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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책에 감동 받고 감동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일 년 정도는 이리저리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리 하다 글쓰기,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소개하려는 책은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아가마중입니다. 얼마 후 결혼하는 자신의 손자가 결혼한다며, 앞으로 태어날 증손자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 말했다는 남다른 애정이 담긴 책이지요. 온 마음과 사랑을 담아 생명 탄생에 대한 경이로움과 삶의 지혜와 성찰을 고스란히 담은 책입니다.

 

책에는 아기를 잉태한 아기엄마가 열 달 동안 뱃속에 아기를 품으며 맞이하는 이야기, 옆을 지켜보는 아기아빠의 삶의 변화, 그리고 또 마지막으로 그 옆을 지켜보는 할머니의 마음까지 세 명의 가족이 아가를 맞이하면서 변화되는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을 이야기합니다.

 

생명을 맞이하는 엄마

 

내용은 이렇습니다. 골목 속의 작은 집 젊은 새댁이 아기를 뱄습니다. 첫아기라 준비가 대단합니다. 아기를 배고 웬만한 감기나 배탈은 약을 먹지 않고 견디던 엄마가 한 달에 한번 꼭 병원에 가서 아기가 잘 있는지 진찰을 받습니다. 아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맛있는 것도 잘 챙겨 먹습니다. 아기를 갖기 전에는 고된 일을 하는 아빠와 늙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 할머니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늘 찌꺼기만 먹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빛깔이 고운 과일, 싱싱한 생선 맛 좋은 것을 사양하지 않고 잘 먹습니다. 아기의 뼈와 피와 살이 될 걸 알기 때문이지요.

 

엄마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아기에게 가는 것을 알기에 좋은 생각과 넉넉한 마음을 가지려 합니다. 늘 자기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일하던 엄마가 마음이 넉넉해지니 세상을 봐라보는 눈도 넉넉해집니다. 집안뿐만 아니라 동네 골목도 쓸고, 신문 배달하는 소년에게 가장 아름답게 미소도 보냅니다. 집안뿐만 아니라 바깥세상도 찬란하게 만들어 줍니다.

 

엄마는 그 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아낌없이 헐어서 따뜻하고 편안한 아이옷과 이불, 베개, 목욕대야, 눈에 들어가도 따갑지 않을 비누까지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엄마의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으로 삽니다. 엄마의 주머니는 헐렁해졌지만 마음은 날로 가득해집니다.

 

세상이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아빠의 변화

 

아빠도 마음이 분주합니다. 이리저리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아기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아빠는 서투르고 어렵기만 합니다. 거기에다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믿음직스러운 것과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을 구별해 보게 됩니다.

 

 

 

 

 

동네 놀이터의 한쪽 줄이 끊어진 그네를 보니 아찔합니다. 아이가 탈 것이 상상되기 때문이지요. 신문에서 나오는 여러 안전사고도 눈여겨봐집니다. 이런 저런 환경오염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기가 생기기 전에는 늘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아이의 일로 생각되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이 세상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면 아빠는 아기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생각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길 참 잘했다 생각해주길 바라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세상의 믿음직스럽지 못한 일 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쳐 나갑니다. 동네 그네를 고쳤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아빠는 변하며 아기를 맞이하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살갗처럼 늙었던 마음이 살아나는 할머니

 

할머니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 태어나고 죽고 감을 수 없이 보아 오시는 사이 눈빛은 흐려지고 살갗은 고목나무 껍질마냥 찌들고 깊게 주름진 할머니지요. 하지만 할머니도 엄마, 아빠의 마음과 같습니다. 아기에게 줄 선물을 벌써부터 준비 중입니다.

 

그렇지만 할머니의 선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으뜸가는 이야기 선물을 몰래몰래 마련합니다. 할머니는 오래오래 살아오며 터득한 지혜로 이 세상의 모든 보잘 것 없는 사물도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 비밀을 아기에게 알려줄 생각으로 살아오며 잊고 지낸 죽어버린 이야기들을 다시 살려냅니다. 그것이 아기에게 꿈이 되는 열쇠가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기에게 들려줄 많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할머니도 살아납니다. 아기가 느낄 기쁨을 느껴보고, 황홀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몸이 늙은 만큼 마음도 늙어 기쁨도 행복도 딱딱하게 굳어져 두근대지 않았던 할머니의 마음도 두근거립니다. 찬란히 빛납니다.

 

아기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까지 세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디 이 세 명만의 이야기일까요. 생명을 맞이하는 모든 가족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가져야하는 마음가짐과 삶의 지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올 해 1월에 결혼한 신혼입니다. 아기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해야겠다 다짐하는 요즘 이 책을 접하고 참으로 좋았습니다. 생명을 맞이하는 기쁨을 잠시나마 느껴보며 행복했던 시간이었지요.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한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동화보다는 조금 긴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는 부모, 가족, 어른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가 마중 - 10점
박완서 글, 김재홍 그림/한울림어린이(한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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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07.26 20:18 신고

    허샘~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 했네요.
    신혼생활이 넘 잼있어 글쓰기도 잊었나요.
    좋은글 마이 올려 주셔요 ㅛㅛ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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