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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엄마와 둘이서만 떠나는 여행

 

지난 주말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 '엄마랑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엄마랑 캠프는 다른 가족은 제외하고 엄마와 아이 둘만이 떠나는 여행이지요. 친구들과 또 친구 엄마들과 함께 말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추억여행인 것입니다.

 

올해는 엄마와 아이 포함 156명의 인원과 교사 10명이 거제 가베랑 리조트로 다녀왔습니다. 해양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그 곳으로 가게 되있지요. 숙소와 식사는 별로였다는 평가들이 있었지만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준비한 프로그램은 알차고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엄마랑 캠프는 아이들만 가는 캠프와는 달리 교사들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부모님들이 좋아하실지, 아이들이 행복해할지, 장소는 적당한지 등등 많은 회의를 통해 고민하고 결정하고 준비를 하지요. 선생님들의 혼이 담겼다고 해도 될만큼 정성이 들어가는 캠프입니다.

 

 

 

<엄마랑 캠프 모습-신문지 패션쇼는 정말 배꼽 빠지게 웃겼습니다.>

 

 

 

물론, 돈주고 업체 불러 프로그램하면 실수 없이 화려하게 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교사들이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은 교사가 그냥 참여하는 캠프가 되겠지만 교사의 고민이 들어가는 순간 엄마랑 캠프를 '내가 만든 캠프'가 되어 집니다. 내가 고민 했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고, 애정 또한 담기게 되니 어찌 교사가 즐겁지 않을까요? 적극적이지 않을까요? 교사가 즐거우면 참여하는 엄마도 아이도 즐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비밀 작전이 펼쳐지다.

 

여러 프로그램 중 밤시간,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고 엄마들만 모이는 시간이 있는데, 어머님들께 감동을 드릴만한 것을 고민하던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 가득 담긴 '아빠편지'였습니다.

 

캠프를 가기 전 일명 '비밀작전'이 펼쳐졌습니다. 담임선생님과 아빠들의 비밀 작전이었지요. 아빠들이 엄마들에게 들키지 않고 선생님께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 작전이었습니다. 아이들 가방 속에 몰래 편지 넣기, 유치원에 들러 편지 주고 가기, 우편으로 보내기, 팩스로 보내기, 메일로 받기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편지를 모았습니다.

 

엄마들은 보통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계시기에 몇명은 그만 들키기도 했습니다. 가방 속에 몰래 넣었다가 엄마에게 들킨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가방을 뒤졌냐고' 아빠에게 핀잔을 듣고, 엄마는 사과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지요. 

 

신랑에게 처음 받아 보는 편지, 눈물 바다가 되다. 

 

우여곡절 끝에 첫 날 밤시간, 프로그램은 진행 되었습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나누고픈 부모교육 관련 동영상도 보고 아이들의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고민하고,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지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어른으로 성장하여 결혼하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편지로 써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편지를 받고 읽으시는 어머님들 모습입니다.>

 

 

특히 아들은 가진 어머님보다 딸을 가진 어머님들은 눈물을 보이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결혼해서 떠나갈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신다고 하시더군요. 아직도 여자는 '시집을 간다'라는 생각이 많으신거 같았습니다. 아들을 둔 어머님 중에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말씀 하시는 분도 계셨지요. 한바탕의 눈물과 한바탕의 웃음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깜짝 선물을 두둥! 드렸습니다. 몇명을 제외하고 모르셨기에 뜻밖의 선물을 받고는 정말 깜짝 놀래시더군요. '진짜 우리 신랑이 쓴게 맞냐, 어떻게 전달 받았냐'를 선생님께 집요하게 물으시는 어머님들부터 엄마들끼리 시끌벅쩍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 중에는 센스 있게 금발찌나 상품권을 동봉한 아버님도 계셨습니다. 서로 박수를 쳐주기도 하고, 집에 가서 한소리 해야겠다며 장난스레 말씀하시지만 가시박힌 말씀을 하시는 어머님도 계셨습니다. 물론 끝까지 편지를 쓰지 않으시고 담임선생님을 애먹인 아빠도 계셨습니다. 할 수 없이 아이에게 편지를 쓰라고 해서 편지를 쓴 가정도 두 가족 있었지요.

 

감동을 받으시고 눈물을 보인 엄마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생각에 많이 남는 가족은 결혼 10년만에 신랑한테 손글씨로 정성스레 쓴 편지를 처음 받아본다며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님이셨습니다. 저희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며 엄마 캠프 오길 잘했다며 어떻게 아빠들에게 이런 편지를 받을 생각을 했냐는 어머님의 감동스런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캠프 당일 결혼 10주년었던 가족이 있었습니다. 결혼 10주년을 신랑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아이와 캠프를 오셨기에 약간의 서운함을 가지고 계셨을 겁니다. 그 분께 아버님의 영상편지를 받아 영상으로 틀어드리기도 했지요. 마지막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이 편지 소동은 다음날이 되어도 캠프가 끝난 지금도 이야기가 끝이질 않았답니다. 이 정도면 캠프 잘하고 온거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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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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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7.21 13:35 | Tracked from 허은미가 만난 아이들 :: 결혼 10년만에 처음으로 신랑에게 받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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