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풀꽃을 보다가 떠오른 생각

요즘 길을 걷다보면 풀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슷하게들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모양도 색깔도 조금씩 다른 꽃들이 저마다 자리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예쁩니다. 소란스럽지 않게 잘난척하지 않으며 겸손히 피워낸 꽃들이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는 걸음을 멈추게 만들 때가 많지요

 

꽃구경에 빠져 '저 꽃의 이름은 뭘까? 이름이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름 없는 풀꽃은 없다고 하잖아요.

 

 

<나태주의 '풀꽃' 시입니다. 출처: 다음검색>

 

 

저희 유치원에도 봄은 찾아왔고, 유치원 마당에 알락달록 예쁜 꽃들이 많이 피었습니다. 하루 걸러 새로운 꽃들을 발견할 때면 무슨 보물을 찾은 것 마냥 기쁘기도 했습니다. 이 기쁨을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싶어 '봄꽃 보물찾기'를 해보았습니다.

 

유치원 마당을 그냥보면 큰꽃들만이 눈에 들어오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래알만큼이나 작은 꽃들도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이런 작은 꽃들을 발견할 때면 정말 보물을 찾은 것 마냥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그렇게 저희 유치원 마당에는 봄꽃이 12가지나 있었습니다. 그 뒤로도 새로운 꽃이 피어나 종류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냥 보면 큰 벚꽃나무와 동백나무, 장미나무, 목련꽃만 있는 것 같은 마당에 12가지나 꽃이 있다니 아이들과 찾으면서도 감탄스럽더군요. 그러다 불현듯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 우리 아이들도 꽃들과 같겠구나!" 라고 말입니다.

 

눈에 띄는 큰 꽃들 처럼 눈에 띄게 잘하는 아이들은 주목을 받고 칭찬을 받습니다. 늘 예쁨을 받지요. 하지만 눈에 띄게 잘하는 것이 없는 아이들은 주목도 칭찬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치원 마당에서 찾은 봄꽃입니다.>

 

아이 한명한명 자세히 보면 아이마다 잘하는 것은 분명 있습니다. 아이 한명씩 온전히 봐라보지 못하고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잘함을 측정하니 못해보일 뿐이겠지요. 분명 아이마다 잘하는 것, 예쁨점이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잘함이 모래알 만큼이나 작다는 것은 바위 크기만큼이나 잘하는 아이와 비교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비교 대상이 없으면 모래알이 아닌 바위로 봐줄 수 있는 것일텐데도 말입니다.

 

큰꽃, 작은 꽃들이 피어나듯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자라겠지요. 그래서 이 사회에서 꽃을 피우며 살아갈 겁니다.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며 그렇게 어우러져서 말입니다. 그것을 우리 어른들이 조금은 알아주고 격려해주고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큰꽃들에만 집중하지 말고, 작은꽃들에게도 자세히 봐라봐 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