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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선생님

엄마가 두명? 어떤일이 있었기에... 저희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릅니다. 선생님이 엄마 같고, 엄마처럼 친한 친구 같은 선생님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지요. 며칠 전 "은미엄마"라며 저에게 다가와 한아이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은미엄마!" "응?" "있잖아~ 나는 엄마가 두명이면 좋겠어" "엄마가 두명? 왜?" "엄마가 두명이면 한 명은 잘 때 나랑 같이 있고, 한 명은 일하러 가면 되잖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엄마가 일하러 가셔서 늦게 오시니 잠을 잘 때 옆에 엄마가 있을 수가 없었던 거지요. 그런 마음에 저를 쳐다보니 생각이 났던 모양입니다.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또하나 있으니 말이지요. 해맑게 웃으며 아주 기발한 생각이 난 것 마냥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는데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요. 유치원에서나마 또 하나.. 더보기
선생님 머리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 저는 긴 파마머리입니다. 생각해보니 꽤 오랫동안 굵은 웨이브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짧은 머리는 잘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이 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가끔은 단발머리를 해보고 싶지만 용기를 못내고 유지하고 있지요. 친구들과 직장 동료샘들은 머리빨(?)이라 놀리지만! 상당 부분 인정합니다. 하하하하 그렇다고 이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어쨌든, 제 머리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좀 있습니다. 뭐 씁쓸하긴 하지만 저의 존재가 아니라 머리카락이 인기가 좋다는 말입니다. 제가 자리에만 앉았다하면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제 머리로 달라(?) 들거든요. 우리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여자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남자아이들도 못지 않습니다. 선생님 긴머리가 좋아요. .. 더보기
결혼도 안한 유치원샘이 엄마라고? 저희 유치원 아이들은 선생님을 부를 때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보다 “엄마”, “아빠”라고 더 많이 부릅니다. “은미엄마~”라며 이름을 넣어 부르기도 하구요. 물론 엄마나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부터는 모두 반말입니다. ‘엄마’라고 부르듯이 정말 엄마에게 말하는 것처럼 아주 다정다감하게, 사랑스러운 어리광쟁이처럼 말합니다. 뿐만 아이라 혀까지 짧아집니다. “엄마~나 어제 요기 다처쪄” “오디? 요기? 음~아파께땅~엄마가 호해주까?" “응” “호오~얼른나아라~”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 줄때는 대화가 대부분 이렇습니다. 옆에서 보면 ‘어우~닭살이야~’ 이럴지도 모르지요. ‘아빠’선생님께도 마찬가지구요. 참! 저희 유치원에는 남자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시거든요. 원장님 포함이요. 뭐 여자아이들만 그렇게 하겠지 생각하.. 더보기
이런 유치원선생님 해보실래요? 1. 밥 잘 먹고 똥 잘 누는 아이 2. 좋은 먹거리와 나쁜 먹거리를 구분할 줄 아는 아이 3.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 4. 평화를 사랑하고 스스로 평화로운 아이 5. 이웃과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 6. 신명나게 놀 줄 아는 아이 7. 서로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아이 8.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 9. 쉽게 포기하지 않는 아이 10. 인사를 잘 하는 아이 11. 용기 있는 아이, 자신감 있는 아이 12. 사물을 세심하게 볼 줄 아는 아이 이게 뭐냐구요? 저희 유치원의 '어린이 상'입니다. 재밌죠? 특히 1번이요^^ 이것은 저희 유치원이 이런 어린이로 가르치겠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겁니다. 저희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깊은 고민이 느껴지시지.. 더보기
TV동화, 조금 부끄러웠던 두번째 이야기 지난달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두번째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첫번째 작품에 이어 얼마지나지 않아 방송되었었지요. 두번째 이야기는 선생으로써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라 쓸까말까 고민하다 기록으로 남기려 적어봅니다. 첫번째 작품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일곱살아이들과 팔용산 정상에 올랐던 이야기였습니다. 힘들지만 함께 이겨나가며 아이들이 느끼고 배웠던 그 감동을 글로 썼었는데 그것이 발탁이 되어 에니메이션동화로 만들어지게 되었었지요. 만들어지기까지 제작기간이 5개월이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작품을 보던 날 심장이 두근두근하더라구요. 내용의 많은 부분이 빠져 조금 아쉽기는 했었지만 보는내도록 뿌듯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또 내글이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또 공중파 방송에 나오니 그 설레임과 감동이 대단하지.. 더보기
