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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세상.

이런 출판기념회 보셨나요?

지난 달 31일. 제가 쓴 책 '우리 아이 맞춤유치원 찾기'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책을 내니 여기저기서 "출판기념회는 안 해? 언제 해?"라는 질문을 많이 하시더군요. 책을 내긴 했지만 정치에 출마할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기에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처음 출간한 책이다 보니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함께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지인들 중에서도 많은 학부모님들이 계셨습니다. 그 중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모양이었지요. 다 알게끔(?) 비밀로 '출판기념회'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출판기념회 NO! 출판기념 잔치를 열다!

 

처음에는 함께 일하는 여러 부서의 직원들과 가까운 지인 몇 명만 모여 작은 파티를 하기로 계획을 했었는데 두루두루 소문을 내주셔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YMCA동료들과 가족들, 친구들을 비롯해 졸업한 부모님들과 아이들, 현재 다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까지 그리고 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블로그' 멤버들도 참석해 주셨습니다. 물론 부담스러우실까봐 현재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계시는 부모님들께는 알리지 않았는데도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다른 출판기념회를 가본 적이 없어 보통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하면 어떤 분위기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이 분들이 말씀해 주시더군요. 참으로 딱딱한 분위기라구요. 특히 정치에 나갈 분(?)들이 하는 경우가 많기에 급하게 낸 흔적이 가득한 책들이 많고, 기념회에 오시는 분들 또한 책보다는 다른 목적들로 오신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모든 출판기념회가 그렇지는 않을테지만 그런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정도 입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 출판기념잔치를 열었습니다.

 

 

저희는 그런 딱딱한 출판 기념회와는 많이 다른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아니 '기념회'라기 보다 오히려 '잔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만한 그런 분위기였지요. 모두가 알고 있거나 낯익은 얼굴들이기에 가족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딱딱하기 보다 웃음이 넘쳐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또 책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열었다기보다 정말 그야말로 '축하'해 주시기 위해 열었던 그런 출판기념잔치였지요.

 

 

(가족 같은 분위기로 기념회 보다는 잔치가 더욱 어울립니다.)

 

참으로 고마웠던 것 중 하나, 떡과 과일, 밥과 음료들도 많은 분들이 준비해 주셨습니다. 특히 졸업한 학부모님들께서 삼삼오오 모으셔서 준비해 주셨기에 큰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알면 부담스러우실까봐 동료선생님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준비해 주셨지요. 과일도 그냥 준비해 주신 것이 아닌 과일꼬지로 놀라운 요리 솜씨를 뽑내시기도 하셨습니다. 조금 안타까운 것이 제가 그날 정신이 워낙 없어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해 보여드릴 수가 없어 참으로 아쉽습니다.

 

"내가 아는 허은미는?"

 

제 삶의 멘도, 언제나 닮고 싶은 선배, 존경하는 이윤기부장님과 친구 이유리샘이 진행을 맡으셔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한시간 반가량 이어졌지요.

 

책에 자기 아이의 사진이 많아 나온 부모님들의 말씀과 가장 친한 친구 두희의 이야기, 그리고 많은 학부모님들 말씀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경험한 '허은미'의 이야기와 축하의 맨트를 말이지요. 그리고 제 아버지의 말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오셨었는데 잘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맨트와 축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딸 자랑을 많이 하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하시지는 않으시더군요^^

 

('내가 아는 허은미'에 대해 말씀 중이세요. 아래 가운데 사진은 저희 아버지 '허종두'씨입니다.)

 

(많은 분들의 축하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축하 공연도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을 따라 많은 아이들이 왔었거든요.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이 세상의 모든 것 다 주고싶어'라는 노래에 제 이름을 넣어 불러주었습니다. 

 

또 졸업생 아이들의 공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5학년이 된 아이들이었지요. 유치원 다닐 적 일곱살 때 제가 담임이었던 아이들이었는데, 앞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다 큰 아이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고 멋졌습니다. 잘 커주셔서 어찌나 고맙던지요. 

