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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내 동생 알죠? 아침에 우리반 지호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토요일 지호 여동생인 은우가 백일이었단다. 그래서 떡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싶어 아기스포츠단에도 보낼테니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기 아이만 잘 봐달라는 뇌물도 아니고 좋은 일이니 축하드린다고 감사히 잘 먹겠다고 하였다. 아기스포츠단은 스승의날은 물론이고, 어린이날, 생인날 같은 때도 학부모로부터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는다. 처음 동생이 생기고 얼마 동안에는 지호가 힘들어 했었다. 짜증도 많이 내고 어리광도 많이 피우고 말이다. 혼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고, 동생에게 관심이 다 간 것 같아서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던 지호가 요즘 정말 많이 변했다. 전에는 동생이야기를 안 꺼내더니 요즘에.. 더보기
풀 한 포기, 작은 벌레도 나와 같은 소중한 생명 숲속학교 가는 날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수원지 밑까지 산책을 했다. 무엇이 저리 신나는지 노래가 흥얼흥얼 흘러 나온다. '숲'이 들어가는 노래는 다 나오는 것 같다. 아이들 마음 속에는 무엇이 살길래 저렇게 신명 날 수 있을까? 오늘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죽인 미물들(벌레, 곤충, 풀, 꽃들)을 위해 명상을 하기로 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고, 풀 한 포기도 나와 같은 소중한 생명이라고, 궁금하면 잡아서 잠시 보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 보내주자고 숲속학교 오기 전 약속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에 잘 지켜 질리가 없다. 그래서 잠시나마 깨닫는 마음이 생길까 싶어 명상하기로 한 것이다. 둥글게 모여 앉아 매미소리 물소리와 함께 명상을 했다. 명상이 끝나고 느낌나누기를 하니 이런 말들이 쏟아졌다. "미안.. 더보기
선생님, 옐로카드 딱~걸렸다 “선생님 옐로카드!!” “아하하하~ 선생님 또 책상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앉았다가 마음 속으로 “아~맞다. 또 걸렸다”를 외치곤 한답니다. 규칙이라니.. 무슨 규칙인지 궁금하시죠?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이름도 익히고 친해졌을 때 쯤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정해보았습니다. 사실... 저의 의도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최대한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키기 힘들거나 못할 규칙은 하지 않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견을 모으고 모아 11가지 규칙을 정했습니다.(지금은 다시 규칙을 정해 19가지로 늘었어요^^) 그래도 규칙을 안 지키는 친구가 있겠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어길때 옐로카드.. 더보기
엄마 잃은 아기참새 짹짹이 아침 운행 중 우리반 광민이가 조그만 상자에 아기참새를 데리고 왔습니다. 털이 듬성듬성 나있고 맨살이 더 많이 보이는 그냥 보아도 정말이지 약해보이는 조그만 아기참새 였습니다. 광민이 어머님 말씀으로는 아침에 마당에 나가 보니 참새새끼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YMCA에서 키우라며 보내 주신 것입니다. 운행 중이었으니 차안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서로 보여달라고 말입니다. 얼마나 궁금했을까요. 약한 아기참새를 만지면 힘들어서 죽을 수도 있다고 보기만 하자며 순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불쌍한 아기참새를 어떻해야 할지 차량 운행 중 걱정이 되었습니다. '차안에서도 이런데... 교실로 가져가면!!' '교실에서 어떻게 키우지? 애들이 마구 만질텐데' 걱정에 앞이 깜깜했습니다.. 더보기
내 마음을 왜 엄마 마음대로 해요 지환: 선생님 나 아침에 엄마 때문에 화났어요. 은미샘: 왜?? 지환: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엄마 마음은 엄마 마음인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해야되는데 자꾸 엄마 마음대로만 해요 은미샘: 맞네~ 맞는말이네. 엄마가 어떻게 했는데? 지환: 나는 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더 자고 싶은데 엄마가 일어 나라고 내 엉덩이를 꼬집었어요! 은미샘: 그랬구나~ 더 자고싶었어? 지환: 네 은미샘: 엄마는 지환이가 일어나서 YMCA가야 되니깐 그랬을거야 다음부터는 일찍자~ 그럼 엄마한테 엉덩이 안 꼬집힐걸~^^ 지환: 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른들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엄마가 아이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는 늦잠을 자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바로 "어제 늦게 자서" 오.. 더보기
