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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빈 안양 YMCA 사무총장의 'YMCA 교사에게 묻다' 라는 강의 두번째 이야기 입니다. 'YMCA에서 교육은 온전한 인간으로 키우기 위함이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교육의 키워드 세가지 건강, 생태, 문화라고 말씀드렸었죠? 

온전한 인간이란 덕, 지, 체가 한 몸에 하나로 균형 있게 이루는 것을 말하고, 그러기 위해 건강, 생태, 문화가 필요한데 건강에는 기초체력, 바른 먹거리, 생활리듬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생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2011/04/06 - [배움터.연수.강의] - 아이를 온전한 사람으로 키우려면


자연에 결핍된 아이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이런 노래가 있지요. 이 노랫말 처럼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뛰어 놀았습니다. 이 분들께 어릴 적 추억을 여쭤 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행복했노라 말씀하시지요. 저도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 생각하면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며 진달래 따먹고, 개구리 잡고,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추억에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 도심 속에 사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지금의 아이들이 어릴적 추억을 생각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요? 건물? 학원?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요즘 아이들 정말 자연을 만나기 힘든 환경 속에 살아 갑니다.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적습니다. 눈을 돌려 보아도 온통 콘크리트 건물 뿐입니다. 간혹 있는 잔디와 나무들은 보호해야 하는 장식품일 뿐입니다. 건물 속에서 아이들은 살아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추억들도 돈으로 사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골체험', '외갓집캠프', '풀꽃여행' 등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돈 주고 경험해야 하는 것이지요. 할머니, 할아버지 댁이 시골인 아이들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조부모님이 시골에 사신다면 그 아이는 정말 행운아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조부모님들도 도시에 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도시에 사시니 제가 아이들 낳아도 마찬가질 겁니다.

그래도 부모가 여행을 좋아해 아이에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면 몰라도 도시의 환경 속에서 자연을 벗삼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문홍빈총장은 이런 아이들에게 '자연결핍장애'가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 하시더군요. 자연, 생태라는 것이 한번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내면화 되지 않는다고도 말씀 하셨습니다.하지만 도심 속에서도 자연(생태)의 확장은 일어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산(숲), 내(하천), 들(농사)가 핵심 고리다

첫째, 산(숲)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자

도시에도 산은 있습니다. 이곳에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가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자는 것입니다. 같은 산이라도 계절마다의 색과 향기, 소리, 생명들이 다릅니다. 직접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느끼며 자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시골에 가도 더 넓은 자연이라 생각하지 딴 세상으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많이 만나본 아이들은 다릅니다. 벌레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합니다. 흙을 더럽다 생각하지 않고, 아주 훌륭한 놀잇감으로 삼습니다. 자연의 무한한 장난감으로 창의적인 놀이들을 만들어 갑니다. 감수성과 표현력이 풍부해집니다. 

글자를 잘 쓴다고 소설가가 되지 않지요. 아이들은 말을 잘해야 합니다.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글을 조금 빨리 쓴다고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한글이 먼저가 아닌 체험으로 마음을 먼저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내(하천)에서 놀자.

물이 있는 곳이라 보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됩니다. 우리 지역인 마산에도 팔용산과 무학산 계곡이 있는데요. 저희 유치원에서는 매년마다 '숲속학교'라는 것을 합니다.



숲속학교는 말그대로 숲에서 학교처럼 하루종일 지내는 겁니다. 아이들과 숲에 가서 도토리도 줍고, 나뭇잎도 날리고, 올챙이, 물고기, 다슬기 잡으며 계곡에서 물놀이도 합니다. 새소리, 벌레소리를 듣습니다. 여러 풀꽃들을 봅니다. 그것의 이름 알기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책으로 보고, 말로만 듣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며 직접 체험하는 것이지요.

