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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걸어서 바다까지'를 하고 왔습니다. 유치원에서 바다가 있는 곳까지 아이들 걸음으로 2~3시간 정도 거리 입니다. 정말 대단하죠? 작년 아이들(지금은 졸업한)과 '걸어서 바다까지'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아이들도 큰 성취감을 얻고 돌아오리라 부푼 기대감으로 떠났습니다.
  
관련글-2009/12/02 - [아이들 이야기] - 걸어서 바다까지, 일곱살 아이들의 모험 !

아침 일찍 일어나 즐거워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주먹밥 보더니 좋아하더군요. 제 배낭과 아이들 가방 여섯개에 주먹밥과 물, 간식(귤을 한사람에 하나씩)을 담았습니다.

가는날이 장날, 찬바람이 쌩쌩~

그 전에 팔용산 정상까지 다녀온 아이들이라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어찌나 춥던지요.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나요. 어제까지만 해도 따뜻한 햇볕 속에서 바깥놀이 나가기 좋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찬바람이 쌩쌩~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희들 팔용산 가는 거 보니 정말 멋지더라, 이번에는 바다까지 완전 멋지게 다녀오는 거다, 할 수 있다 생각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겁먹고 못한다 생각하면 못하게 된다. 우리는 씩씩하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렇지?" 이야기했더니 아이들이 눈빛을 반짝이더군요.

유치원에서 최고 큰 형아들만 도전할 수 있는 멋진일 임을 아이들이 느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출발하려고 하니 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표정을 보니 정말 배가 아파서 걷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참 난감하더군요. 모두 숲속학교 가는 날이라 유치원에 급식선생님과 아빠선생님(원장님)뿐인데 아이를 놔두고 갈 수도 없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데릴러 오셔달라 부탁드리고, 그 동안만 아빠선생님께 맡겨 놓고 갔습니다. 친구 한 명이 같이 못함에 미안하고 안스러워 "친구야 우리 잘 다녀올께 얼른 나아"라 위로의 말을 전했지요. 위로가 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서로를 응원하며 걷는 아이들

아이들은 차가운 바람도 시원하다며 정말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서로 '힘내라 전달'을 뒤에 서 있는 친구에게, 또 그 다음 친구에게 전달하며 서로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서로 경쟁이 아닌 함께함의 협동심을 을 느꼈을테지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부자가 되는 듯했습니다.   

조금 걸으니 갑자기 낯익은 얼굴이 차에서 내리더군요. 세상에 배를 부여 잡고 아프다 울던 녀석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엄마 손을 잡고 나타난 겁니다. 엄마가 막상 데릴러 갔더니 배가 하나도 안아프더라고, 친구들 걷는데 나도 가고 싶다고 엄마한테 데려다 달라 하였답니다.  어머님도 참 황당하셨겠죠? 그렇게까지 가고 싶었다 생각하니 왠지 뿌듯해지고, 모두 함께 갈 수 있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이들의 반응이 제 예성대로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응원해주며, 안 춥다고, 할 수 있다며 걷는 아이들을 보며 참 흐뭇했습니다. 친동생을 자원봉사로 불렀는데 아이들이 잘 해주니 체면도 좀 서더군요.

유치원이 이사하는 바람에 작년에 걸어 갔던 길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길을 걸었는데요. 그 것이 문제였습니다. 작년은 두시간 가량 산이 보이는 쪽을 걸으며 바다가 나오기만을 간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만난 아이들 환호성을 지르고, 기쁨이 백만배가 되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길을 달랐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이라 유치원에서 삼십분가량 걸으니 바로 바다가 나오는 겁니다. 더 먼 길이었는데도 기다림에 지쳐 바다를 발견하였을 때보다 가깝게 느껴졌지는 겁니다. 성취감이 떨어질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 속에서 열심히 걷고 걸어 드디어 봉암갯벌! 역시 제생각처럼 폴짝폴빡 "성공!"을 외치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작년보다 적더군요. 

(둘러 앉아 주먹밥을 먹고 있습니다.)
기대에 못미친 아이들, 삐친 선생님

드디어 점심시간, 제가 만든 주먹밥을 꺼내었습니다. 작년 아이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주먹밥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맛나게 먹을 거라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왠걸 주먹밥을 먹기 시작하는데 "왜 김치가 없느냐, 주먹밥이 너무 크다, 맛이 없다, 짜다" 라며 한명이 말하기 시작하더니 여지 저기서 투덜 거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급기야 먹기 싫다며 남기는 아이들까지 생겼습니다.

