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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는 2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합니다. 졸업을 앞둔 시기 아이들 마음에 스승의 대한 감사함이 묻어날 때 하는 것이지요. 
 
2010/02/17 - [아이들 이야기] -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2010/02/19 - [아이들 이야기] - 졸업식, 더 큰 세상으로 아이들을 날려보내며...

스승의 날이라 하면 보통 담임교사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배움은 담임교사에게서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서 배움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방송국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처음 스승인 부모에서부터 형제자매들,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들, 동네어르신들, 아침에 만나는 버스기사님, 슈퍼마켓사장님, 경비실아저씨 등등 아이가 아는 모든 사람들, 배움은 전부 다르겠지만 배움은 일어납니다. 특히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 하지요. 말로 하는 교육보다는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하니 더욱 신경써야 겠습니다.

수업내용으로 유치원에서 우리에게 고마움을 주시는 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 다른반 선생님들
2. 매일마다 우리(아이들)를 위해 맛있는 밥해 주시는 급식선생님
3. 아침마다 유친원으로 태워 주시는 기사선생님
4.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놀아도 야단치지 않으시는 놀이터 옆 슈퍼마켓 할머니
5. 유치원 옆 카센타아저씨(아이들이 건물 밖으로 종이를 날려도, 장난감을 던져도 잘 참아주셨어요. )
6. 같은 이유의 주유소 사장님과 비닐공장 사장님
7. 텃밭옆집과 그 집 강아지(강아지는 아이들 때문에 고생이 좀 많았지요)
8. 잔비밭에서 신나게 놀아도 쫒아 내지 않으신 MBC사장님(아이들은 주인은 무조건 사장님이라 합니다.)
9. 1, 2층에 일하시는 직원선생님들


정말 무수히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유를 가지가지도 만들어 내는데 정말 우습습니다. 1, 2층의 선생님들은 다른 부서 직원분들 이신데도 (저희는 건물에서 3~5층을 사용하거든요.) 감사하다고 합니다. 1층에서 일해 주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말한 모든 스승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성으로 한주먹씩 쌀을 모아 팥시루떡을 만들었습니다. 그냥 사는 것보다 나의 가져온 쌀이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은 좋아합니다. 참여의식이 더욱 커지는 것이지요. 그 떡으로 아이들과 이곳 저곳을 돌며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떡을 가지고 가면 정말 좋아하십니다. 기특하다며 신나게 잘 놀아서 좋으시다고, 아이들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시지요. 비닐공장사장님은 아이들에게 쌀강정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럼 아이들은 절로 으쓱해합니다. 자신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 대단하게 생각하는 모습들로 말입니다. 그 분들은 아마 더 떠들고 놀아도 더 많이 이해해 주실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중에서 MBC방송국에도 떡들고 찾아갔습니다. 처음 만난 안내원 여자분께도 의미를 설명하고 떡을 드렸지요. 방송국 안에 들어 왔다는 것만으로도 신난 아이들, 만나는 사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도 참 잘합니다.

하지만 MBC사장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방송국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분께도 드리고, 특히 인형극 녹음에 도와주셨던 7층 미디어센터에도 드렸습니다. 사실 사장님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께 감사하지요.

저희는 이렇게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신 유치원 주위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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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유♥ 2010.02.22 1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해보니 감사할 분들이 참 많군요.

  2. 굿럭쿄야 2010.04.03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교육방법이네요...
    스승의 날...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 오늘 졸업입니다. 유치원 교사가 된 후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언제 일년을 다 살았는지 흘러 버린 시간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늘 이맘 때면 함께한 아이들을 떠나 보내는대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헤어짐으로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지금은 슬픈 마음은 더 큽니다.

관련기사 2010/02/17 - [아이들 이야기] -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일년 동안 함께한 아이들 입니다.>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졸업을 앞둔 아이들은 스승의 날을 이후로 마냥 들떠 있습니다. 이제는 여덟살 형아들이 되어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떠나야 된다고, 매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자기들은 매일 유치원에 놀러  올거랍니다. 와서 선생님도 보고 놀고 갈거랍니다.