놀기 좋은 여름에는 한달 정도를 매일 숲 속 계곡에서 놀고, 다른 계절은 일주일에 한번 씩 갑니다. 추운 겨울에도요. 아이들에게 내면화 될 수 있도록 자주 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셋째, 들(농사)를 짓자

아이들과 농사를 지어 보면 좋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농사는 마냥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여러 방법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우선 텃밭농사는 이랑을 크게 만들어 아이들이 지나다니기 쉽게 만들면 좋다고 합니다. 또 이랑을 길에 일자로 하기 보다 아이들이 둘러 모여 볼 수 있도록 동그란 모양이나 꽃모양 처럼 해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밟지마라', '조심해라'는 말을 적게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이 생기도록 하려면 이런말이 적게 나와야 겠죠?

(아이들과 농사지을 때 사진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땅은 벌레가 많습니다.)


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씨앗을 가정으로 보내 모종으로 키워 오도록 하면 아이들도 더욱 신나게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키워 왔으니 더욱 애착이 생길겁니다. 그렇게 가정도 참여하게 해서 채소정원도 만들고, 김장 정원도 만들고 꽃정원도 만들면 좋다고 합니다.

농사를 지어 수확한 것으로 아이들과 요리도 만들어 먹어 보면 음식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못 먹는 채소가 없어진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이러한 활동은 수확 중심이 아닌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전체를 보고, 그것을 알아가는 활동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텃밭이 없다면 스티로톰 상자에 흙을 담아 옥상에 채소 정원을 만들어 작은 농사를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시더군요. 못한다고 생각하면 못하고 할 수 있다 생각하며 뭐든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농사는 문총장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유치원이 작년 이사를 하면서 환경적으로 여건이 안돼 텃밭농사는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제 생각의 틀을 깨는 말씀이셨습니다.

이렇게 생태의 핵심은 산, 내, 들이었습니다. 숲, 하천, 농사인 것입니다. 이렇만 체험하게 해준다면 도시 속에서도 '자연결핍장애'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강의 세번째 편은 문화입니다. 기대하세요^^


오늘 제글이 교과부에도 실렸습니다.
유치원샘 피가 거꾸로 솟았던 사연 http://if-blog.tistory.com/1079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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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mstory 2011.04.15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 결핍증...?
    맞습니다. 인간도 자연인데... 자연과 유리시켜 온실 속에 키우니...
    그렇게 하면 치유는 확 실하리라 생각합니다.

  2. 행복님 2011.04.15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습니다.
    자연은 체험으로 느끼게 하지요.
    새소리,물소리,하늘에 걸려 있는 구름 한점 한점들이
    좋은 친구가 되고 선생님이 되지요.
    정말 좋은 총장님의 말씀
    저도 우리 손녀,손자 손잡고 자연속으로 동화 되어 가는 꿈.
    이 행복님은 상상만 해도 행복 합니다. 감사 합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보다도 더 좋은 건 사람과 사귐이겠지요? 장난감과 혼자놀기는 잘되는데 친구와는 놀 줄 모른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세상에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로 부닫치기도 하며 공존해 갑니다. 그런데 어릴 때 가장 사귐이 잘 되는 시기에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얼른 장난감을 치우고 친구든 어른이든 사람과 잘 사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합니다.  


친구들과 놀 때에도 건물안에서 갇혀 노는 것 보다도 자연 속에서 뛰어 논다면 더욱 더 좋을 겁니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친구이자 스승이 되니까요.


자연에는 무궁무진한 놀잇감이 존재합니다. 나무막대, 나뭇잎, 풀, 돌맹이, 흙, 물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잇감들입니다. 어느 것 하나 쓸모 없는 것이 없는 것 처럼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이 됩니다. 아이들 모두가 소중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물과 흙은 실패가 없는 놀잇감이기에 최고로 좋다고 하는데요. 물론 실패도 아이들의 삶에 소중한 경험이기에 실패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성숙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그 고유한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요.

그래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 모두가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놀잇감 중에서도 물과 흙보다도 살아서 움직이면 더욱 흥미를 가집니다. 그건 바로 곤충입니다.


곤충을 잘 못 잡는다면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  
 
아이들은 두 부류입니다. 곤충을 잘 잡는 아이와 무서워 하는 아이, 자연에서 놀아본 경험이 많고, 겁 없고 용감한 아이들은 곤충을 잘 잡습니다.

