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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역시 음식은 적은듯해야 제 맛! 애들도 알더라.

못 먹던 야채도 먹게 만드는 요리수업의 힘!

아이들의 편식 습관을 고치는데 요리를 같이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싶습니다. 요리수업을 해보면 못 먹는다는 야채들도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거든요. 스스로해보는 힘이 아이들이 못 먹던 것도 먹고 싶게끔 만드는 그런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손으로 만든 그 소중한 음식이 어찌 맛없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스스로 해보는 것! 경험이 참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요리도 해보아야 만들어 주시는 이의 감사함과 노고를 알게 되고, 음식을 남기지 않게 되겠지요. 스스로 해보지도 않았는데 풍족함에 넘친다면 반찬 투정은 자연스레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내심을 만들어 주는 재료 준비

얼마 전, 아이들과 꼬마 김밥 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일반 김밥용 김을 사등분한 크기입니다. 물론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그 크기에 맞춰야겠지요. 재료는 아이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당근, 오이, 어묵은 아이들이 자르고, 불을 사용해야하는 유정란은 제가 부쳤지요. 참! 당근과 어묵도 살짝 볶았습니다. 그리고 우엉과 밥은 급식선생님께서 준비해 주시고, 단무지는 제가 잘랐습니다.


<꼬마김밥만들기 재료입니다. 이날은 잡곡빼고 현미밥으로 준비!>



빨리 먹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요리는 “빨리 먹고 싶다고 빨리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되고 맛이 없어진다. 그리고 요리도 완성이 안 되는 거다. 먹고 싶어도 참고 마음을 천천히하며 하나씩 해나가야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거다.” 라며 멋진 아이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니 자기들은 다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귀여운 녀석들이죠?

그래도 요리하며 조금씩 맛보는 그 재미도 빼앗으면 안 되겠지요. 당근 자르다 하나씩 먹어 보고, 계란도 부치다 조금씩 잘라 먹으며 재미나게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꼬마김밥만들기 시작!

이제 밥에 간을 할 차례였는데요. 이전의 아이들이 밥솥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던 경험으로 이번에는 밥을 넉넉하게 하면 좋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급식선생님께 밥을 많이 해주시라 부탁했었습니다. 한가득 넉넉하게 밥을 퍼 소금과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고소하게 간도 했습니다.

공동체별로 둘러앉은 아이들에게 밥과 재료들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물론 밥은 넉넉하였기에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분명 더 달라 말할 것이다 생각했지요. 이런 디테일한 선생님이 있을까 속으로 흐뭇해하면서 말입니다.

김밥은 도시락 뚜껑을 접시삼아 그 위에서 말았습니다. 작은 김밥을 하나씩 만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누가 불러도 모를 만큼의 진지함으로 온 마음을 다해 만들고 있었습니다.



김을 한 장 깔고, 수저로 밥을 떠 김 위에 올려 폅니다. 재료를 하나씩 올리고 돌돌 말아 먹었지요. 제법 잘하는 아이들에서부터 너무 욕심을 내 도저히 말리지도 않는 아이, 옆구리가 다 터져 김밥의 형체가 없는 아이들까지! 그래도 아이들은 정말정말 맛있다며 신나게 먹었습니다.

밥은 넉넉하게 준비한 것이 오차!


아이들에게 많이많이 먹어라며 밥이 여기 많이 있다고 했지요. 그래서 일까요? 예전에는 한두 명의 아이들을 제외하곤 끝까지 남아 밥한 톨까지 싹싹 먹었었는데, 얼마쯤 신나게 먹더니 그만 먹는 겁니다. 윽! 밥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말입니다.

물론, 김밥으로 만들어 먹다 보면 원래 양보다도 더 많이 먹었겠지만 제가 밥을 너무 많이 한 걸까요? 아니면 한 번에 다 공개한 것이 오차였을까요? 넉넉히 준비하였다 해도 분명 다 먹을 수 있을만한 양이었는데 말입니다.


제가 밥을 조금씩 여러 번 들고 왔다면 아이들은 분명 다 먹었을 겁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준비했던 것이 음식을 남기게 했던 겁니다. 조금 먹고 아이들이 먹고 싶다 그러면 밥을 더 가져다 먹고 그랬어야 음식을 남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줬을 텐데 말입니다.

남은 밥과 재료는 형아반에 선물로 주었더니 저희 아이들보다도 더 맛있게 먹더라구요. 제 손으로 만들더라도 역시 음식은 조금 적은 듯해야 더 소중하고 맛나는 법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