"선생님 나는요~ 학교랑 YMCA랑 가깝거든요~ 그래서 맨날 선생님 보러 올거예요"
"나는요~ 엄마가 초등학교가면 영어학원 간다했거든요 근데 학원이랑 가까워서 마치고 맨날 YMCA올 거예요"
"그럼 우리 맨날 만나겠네~"
"나도 올거다 맨날 올거다"
"니는 멀어서 맨날 못오거든 어떻게 올건데?"
"택시타고 올거다!"


기발한 생각이지요? 저마다 계획들이 다양합니다. 정말 기특해 이야기를 듣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직은 잘 알지 못해 이렇게 말하지만 표현하는 마음들이 정말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나는 행복한 교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줍니다.

이제 몇 일 안 남았으니 아이들에게 잘해줘야지 생각이 들다가도 아이들 행동에 불끈 할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자유시간이 끝나고 정리를 해야 하는데도 정리할 마음이 없는지 계속 놀이에 열중하더군요. 자유시간의 배움이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마냥 놔둘수는 없지요.

보통 "누구 잘하네~이야 멋지다"라고 칭찬하면 너도 나도 잘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칭찬으로 더욱 힘이 나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칭찬도 통하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바다반! 너무한거 아이가~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선생님 이야기 들어주지도 안하고 이틀만 좀 참아주면 안되겠나?"
"그럼 선생님이 이틀만 참으세요~"


저보다 한 수 위지요? 그말에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이틀밖에 안남았는데 아이들이 끝까지 잘해주기만 바라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 미안해졌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았어야 했는데 말이지요.

텃밭에게도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초등학교에 가면 이제는 이렇게 신나게 놀 시간도 많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남은시간 너희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잔디밭에 나가자 하더군요. 그래서 어제는 밖에 나가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오는 길에 텃밭에 가서 일년 동안 농사를 짓게 해준 텃밭에게 인사도 하고 말입니다.

한 해를 생각해보면 제가 아이들에게 해 준 것보다 아이들이 더 받은 것이 많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통해 배운것이 많으니까요.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제가 생각하는 교육을 펼칠 수가 없었겠지요. 교사로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아이들에게 그리고 믿고 보내주신 부모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정상수업을 하고 저녁에 일곱살 졸업식을 합니다. 바다반에서의 마지막 날인 겁니다.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시원섭섭 하시죠?"라 하는데 시원한 마음 전혀 안듭니다. 정든 아이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섭섭한 마음이 더욱 큽니다. 

저는 믿습니다. 어느 덧 성장하여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마음의 큰 힘이 있다는 것을요. 언제나 아이들의 영원한 팬으로 응원할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저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아이들은 제 마음에 살아 있고 아이들 마음에 제가 살아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인 오늘 아이들과 신나게 보내야 겠습니다.

오늘 또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저의 아이들을 날려보냅니다. 도종환 선생님의 '스승의 기도'를 함께 묵상해 봅니다.

스승의 기도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도종환)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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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9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돌이아빠 2010.02.19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년간 함께 보낸 아이들 다른 세상으로 잘 이끌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이들의 힘찬 모습 그리고 밝은 웃음이 모든 걸 이야기해 주는 것 같습니다~

  3. 김막달 2010.02.19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우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기도 보탭니다.
    허은미 선생님!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4. 누굴까?ㅋ 2010.02.19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슬프다 ~ ㅜㅜㅜ

  5. 아미누리 2010.02.22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졸업식 후엔..
    한동안 허전하시겠어요...

  6. 투유♥ 2010.02.22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참 따뜻하셔요

제가 일하는 YMCA에서는 매년 2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합니다. 한 해 동안 아이와 교사가 함께 지내면서 교사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충분히 느낄만한 시기에 하는 것이죠, 새학기 중간에 하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아이가 교사에 대한 감사함 보다는 학부모가 아이를 대신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부모는 '내아이를 더 잘 봐달라'는 마음에서 과도한 선물이나든지 돈봉투가 오가기도 하지요. 물질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승의 날은 학부모에게도 큰 부담이 됩니다. 이런 변질된 문화를 개선해 아이가 교사에게 감사하고, 부모와 교사가 마음을 나누는 날로 바꾸어 가기 위해 2월에 스승의 날을 하는 것입니다. 