또 하나는 부모가 더럽고 징그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그럼 무서워하는 아이는 반대겠지요. 두려움이 많은 아이입니다. 부모가 곤충은 더럽고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겠지요.


'두려움은 배움과 함께 춤출 수 없다' 고 합니다. 두려움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앗아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앗아갑니다. 아이들에게 두려움은 가장 나쁜의 적입니다.

곤충(벌레)이 무섭고, 더럽고, 징그럽다는 개념은 어떻게 습득하였을까요? 곤충을 무섭고 더럽고 징그럽게 대하는 부모 모습을 보았거나 선생님의 경악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경험은 아이들에게 정말 소중합니다.



저희 유치원 아이들은 몇 명을 빼고는 곤충을 잘 잡는 아이들입니다. 가끔 곤충 아닌 큰 생명을 잡아와 얼굴 앞에 쑥 내밀때가 있어 심장을 콩딱이게 만들 때가 있는데요. 

최대한 놀라지 않은척, 아무렇지 않은척 합니다. 그래도 저는 어릴때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곤충을 무서워하는 편이 아니라 정말 부모님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힘 있고 큰 생명이라고 약하고 작은 생명을 죽이면 안돼!

얼마 전 유치원 마당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당에는 정말 개미가 많습니다. 고로 아이들이 개미를 많이 잡고 놉니다. 많이 죽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나가기 전 아이들과 미리 약속을 하였습니다.
 
"애들아 놀이터에 나갈건데 선생님이 저번에 보니까 너희들 개미를 많이 괴롭히고 죽이던데...개미도 생명이잖아 그치? 생명은 모두 어떤거야?"

"소중한 거예요"

"그래 생명은 모두 소중한 거야 내가 힘있고 큰 생명이라고, 작고 힘없는 생명을 괴롭히고 함부로 죽이면 안되는 거야. 그러니까 개미 잡고 싶으면 잡아서 보고 나중에는 살려 보내주자. 약속할 수 있지?"

"네"


몇번을 아이들에게 강조를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역시나 여기저기에서 개미잡기 놀이에 푹 빠져 놀더라구요. 아이들은 놀이터 소꿉놀이 통안 가득 흙과 개미를 잡았습니다. 개미 살아라고 풀도 뜯어 주고 열매도 주워 넣었습니다. 개미가 바글바글, 개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죽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 어릴 적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잠자리 잡아서 날개 하나씩 떼고, 다리 떼고, 지금 생각하면 잔인하고, 참 미안하지만 그때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그렇겠지요?

(저기에 불쌍한 개미들이...)

한참을 그렇게 놀고 개미와 잘 놀고, 이제 교실로 들어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정리를 하는데 경악할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이들이 개미를 살려준다더니 마당 절구통 개구리밥이 사는 곳에 개미들을 빠트리는 겁니다.

그러고는 밖으로 도망치는 개미까지 다시 잡아 빠트리고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왔건만 순간 어찌나 실망스럽던지요. 실망 섞인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야아~~~ 너거 개미 안죽이기로 했다이가~~!"

"아니예요 죽이는거 아니예요!! 개미를 수영시키는 거예요"


개미를 수영 시킨답니다. 정말 허걱! 이죠? 우리 아이들 약속을 지켰긴 하죠? ^^ 아이들이 곤충을 죽이지 않고 보기란 정말 힘든 것인가 봅니다. 제가 어릴 적 곤충 잡으며 놀 때 처럼 말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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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돌이아빠 2010.07.07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수영 연습 시켜주는거군요 >.<
    저희 아들 녀석도 몇 번을 이야기하는데도 개미만 보이면 ㅠ.ㅠ 어찌 해야 하나요?

