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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한게 아니야~


작년에 졸업한 우석이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우석이가 학교에서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3등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참 재미있었다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그리고 마침 그림일기를 써 가야하는데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쓰더래요.


(우석이가 쓴 그림일기예요.)

" 달리기 시합을 했다. 나는 3등으로 들어 왔다. 참 재미있었다. 달리기 시합에서 많은걸 배울 수 있었다.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이기고, 진다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우석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대견스러웠습니다. 왠지 내가 엄마가 된 것 마냥말입니다.

아이들에게 늘 말하곤 했지요. "애들아 이기고 지는게 중요한게 아냐~ 내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만큼 신나고 재미나게 하는 게 중요한거야." 그래도 승부욕이 강하던 우석이는 잘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우석이가 초등학교에 가서 제가  해 준 이야기를 기억해 내더라는겁니다.

학교에가면 등수가 매져지고, 내가 몇 점짜리 인간인지 알아버립니다. 못하면 부진아가 되어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합니다. 못하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맞지만 학교에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학교 수업이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아닌 보통의 아이들에게 맞추어 교육이 이루어 지면 안되는 걸까요?


친구가 아닌 서로가 경쟁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학교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지켜가기가 힘든 요즘입니다.

사랑과 칭찬도 중요하지만 실패와 좌절의 경험도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감사하는 마음도 생겨나고,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알아가고, 받은 사랑만큼 사랑할 줄도 알아갑니다. 하지만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사랑과 칭찬의 경험보다 갈수록 많아진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과연 어떤 경험이 많을까요? 몇일 전 '꼴지도 행복한 교실' 저가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독일 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독일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독일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정말 상식적인 것이구나라고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일 교육에서 '경쟁'을 최고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경쟁으로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남의 아픔을 모르는 아이가 성장하면 무서운 일이 일어 난다는 것을 '히틀러'로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일곱 살은 취학전으로 학교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치원 때부터 말입니다. 한글을 배우고, 구구단을 외우고, 한자를 외우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요즘 어른들은 어릴 적을 생각하면 행복한 추억 속에 빠지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과연 그런 추억들이 떠오를까요?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 유아기 때 공부를 한다고 이러한 추억마저 빼앗아 버린다면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이겨낼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나 또한 경쟁 속에서 실패(?)한 경험을 하였기에 요즘 아이들을 바라보면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해 한숨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