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산YMCA

오빠와 떨어지지 못하는 동생 어쩔까요? 유치원은 다섯살 부터 일곱 살 아이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반은 대부분 연령별로 나뉘어 집니다. 다섯살은 다섯살 아이들끼리, 일곱살은 일곱살 아이들끼리 말입니다. 나이가 다른 아이들이 한데 섞여 지내는 합반은 드문편입니다. 저는 일곱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요. 올 해는 저희 반에 다섯살 아이가 함께 있습니다. 왜냐구요? 다섯 살이면서 다섯 살 반에 안 가려고 해서 말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올 해 저희 유치원에 일곱살 오빠와 다섯 살 여동생이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보성이는 여섯 살때도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올해 다섯 살반에 동생 유나도 입학하였습니다. 당연히 보성이는 7세 바다반으로, 유나는 5세 시내반으로 가야하는거지요. 그런데 동생 유나가 유치원에 오던 첫 날부터 자기.. 더보기
유아 교사로 제대로 사는 법 주말에 YMCA 경남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유치원 교사연수에 다녀왔습니다. 유아 교사로써 어떻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지 밀양무안중학교 이용훈 교장선생님 강의였지요. 참 재미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강의였습니다. 강의는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답게 책속에 있는 좋은 내용을 발췌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첫번째, 교사여 배움에 게으르지 말라 교사가 교사다움을 주지 않을 때 아이들은 학교를 기피한다. 학생과 교사들이 소 닭 쳐다보는 듯, 서로를 의식할 때 학교 붕괴가 일어난다. 학교붕괴는 교사와 학생의 내면에서부터 일어나기 마련이다. 교사는 교실을 유린하는 무법자도, 학교의 낭인도 아니다. 방관자는 더 더욱 아니다. 교사는 교실에서 배움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이.. 더보기
봄향기 가득, 목련꽃 차명상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저번 달은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춥고, 정말이지 봄은 언제오나 기다려만지던 봄이었는데요. 이번 주는 봄이 마구 느껴지는 따뜻한 햇살이 한 가득입니다. 유치원 앞 마당에 꽃나무들이 많은데요. 꽃들은 언제 피려나 했는데 햇살이 비치니 눈깜짝할 사이 꽃이 정말 화알짝 피었습니다. 특히 벚나무가 말입니다. 보고 있으면 활짝 핀 벚꽃처럼 제 마음도 화알짝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아이들과 차명상을 해보았습니다. 이맘때가 아니면 마실 수 없는 목련꽃으로 말입니다. 꽃은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요. 하얀 목련꽃으로는 차를 우려 먹을 수 있습니다. 목련꽃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꽃향기 가득한 목련꽃차를 마시면 내 마음이 꽃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 더보기
친구가 "침 밷고 젓가락으로 찔러요" 수업이 끝나고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우리반 부모님이셨지요.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몇 일 동안 같은 말을 해 아이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 전화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재원생인 OO이가 점심시간마다 괴롭히는데 푸우~하며 침을 밷고, 젓가락으로 장난을 거는데 OO이가 재원생 친구들에게는 잘해주고, 신입생인 친구들은 괴롭힌다." 선생님한테 말해서 OO이가 몇 번 야단 들었는데도 계속 그런다는 겁니다. (까칠이와 복댕이를 밝힐 수 없어 작년 저희 반 아이들의 예쁜 표정이 담긴 사진을 올립니다.^^) 그럼 쉽게 표현하기 위해 괴롭힌 아이를 까칠이, 당한 아이를 복댕이로 표현하겠습니다. 우선 평소 까칠이와 복댕이의 모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둘은 같은 책상 옆자리.. 더보기
유치원, 울며 가기 싫어한다구요? 유치원 이사하고 정신 없었던 3월도 끝나갑니다. 새나라의 어린이들이 꿈나라 여행할 시간이나 되어야 퇴근을 하다보니 글 쓸 시간도 여력도 없었지요. 유치원도 정리가 많이 되었고, 맡은 업무도 조금씩 익숙해가고 있습니다. 어찌 아시고 제 스승님 "글써야지~" 한마디 던지시더니, "오늘은 글 쓰고 자지~"하고 압력을 넣습니다.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다시 블로깅을 시작해야겠지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자!! 3월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달입니다. 새로움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함께하기 마련이지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교사도, 아이도, 아이를 보내는 부모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아이들의 도전이 가장 대단하다 생각이 듭니다. 경험이라는 것이 살다보면 쌓이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어른들은 경.. 더보기