  2. 피곤한 개미 2010.07.09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시절 동네 뒷산에서 개구리 잡아다 엄니한테 드려 도시락 반찬으로 개구리 뒷다리 싸갔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 반 애들처럼 생명의 소중함만 안다면 간혹 몇 마리 죽인대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겠죠~
    호되게 당한 개미들 보니 주식해서 저런꼴 당한 제친구 개미가 생각나네요..ㅋㅋ
    주식하는 개미들이 생각나는거 보니 저도 사회에 많이 쩌들었나봐요..ㅠㅠ

  3. 바퀴철학 2010.07.23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합니다.
    부모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이 '곤충은 더럽고 징그러운 것이다'라고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주입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세뇌당한 아이들은 곤충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되고...
    큰 문제입니다.

지리산 종주를 함께 했던 친구와 무학산 둘레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약속한 당일 무심히도 하늘에서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조금 오면 갈텐데 많이도 내리더군요. 갈까말까 망설이다 비 맞으며 산행하는 것도 재미난, 좋은 경험이 될 거란 생각에 친구와 함께 무학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유명한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이 폭풍이 치는 날 어린 조카를 데리고 바닷가에 나가 장엄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해주었던 경험을 쓴<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라는 책을 생각하며 둘레길 걷기에 나섰지요.


고민하다 시간도 늦어졌는데 비옷도 없어 정신 없이 등산복 매장에 들러 비옷을 구입했습니다. 비가 와준 덕분에 이번 기회에 비옷도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친구집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유뷰초밥을 준비하고, 간식거리를 챙겨 밤밭고개로 향했습니다. (늦어도 할 건 다 합니다^^)

10시로 출발 예정 시간을 잡았었는데 1시간 30분이나 지체되었습니다. 입구에서 비옷을 챙겨입고,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출발!! 땅이 젖어 미끄럽긴했지만 걸을만했습니다. 비옷입고, 우산 쓰고 걷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요. 마냥 즐거워 산에 웃음 소리가 넘쳐났습니다. 

출발하고 한 시간 가량은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없더군요. 산에 친구와 나 둘만 있다고 생각하니 꼭 무학산의 주인공들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길을 잘 못 들어 좀 헤매다 보니 시간이 더 늦어지더군요. 만날제에 도착에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는 오고 엉덩이 붙이고 앉을 곳이 없더군요. 눈에 띈 곳이 공연을 하는 무대 위 였습니다. 그 곳 말고는 비를 피할 곳이 없었거든요. 누가 봤다면 정말 처량한 공연으로 봤을 겁니다. 움직이지 않으니 춥기도 하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수 없어 쪼그리고 앉아 싸온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재밌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무학산 둘레길이 모든 길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 아~ 이쁘다"  말이 나올 만큼 이쁜 길도 많았습니다. 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 나무에 떨어지는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 그리고 촉촉함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 지 모릅니다. 또 산을 걸으며 바다를 볼 수 있으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길도 표지판이나 길도 잘 정비해 두었더군요.


그런데 무학산 둘레길에는 무덤이 참 많았습니다. 꼭 '무학산 공동묘지 순방'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비도 내리는데 무덤가를 지날 때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여자 둘이 참 겁도 없습니다.

▲ 사진이 좀 흐릿합니다만 숲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지요.

 
청설모는 산에 가면 자주 보는데, 이날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사실 딱따구리가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분명 부리로 나무를 열심히 쪼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딱따구리라고 생각했지요.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도 않고, 신기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깃털색이 참 예뻤습니다.

사진이 좀 흐릿합니다만 숲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입니다. 레이첼 카슨의 말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는 비오는 숲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지요.

친구와 이야기하며 느릿느릿 걷다보니 어느새 해가 졌습니다. 도착 할 때가 다 되긴 했었지만 큰일이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산시내의 야경이 보이는 겁니다. 야경을 보는 순간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늦게 출발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야경을 보았습니다. 



물론 마산 야경을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뭐라 설명하지 못할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꼭 둘레길 걷기의 마지막에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보통 4~5시간이면 다 걷는다는데 저희는 7시간 걸려 무학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무학산을 생각하면 이 날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음 속 추억 선물이 또 하나 늘었습니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 10점
레이첼 카슨 지음, 표정훈 옮김/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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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10.01.28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7시간이나 걷다니.....
    다음날 지장있지 않나요.
    저는 저러면 다음날 신랑 밥 못해줍니다. ㅎㅎㅎㅎ

  2. 노동우 2010.01.28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30도가 넘는 여름 날이 되면 3, 4시간씩 물 한병 들고 도시 한 바퀴 도는게 취미라면 취미인데
    한 번씩 산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글 잘 읽었어요.