분명 주먹밥은 맛있었습니다. 팔용산 갈 때 만든 주먹밥과 같은 건데, 그 때는 잘먹더니 태도가 바뀌더군요. 잠도 덜 자며 일찍 일어나 정성껏 만들었는데 선생님 마음도 모르고 참 서운하더군요. 거기에 남기는 아이까지 있었습니다. '저 녀석(아이들도 아닌 녀석)들이 고생을 덜 했지, 그러니 저렇게 투정을 하지' 생각이 들더군요. 

서운한 마음이 컸습니다했습니다. "밥도 못먹는 불쌍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밥먹기 싫다 투정을 부린단 말이가! 그 정도는 먹어야 힘이나지 그 것도 못먹으면 어떻해!"  


서운한 마음에 하는 말도 행동도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러지마~" 너그러히 봐지는 행동들에도 목소리가 깔아지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못난 선생님인데 화가나니 잘 안되더라구요.

마음을 내려 놓지 못한 선생님 잘못

그 날 찍었던 사진을 보니 갈대 많은 봉암 갯벌에서 아이들은 무척 신나 보였습니다. 갈대를 꺽어 씨앗을 날리며 눈이라 좋아하고, 죽은 해파리를 꼬지(?)를 만들어 자랑하고, 아이들은 봉암 갯벌에 흠뻑 빠져 놀이를 하는데 나만 아니었던 겁니다. 

(저희반 단체사진이예요.)

선생님의 그런 마음이 말투로 또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어졌겠지요. 

작년에 성공했던 경험만을 생각하며 지금의 아이들도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길 바랬던 제 욕심이었던겁니다. 제가 잘하려고 하기보다 아이들이 잘 해주길 바라는 기대치가 아이들이 미워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른데 제가 그것을 생각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생각하니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네요. 제 마음만 내려 놓았더라면 끝까지 즐겁게 활동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잘 노는 것만으로도 정말 잘하고 있는 건데, 지금 생각해 보니 걸어서 바다까지' 한 날, 친구들을 서로 격려하며 걷던 아이들보다 못난 선생님이었네요. 마음이 바다 같이 넓은 선생님이 되어야 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내품에서 편안히 놀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날은 이렇게 저도 아이들도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돌아올때도 걸어서 왔냐구요? 설마요~ 올때는 아빠선생님이 차로 태워다주셨지요. 그리고 애들아 미안해~ㅎ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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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0.12.07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충분히 바다같이 넓은 마음이십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그리 서운하지 않으셨을텐데...즐거운 하루시작하십시오

  2. 건이맘 2010.12.07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이 대단한대요....
    그래도 마음씀씀이가 대단하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생각을 말로 뱉는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3. 케로로중사 2010.12.07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같이 일어나 맛있는 주먹밥 준비했는데 투덜거리면 당연히 맘상하겠죠..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샘이 정말 대단하세요~힘내시구 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4. ㅇiㅇrrㄱi 2010.12.07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웠을텐데... 고생하셨겠어요. 전 애들을 야외로 보내면 늘 후환이 두려운지라...
    참여한 아이들 모두 감기 안걸렸길... 바래봅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2.12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걱정도 되는 건 저도 그렇답니다~ '혹시나 데리고 나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이 되거든요. 밖에 데리고 나가면 일이 더 많기도 하구요~그렇다고 아이들을 교실안에만 있을수도 없고..
      날개를 활짝 펴고 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한답니다~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말이예요~ㅋㅋ

  5. 휘바람 2010.12.07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라' 전달, 정말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이니 선생님 시킨대로 정말 열심히 '힘내라, 전달'을 하였을 것 같네요

    눈 앞에 선 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6. flower montreal 2010.12.08 0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또래의 아이들에겐 선생님이 최고 마음에드는 사람인거 같아여

  7. 생각하는 꼴찌 2010.12.08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키우는 부모로서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 든든하네요. 걸어서 바다까지 일곱살 아이들에게는 힘든 과정일텐데, 분명 어린아이들이지만 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거에요.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2.12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그걸 바라고 '걸어서 바다까지'를 했었지요..아이들이 그 활동 속에서 자신감이 더욱 생겨났다면 저 잘했거죠? ㅋㅋ 조금 미안한 마음은 들지만요...
      아이들을 만날 때 언제나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아이들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다짐해 봅니다^^