유치원 교사는 만능!? 요즘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유치원 이사에 열중입니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이사 처음 해보는데요. 이런 물건이 있었나 싶은 것부터 사야할 것까지 정리 할 것이 엄청납니다. 트럭으로 하나둘씩 선생님들과 짐을 옮기는데요. 이사짐 센터 직원이 따로 없습니다. 제가 유치원 교사지만 정말 만능입니다. 책상 번쩍, 냉장고 번쩍, 무거운거 힘 합쳐 못드는 것이 없습니다. 어제는 선생님들과 도배도 했습니다. 밀가루풀도 저희가 만들었지요. 길이에 맞추어 벽지도 자르고 풀을 발랐습니다. 이때에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풀칠을 하고 풀 발린 벽지를 양끝을 이불 정리하듯 반으로 접어야합니다. 벽지에 풀이 먹힐 때쯤까지 조금 기다렸다가 벽에 붙이는데요. 빗자루와 수건으로 문질러 가며 벽에 잘 달라 붙도록, 기포가 생기지 않도.. 더보기
MBC사장님 고맙습니다~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는 2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합니다. 졸업을 앞둔 시기 아이들 마음에 스승의 대한 감사함이 묻어날 때 하는 것이지요. 2010/02/17 - [아이들 이야기] -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2010/02/19 - [아이들 이야기] - 졸업식, 더 큰 세상으로 아이들을 날려보내며... 스승의 날이라 하면 보통 담임교사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배움은 담임교사에게서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서 배움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처음 스승인 부모에서부터 형제자매들,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들, 동네어르신들, 아침에 만나는 버스기사님, 슈퍼마켓사장님, 경비실아저씨 등등 아이가 아는 모든 사람들, 배움은 전부 다르겠지만 배움은 일어납니다. 특히 부모는.. 더보기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제가 일하는 YMCA에서는 매년 2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합니다. 한 해 동안 아이와 교사가 함께 지내면서 교사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충분히 느낄만한 시기에 하는 것이죠, 새학기 중간에 하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아이가 교사에 대한 감사함 보다는 학부모가 아이를 대신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부모는 '내아이를 더 잘 봐달라'는 마음에서 과도한 선물이나든지 돈봉투가 오가기도 하지요. 물질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승의 날은 학부모에게도 큰 부담이 됩니다. 이런 변질된 문화를 개선해 아이가 교사에게 감사하고, 부모와 교사가 마음을 나누는 날로 바꾸어 가기 위해 2월에 스승의 날을 하는 것입니다. 비밀작전을 펼치는 교환 수업 저희는 2주에 걸쳐 교환수업을 합니다. 교사가 자기반 아이들에게 "나에게 감사해.. 더보기
아이가 되어 버린 길 잃은 할머니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약속이 있어 합성동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합성동은 집과 걸어서 5분거리에 있거든요) 연세가 아주 많아 보이시는 할머니가 길을 물으시더군요. "저기 처자야, 국민핵교 갈라몬 어디로 가야되노?" "국민학교요? 양덕 말씀하시죠?" "허,허(그래)" "여기로 쭉~내려 가시면요 신호등이 나오거든요 신호등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시면 국민학교(초등학교)나와요" "어? 여기로? 내는 모르겠네요 우야노 우야노" "할머니 모르시겠어요?" "우야노 내는 모르겠는데, 잠깐 나왔는데 내가 길을 잊자무따 우짜면 좋노 명숙이가 내 찾을낀데 " "그러면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 걱정마세요 할머니" by krawlito 그래서 모셔다 드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할머니가 무척 불안해 보이시더라구요. 안심 시켜 .. 더보기
밤에 귤 훔친 사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여자아이 민재가 달려와 말을 합니다. 민재: 선생님! 우리 아빠 이사 갔으면 좋겠어요! 샘: 응?? 왜? 민재: 아빠가 귤도 못먹게 하잖아요! 샘: 아빠가 귤안주시드나? 민재: 네! 우리 아빠는 귤도 못먹게 해요 우리만 나뚜고 아빠만 이사 가버렸으면 좋겠어요! 샘: (웃음을 참고..)아빠가 왜 그러셨지? 이상하네...(잠시 생각 중) 민재야 언제 먹을라 했는데? 민재: 자기 전에요 샘: 에~ 그러니까 그렇지~ 자기 전이라서 아빠가 안주신거네~ 민재: 네 그래서 나 주말에 밤샜어요 샘: 잉? 왜? 민재: 귤 훔친다구요 샘: 아하하하하하~ 귤 훔친다고?! 민재: 네 근데요 나 오늘도 밤샜어요 샘: 또 귤 훔친나? 민재: 아니요. 귤 먹는다구요. 완전 빵~터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