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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세상.

동물원은 누구를 위한 곳일까?

제가 좋아하는 아동문학가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하이타니 겐지로와 권정생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앤서니 브라운이 있지요. 이 분들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이들 책이라고 마냥 유치하지만은 않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어른들이 읽어도 너무나 좋은 내용들이 많습니다.

 

어쩜 글을 이렇게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밌게 또 문제의식까지 심어줄 수 있는지... 어찌 그런 내용의 글을 쓸 수 있는지 정말 감탄사가 나오는 동화들이 많습니다. 정말 동화작가들이 어느 작가들 보다도 천재적이지 않나 싶어요. 글은 어렵게 쓰는 것보다 쉽게 쓰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좋은 동화책 하나 소개해 볼까합니다. 워낙 유명한 동화작가라 소개를 하지 않아도 될 듯하지만 동화책의 내용이 좋아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몇자 적어볼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

 

나, 동생, 엄마, 아빠 이렇게 가족이 동물원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두 아이는 무척 신이 났지요. 하지만 신남은 잠시, 차가 너무 막혀 동물원까지 가는데 한참이 걸립니다. 차안에서 지겨운 아이들은 싸움을하고 아빠에게 혼이 나지요. 아빠는 아이들에게 갑자기 묻습니다.

 

"우리가 만난 지옥이 무슨 지옥인줄 아니?"

"몰아요."

"바로 교통지옥이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질문을 하고 아빠 혼자만 웃어댑니다. 드디어 동물원 도착! 아빠는 매표소 아저씨와 싸웁니다. 동생은 사실 다섯살인데 네살이니까 입장료를 반으로 깍아 달라고 매표소 아저씨와 싸운 것이지요. 아이들은 아빠 때문에 창피하기 그지 없습니다.

 

가족은 동물원 지도가 없어 무턱대고 돌아다닙니다. 동물들은 모두 기운이 없고, 한쪽 구석에 불쌍한 얼굴로 웅크리고 있거나 할일 없이 왔다갔다만 하고 있습니다. 냄새는 고약합니다. 그런 철창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돌아다니며 봅니다. 배는 고프고 아이들은 칭얼대고 아빠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호랑이를 구경하다 엄마가 말합니다. "너무 불쌍해" 그말에 아빠는 코웃음을 치며 " 저 녀석이 쫒아오면 그런 소리 못할걸. 저 무시무시한 송곳니 좀 보라고!" 말하며 무시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말이지요.

 

동물원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지겨워합니다. 또 아이들은 다투고 배고프다 칭얼대지요. 아빠의 야단이 반복됩니다. 그러면서 아빠만의 유치한 농담으로 아빠 혼자 깔깔대며 웃고, 아이들은 동물 구경 보다도 오늘 먹을 것만 생각이 납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원숭이 모자 기념모자도 사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엄마는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뭐가 가장 좋았냐고 말이지요. 아이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먹은 감자튀김과 콩 그리고 원숭이 모자라고 말합니다. 아빠는 집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구요. 엄마는 무척 씁쓸합니다.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곳이 아닌 것 같아. 사람들을 위한 곳이지."

 

그날 밤, 아이는 꿈을 꿉니다. 우리에 갇힌 자신의 꿈을 말이지요.

 

이 동화책을 유치원 일곱살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고, 얼마 뒤 수목원으로 봄소풍을 갔었습니다. 하필 그곳에 작은 동물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구경하며 아이들이 하는 말,

 

"이건 너무해! 동물들이 너무 불쌍해"

 

<우리 속의 동물을 구경하는 우리 아이들, 꼭 아이들이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라고 하더군요. 봄소풍을 가면 동물원에 간다고 한껏 들떠 있던 아이들이었는데 실제로 동물들을 보니 동화책 내용이 생각났던 모양이었습니다. 좋은 동화책이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라 보아야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동물들도 생명이라는 것을, 내가 저렇게 우리에 갇히면 어떤 기분일까?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서 동물들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심어주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비슷한 동화책으로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동화도 있습니다. 몇년전 에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동화입니다. 이책을 보면 동물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람들은 흔히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팔자 좋다고 말하지만 동물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동물들은 위험하지만 그래도 자연으로 나가 동물의 특성대로 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이 행복 한다는 것을, 그것이 동물들의 본능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지요. 참으로 사람은 극히 인간적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있구나를 말입니다.

 

 

<복수의 시작! 반대로 생각하니 섬뜩합니다. 환경운동 포스터예요>

 

 

자연 속에는 많은 생명체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생명체들 중에서도 힘있는 인간이 권력을 잡아 참으로 횡포를 부리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그렇기에 많은 부작용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이 첫번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는데도 '나한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요.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비판적 의식을 길러 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되어 집니다. 이세상을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동물원 - 10점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논장

 

 

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10점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사계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