  8. 행복님 2010.12.11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가든 서울에 가면은 된다는 말이 우리 인생을 얼마나 황폐하고 수단과 방법이 좋던 나쁘던 관계 없이
    목적만 달성 하면은 된다는 사고 방식 얼마나 위험한 발상 입니까
    은미 선생님 정말 감사 합니다.
    어린이와 함께 걸어면서 여행의 순간들을 즐기고 서로 협조하고 협동하는 모습
    분명 이 어린들의 인생은 행복 그 자체가 되리라 이 행복님은 확신 합니다.
    --------중국 중산에서

  9. 영찬아빠 2010.12.14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전에 봉암갯벌에서 일하시는 선생님께서 Y 어린이들이 걸어서 방문 했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전 그때쯤이 팔용산에서 숲속학교 시기라..팔용산에서 봉암까지 갔구나? 대단하네 생각했었는데....
    유치원에서 그곳까지...정말 대단하네요...기특합니다.

  10. ★기적의 영어공식 클릭하세요★ 2010.12.15 0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식<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100빼 빠른 기적의 영어공식 무료다운 체험 . 늘! 건강하시고 변화를 이루어 갑식다,< 내 병은 내가 고친다>정<font color=#ffffff></font>보<font color=#ffffff></font>


얼마 전 봉암갯벌에 아이들과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가보니 봉암갯벌을 지키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정말 친절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철새에 대해 설명도 해주시고 망원경(?)으로 새도 관찰할 수 있게 해주시더군요. 그리고 체험하러 오면 준다는 기념품도 아이들 수만큼 챙겨주셨습니다.


미리 단체로 신청을 하고 오면 자신들이 프로그램을 짜고, 가이드 분도 오셔서 갯벌의 생태에 관하여 자세히 설명도 해주시고,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치원생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잘 알지 못해 이번에는 무작정 갔었는데 다음번에는 미리 신청하고 가봐야겠습니다.

참고하시라고 봉암갯벌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고, 홈페이지 알려드립니다.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봉암개벌은....

마산시 봉암동 및 창원시 신촌동 일대에 위치한 봉암갯벌은 약 3만4천 평(10,285㎡) 규모로 비교적 작지만 마산만의 유일한 갯벌로서 마산만으로 흘러 들어오는 오염물질의 자연정화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공업단지와 인구밀집도시 인근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자연생태계이다.

갯벌은 창원천과 남천이 합류되는 지점부터 시작되어 봉암교 일대까지 형성되는데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 전체가 드러난다. 특히 이곳에는 각종 염생식물과 50여종의 철새, 게, 갯지렁이들이 집단 서식하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인공담수습지 165㎡를 조성하여 내륙습지에서 자생하는 달뿌리풀, 가시연등 수생식물 등을 이식하여 학습장내에서 연안습지(갯벌)와 담수습지를 동시에 비교 관찰할 수 있는 종합적인 학습공간을 제공한다.

* 갯벌 현황
위 치 : 마산시 봉암동 및 창원시 대원동,신촌동, 차룡동 일원
면 적 : 약 200,000㎡ (해안갯벌 150,000㎡, 내륙습지 50,000㎡)
서식생물 : 110여종
  - 식 물 : 갈대, 달뿌리풀, 칠면초, 갯메꽃, 댐싸리, 갯잔디등 67종
  - 동 물 : 철새 (왜가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갈매기, 딱새등) 28종
  - 저서생물 (갯지렁이 4종 및 게 2종) 6종
  - 어 류 : 숭어, 망둥어, 도다리, 노래미, 볼락 등 8~9 여종

* 문의처 : 마산지방해양항만청 (055) 249-0300 
              홈페이지http://masan.mltm.go.kr/index.do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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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순호 2009.12.04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산항만청에서 좋은 일을 하는군요.
    행정이 이런 일을 많이 해야합니다.

    봉암갯벌뿐 아니라 마산만을 살리려면
    바다매립 그만두어야 하는데
    마창진 모두 바다 매립을 계속하고 있으니...

  2. 괴나리봇짐 2009.12.04 1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어릴 때 버스를 타고 봉암다리를 건너면 악취가 코를 찔렀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좀 관심도 갖고 애를 쓰니까, 환경스페셜에 나올 만큼 깨끗해지더군요.
    역시 사람들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네요.

  3. 커피믹스 2009.12.04 1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곳이네요^^

  4. maigrir vite 2012.03.23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웹사이트 입니다 극단적 보기 ! I 한 에 친구 .