숲속학교는 말그대로 숲속에서 보내는 학교입니다. 숲이 학교인 것이지요. 아이들은 숲속에서 뛰어다니면 놀고, 나무와 바람, 새와 벌레를 만나고  밥도 먹고 온전히 하루를 보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는 숲속유치원이 있습니다. 유치원 건물도 없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종일 숲속에서 지내는 유치원입니다.

제가 일하는 YMCA 숲속학교는 여름방학 전과 후에 집중적으로  진행을 합니다. 독일처럼 일년내내 숲에서 지내지는 못하지만, 1년 중 한 달 정도는 숲에서 지냅니다.

그런데 올 해는 여름방학 전 날씨가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었죠. 비가 많이 내리고 예전 보다 덥지도 않았구요. 숲속학교를 많이 가지 못하고 아쉬워 방학이 지나고 8월 24일 부터 9월 2일까지 길게 다녀 왔습니다. 



여름에는 팔용산에서 점심도 먹고 , 하루 종일 진행하며 날씨가 추워지면 오전만 진행합니다. 물론 날씨가 우리를 받아 준다면 말이지요. 이번 팔용산은 수원지 둘레로 공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아이들과 걷기 좋은 길, 쉴만한 공간, 넓은 잔디밭이 있어 더욱 정말 좋았습니다.  
  
팔용산 숲속학교는 가파르지 않은 길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 있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적당한 물깊이의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조그만 폭포가 있어 더욱 재미를 더해 줍니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생명들도 많습니다.  물 속에서는 다슬기와  민물 새우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으로, 비닐봉투로 잡는 고기 잡이는 아이들에게 집중력과 끈기 그리고 성취감을 갖게 합니다.

매미허물, 죽은 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돌맹이 나뭇가지 처럼 아이들이 찾는 여러 곤충과 자연물은 아이들이 소중한 보물이 됩니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져보고, 느끼고, 맛보고, 소리를 들어며 감각이 발달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을 살아 있는 감각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지요.



숲속학교에서는 만나는 나무, 꽃, 열매, 풀벌레, 다람쥐, 길가다 만나는 사람, 바람소리, 물소리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친구가 되며 스승이 됩니다.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 입니다. 그렇게 배운 것은 평생 잊혀지지 않고, 몸으로 마음으로 기억하게 되겠지요.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 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에 숲속학교를 갑니다. 여름과는 다른 가을산, 겨울산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고 배우겠지요. 아이들이 커 갈수록 그리고 숲과 자연에 더욱 익숙해질수록 마음속에 추억은 늘어 갈 것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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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동원 2009.11.27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 숲속학교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을 일찍 알았다면 애들과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알았을덴데... 쪼금 아쉽네요. 항상 따뜻한 마음과 웃음을 갖고 있어 보기좋습니다. -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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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의 시작...친구의 아픔을 몰랐던 죄책감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웹툽 2편입니다. 10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으로, 소정의 광고료를 지원 받습니다. 학교폭력에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구에게 물바가지를 맞고도....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웹툽 1편입니다. 10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으로, 소정의 광고료를 지원 받습니다. 학교폭력에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 담임교사와 잘 지내는 꿀팁-첫번째

유아교육 기간에서 아이들과 생활한지도 벌써 15년차 입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마음만은 아직 20대 같은데, 제 옆에 있는 신랑과 아이를 보면 세삼 놀라울 때가 많습니다. 유치원 생활을 하며 많은 부모님을 만..

아이를 낳았는데...행복한가요?

일과 육아에 지쳐버린 나 3년만에 글을 써봅니다. 다시 글을 써볼까 싶어 티스토리에 로그인을 하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여러 인증을 거치더군요. 티스토리 발행글을 보니 260여개....내가 언제 저렇게 많은 글들을 썼을까...저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