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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아이를 위한 좋은 유치원 고르는 방법...

유치원 교사인 제가 오늘은 좋은 유치원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합니다. 요즘 원아모집 기간으로 적령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것 저것 살피며 유치원을 고르고 계실테고 그만큼 고민도 많으시겠지요. 그런데 좋은 유치원이란 과연 어떤 유치원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유치원에 대하여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아이를 위한 교육을 하는 곳인가? 학부모들 보기 좋은 교육을 하는 곳인가?

제일 우선으로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많은 곳이 아이를 중심에 둔 교육보다는 학부모들의 입맛에 맞추어 보기만 그럴싸하게 유혹하는 곳이 많습니다. 일을하기 때문에, 사정상 부모가 못해주기 때문에 부모를 대신하여 유치원이 모든 것을 해준다는 곳이 많지요.

영어에 바이올린에 발레에 한글학습지 공부에 수학공부에 구구단, 한자,피아노, 미술, 골프까지 그 짧은 시간에 아주 많은 것을 주입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결과물이 따라 옵니다. 활동집이라든지 뭐 갖가지 등이 있지요.

성과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사는 하기 싫은 아이도 억지로 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결과만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판가름을 해주기 때문이죠. 그럼 교사는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는 아이에게가고, 또 아이를 야단치게되고 악순환입니다.
 
과연 아이를 혹사 시키지 않고 아이가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인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둘째, 교육철학이 있는 곳인가?

유치원마다 아이를 이렇게 가르치겠다, 이렇게 키우겠다하는 '어린이 상'이 있을 겁니다. 지금 시기에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인지 초등학교를 준비하기 위한 조기교육에 필요한 어린이 상인지 살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뜬 구름만 잡는 말인지, 구체적인지도 보아야겠지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모든 교육 속에 교사와 하는 활동 속에 그 철학이 녹아들어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 시키겠다는 철학도 없다면 그냥 돈벌이 사업장에 불과하겠죠.

이 또한 아이를 위한 교육철학인지 부모들을 유혹하기 좋은 내용인지 잘 판단할 수 있어야합니다.


셋째, 교사가 가장 정말 중요하다

맞습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교사입니다. 유아교사 자격증 있다고 교사자격을 갖추고 훌륭하다 말 할 수 없습니다. 자격증이 있어도 교사답지 못한 사람도 있고, 자격증이 없어도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분들도 많으십니다. 유아교사 자격증이 모든 것을 판가름해 주지는 못합니다. 이런 편견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판가름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을 위해 공부를 하는 교사인지 아닌지 알아보아야합니다. 그건 보통 유치원 철학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공부도 공부 나름입니다. 기술에 관련된 공부가 아닌 교사의 내면과 삶을 풍부하게 하는 공부를 하는지 보아야합니다. 종이접기에 구연동화에 손유희와 같은 건 누구나 합니다.

그런거 말고 사물을 바라보는 눈, 세상을 바라보는 눈, 역사적 소양과 풍부한 상상력은 책을 읽거나 삶을 통해 경험해보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며 내공을 갈고 닦는 교사라야 합니다. 아이는 말로하는 교육보다 부모의 행동, 교사의 행동을 보고 배웁니다. 말 보다 행동으로, 삶으로 보여주는 교사여야 합니다.  아이들은 교사의 뒷 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넷째, 궁전 같은 유치원? 그림에 떡은 아닐까요?

요즘 유치원은 하나 같이 으리으리합니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궁전 같은 곳부터 규모 또한 대단한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참 이쁘게도 꾸며 놓았지요. 교구도 정말 풍부합니다. 한눈에 뿅~갈 만한 곳 정말 많습니다.

이쁘게 꾸며진 인테리어 장식품들, 값비싼 교구들, 과연 아이들이 맘 놓고 만질 수 있을까요? 더럽히거나 깨트리거나 망가트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혼나는 빈도를 높여주는 것 밖에 되지 않을까요?

값비싼 교구들, 그런 것은 아무때나 자유롭게 만질 수 없습니다. 이건 안돼! 저건 안돼!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20여명이 넘는 아이들이 북적대는 교실에서 늘 가지런하게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는 유치원 교구 과연 어떻게 그런일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런 것들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죽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여야 심심해야 새로운 놀이가 일어나고 상상력이 발휘되고 창의성이 길러집니다. 그러면서 친구와 사귈줄 알게 되고 사회성도 길러집니다. 장난감과 교구가 없어야 아이들은 친구와 놀기 시작합니다.

이쁜 유치원? 부모 보기에 좋을 뿐이지 아이들에게 좋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연 속에서,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자라야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부모가 받지 못했던, 하지 못했던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여서는 안됩니다. 진정으로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이 무엇일지, 마음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어떤 유치원을  선택하여야 하는지 고민하시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