저번 주 아이들과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YMCA에서 봉암동 갯벌까지 말입니다. 아이들 걸음으로 2시간 남짓 되는 거리지요.(정확히 1시간 50분 걸렸어요)


작년 일곱살 아이들과 갔었을 때는 처음 해보는 모험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준비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녀온 경험이 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준비하였습니다. 정말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2008/12/01 - [아이들 이야기]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밥 (작년에 쓴 글입니다.)

우선 아이들과 떠나기 전날 부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슨 활동을 할때 규칙은 이렇다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일러주는 것보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활동의 재미와 참여도을 높여줍니다. 아이들과 정한 규칙, 준비물은 이렇습니다.

1. 바다반샘보다 뒤에 가고, 열매반샘보다 앞에 걸어 간다. (교사 2명이 아이들을 앞, 뒤로 지켜줍니다.)
2. 신호등을 건널 때는 한눈팔지 않는다.
3.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도와준다.
4.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간다.

아이들 준비물: 반만 얼린 물, 간식 조금, 운동화
교사 준비물: 주먹밥, 깍두기, 비상약품

간식은 미리 학부모님께 알려 챙겨주시게끔 하고, 주먹밥은 열매반샘과 전날에 재료를 썰어 놓고, 아침 일찍 만들었습니다. 만든 주먹밥은 위생봉투에 하나씩 담아 아이들에게 각자 몫을 챙겨 주었지요. 그리고 깍두기는 한 공동체에 하나씩 돌아가게끔 조그만 통에 담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 표정을 보니 모두 들뜬 얼굴입니다. 아침에 만난 다른반 선생님이며, YMCA 여러부서 직원분들께 "우리 걸어서 바다까지나 가요"라며 자랑이 대단합니다. 아이들 힘나라고 이것은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해주었거든요. 덕분에 자부심이 최고입니다.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고 드디어 출발!! 바람 한점 없고, 적당한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어 걷기 좋은 날씨입니다. 중간중간에 노래도 부르고, 아는 곳이 나오면 반가운 사람을 만난것 마냥 반가워합니다. 걷는 중간 힘들면 쉬어가자 그래도 괜찮다며 어찌나 씩씩하던지요. 그래도 힘든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득해 두번 쉬었습니다. 


바다가 보이니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더군요. 얼마나 바다가 반가웠을까요?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리고 봉암갯벌에 도착했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싸온 주먹밥과 간식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먹는 밥이 몸도 건강하게 해주겠지요. 저희는 봉암갯벌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비바람을 맞아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곡이 된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은 시키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그렇지요. 아이가 다치지 않고, 마음 아프지 않고, 힘든 일하지 않고, 곱고곱게 자라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곱게만 키우면 그런 아이로 자라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부만 잘한다고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것더 아닙니다. 여러 상황을 만나 보고, 모험도 해보아야 문제를 해결해 가는 힘과 창의력도 생기고, 많은 것을 보고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야 감수성도 풍부해집니다. 그래야 좋은 것이 무엇인지 싫은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래야 머리도 좋아지겠죠.

어른들이 도와 주기만 하면 이런 능력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스스로 겪어 보아야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독립심을 만들고, 다른사람들과 함께 해보았을 때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비바람을 맞아 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이 가득한 곡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만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걸어서 바다까지는 사실 교사인 저도 힘든 거리였는데요. 참고 인내하며 걷는 아이들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참는 힘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이들 마음에 커졌으리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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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2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친구들이 큰일을 했군요.
    일곱살짜리만 가능한 일 - ^^

    선생님도 수고하셨습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2009.12.02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치원에서 동생들이 아닌 형아들,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용기를 주고자 그랬지요.
      다음 께획은 팔용산 정상이예요.
      아이들에게 실비단안개님이 칭찬하더라 말해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걸어서 바다까지, 걸어서 갯벌 까지

유달리 따뜻했던 금요일! 아이들과 봉암갯벌까지 모험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이 두 발로 걸어서 다녀왔답니다. YMCA에서 봉암갯벌까지 가려면 아이들 걸음으로 한 시간 반 가량걸립니다.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걷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로 아이들의 걸음을 멈추게하기 때문이지요.

며칠 전부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봉암갯벌까지 걸어서 갈텐데 힘들수도 있다고 말이지요. 어른들도 힘든 여정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러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신이 났습니다.

