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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책에 감동 받고 감동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일 년 정도는 이리저리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리 하다 글쓰기,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소개하려는 책은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아가마중입니다. 얼마 후 결혼하는 자신의 손자가 결혼한다며, 앞으로 태어날 증손자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 말했다는 남다른 애정이 담긴 책이지요. 온 마음과 사랑을 담아 생명 탄생에 대한 경이로움과 삶의 지혜와 성찰을 고스란히 담은 책입니다.

 

책에는 아기를 잉태한 아기엄마가 열 달 동안 뱃속에 아기를 품으며 맞이하는 이야기, 옆을 지켜보는 아기아빠의 삶의 변화, 그리고 또 마지막으로 그 옆을 지켜보는 할머니의 마음까지 세 명의 가족이 아가를 맞이하면서 변화되는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을 이야기합니다.

 

생명을 맞이하는 엄마

 

내용은 이렇습니다. 골목 속의 작은 집 젊은 새댁이 아기를 뱄습니다. 첫아기라 준비가 대단합니다. 아기를 배고 웬만한 감기나 배탈은 약을 먹지 않고 견디던 엄마가 한 달에 한번 꼭 병원에 가서 아기가 잘 있는지 진찰을 받습니다. 아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맛있는 것도 잘 챙겨 먹습니다. 아기를 갖기 전에는 고된 일을 하는 아빠와 늙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 할머니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늘 찌꺼기만 먹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빛깔이 고운 과일, 싱싱한 생선 맛 좋은 것을 사양하지 않고 잘 먹습니다. 아기의 뼈와 피와 살이 될 걸 알기 때문이지요.

 

엄마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아기에게 가는 것을 알기에 좋은 생각과 넉넉한 마음을 가지려 합니다. 늘 자기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일하던 엄마가 마음이 넉넉해지니 세상을 봐라보는 눈도 넉넉해집니다. 집안뿐만 아니라 동네 골목도 쓸고, 신문 배달하는 소년에게 가장 아름답게 미소도 보냅니다. 집안뿐만 아니라 바깥세상도 찬란하게 만들어 줍니다.

 

엄마는 그 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아낌없이 헐어서 따뜻하고 편안한 아이옷과 이불, 베개, 목욕대야, 눈에 들어가도 따갑지 않을 비누까지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엄마의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으로 삽니다. 엄마의 주머니는 헐렁해졌지만 마음은 날로 가득해집니다.

 

세상이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아빠의 변화

 

아빠도 마음이 분주합니다. 이리저리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아기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아빠는 서투르고 어렵기만 합니다. 거기에다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믿음직스러운 것과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을 구별해 보게 됩니다.

 

 

 

 

 

동네 놀이터의 한쪽 줄이 끊어진 그네를 보니 아찔합니다. 아이가 탈 것이 상상되기 때문이지요. 신문에서 나오는 여러 안전사고도 눈여겨봐집니다. 이런 저런 환경오염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기가 생기기 전에는 늘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아이의 일로 생각되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이 세상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면 아빠는 아기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생각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길 참 잘했다 생각해주길 바라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세상의 믿음직스럽지 못한 일 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쳐 나갑니다. 동네 그네를 고쳤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아빠는 변하며 아기를 맞이하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살갗처럼 늙었던 마음이 살아나는 할머니

 

할머니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 태어나고 죽고 감을 수 없이 보아 오시는 사이 눈빛은 흐려지고 살갗은 고목나무 껍질마냥 찌들고 깊게 주름진 할머니지요. 하지만 할머니도 엄마, 아빠의 마음과 같습니다. 아기에게 줄 선물을 벌써부터 준비 중입니다.

 

그렇지만 할머니의 선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으뜸가는 이야기 선물을 몰래몰래 마련합니다. 할머니는 오래오래 살아오며 터득한 지혜로 이 세상의 모든 보잘 것 없는 사물도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 비밀을 아기에게 알려줄 생각으로 살아오며 잊고 지낸 죽어버린 이야기들을 다시 살려냅니다. 그것이 아기에게 꿈이 되는 열쇠가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기에게 들려줄 많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할머니도 살아납니다. 아기가 느낄 기쁨을 느껴보고, 황홀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몸이 늙은 만큼 마음도 늙어 기쁨도 행복도 딱딱하게 굳어져 두근대지 않았던 할머니의 마음도 두근거립니다. 찬란히 빛납니다.

 

아기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까지 세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디 이 세 명만의 이야기일까요. 생명을 맞이하는 모든 가족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가져야하는 마음가짐과 삶의 지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올 해 1월에 결혼한 신혼입니다. 아기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해야겠다 다짐하는 요즘 이 책을 접하고 참으로 좋았습니다. 생명을 맞이하는 기쁨을 잠시나마 느껴보며 행복했던 시간이었지요.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한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동화보다는 조금 긴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는 부모, 가족, 어른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가 마중 - 10점
박완서 글, 김재홍 그림/한울림어린이(한울림)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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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원사랑 2015.07.26 2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샘~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 했네요.
    신혼생활이 넘 잼있어 글쓰기도 잊었나요.
    좋은글 마이 올려 주셔요 ㅛㅛㅛ.