 

저는 그날! 하루종일 행복해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나 때문에' 다 이렇게 모인 것이 많은 사람들을 귀찮게 해드린 건 아닌지 또는 부담스러우셨던 것은 아닌지 많이 죄송스러웠습니다. 또 제가 주인공이기에 시선 집중을 받다 보니 부끄럽고 어찌해야할 지 몰라 말도 버벅거리고 그랬지요. 물론 하늘을 붕붕 날라다니는 것 같은 그런 행복감에 젖었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작은 아이들과 큰아이들의 축하 공연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은 감동의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잔치가 끝나고 저는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요. 말을 너무 못한 것 같아 정말 다시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또 무언가 큰 것이 눈앞으로 '훅' 지나가고 지금은 뭔가 공허한 그런 기분이기도 합니다.

 

책을 준비하면서...

 

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책'이라는 큰 산이었습니다. '책'에 실리는 글이라는! 책에 나와야 하기에 책에 부족함이 없을 만한 글을 써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이 저에게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처럼 쓰면 되겟지',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잘 엮으면 되겠지'라고 쉬운 생각에 책을 내자는 제안을 큰 부담 없이 덥석 잡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그것이 어찌나 큰산 이던지요.

 

책을 내려고 목차를 정하고 보니 지금 것 써놓은 글보다 없는 글들이 더 많았습니다. 시간은 석달 정도...시간은 부족하고, 글은 잘 써야 겠고... 그런 부담감 때문에 글들이 오히려 써지지가 않더군요.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시간은 흐르고 책은 나왔지요.

 

책은 나왔지만 그 부담감이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평가할까?'라고 의식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일을 어찌해야하나....그런 고민 중에 친한 학부모님이 그러시더군요. 책이 나오면 처음으로 서평을 써줄 수 있게 꼭 책을 갖고 싶으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 드렸지요.

 

"부족한 책이지만...잘 써주세요"

"네?! 선생님 무슨 말씀을~! 부족함 뿐인 책입니다! 푸하하하하"

 

정말 한순간 댕~!! 했습니다. 유머감각이 뛰어나신 학부모님의 유쾌한 농담이 뭔가 속에 있던 막힌 것이 뻥~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체한 것이 훅 내려간 것 처럼 말입니다. '완벽한 책일 필요는 없다, 부족할 수 있다, 이만큼이 허은미다, 이만큼 만으로도 대단하다' 라는며 부족함을 인정하고 보니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요. 책에 대한 자신감이 마구 생기더군요. 그렇게 말씀해주신 용만아버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책을 내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이 참으로 많으십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지인들까지 모두 말씀드리자면 정말 몇 편의 글이 나올 정도랍니다. 출판 기념잔치 때 다 못다한 인사 이렇게라도 다시 한 번 드리니 좋습니다..

 

책을 준비 하면서 조금 서운하기는 했지만(?) 혼자만의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이윤기부장님 정말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허정도이사장님께도 참으로 감사합니다.

 

(기념촬영 모습이예요.)

 

책을 준비하면서 행운이었다고 생각되는 점 하나! 마음이 척척 맞고, 제가 쓴 글을 맛깔나게 만들어 주셨던 박수연차장님을 편집자로 만났던 것입니다. 생각이 다른 편집자를 만나면 힘들다고 하던데 저는 마음이 잘 맞고 저의 부족한 점을 잘 채워주시는 편집자이셔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답니다.

 

그리고 책의 제목을 정말 '나의 일'처럼 고민하고 골라주신 '동그라미 등대' 어머님들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이분들은 밤에 주무시다가도 떠오르는 제목들을 말씀해주시는 열정을 보여주시기도 하셨지요. 참으로 좋은 분들 이십니다.  

 

제가 일년 전 큰 교통사고를 당했었습니다. 죽다 살았다고 말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 때 '왜 하필이면 내가...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길래 이런 비극이 나에게 오나' 생각을 했었습니다. '참 불행하다, 참 복도 없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그 때 많은 분들이 병문안을 오시는데...그 때 생각했었습니다. '나 참! 사랑 받고 있는 사람이구나! 빨리 나아서 나가야지'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힘들었던 그 시간이 헛된 것만은 아니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출판기념회를 한 그날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이번에는 좋은 일로 모시게 되어 더욱 기쁘고 듯한 그런 행복함이었지요.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책 출간! 이렇게 저는 제 꿈 중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