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를 보내고 어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니 꼭 이산가족 상봉한 것 마냥 부둥켜 안고, 콩콩 뛰었습니다. '정말 일하러 가기 싫어~!!' 했었는데, 아이들을 만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 종일 기분이 좋더군요. 아이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오랜 시간을 보내고 왔으니 아이들도 얼마나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까요? 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한 아이가 말하면 "나도 나도요 선생님~ 있잖아요~" 합니다. 새배한 이야기, 새배돈 받은 이야기, 떡국 먹은 이야기, 윷놀이 한 이야기, 여행다녀 온 이야기까지 무궁무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들 새배돈 액수가 어마어마 하더군요. 또 그것을 경쟁하듯이 서로 아이들은 이야기 하였습니다. 간단히 적어 봅니다.
"선생님 나요 새배돈 많이 받았어요. 11만원"
"에~그게 뭐가 많노? 나는 20만원받았는데~"
"나는 30만원도 넘었거든!"
"야! 나는 54만원 받았다~"
"잉?? 54만원이나?!"
"네, 할아버지가 10만원 주시고, 외할아버지가 10만원 주시고, 큰아버지가 또 주시고~또..."
우리 아이들 이제 8살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지요. 그래서 아마 새배돈을 많이 주셨던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초등학교 가기 전 준비물사는데 도움이 되라고 말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에게 액수가 너무 많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그런 것이라면 아이의 부모님께 준비에 필요한 용돈은 주시고, 아이에게는 아이다운 적당한 금액을 주시는게 더 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아이에 많은 돈을 손에 쥐어 보고, 또 절 한 번으로 쉽게 돈을 얻고 하면 돈의 소중함을 알기가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경제 교육도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적 명절을 보내고, 학교로 오면 친구들끼리 늘 새배돈 액수를 놓고, 누가 많이 받았니 적게 받았니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많이 받는 아이들이 참으로 부러웠지요. 그렇고 보니 저나 아이들이나 명절에는 새배돈 받는 날도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마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