제가 선생이다 보니 선생으로써 해야할 일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배움이라는 것이 어찌 한쪽에서만 일어나겠습니까 양쪽에서 일어나게 되어있지요. 한쯕으로의 일방통행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양쪽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선생도 아이도 치지지 않고 서로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아이들로 인해 배우기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모르고 있던 사실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또 어떠한 행동으로 인해 깨달음을 주기도 하지요. 또 아이들이 저를 챙겨 주고, 도와주는 일도 많습니다.

이렇게 매일 유치원 아이들과 생활하다 이번 여름방학때에는 '자전거국토순례'를 다녀오면서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큰아이들과 일주일간 함께했었는데요. 저에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소통과 다르게 큰아이들은 뭐랄까? 오히려 제가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도움과 보살핌(?)을 듬뿍 받고, 큰 가르침을 얻고 왔습니다.

선생으로써 잘해야지 하는 부담감이 컸던 나

자전거국토순례가 아이들에게도 큰 도전이었을테지만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말 큰 마음을 먹고, 대단한(?) 각오로 참가했었거든요. 제 인생에서 대단한 일을 해낸 하나의 큰 사건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니까요.



어쨌든 아이들을 인솔하는 지도자로 참가했지만 사실 정말 걱정되더라구요.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인데 아이들까지 챙겨야한다니 말입니다. 또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텐데라는 부담감이까지 더해지더라구요. 혼자 괜한 부담감을 만들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가기 한 달 전부터 완전 들뜬 마음이었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힘들었지만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힘들었던 만큼 성취감도 컸었거든요. 그래도 내가 힘드니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아이들을 못챙길때도 많았습니다. 역시나 였던 겁니다.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도 많이 나눴습니다. 어찌 참가하게 되었는지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도 많이 해주고 "파이팅!"도 외쳐가며 서로 함께 달렸지만, 몸이 힘들어지니 계속 뒤쳐지는 겁니다. 역시 아이들을 따라 갈 수가 없더군요.

계속 뒤쳐지니까 로드가이드 해주시는 지도자선생님이 제일 선두에 서라고 하셔서 선두에서면 나중에는 제일 뒷쪽으로 밀려나기 일쑤였습니다. 뒤로 쳐질때면 아이들 보기가 어찌나 민망하던지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아이들도 "에~ 선생님 또 만나네요ㅋㅋ"라며 놀렸습니다. 자기네들보다 못하는 선생님을 놀려보고도 싶었을 겁니다. "야! 나도 속상하거덩~! 놀리지마라!" 그러면서 우스갯소리로 넘기긴 했지만 진짜 속상했습니다. 선생으로써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었는데 자전거를 능숙하게 못타는 내가 얼마나 한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뒤쳐지던 선생님에게 '파이팅!'을 외쳐주던 아이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아이들의 말이 달라졌습니다. 자전거를 탈수록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에 상대방의 힘듬도 이해할 수 있었겠지요.


"선생님! 힘내세요 파이팅!"
"선생님 또 만났네요. 괜찮아요? 힘내세요!"

아이들이 저에게 힘이 나는 말을 해주는 겁니다. 선생인 내가 아닌 아이들이 저에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꼭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처럼 찌르르한 감동이 왔습니다. 아이들이 꼭 큰 어른같이 느껴지던 순간이었지요. 

그렇게 저는 뒤쳐질 때마다 아이들의 응원을 받으며 자전거를 달렸습니다. "응! 고마워~ 너도 힘내!"라면서요. 정말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멋진 장면이죠? 상상이 가시나요?         


선생님에게 먼저 물을 건내던 아이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면 늘 물이나 간식을 먹었는데요. 아이들은 늘 저를 먼저 챙겨주었습니다. "선생님~이거요"라며 자기 먹는 것 보다 저에게 먼저 건냈고, 또한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먼저 건내는 멋진 아이들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러지 않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자기 것을 먼저 챙기던 아이들이었는데 말입니다.

한 번은 33km 되는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달렸으니 아이들도 저도 지쳤었지요. 그때 간식 당번이 물을 가져오는데 물이 없다는 겁니다.

이틀 정도는 아이들이 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500ml 물 한병을 받아 다 마시면 다시 물을 채워 아이스 박스에 담아두었었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다시 가져다 마시고를 반복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전 쉬는 시간에 시간이 촉박해 물을 다 담아두지를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빈통이었던 거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불끈! 하더군요. 정말 정말 목이 말랐거든요. 다행히 물을 받아 오기는 했지만 차가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이었습니다. 그 햇볕 쨍쨍한 여름날, 자전거를 타고 마시는 물인데 미지근하니 아이들 얼마나 짜증이 났겠습니까? 아이들도 저도 막 투덜대고 있었는데 우리 조장이었던 고등학교 1학년 종윤이가 그러다라구요.

"이거라도 감사하고 그냥 마시자"

아이들도 저도 모두 투덜거리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물을 마셨습니다. 그 순간! 제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인 내가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불끈한 마음을 가라앉혔어야 했는데 고등학생인 종윤이보다 더 못난 사람이었던 겁니다. 참 멋진 고등학생이지요?  
 