비밀작전을 펼치는 교환 수업

저희는 2주에 걸쳐 교환수업을 합니다. 교사가 자기반 아이들에게 "나에게 감사해라"고 수업을 하긴 민망하지요. 그래서 담임을 바꾸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럼 바뀐선생님과 반아이들이 마음을 합쳐 담임교사를 위해 선물과 공연 준비합니다. 수업 내용은 무조건 비밀입니다. '비밀작전'을 펼치는 것이죠.
 
<아이들이 만든 선물이예요>
그럼 아이들도 굉장히 신나합니다. 담임교사를 마주치면 아이들끼리 "쉿! 쉿!" 거리며 "말하면 안돼! 비밀이야"라며 서로 이야기합니다. 다 들리게 말입니다. 자기네들 끼리 난립니다. 그런 귀여운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지요.

그래도 연령이 높은 아이들은 비밀을 제법 잘 지킵니다. 그런데 연령이 낮은 아이들은 비밀을 지키기가 참으로 힘들지요. 다섯살 선생님은 스승의 날 행사도 하기 전에 아이들이 무엇을 준비하는지 다 알아버립니다. 그래도 어린 아이들의 공연은 보는 것 만으로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알아버리는 것쯤은 괜찮습니다.


아이가 만나는 모두가 스승

아이들에게는 담임교사만이 스승이 아닙니다. 아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서도 배움은 일어납니다. 처음만난 부모에서 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동네사람들, 형, 누나, 지역사회 모두가 아이의 스승됩니다. 

그중에서도 YMCA에서 지내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분들을 아이들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버스를 태워 주시는 기사님, 몸에 좋은 밥을 해주시는 급식선생님, 모든 걸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아빠선생님(보통 원장님이라 그러죠), 매일 체육수업 해주시는 체육선생님, 국악 악기를 쳐서 시끄러워도, 신나게 떠들고 놀아도 참아주시는 YMCA 주변의 사시는 분들(주유소, 사진관, 공동품점, 뒷집, 옆집, 음식점, 특히 놀이터 옆 슈퍼), MBC 방송국 잔디밭을 우리집 마당처럼 이용하게 해주시는 방송국 사람들, 마지막으로 수영장까지 정말 많습니다.

이분들에게는 아이들이 조금씩 가져온 쌀을 합쳐 팥시루떡을 방앗간에서 지어 나누어 먹습니다. 그냥 방앗간에서 주문해 먹어도 되지만 아이들 자신이 참여했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 위해 쌀을 가져 오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가래떡도 지어 스승의 날에 점심으로 떡국을 끓여 먹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내가 가져온 쌀로 만든거라며 좋아하지요. 스승의 날 당일에는 다과도 준비하고 한복도 입고 옵니다. 스승의 날이 잔칫날이 되는 겁니다. 아이와 교사가 함께 준비하고 즐기는 스승의 날 어느 값긴 선물보다도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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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를 졸업한 제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제자라 해도 이제 9살, 2학년입니다. 어린 제자가 저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 온 것입니다. 제자(?)라는 표현 좀 어색하네요. 이런 표현에 어울리지 않게 저도 무지 젊거든요.

연필로 쓰고 그 위에 싸인펜으로 한자한자 배껴 쓰면서 정말 정성스럽게 쓴 편지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열쇠고리와 핸드폰고리도 같이 보내 왔습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지를 쓰고, 악세사리를 고르고, 저를 생각하면서 보냈을 제자를 생각하니 너무나 고맙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한 번씩 졸업생들에게 편지를 받을 때마다 YMCA 선생님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여질 때면 내 믿음에 확신이 들고 뿌듯함은 백배가 됩니다. 

아이의 밝은 마음과 당당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보면서 "내가 잘하고 있구나 ~잘 성장했는걸"하는 거만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뿌듯함이 과한 것일까요? 어쨌든 이런 행복감에 빠져 듭니다. 전 정말 행복한 교사입니다.

답장으로 장문의 편지를 써 놓았는데 오늘은 꼭 붙혀야겠습니다. 답장이 늦어 미안해지네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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