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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이야기

꿈 없는 선생님이 어딨어! 몇 일 전, 아이들과 '걸어서 바다까지'를 했습니다. 힘들지만 도전해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보기 위함이었지요. 그래서 제 친동생을 불러 자원봉사를 시켰더랬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오면 아이들은 엄청난 관심을 가지며, 많은 질문들을 쏟아 냅니다. 그 날 아이들에게 질문 공세를 받았던 자원봉사한 저희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다함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재잘거림으로 웅성웅성 참 시끄웠습니다. 쉽게 표현하기 위해 저희 동생을 줄임말로 '자봉샘'이라 표하고, 아이들과 주고 받은 대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아이들: 누구야! 누구세요?(아이들 수가 많습니다.) 자봉샘: 나? 허은미선생님 동생이야 아이들: 은미샘 동생이라고요? 자봉샘: 응 아이들: 애들아~ 이 선생님 은미샘 동생이래~(메아리x22).. 더보기
연평도사태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깜짝 놀라 컴퓨터를 켰더니 사실이더군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지만 벌써 일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다니요.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가 휴전국임을 실감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일곱살 아이들에게도 그 것이 이슈인듯 하였습니다. 한 아이가 "선생님 어제 북한이요 폭탄을 쐈어요. 그래서 사람이 죽었어요! 나 어제 뉴스에서 다 봤어요"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몰려와 너나 할 것 없이 어제 보았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 놓더군요. 아이들과 이번 주에 공부해야 할 내용이 '평화'여서 평화를 지키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평화가 깨지는 순간을 아이들은 지켜 보았던 겁니다. 아.. 더보기
마음에 안 드는 신랑은 버려? "내같으면 그런 신랑 버리고 다른 신랑 만나겠다" 무슨말이냐구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일곱살 여자아이가 한 말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고 까막 까치가 말할 적에, 어떤 색시가 시집을 갑니다. 연지 곤지도 찍고 쪽두리에 활옷까지 입고 신랑을 맞이 하는데 세상에나, 신랑이 엄청 조그만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도토리만 하더랍니다. 그래도 신랑이니 어떻게 합니까 아무리 작아도 같이 살아야지요. 이 대목을 들려주는데 "내 같으면 그런 신랑 버리고 다른 신랑 만나겠다" 하는 겁니다. 옛날 이야기 들려 주다 빵~터졌습니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때 처럼 얼굴도 모르고 시집가던 것은 머나 먼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시집, 장가를 가려면 .. 더보기
케냐친구에게 초대장보내기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반 지순이가 저에게 다가와 아주 작은 쪽기를 건냅는 겁니다. 꼬깃꼬깃 접어 엄지 손톱만한 쪽지였지요.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뭐야?" "초대장이요" "초대장? 무슨 초대장?" "운동회 초대장이요, 이거 아디오니한테 보내줘요" "아~운동회 초대장~ 이걸? 아디오니한테 보내자고?" "네~!! 저기 저금통에 넣으면 아디오니한테 가잖아요 10월 3일 맞죠?"(아주 해맑은 표정으로) "어 맞어" "여기에 적었어요, 합포초등학교라고도 썼어요" "잘했네~^^; 하하하" "이거 여기에 넣을까요?(저금통에)" "어^^; 그래" 해맑은 지순이의 표정을 보니 참 당혹스럽데요. 저금통에 넣는다고 가는게 아니고, 또 그렇다고 아디오니가 운동회에 올 수가 없는데 안된다는 말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더보기
나뭇가지 비벼 불 피울수 있을까? 얼마 전 햇살이 따스한 날 아이들과 선책 갔을 때의 일입니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면 마냥 신이 나는가 봅니다. 해맑은 모습으로 뛰어 다니고 친구들과 의논해 보물을 찾으러 다니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친구들과 놀이를 만듭니다.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놀잇감이 무궁무진 하기에 이렇게 밖에서 놀이를 하면 싸울일도 드뭅니다. 자연에서 뛰어 노는 것, 아이들에게 자연만큼 좋은 친구는 없는가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놀이를 할때면 저는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과 놀기도 하는데요. 사실 아이들의 에너지를 따라가려면 힘이 부칠때가 있지요. 그럼 놀다 사진찍고, 놀다 사진찍고룰 반복합니다. 이날도 아이들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있는데 한 아이가 저를 부릅니다. "선생님 지금 뭐하는 거게요?" '음...뭐하.. 더보기