부끄러웠던 나

 

그렇게 아이들은 서로를 더 많이 챙겨주고, 응원해주었습니다. 물론 저에게까지도 말입니다. 시간이 갈 수록 아이들은 더욱 더 잘해갔습니다. 밥먹고 씻는 것까지 말하지 않아도 동생들을 챙겼지요. 

저 정말 부끄러웠겠죠? 그런데도 아이들은 자전거 국토순례가 끝난 뒤 저에게 고마웠다 인사를 하였습니다. 전화로, 페이스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서 말입니다. 그 마음을 저에게 전해주는 겁니다. 정말 고마운 사람은 저인데 말이죠. 

620km를 함께 완주한 아이들, 조금은 모자란 선생이었기에 아이들이 생각하는 권위적인 선생님이기보다 친근하지 않았나 싶기도합니다. 그래서 선생이라기 보다 함께한 동료가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한마디하고 싶네요.

<저전건 국토순례에 참가한 우리들입니다.>

멋진 아이들~종윤이, 건호, 지환, 건우, 효준, 창준, 성민, 현석, 성재, 건모, 민영, 소연아~ 정말 고마웠어! 너희들이 있었기에 선생님도 잘 해낼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우리는 대단한 일을 해낸 멋진 사람들이야! 이제는 못할 것이 없다고 했던 너희들이잖아! 선생님은 언제나 너희들을 응원할거야~ 사랑해~ 장한 우리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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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에는 교과부에 글이 실렸습니다.
선생님을 반성하게 해준 진짜 선생님-http://if-blog.tistory.com/1303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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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오나 2011.08.24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때에 이렇게 부쩍부쩍 자라주는 군요.
    몸 뿐 아니라 마음이 더 커진 그런 여행길이었던 듯합니다.

  2. 이츠하크 2011.08.24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선생님 힘내세요!"를 아이들에게 들으신 기분 조금 이해합니다. 좋은 경험, 좋은 글, 좋은 제자들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hopeplanner 2011.08.24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참 좋은 선생님이신듯^^

  4. 이종윤 2011.08.24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흐...부끄럽게 ㅋㅋ 선생님이 최고였어요!! 그떄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ㅎㅎ

  5. 김다윤 2011.08.25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멋지세요....저두 담에 다윤이랑 꼭 자전거여행을 다녀 볼 생각인데...
    몸이 힘들때 맘이 자란다고 하더라구요...
    평생을 함께할 좋은 추억을 만든것같아 부럽네요...

반찬투정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합니다. 어릴적부터 반찬투정을 하였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당연히 하는 이치겠죠? 반찬 투정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 부모가 집안 일을 안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풍족한 가정에서 자랄 수록 또 오냐오냐 키운 아일수록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은, 내가 이것을 먹기까지의 수고로움을 모른다면 투정은 늘수 밖에 없고, 감사함도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농부님의 정성을, 장사하시는 분의 수고로움을, 요리를 만든 사람의 사랑을 안다면 "맛없다! 밥찬이 이것 뿐이냐!" 라는 말은 쉽게 할 수가 없을 겁니다. 

반찬 투정을 못하게 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요리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리마다 다르겠지만 하나의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거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 음식의 소중함과 수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아울러 직접 만들어 본 음식에 흥미가 생기는 것은 기본이구요.

지난 주에 아이들과 여름캠프에서 국수 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여름캠프하면 물놀이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하필 하늘에 구멍 난 것 처럼 비가 내리더라구요. 덕분에 비소리 들으며 많은 시간을 방에서 지내야 했기에 국수 만들기는 참으로 재밌었습니다.


우선 요리수업에서 선생님은 보조 역할을 하고 아이들이 많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럴려면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요리수업 생각보다 힘들거든요. 무작위로 이루어 져서는 안됩니다. 씻고, 다듬고, 썰고, 조리하고를 누가 할지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맛은 두배가 됩니다. 설령 맛이 없다할지라도 모두가 힘을 합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만들었기에 아이들에게는 맛이 없을수가 없습니다. 요리를 하며 참을성을 길러주고, 함께하는 사회성과 배려심을 길러 주기에 정말 좋습니다.

국수재료는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 노른자와 흰자 지단, 호박볶음, 김치볶음, 양념간장, 그리고 김가루 입니다. 우선 육수는 먼저 우려 식혀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호박을 씻고, 돌아가며 채를 썰었구요. 김치도 볶아야 겠지요.

아이들 인원이 많기에 정말 참을성이 필요합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말입니다. 국수가 다 되기까지 기다리는 아이들도 힘들겠지만 정말 못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도 힘듭니다. 제가 막 해버리고 싶거든요. 아이들만 참을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은 더 더욱 필요합니다.ㅋ 

그러곤 재료를 볶았습니다. 소금도 적당히(적당히가 제일 어렵다더라구요.) 넣었지요. 아이들은 볶을 때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웁니다. 그럼 정말 맛있어 집니다. 모두의 마음이 들어가니까요.