지리산종주, 강한 중독성이 있더라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 ④ 지리산 종주 넷째 날, 세벽 3시 눈이 떠졌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그 전에는 더 많이 쏟아진 것 같았다.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출발할 때 천왕봉 일출을 볼 생각이 없었는데,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천왕봉 일출도 보러 가지요?" 하고 물어보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야간 산행 계획이 없으니 랜턴은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왔는데 큰일이다. 친구가 랜턴을 준비해 왔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산에 올 때는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나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꼭 맞았다. 몸을 풀기 위해 따뜻한 스프를 먹고 4시쯤 천왕봉을 향해 출발했다. 랜턴이 없으니 앞도 잘 안 보이고, 내가 발을 맞.. 더보기
지리산케이블카 완전 반대, 미친거 아니야?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 ③ 셋째날이 밝았다. 전 날 많이 걸었던 탓인지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 아침 여섯시 반쯤에 일어났는데 벌써 숙소에 반 넘는 사람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하여 빈자리만 남았다. 체력하면 나도 빠지지 않는데 정말 대단하다! 아침식사는 칼국수라면이다. 아침부터 라면 끓여 먹어보긴 처음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래도 매운라면보다 뽀얀 칼국수라면이라 아침에는 이게 좋다는 내친구.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여덟시에 출발했다. 가방에 지리산케이블카 반대하는 조그만 현수막을 달고 있었지만 어제는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반대에 동참하는 사람들 뿐인가? 대한민국 사람 10명 중에 7명은 반대한다는데 전부 반대하는 사.. 더보기
지리산 종주 노고운해, 벽소명월에 반하다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② 지리산에서 둘째날이다. 군대 안 가봤지만, 꼭 군대 내무반 이럴 것만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는데 편히 잠이 올리가 있나...전날 산행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니 피곤하지도 않았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이런저런 부스럭 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정말이지 산에 오면 자연스레 부지런해 지는 것 같다. 아님 원래 부지런한 사람들일까? 친구도 잠을 깼다. 제일 많이 걸어야 하는 날인데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정말 다행이다. 뱃속이 든든해야 된다는 내친구는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된단다. 평소 아침을 안 먹는지만 지리산 종주 할 때는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아니면 힘빠져서 못 걷는다는 친구의 권유 때문에~ㅋㅋ 친구와 함께 누룽지를 끓여 먹고 이래저래 꾸물거리다 5시 40분에 .. 더보기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 ① 여름방학을 맞아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언젠가는 꼭 지리산 종주를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천에 옮긴 것이다. 8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 일정이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하루밤, 백소령 대피소에서 하루밤, 장터목에서 하루밤을 지내기로 하였다. 한 달 정도 전에 계획을 잡은 터라 가기 전부터 들뜬 마음을 주체 할 수 가 없었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갔다온 사람마냥 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 휴가 때 지리산 종주할거예요"라며 자랑도 하고 필요한 등산장비를 빌리기도 하였다. 여자 둘이서만 지리산에 가냐고 위험하다고 여기저기서 걱정들 많으셨지만 우리는 전혀 굴하지 않았다. 마음 먹은 일은 꼭 해야 하고, 마음은 벌써부터 지리산에 가 있었.. 더보기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선생님 오늘 목요일이예요. 산에 가는 날이죠? 산에 가요~산에 가요~”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니 여럿이 산에 가자고 조릅니다. 무척이나 기다린 듯한 얼굴로 말합니다. 전날에도 “내일 산에 갈거죠? 물어보더니 정말 가고 싶었나봅니다. 아이들과 의논하여 YMCA 뒤편에 있는 반월산에 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꽃과 곤충 자연사랑 교육사랑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아이들이 저 보다 앞서서 먼저 걸어가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잔디밭 한구석에 한가득 모이는 겁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들여다보니 귀염둥이들이 어제 텃밭에 들렀을 때 땅을 파다 발견한 애벌레를 잔디밭에다가 몰래 숨겨둔 것이었습니다. 전날 아이들이 키우고 싶어 하기에 “애벌레도 생명인데 가둬두면 싫어할 거라고 힘들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