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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여행기

아이들이 그토록 기다린 간식은?

한국YMCA 자전거국토순례는 전국 17개 지역 YMCA 청소년과 지도자 338명이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목포에서 임진각으로 오로지 자전거만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힘든 체험을 아이들이 한단 말이야? 의문이 드시겠지만 접수 시작 몇 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이랍니다. 한마디 말보다도 한 번의 체험이 큰 울림을 주기 때문이겠지요.

 

 


 

7월 27일 전국각지에서 아이들이 목포에 모였고, 그 다음날인 28일부터 라이딩을 시작하여 오늘은 자전거를 탄지 이틀 째 되는 날입니다. 전라남도 장흥군 출발, 전라북도 김제시까지 무려 88.2km를 달려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기다린 간식

 

오늘은 오전 8시 30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6시간 뒤인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하늘에서 비가 내려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 오들오들 떨었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 내리쬐어 땀으로 옷을 적실만큼 더웠지요. 그 땡볕에 아이들이 달렸다니 대단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걷는 것보다야 백배는 나을 거다!" 말을 합니다. 걸으면 바람을 일으킬 수 없지만 자전거로 달리면 바람이 만들어지거든요^^

 

아무튼 6시간을 주구장창 자전거만 탔던 것은 아닙니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가량을 달리고 15~20분을 쉬어줍니다.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 더위를 식힐 아이스크림, 초코바, 맛밤 등 간식을 번갈아 가며 주고 말이지요.

 

처음 쉬는 시간, 간식은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라? 웬걸? "이거 말고 물을 달라고요!" 하는 겁니다. 뙤약볕에 달렸으니 아무리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크림도 물을 대신할 수는 없었나 봅니다. 아이들이 굉장히 원했던 간식은 바로 물이었습니다.


물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아이스크림을 먹고 물을 달라고 해서 물을 마시더니 하는 말! "캬~바로 이맛이야!" 하더군요. 그렇게 아이들은 아이스크림도 먹고 물도 500ml 한병씩들 후딱 마셔버렸습니다.

 

오후 쉬는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날씨는 덥고 자전거는 타야하고, 달리고 달려 드디어 쉬는 시간! 아이들이 물을 받아 들더니 "물이 이렇게나 반가울 줄이야!" 합니다. 평소에는 물이 귀하지 않습니다. 목이 마르면 언제든지 물을 마실 수 있고, 시원하게 씻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하다는 말처럼 우리는 가장 흔한 것을 귀한 줄 모르고 살아갑니다. 물도 공기도 음식도 말입니다.

 


 


아무 곳에서나 벌러덩 누워버리는 아이들

 

쉬는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은 그늘을 찾아 갑니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애나처럼 아이들은 편하게 쉴 곳을 잘도 찾아냅니다. 그러고는 땅 바닥도 제집 안방인 마냥 벌러덩 벌러덩 누워버립니다. 흙이 옷에 묻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그렇지만 여자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깔끔 떠는 여자아이들도 힘들어 보니 제 등 뉘일 곳이라면 어디든지 만사 OK가 되어 버립니다. 바닥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시원~하니 에어컨 바람 부럽지 않을 정도라지요. 그렇게 더위를 식히고 휴식을 취하는 아이들, 보기만 해도 참 흐믓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경험해 보아야합니다.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참 소중한 것이었구나를 느껴도 보아야하고, 유별 떨지 않고 털털해지는 경험도 해보아야합니다. 내가 해보지 않으면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왜저래? 나라면 안 그럴텐데"라며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거지요.

 

하지만 어디 그런가요? 세상에는 잘난 사람, 못만 사람, 나와 같은 취향의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잘 조화되고 흡수 되어 살아갈 수 있어야합니다. 그게 최곱니다. 그렇기에 곱디곱게 또[ 풍족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 경험은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제 내일 셋째날이 다가옵니다.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우리를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