호박이 다 볶아지고 맛도 보았습니다. 호박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신기하지요? 나의 정성이 들어갔기에 편식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유정란은 제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서 구웠습니다. 요건 조금 위험하니까 선생님이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곤 조금 식혀 아이들이 자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쯤되면 아이들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도달합니다. 계란 먹고 싶다고 난리가 나거든요. 그래서 요것도 맛을 보았습니다. 집에서 먹는 달걀프라이 하나 보다도 백배는 맛있었을 겁니다. 

김도 구워서 가위로 가르고, 양념간장은 급식선생님께서 만들어 가져다 주셨고, 국수면도 끓는 물에 삶아 차가운 물에 씻었습니다. 그럼 아이들 손맛, 선생님 손맛, 급식선생님 손맛까지 모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드디어 국수 완성! 정말 국수가 이렇게나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국수를 어른 만큼 먹습니다. 이렇게 만든 국수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요리수업으로 음식의 소중함도 알아가고,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도 느껴보고, 편식에도 도움이 되니 더욱 좋습니다.

저희 급식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음식은 사랑을 담아 만들지 않으면 먹는 사람도 맛이 없지만, 사랑을 담아 만들면 내 사랑을 사람들이 먹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요리를 해야 한다구요. 이 마음을 아이들도 조금은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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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복이 2010.07.19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빡시게 땀 좀 흘려봐야~~아~~~이래서 음식은 소중한거구나...하고 맛있게 묵을끼야?ㅋㅋㅋ
    정말 맛있었겠어요..국수가 급땡기네..ㅎㅎ
    세살버릇 여든간다고 편식이 더욱 그런거 같아요..;
    제 주변을 봐도 어려서 편식하던 습관이 커서도 많이 안고쳐 지더라고요;;
    암튼 오늘은 초복이라 국수는 좀 글코 보양식 잘 챙겨드셔서 무더위를 이겨내시길~^^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08.02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편식하는 습관은 어른이 되어도 바뀌기 힘들지요.
      어릴때 잘 먹다가도 청소년시절 그 문화에 길들여져 잠깐 일탈했다가도 다시 어른이 되면 돌아오더라구요.
      그래서 어릴적 식습관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 중복도 지나고 말복 남았네요 말복은 보신탕인가요? ㅋㅋ 초복님도 더위 조심하시구요~감사합니다~

  2. 동백나무 2010.07.19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키우면서 같이 하는 과정은 없었는데,
    일찍이 밥을 하게 했습니다. 초등 3학년부터요.
    엄마가 직장을 다니냐구요? 아닙니다.
    지금은 중3인데 간단한 요리도 하고
    바쁜 아침시간에는 엄마 밥도 챙겨줍니다.
    그래도 잘은 먹는데 냄새에 민감해서 안 먹는게 많습니다.

  3. 돌이아빠 2010.07.19 1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아들 녀석도 다섯살인데 요미요미라는 곳을 다닙니다.
    미술이랑 요리를 직접해보는 곳인데 요리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ㅎㅎ

  4. chang희 2010.07.23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수가 갑자기 먹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풍족하게 자라진 않았지만 엄마가 집안일을 안시켜서 제가 편식을 하는것인가요? ㅋ 근데 제가 아는 아주 예쁜 애기도 편식이 점점 심해질려고 하더군요ㅋ 집안일을 좀 시켜볼까요?^^ 글고 저한테 밥 차려주시는 분도 사랑을 담아서 하시던데 왜 별로 맛이 없죠? 제가 사랑을 사랑으로 먹지 않아서 그런가요? ^^;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08.02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그글보니 웃음이 절로 납니다~ 사랑이 마구 느껴지는데요. 애기는 조금 크면 나아질거예요~ 엄마아빠가 편식없이 잘 먹는다면 말이지요~ 노력하셔야 겠어요 ㅋㅋ
      아이엄마가 요리를 맛있게 한다면 더욱 좋을텐데 그건 아닌가봐요~ㅋㅋ 일단 조금 맛잇더라도 "오늘은 간도 잘되고 맛있네"라며 칭찬을 자주 해보세요. 요리 실력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부인을 춤추게 만들어보세요~ㅋㅋ

  5. 행복님 2010.07.31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미 선생님의 아이들 사랑 하시는 마음과 아이들의 맑은 눈빛이 녹아 어울어진 그 국수 맛!
    이곳 중국에서 상상만 해도 한입 가득 군침이 도네요.
    Chang희님
    밥 차려 주시는 분 자랑. 이런식으로 표현 하는 방법도 있군요.
    Chang희님은 벌써 사랑을 사랑으로 먹고 있는것 같습니다.
    은미 선생님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과 꿈을 마음껏 펼쳐 나가시길 응원 합니다.

노래는 유치원 수업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신나는 시간입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흥에 겨워지고, 몸이 들썩들썩 춤을 추게 되고, 노래는 한곡, 두곡, 세곡 점점 늘어갑니다. 물론 흥에 겨워 졌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노래는 잘부르는 것보다 신나게 부르는 것이 좋다.

