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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아이들에게 나의 큰 권력 행사하는 방법 가르치기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요?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치형태를 말합니다. 즉,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형태를 뜻합니다.

국민이 아주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그 힘의 행위를 가장 크고, 중요하게 실현할 수 있을 때가 선거에서 투표를 할 때입니다. 국민의 권력이 아주 확연히 드러나는 때입니다. 


투표란?
현대 민주주의에서 투표는 주관식이 아니라 객관식이다. 그리고 이 투표는 최종 정책 결정 단계가 아닌,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대리인을 선출하는 행위이다.


그러니 투표라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나를 대신해 이 나라의 중요한 일들을 해주는 사람을 뽑는, 나의 권력을 대리할 사람을 뽑는 일이기에 대충하거나, 그와 반대로 하지 않거나 하는 행위는 주관 없이, 시키는 대로 살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 사실을 아주 절실히 깨닫고 있다하지요. 어떤 지도자를 뽑느냐에 따라 사회가 혹은 자신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말입니다. 
그러니 민주주의에 사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투표라는 것이 어떤 행사를 하는 것인지 잘 가르쳐야할 의무가 있겠지요.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가르치면 좋을까요? 이틀 전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어린이자치학교'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유치부에서 초등부까지 함께하는 캠프였는데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투표는 이런 것이다'라는 교육을 보고 왔습니다. 참 재미 없을 수 있는 이것을 재밌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아하! 이렇게 가르치면 되겠다 정리해봅니다.

투표를 직접해보자!

첫째, 나의 의견 말하기

캠프장에서 아이들끼리 생활하는 규칙을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7~8명씩 한 모둠으로 이루어진 팀이 6팀이었지요. 모둠별로 서로 의논한 뒤 한가지로 정하고, 그것을 가지고 투표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의견을 말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고, 더 좋은 것을 생각하고, 의견들을 모아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투표로 표현해 보는 것이지요.

1. 군고구마조 - 싸우지 않기
2. 산타조 - 인사잘하기
3. 무지개조 - 친구 놀리지 않기
4. 네잎클로버조 - 선생님 잘 따라다니기
5. 돌연변이 - 어른들에게 반말하지 않기
6. 토끼와 거북이조 - 심하게 장난치지 않기

정말 열띤 토론 끝에 이렇게 6개의 안건이 나왔습니다. 선생님들이 이런 것을 지켜라 말하면 싫어할 녀석들이 자기들 입에서 나오더군요.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투표용지, 우리들만의 약속



그 다음은 투표하기! 그래서 투표용지의 사용법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일러줍니다. 후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하나에만 스티커 붙이기, 여러개 하고 싶다고 스티커 여러개 붙이면 그건 무효처리됨, 어떤 것을 뽑을지에 대해 미리 말하기 없기, 용지에 스티커 붙일 때 보이지 않게 하기입니다. 참! 안할 수도 있습니다. 안하는 것은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것과 같음이기에 꼭 해야한다는 것을 알아야겠지요.

그렇게 투표용지를 받아 스티커를 붙이고, 종이도 두번씩 모두 똑같이 접었습니다. 그런 다음 투표함으로 쏘옥~넣었습니다.

셋째, 투표함 개봉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투표가 끝나고 투표함에 용지가 다 모였습니다. 이것을 개봉해야할 차례가 되었지요. 공정하게 하기 위해 아이들 중에서 두명을 뽑았습니다. 투표함을 지키는 아이, 용지를 꺼내 주는 아이로 말입니다. 그럼 사회자가 접어진 용지를 펴서 앉아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확인을 시켜줍니다. 

투표결과 '심하게 장난치지 않기'가 최다 득표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하나의 규칙 만큼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지키기로 정하였지요.



사실, 저희는 이것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이기에 자기들 조에서 정한 규칙만을 고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용지를 펼치는 동안에도 자기들 의견에 표가 나오면 환호성이 대단했거든요. 그렇다하더라도 투표를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겠다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투표결과를 보니 최다득표가 12표였습니다. 한조에 7~8명이었는데 그 인원을 넘는 숫자였던 것입니다. 자신들이 의견을 냈더라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다른 조의 의견을 아이들이 뽑았다는 것입니다.

한 번의 작은 경험이지만 이 경험이 아이들에게 큰 자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 해본 것과 해보지 않음은 천지 차이가 아닐런지요. 정말 재미나게 투표를 해보면서 '투표라는 것이 재밌는 거구나',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이구나' 아이들이 느꼈으리라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