못난 선생이 된 것 같아 좌절했던 날 선생은 어떤 사람을 말할까요? 한자 뜻 풀이를 보면 선생이라는 말은 먼저 선(先) 날생(生)입니다. 가르치고자 하는 것을 먼저 삶으로 보여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선생은 말로만 하는 가르침이 아닌 생(삶)으로 보여줘야하기에 어찌보면 완벽한 인간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할 수가 없지요. 어찌 선생이라고 말하는 것을, 가르치고자 하는 것을 모두 지키며 살 수 있을까요? 정말 매력 없는, 인간미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선생이 아닐런지요. 아니 그렇게 합리화하려는 제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선생이라면 말만이 아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지요. 말로 가르치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기란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걸 알기에 많은 부분을 지키며 사는 사람을 사람들은 존경하고 따르지 않나 생.. 더보기
내 아이, 편식 습관을 없애는 방법 요즘 편식 심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채소 반찬이 나오면 눈물을 보이는가 하면, 몰래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고, 교실 바닥에 모른 척 흘리기도 하지요. 정말 지능적인 아이는 화장실에 간다며 입안에 반찬을 몰래 숨기고 변기에 퉤! 밷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려면 건강한 먹거리를 무엇이든지 잘 먹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의 편식 습관을 고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농사를 짓거나,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유치원 사정상 농사 짓기는 힘든 환경이니 요리를 해보면 좋겠죠? 농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료를 직접 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며칠전 아이들과 동네 뒷산으로 쑥캐러 갔습니다. 새학기에 접어 들어 야외로 나간 것이 처음이라 신난 아이들 깡.. 더보기
유치원 선생님은 아프면 안돼? '허체력'이라 불리는 건강체질이라 잘 아프지 않는데 감기에 걸렸습니다. 동료 선생님이 "선생님도 감기 걸려요?" 합니다. 목이 부어 쉰 목소리에 열나고 콧물 나고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제는 몸이 힘들긴 하더군요. 오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허체력이 맞기는 한가 봅니다ㅋ 몸이 아플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일이 많습니다. 내 몸이 힘드니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운 마음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생기고, 보통 때면 넘어갈 일도 큰 소리 쳐질 때가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돼 하면서도 제 마음대로 안 될 때면 내가 지금 왜이러나 싶고, 내 자신이 참 바보스럽고, 내가 말로만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 하고 말만 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갖가지의 마음이 생깁니다. 내공의 부족함을 느끼.. 더보기
유치원샘이 엄마 보고 싶을 때 새학기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어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신지 성향을 탐색(?) 중 입니다. 마다의 성향이 다르니 선생인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긴장의 연속이라 할까요? 물론 아이들과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일곱살 아이들과 많은 해를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여섯살 아이들을 맡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들(일곱살이면 유치원에서는 큰아이들입니다ㅋ) 과 함께 하다 어린 아이들을 만다니 제 혀가 짧아 졌습니다. "그랬쪄~" 요렇게요. 정말 좋아 죽겠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정말 연령의 차이가 크거든요. (올 해 저와 함께 하는 아이들 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힘이 듭니다. 하나이지만 양면이 있는 동전 처럼 좋음 뒤엔 힘듬이라는 것이 따릅.. 더보기
아이들이 떡 들고 동사무소에 간 까닭 아이들이 만나는 모두가 선생님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로 만나는 스승은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보며 따라 하고 배웁니다. '아이들 앞에서 찬물도 못 마신다' 그러지요. 아이들이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하기 때문에 아무 행동이나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부모님만 스승인 것인 것은 아닙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삼촌까지 가족 모두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가족 아닌 남도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앞집 아주머니를 보며 '이웃을 만났을 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 슈퍼 아저씨를 만나며 물건 사는 법을 배우기도 할 것 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을 도와주시는 선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