저희반 아이들은 노래 부르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제가 피아노를 치면 목이 터져라 불러댑니다. "노래는 크게 부른다고 잘 부르는게 아니야 듣기 좋게 불러야 하는거야" 그렇게 말하곤 했는데요. 생각해보니 노래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듣기 좋은 적당한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들더라구요. 

아이들을 억제하고, 속에서 일어나는 흥겨움을 죽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노래부르기 만큼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지요.
노래를 잘부르는 것보다 즐겁게 신나게 부르는 것이 더욱 중요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저희 아이들 노래를 부를 때 목이 터져라 부르는 것만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돌아더니며 춤도 춥니다. 어떤날은 책상을 펴놓고 노래를 불렀는데요. 책상위에 올라가 손으로 마이크 잡는 흉내를 내며 두눈을 감고 노래에 심취한 듯 가수처럼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우습던지 참으로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작년에는 노래만 부르면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들고와 연주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어떤날은 돌아가며 지휘자가 되어 보기도 하고, 공동체별로 노래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춤추고 돌아다닐 때는 
사실 정신이 없을 때도 있는데요. 선생님 자체가 이것을 즐기지 않으면 아이들을 혼내는 시간이되기 쉽상입니다.

또박또박 바른자세로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잘하는 거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흥을 살려주고,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을까 생각합니다.



노래를 가르치려 하지말고, 아이들이 즐기도록 해야한다.

저희는 아이들이 쓴 시로 노래를 만드신 백창우선생님 노래를 즐겨부르는데요. 아이들의 말에는 꿈과 삶이 녹아들어 있다 생각을 하거든요. 참으로 재미난 노래도 많구요. 또 백창우선생님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예전 백창우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었는데요. 아이들에게 노래가르치기에 대한 생각을 확 바꾸는 계기가 되었었지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려고 하지말고, 즐기도록해야한다. 한소절씩 또박또박 가르치기보다 평소에 연주를 하거나 음악을 틀어놓아 아이들 귀에 익숙해지도록하고, 선생님의 육성으로 자주 불러주라. 최고로 좋은것이 선생님의 목소리이다. "


또 노래에 얽매이지 말고 가사를 반댓말로 바꾸어도 불러보고, 음을 달리해서도 불러보며 자유롭게 하라고도 하셨지요. 아이들이 그렇게 부를 수 있다는 것은 노래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만 가능하다고, 창의적인 활동은 이런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피아노를 잘치지는 못합니다. 정말 동요수준인데요. 그래도 아이들은 우리선생님 피아노 잘친다며 좋아하고, 자유활동 시간 때 피아노 연주해달라면서 노래부르기를 좋아합니다. 피아노를 잘쳐야만 노래를 즐길 수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가끔씩, 아니 자주 아이들에게 말할때 노래부르듯이 말하곤 하는데요. 그런 것도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할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치원에 아이들의 노래소리와 웃음소리가 넘쳐나길 바래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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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방뜨신손난로 2010.07.05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팬으로서 선생님 포스팅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라왔군요~!!!
    그간 안녕 하셨으리라 믿어요~
    사진에 붉은악마 티 입은 애기는 락커의 소질이 보이는군요..ㅋㅋ
    선생님 반 애기들은 정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날 것 같아 보여요~
    선생님같은 어른만 있음 머지않아 유토피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2. 달뜨다 2010.07.06 0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포스팅을 시작하셨네요.
    한 동안 뜸해서 약간 서운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얼마 전 햇살이 따스한 날 아이들과  선책 갔을 때의 일입니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면 마냥 신이 나는가 봅니다. 해맑은 모습으로 뛰어 다니고 친구들과 의논해 보물을 찾으러 다니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친구들과 놀이를 만듭니다.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놀잇감이 무궁무진 하기에 이렇게 밖에서 놀이를 하면 싸울일도 드뭅니다.

자연에서 뛰어 노는 것, 아이들에게 자연만큼 좋은 친구는 없는가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놀이를 할때면 저는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과 놀기도 하는데요. 사실 아이들의 에너지를 따라가려면 힘이 부칠때가 있지요. 그럼 놀다 사진찍고, 놀다 사진찍고룰 반복합니다.

이날도 아이들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있는데 한 아이가 저를 부릅니다.



"선생님 지금 뭐하는 거게요?"
'음...뭐하는 거야?"
"불 피울라고요. 이렇게 하면 불이 생겨요 맞죠?"


하는 겁니다. 가만히 보니 불이 잘 붙을만한 나뭇잎을 모아 놓고 나무막대로 마구 비비고 있는 겁니다. 아주아주 진지한 자세로 말입니다. 눈빛이 반짝반짝 살아있었습니다. 정말 불이 피어날 것만 같았지요. 아이 세명이 그러고 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안될거라고 차마 입이 안떨어지데요. 그래서 될수도 있을거라며 응원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잘 안되니 다른 나무 막대로 바꾸어 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불이 붙을리가 있나요. 한 참을 그렇게 놀다가 나무막대를 가지고 장난을 치더니 다른 놀이를 찾아 떠났습니다.

