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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말보다는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조심하자

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유치원에는 체육실이 있습니다. 이사 오기 전에는 5층 빌딩에 유치원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건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무실과 체육실은 문을 잠그고 퇴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첫째 시간에 체육수업 있는 날이면 열쇠를 챙겨가야 했지요. 그런데 그게 잘 까먹어 지는 겁니다. 저도 까먹기 싫은데 계속 까먹어 집니다. 이해하시죠? 머리속에 지우개가 사는지...가끔 '나는 왜 이럴까?'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열쇠를 가지러 사무실에 가면 되는데 그게 또 귀찮아 집니다. 꼭 열쇠로만 문이 열린다면 제가 열쇠를 가지러 사무실에 갔었겠지요. 그런데 문이 또 작은 도구만 있다면 쉽게 열리는 겁니다. 동전이나 가위 같은 것이 있다면 말입니다. 문틈이 크기 때문에 살짝 밀면 쉽게 열립니다.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어쨌든 쉽게 열린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과 체육실에 갈 때면 뒤에 줄 세워 놓고, "애들아 잠시만"하고는 몰래 문을 몇 번 땄(?)습니다. 아이들이 "뭘로 열었어요?" 물어 보면 "아~ 당연히 열쇠로 열었지~" 하면서 말입니다. 거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걸 아이들이 모를리가 없지요. 선생님이 하는 행동을 뒤에서 다 지켜보았던 겁니다. '선생님도 거짓말을 한다', '선생님은 열쇠가 아닌 다른 것을 이용해 문을 연다'를 보았던 겁니다.

아침 자유활동시간이었습니다. 체육실 앞을 지나가는데 아이들 몇 명이 웅성대고 있었습니다. 뭐하나 가만 지켜보니 세상에 가위를 가져와서는 문을 열거라고 제가 한던 것 처럼 문을 살짝 밀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 있는 아이들의 모두 한 마음인 듯 온 마음을 모아 문을 따고(?) 있는 겁니다.

그 순간, 제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교육한답시고 말로는"문은 열쇠를 이용해 열어요", "거짓말은 하면 안되는 거예요"하면서 제 행동은 그러지 못했던 겁니다.

말뿐인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교육은 실천하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말로만 하는 교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 말들을 실천하며 살기가 힘이 들지요. 실천하는 사는 사람을 사람들은 존경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겁니다.

말뿐인 교육은 교육되지 않습니다. 머리로만 이해할 뿐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행동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면 그 교육은 살아 있는 교육이라 할 수 없겠지요.

아이들은 언제나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겠습니다.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이 듭니다. "쓰레기 버리면 안되는 거야" 말하면서 아무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이라든지, 어려움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든지 말입니다.

아이들을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선생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합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제 뒷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도 언제나 뒷 모습을 조심하세요^^ 


11월 18일(목)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아이디어팩토리'에 글이 실립니다.
http://if-blo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