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들 이야기

선생님 내 동생 알죠?


아침에 우리반 지호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토요일 지호 여동생인 은우가 백일이었단다. 그래서 떡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싶어 아기스포츠단에도 보낼테니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기 아이만 잘 봐달라는 뇌물도 아니고 좋은 일이니 축하드린다고 감사히 잘 먹겠다고 하였다. 아기스포츠단은 스승의날은 물론이고, 어린이날, 생인날 같은 때도 학부모로부터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는다.



처음 동생이 생기고 얼마 동안에는 지호가 힘들어 했었다. 짜증도 많이 내고 어리광도 많이 피우고 말이다. 혼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고, 동생에게 관심이 다 간 것 같아서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던 지호가 요즘 정말 많이 변했다. 전에는 동생이야기를 안 꺼내더니 요즘에 들어서는 자주 동생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절정에 달했다. 

"선생님 은우 알지요? 봤지요? 선생님 이름 은자는 뭐예요?"
"은우 알지~선생님은 은혜은인데"
"우와 우리 은우하고 똑같네요"

"선생님 오늘 떡 이요 왜 가져 왔게요? 우리 은우 백일이라서 그래요"
"선생님 떡 먹어 봤어요? 맛있지요?"
"선생님 오늘 떡이요 누가 가져다 줬게요? 우리 고모가 가져다 준거예요"



이렇게 자랑을 하는데 나한테만이 아니다. 체육선생님들, 다른 반 선생님들까지 하루종일 그러고 돌아 다녔다. 지호의 마음이 열린 것이다.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많이 많이 축하한다고 은우에게도 꼭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일곱 살 우리반 지호의 싱글벙글한 표정이 아직도 내마음을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