실패해서 조금은 실망했을 테지만 괜찮습니다. 또 다른 놀이가 아이들의 친구가 될테니까요. 이것은 작은 실페에 불과 하지만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더 큰 실패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실패들의 경험이 없고, 이것을 이겨내 보지 않았다면 작은 실패에도 큰 좌절을 경험하겠지요.

그렇기에 아이에게는 실패해보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무엇이든 잘해서 칭찬만 받고 살다보면 작은 일에도 더 큰 좌절을 느끼겠지요. 사람마다 경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뭐 그깟일 그래" 할 것이 못됩니다.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그에 따른 고유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 과정을 겪어야만 진정한 내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건강한 아이로 커가리라 기대해 봅니다.

아 ~ 한 가지 더 정말 아이들은 나무가지로 불을 붙이지 못하였을까요?
어른들 눈에는 불이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벌써 여러번 불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아이들은 나무가지를 비벼서 불을 붙이는 상상을 즐기면서 충분히 놀았으니까요?



Posted by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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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심원 2010.04.26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뭇가지로 불을 피운다!?
    배운것과 실제 해보는 것은 엄청 차이겠지요.
    불조심은 해야겠지만 정말 따라해보고 싶네요 ㅎㅎㅎ.

  2. 아미누리 2010.04.29 1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무의 좁은 홈에 나뭇가지를 빠르게 비벼서 불을 붙이기란..
    정말 힘든일이죠 ㅎㄷㄷ

벚꽃이 환창일 때 아이들과 봄을 느끼기 위해 산책을 나왔습니다. 지금은 벚꽃이 다 져버리고 초록잎이 돋아났는데요. 햇님 보기 힘든 요즘 '아~그날 봄을 찾아 나섰길 다행이다'싶은 마음이 듭니다.

저희 유치원 앞에는 기차길이 있습니다. 산책을 나갈때면 기차길을 따라 아이들이 '기차'가 되어 걸어가는데요. 이 기차길은 1년에 기차가 몇 번 지나지 않아 아이들과 인도로 걷는 것 보다 안전합니다. 차가 지나다니질 않으니까요.


기차길에는 봄을 알리는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활짝 핀 벚꽃, 매화나무 분홍꽃, 노란 유채꽃, 기차레일 틈에 핀 보라색 제비꽃, 예수님 얼굴을 닮았다는 파란 무슨꽃(이름이 기억이...)과 이름 모를 풀꽃들이 참 많았습니다.

인공으로 만든 공원 같은 곳에는 잔디가 잘 자라고, 풀들이 나지 않도록 제초제를 뿌린다고 하지요. 기차길 주위에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덕분에 아이들과 여러 풀꽃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기차길인지 모릅니다. 

길을 걷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보물을 발견하면 아이들과 웅성웅성 모여 신기한듯 관찰하고 또 길을 걷다 멈추고, 학교 담벼락 뒤에서는 축구공도 하나 주웠습니다. 완전 보물발견이었지요.



기차길(이 길이 임항선이라고 해요.)을 따라 우리가 도착한 곳은 마산시립박물관 근처 환주산이었습니다. 등산까지는 못하고 일단 시립박물관 앞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이 놀만한 적당한 곳을 찾아야 했기에 이리저리 둘러보았지요. 박물관 앞에는 일하시는 직원분이 계셨는데, 우리반 현민이가 어떤 아저씨를 막 부르는 겁니다.

(시립박물관이 있는 환주산이예요. 문신미술관도 있지요.)

"아저씨 우리아빠 여기 박사님이예요' 라면서요. 그때 아차! 싶더군요. 현민이 아버지가 시립박물관에서 연구하신다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조금 있으니 현민이 아버님도 나타나셨습니다. 직장 동료에게 들으셨겠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인사드리고 뿌듯해 하는 현민이와 함께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밴치가 있는 약간 넓은 공간을 아이들과 놀고 가기로 했습니다. 놀잇감은 무궁무진합니다. 나무작대기, 여러 나뭇잎, 많은 솔방울, 그리고 최고의 놀이감 흙, 적당히 오르고 뛰어내릴만한 곳 등 아이들 신이 났습니다. 장난감을 서로 할거라고 싸울일도 없습니다. 사방에 널려있으니 말입니다. 역시나 밖에 나오니 싸울일도 없고 아이들, 선생님 모두 행복합니다.




솔방울을 밴치에 모으는 아이, 나무막대를 종류별로 모으는 아이, 나무작대기의 모양별로 의미를 부여하는 아이(특히 총, 칼이 많지요), 바닥에 그림그리는 아이, 신기한 나뭇잎 종류별로 모으는 아이,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는 아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아이하며 놀이감을 찾느라 탐색 중인 아이 가지각색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놀고, 다시 기차길을 따라 유치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만하면 봄을 느꼈겠지요? 어제는 비오더니 오늘은 날씨가 흐리네요. 산책갔던 이날이 그립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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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괴나리봇짐 2010.04.23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언이 시언이도 어제 소풍을 다녀왔지요.
    아주 신나게 놀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영언이왈.....
    "선생님이 나보고 2등이라고 그랬어..." 라며 시무룩하네요.
    2등이면 어떻고 1등이면 어떠냐고 얘기해도 시무룩...
    1등해야 한다고 압박 준 적도 없는데,
    이렇게 소심한 것도 유전이겠죠?^^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04.26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전 작년에 졸업한 아이가 학교에서 달리기 시합으로 3등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고 했더래요. 이런말을 했다고 부모님이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3등했지만 괜찮아 이기고 지는게 중요한게 아니니까"라구요.