"선생님! 나는 씩씩해서요 그런 거 쯤은 하나도 안힘들어요. 뛰어서도 갈 수 있어요"

 정말 씩씩한 아이들 입니다. 무조건 갈 수 있으니 꼭 가자고 성화입니다. 저희반 이름이 '바다반'이라, 아이들에게 바다까지 걸어서 가는 일은 더욱 특별하고 신나는 일 입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단지 '바다'라는 글자가 같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거든요.

그렇게 힘을 내서 아이들과 다녀오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이들은 준비물로 여벌옷과 신발 한결레, 물을 챙기고 저는 주먹밥을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벌옷은 뭐한다구요? 혹시나~갯벌에서 진흙놀이 하다가 다 젖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드디어 기다리던 금요일 아침, "바다반 화이팅!!"을 외치고 출발~ 
신난 아이들 입에선 노래가 흥얼흥얼 흘러나옵니다. 아빠선생님도 같이 따라가 주셨습니다. 제가 앞장서고, 가운데는 아이들, 그리고 맨 뒤에는 아빠선생님이 아이들을 살피며 함께 걸어갔습니다. 

공설운동장을 지나고, 홈플러스를 지나고, 신세계백화점 앞 육교도 건넜습니다. 신호등도 건넜습니다. 신호등을 건널 때는 정신을 빠짝차려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한눈팔지 말고 건너야한다고 일러줍니다.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장난치다 초록불이 빨간불로 금새 변해버리기 때문이지요.

15분쯤 걸었을 때 삼각지공원이 나왔습니다. 가는 길에 있는 유일한 공원이기에 아이들보고 쉬어가자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선생님 쉬었다가면 힘들어져요. 그냥가요"
몇 번이고 물어봐도 그냥 가자고 합니다. 아이들이 공원을 마다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정말 봉암갯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십분쯤 걸었을 때 아이들이 쉬자고 하였습니다. 힘드냐고 물어보니 전혀 힘들지는 않지만 잠깐 쉬었다가 가자고 합니다. 정말 귀여운 녀석들이지요. 그렇게 걷다가 힘들면 잠깐 멈춰 서 거리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늘로 날려보고, 물도 마시고 하였습니다.

한시간 반쯤 걸었을 때 봉암 다리 옆으로 바다가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기쁜지  "바다다!!"외쳐 댔습니다.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 또한 그렇게 바다가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보며 갯벌이 있는 곳까지 건는데 어디서 힘이 솟아났는지 또 다시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도로의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도 우리 노래를 막을 수 는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 밥

드디어 봉암갯벌도착!!

가방을 풀고 싸온 주먹밥을 먹기 전 기도를 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함의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데, 아이들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주먹밥을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주먹밥은 완전 꿀맛이었습니다. 이 세상 주먹밥을 다 먹어보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걸어서 바다까지 가서 먹은  주먹밥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주먹밥"이라고 하더군요.

평소 편식 없이 뭐든 잘먹는 아기스포츠단이지만(물론 몇 명은 예외지만^^)이 날은 싸온 깍두기까지 한숟가락씩 퍼먹었습니다. 

봉암갯벌에는 갯벌을 지키는 관리인이 있었는데,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안으로는 들어가면 안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땅을 사람들이 밟으면 딱딱해져 생물들이 살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이를 어쩌나 난감하였습니다. 갯벌에서 놀자고 여벌옷에 운동화까지 하나씩 더 들고 왔는데 말이지요. 아이들도 아쉬운지 설명을 해주어도 "왜 들어가면 안되요?" 하고 계속 물어옵니다.

그래도 다행이 봉암갯벌 측에서 구경오는 사람들을 위해 대나무로 만든 피리를 만들 수 있게 해주어 진흙놀이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사실 어른인 저도 다리가 아파 속으로는 '아~ 힘드네'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갯벌에서도 끝까지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체력이 정말 좋은 아기스포츠단입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어디로 떠날까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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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미예 2008.12.01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서 진실을 읽어봅니다. 아름다움을 읽어 봅니다. 잘봤습니다. 정말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밥이군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나는골목대장 2008.12.02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으로 읽어 주셔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나네요.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날이 될 것 같습니다~세미예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섹시고니 2008.12.13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ㅎ / 저도 애들 데리고 산책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튼튼해요. 왜냐하면 마음이 부자니까요. ㅎ

  4. 행복님 2011.01.19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도 알 거예요
    갯벌 장난을 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주먹밥 먹은 추억은 꼭 가슴속에 묻어 둘 거예요.
    행복한 여행 이였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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