밤에 귤 훔친 사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여자아이 민재가 달려와 말을 합니다. 민재: 선생님! 우리 아빠 이사 갔으면 좋겠어요! 샘: 응?? 왜? 민재: 아빠가 귤도 못먹게 하잖아요! 샘: 아빠가 귤안주시드나? 민재: 네! 우리 아빠는 귤도 못먹게 해요 우리만 나뚜고 아빠만 이사 가버렸으면 좋겠어요! 샘: (웃음을 참고..)아빠가 왜 그러셨지? 이상하네...(잠시 생각 중) 민재야 언제 먹을라 했는데? 민재: 자기 전에요 샘: 에~ 그러니까 그렇지~ 자기 전이라서 아빠가 안주신거네~ 민재: 네 그래서 나 주말에 밤샜어요 샘: 잉? 왜? 민재: 귤 훔친다구요 샘: 아하하하하하~ 귤 훔친다고?! 민재: 네 근데요 나 오늘도 밤샜어요 샘: 또 귤 훔친나? 민재: 아니요. 귤 먹는다구요. 완전 빵~터졌.. 더보기
어른이 말씀하시면 못 들은척? 하루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을 운행버스로 차량지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민이와 지현이가(모두 다섯 살) 나란히 앉아 전화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지요. 통화 내용 중 "미쳤다"가 나왔는데 그 말이 재미 있었는지 둘이서 꺌꺌거리며 "미쳤다 미쳤다"를 계속 말하며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신나게 놀기에 내버려뒀는데 그 소리를 기사님이 듣게 되었습니다. 기사님: 이게 무슨 소리고? 수민, 지현: .....(조용해진 아이들) 기사님: 누가 그런말 하데? 엄마가 하드나? 수민, 지현: ...... 기사님: 그런말은 하는 거 아니다 ~나쁜말이야 그건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시고 계시는데 느닺없이 7살 경은이가 동생들에게 충고합니다. 경은: 그런 거는 못들은척해라이!! 어찌나 우습던지요. 아이들이 있을 땐 말 조심.. 더보기
소식지 마주이야기 ★친구 괴롭히면 하나님한테 벌 받아★ (점심시간, 00이가 00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00: 하지마라!(괴롭히는 친구에게) 영현: 그래 친구 쫌 괴롭히지마라 (얼마 뒤) 00: 어? 젖가락이(플라스틱)이 감자기 부러졌다 영현: 봐라! 니 하나님한테 벌 받은거다. 친구괴롭혀서 우석: 친구 괴롭히면 하나님한테 벌받나? 영현: 그래 우석: 근데 나는 왜 벌 안 받지? ★선생님 불쌍해서★ 지호: 선생님 자요(스티커를 2개 주면서) 은미샘: 고마워~ 경민: 내가 지호 준건데 지호가 선생님 줬다. 지호: 선생님 불쌍해서 은미샘: 잉(잔디밭에 퍼지고 앉아 있었음) 경민: 바닥에 거지처럼 앉아 있어서? 지호: 아니 그냥 불쌍해 보여서 은미샘: ㅡ.,ㅡ; ★밥을 골고루 먹으려면★ 광민: 선생님 골고루 먹을라면 좋은 방.. 더보기
내 마음을 왜 엄마 마음대로 해요 지환: 선생님 나 아침에 엄마 때문에 화났어요. 은미샘: 왜?? 지환: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엄마 마음은 엄마 마음인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해야되는데 자꾸 엄마 마음대로만 해요 은미샘: 맞네~ 맞는말이네. 엄마가 어떻게 했는데? 지환: 나는 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더 자고 싶은데 엄마가 일어 나라고 내 엉덩이를 꼬집었어요! 은미샘: 그랬구나~ 더 자고싶었어? 지환: 네 은미샘: 엄마는 지환이가 일어나서 YMCA가야 되니깐 그랬을거야 다음부터는 일찍자~ 그럼 엄마한테 엉덩이 안 꼬집힐걸~^^ 지환: 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른들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엄마가 아이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는 늦잠을 자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바로 "어제 늦게 자서" 오.. 더보기
요즘 아이들 고향은? ★아이들의 고향★ 일곱살 아이들이 하던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고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태준: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현: 나는 창원! 아이1: 나는 마산! 아이2: 나도 마산~ 우리 똑같네~ 민용: 나는 병원! ★마산에 눈이 안 오는 이유★ 은미샘: 애들아~ 이제 날씨가 많이 추워졌지요? 가을이 왔는데 꼭 겨울처럼 춥게 느껴지네~ 원준: 겨울이 좋아요 눈도 오고 나영: 야!! 마산은 뜨뜻해서(따뜻해서) 눈 안 오거든!! 은미샘: ㅋㅋㅋ ***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