      몇등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즐겁게 하는게 중요한 거라고 지금처럼 말씀해 주신다면 괜찮아 질거예요 영언이도 언젠가는 이런말을 하지 않을까요? ^^

  2. 은숙 2010.04.24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아이들이 귀엽다
    언니 글 재밌다
    일이 많아서 힘들지
    힘내라~~
    사랑해 언니야 ♡

유치원은 다섯살 부터 일곱 살 아이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반은 대부분 연령별로 나뉘어 집니다. 다섯살은 다섯살 아이들끼리, 일곱살은 일곱살 아이들끼리 말입니다. 나이가 다른 아이들이 한데 섞여 지내는 합반은 드문편입니다.

저는 일곱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요. 올 해는 저희 반에 다섯살 아이가 함께 있습니다. 왜냐구요? 다섯 살이면서 다섯 살 반에 안 가려고 해서 말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올 해 저희 유치원에 일곱살 오빠와 다섯 살 여동생이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보성이는 여섯 살때도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올해 다섯 살반에 동생 유나도 입학하였습니다.

당연히 보성이는 7세 바다반으로, 유나는 5세 시내반으로 가야하는거지요. 그런데 동생 유나가 유치원에 오던 첫 날부터  자기반인 시내반(5세)으로 가지 않고 오빠를 따라 바다반으로 오는 겁니다.

동생들이 시내반 선생님만 나타나면 기겁을 합니다. 혹시나 오빠만 놔두고 자기를 데려갈까봐 말입니다. 꼭 다섯살 담임선생님이 무서운 도깨비가 된 듯합니다. 잡아가지도 않는데 정색을 하니 참 난감한 상황이지요.
<유나예요. 지금은 "근데요~"하고 있는 중>
이유는 간단합니다. 함께 있으면 든든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오빠가 바다반에 있으니 혼자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시내반에는 불안해서 가기 싫은 겁니다. 생전 처음으로 엄마와 헤어져서 오게된 낯선 유치원에 유일한 피붙이인 오빠가 일곱 살 반에 있으니, 자기 교실로 내려가기 싫은거지요. 

그럼 억지로 때야 할까요? 그럴 수는 없지요. 아이의 불안만 심해질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우리 오빠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진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이 들고, 오빠를 의지하지 않아도 혼자힘으로 지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결국 다섯 살 꼬맹이들은 나중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스스로 자기반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어린 아이를 돌보느라 큰아이들이 피해보는게 아니냐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유나 부모님도 저에게 죄송하다 연거푸 말씀하십니다. 과연그럴까요? 물론 인원이 늘었으니 손이 더 가는 부분도 생기겠지요. 그런데 그건 좋은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곱 살도 어린나입니다. 다섯 살에 비해 겨우 두살이 많은데도, 일곱 살 아이들은 동생이 오면 정말 형아, 오빠 노릇을 잘합니다. 정말 듬직한 모습으로 동생을 챙겨주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르쳐 줍니다. 친구들에게 하는 행동과는 또 다릅니다.

<캠프가서 오빠보다는 잘 챙겨주는 다른 언니오빠들과 놀았어요.>

일곱 살 반에서 지내는 동을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동생보다 잘하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나름의 성취감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동생은 그런 배려심을 형아 오빠들에게 받으며 서로 서로 배웁니다.
 
한편, 유나 역시 다섯살반 친구들과 있을 때보다도 어떤면에서는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오빠에게서 떨어지기 싫어서, 혹시 일곱 살 형이나 언니 보다 못하면 자기반으로 가라고 할까봐 그러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일곱 살 아이들과 같이 노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신체활동도 합니다.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한데도 물어보면 절대로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다섯 살 꼬맹이가 저희 반에 같이 섞여있어도 다른 분들이 걱정하는 것 만큼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형아와 동생들의 생활에서 서로에게 더 큰 배움이 일어나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유나처럼 오빠와 헤어지기 싫어서 저희 반에서 생활하던 주현이는 2주일쯤 저희반에서 지내다가 자기반으로 스스로 내려갔습니다. 일주일 정도 일곱 살 반에  있다가 다섯 살 반으로 내려가더니 다시 올라오고, 다시 왔다 갔다를 반복하더니 이제는 자기반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나는 아직도 저희반에 있습니다. 입학한지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말입니다. 꽤 오래가는 편이지요. 사실 졸업할 때까지 함께 있어도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연령별에 맞추어 수업을 하고, 유치원 체계가 그렇다보니 요즘은 시내반 선생님과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형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유나가 씩씩해져서 시내반에 갈 수 있도록 해주자며 화이팅도 외쳐주고, 시내반에서 재미난 활동으로 유나를 유혹하게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천천히 기다려 보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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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괴나리봇짐 2010.04.16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집 세살짜리 시언이는 다섯살짜리 영언이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버스 탈 때 말고는 서로 만날 일이 없다고 하네요.
    뭐 독립심이 있어서 좋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둘 사이가 별로랍니다.
    둘 다 똑같겠습니다만 시언이가 좀 '행패'(?)를 부리는 편이죠.
    언니랑 조금만 마찰이 있어도 바로 주먹이 날라가니까요.^^
    어제는 둘 다 아파서 집에 뒀는데
    아이 돌봐주는 아주머니 말로는
    둘이 거의 같이 놀지를 않았답니다.
    좁은 집구석에서 혼자 놀았다는데
    설마 커서까지 그러지는 않겠죠?
    지금은 시언이가 말도 잘 못하고 의사소통능력도 떨어지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나저나 유나는 세상살이가 든든하겠습니다. 하하.

