틈을, 또 그 시절에만 가질 수 있는 친구들과의 추억을 빼앗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더욱 안전하게 지켜주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애들아 걱정하지마! 우리가 지켜줄게"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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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지 않을게' 노란 깃발을 받은 아이들 건강한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뭉쿨해집니다.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아이들입니다.
ⓒ 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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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두 잊고 우리는 즐기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심어주되  떠난 아이들을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참가자의 자전거마다 노란 깃발을 달았습니다. 목포에서 임진각까지 저희는 달릴 겁니다.

참가하는 아이들이 어려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의 노란깃발이 펄럭이면 그 물결을 따라 아이들 마음에도 일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니 그럴거라 믿습니다. '혹여나 내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이렇게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있겠구나' 아이들 마음 속에 긍정적인 마음이 밝은 삶을 살아가게끔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도전을 앞둔 우리들을 응원해 주세요!

 

7월 28일자 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