  2. mindman 2010.04.16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딸이 어렸을 때, 언제나 오빠와 함께 다니길 원했죠.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저번 달은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춥고, 정말이지 봄은 언제오나 기다려만지던 봄이었는데요. 이번 주는 봄이 마구 느껴지는 따뜻한 햇살이 한 가득입니다.

유치원 앞 마당에 꽃나무들이 많은데요. 꽃들은 언제 피려나 했는데 햇살이 비치니 눈깜짝할 사이 꽃이 정말 화알짝 피었습니다. 특히 벚나무가 말입니다. 보고 있으면 활짝 핀 벚꽃처럼 제 마음도 화알짝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아이들과 차명상을 해보았습니다. 이맘때가 아니면 마실 수 없는 목련꽃으로 말입니다. 꽃은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요. 하얀 목련꽃으로는 차를 우려 먹을 수 있습니다. 목련꽃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꽃향기 가득한 목련꽃차를 마시면 내 마음이 꽃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과 산책을 나가 목련꽃을 구해왔는데, 유치원 위치가 예전과 다른지라 아이들과 함께 나가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이 일하는 선생님이 구해주셨지요.

꽃도 생명이지요?

우선 아이들과 둘러 앉아 꽃을 보고, 만져도 보고, 향기도 맡아 보았지요. 그리곤 꽃잎을 한장, 한장, 때어냈습니다. 왠지 해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꽃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드는데, 역시 우리 아이들 "꽃도 생명이지요?" 물어 봅니다.


"맞아 꽃도 생명이지.. "
"그럼 생명을 죽인거네요"
"음..선생님이 꽃을 꺽었으니까 생명이 죽은게 맞지..
"에~꽃 불쌍하다"
"그런데 이렇게 꽃을 꺽어서 그냥 버리면 생명이 정말 죽어버리는 거지만
 우리가 이렇게 꽃을 차로 우려 마시면 꽃이 그냥 죽어버리는게 아니야
 내 몸에 속에 들어와 내생명이 살아 갈 수 있게 꽃이 나에게 생명을 주는거지"


말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생명의 순환을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마 감으로 이해한 아이도 있고,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겠지요. 그래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헛되이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꽃잎을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내고, 꽃잎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투명한 주전자에 많이 뜨겁지 않은 물을 부었습니다. 조금 지나니 흰꽃잎이 갈색으로 변하더군요. 그리곤 아이마다 조심스럽게잔에 따라주었습니다.


꽃 향기보다 진한 목련꽃 차향기

아이들은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천천히 향기를 맡으며 차를 마셨습니다. 그냥 목련꽃 향기를 맡을 때보다 차로 우려내니 꽃향기가 더욱 진했습니다. 입안에 봄이 가득한 것 같았지요. 차명상 후 느낌나누기를 했습니다.


"꽃향기가 좋아요"
"따듯한 꽃 먹는거 같아요"
"마음이 따듯해요"
"입안에 계속 꽃향기가 나요"
"진짜 맛있어요"


저 마다 표현이 참 이쁩니다. 목련꽃이 다 떨어지기 전 봄향기 가득한 목련꽃차 마셔보세요. 사랑을 나누면서요^^ 지금이 아니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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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아나 2010.04.14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목련을 차로 우려 마실 수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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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에 지쳐버린 나 3년만에 글을 써봅니다. 다시 글을 써볼까 싶어 티스토리에 로그인을 하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여러 인증을 거치더군요. 티스토리 발행글을 보니 260여개....내가 언제 저렇게 많은 글들을 썼을까...저런..

결혼 10년만에 처음으로 신랑에게 받은 편지

가족 중 엄마와 둘이서만 떠나는 여행 지난 주말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 '엄마랑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엄마랑 캠프는 다른 가족은 제외하고 엄마와 아이 둘만이 떠나는 여행이지요. 친구들과 또 친구 엄마들과 함께 말입니다. 엄마..

과자 한봉지로 라면 끓이기 도전!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는 1년에 한번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이라는 것을 합니다.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이란 요즘 오염된 먹거리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가정의 생활을 돌아보며 바른 먹거리로 아이들을 키워내자는 활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