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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아이들과 재미나고도 어마어마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것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을 제외하고(제주도는 아이들과 쉽게 갈 수 있는 산이 아니니 제외해도 괜찮겠죠?)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그 지리산을 말입니다.

 

일곱살 아이들! 지리산 천왕봉을 계획하다.

 

아이들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유치원생으로 겨우 일곱살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지리산 정상에 도전한다는 말만 들어도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일인데 일곱살 아이들이라니 '세상에 그게 가능해?'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라면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올해 초 교사모임으로 독서토론을 하는데 그때 읽은 '기적의 유치원'이라는 책을 접하고서입니다. 그 책에 나오는 첫번째 유치원에서 일곱살 아이들이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일본의 가장 높다는 후지산의 정상에 오르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우리 유치원도 매일 체육수업이 이루어지고, 숲속학교를 통해 산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우리 유치원 아이들이면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된 것이지요. 

 

<산에 오르는 아이들입니다.>

 

도전을 앞두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이렇게 훌륭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왠지 모를 으쓱함과 자신이 대단하고 멋져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또한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벅찬 감동을 맞이할 기대감으로 한껏 고조된 상태였지요.

 

관련글-2012/06/11 - [아이들 이야기] - 어릴 때 사서 고생해야 하는 이유

 

그래서 위에 글처럼 '지리산 천왕봉'도전에 앞서 사전 준비까지 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우리가 살고 있는 마산 근처의 산을 오르며 체력을 키워나가고 있었습니다.

 

주위의 걱정들이 쏟아지고....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한치도 의심도 없었습니다. 의심이라면 '아이들이 해낼 수 있을까?' 보다 '선생님들이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살 모든 아이들이 참가 하는 것이 아닌 신청을 받아 소수 인원으로 가기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케어하기 충분하다고 믿었었지요. 하지만 주위의 반응은 선생님들의 마음과 달랐습니다.

 

'혹시라도 다치면 대형사고가 될지도 몰라요', '정말 멋진 도전이지만 우리 아이는...', '선생님들이 유치원생들을 데리고 너무 위험한 도전 아닌가요?' 등등... 물론 응원해 주시며 우리들의 도전에 힘이 되어 주시는 분들이 더욱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스런 우려의 말들이 점점 우리들의 도전을 의심하게 만들었지요.

 

지리산으로 답사를 가보았지만 역시나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산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잘 오릅니다. 하지만 내리막에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 있기에 일대일로 아이들을 보살펴야하는데 혹시라도 등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생님이 낙오가 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었지요. 

 

한달에 한 번 근처 산을 오르며 연습을 했다지만 비가와서 빠진 달도 있고, 개인 사정으로 빠진 아이들까지하면 아이들 또한 준비가 미흡하였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이 아닌 노고단으로 도전!

 

그래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위험한 요소가 있는 무리한 도전 보다는 가능한 도전으로 바꾸자에 의견을 모았지요.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 중 노고단을 오르기로 변경한 것입니다. 

 

 

<지리산 노고단에 도전한 일곱살 아이들입니다.>

 

 

물론 천왕봉에 비하면 정말 낮은 봉우리 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천왕봉 도전을 위해 연습했던 무학산 보다도 한참 낮았지요. 그래도 저희는 천왕봉 도전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실패한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지 다음 기회에 천왕봉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작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실패 했다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며 아이들은 지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도 가보고 싶다'는 그 마음이 생겼다면 성공했다고 믿기로 했습니다. 힘들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아이들의 삶에 크나큰 힘이 되어 꿈을 꾸게하고 도전해 보게하는 밑바탕이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지리산 천왕봉은 아니었지만 지리산 노고단 정산 도전에 성공한 우리 아이들이 장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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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검승부 2012.10.05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런 것이 진짜 교육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들이...희망입니다~

  2. 노지 2012.10.05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대단합니다. ㅎㅎㅎ

  3. 텔레마크 2012.10.05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천왕봉보다는 노고단이 더 나을거라 봅니다. 상징성으로 보면 천왕봉이 좋겠으나 유치원생들에게 길도 험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따르는 곳입니다. 애들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남겠네요. 힘 내세요.

  4. 종연이 아빠 2012.10.06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저도 늘 응원합니다.

  5. 이삐쌤 2012.10.07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저도 같은교사로서 마음만 굴뚝같던 도전할 엄두도 못내는건데~^^ 아이들 사진을보니 모두 행복해보이네요..하나같이 모두 호기심이 가득한 눈이네요 선생님은 행복하시겠어요^^

  6. 어리버리선생님 2012.10.14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있네요!! 정말로! 저 아이들이 저보다 더 대단한거 같아요!

  7. 장성준목사님 2016.08.15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있네요!!정말로!저 아이들이 저보다 더 대단한거 같아요!

아이들 졸업을 준비하며 어찌나 바쁘던지요. 3주간에 걸친 앨범 작업은 매일 새벽 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전날 끝이 났습니다. 정말 글 쓸 시간도 친구 만날 시간도 없더군요. 그런데도 아날로그식 앨범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겠죠? 정성이 10만배(?)쯤은 되니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관련글-2010/02/04 - [교육이야기] - 내마음이 느껴지나요? 아날로그식 선물의 매력

하지만 삶의 여유는 느낄 수 없었지요.  삶의 여유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졸업시키고 다음날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한 해 동안 아이들과 무사히 지냄에 대한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랄까요? 왠지 말만해도 멋진사람이 된 듯한데요. ㅋ

친구모임인 미녀산총사(미녀들인지 증명되진 않았지만..ㅎ )들과 주말을 이용해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한라산과 백두산은 30살이 지나기 전 가보겠다는 꿈이 있는데 하나 이루어졌네요^^

(미녀산총사입니다.ㅋ)

비행기는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 빨리 예약하면 할 수록 가격은 저렴합니다. 저희는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요. 작은비행기라 해서 무척 작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작지만도 않더군요. 좋은 비행기들에 비해 승무원이 직접나와 구명조끼 입는 것까지 직접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제주도 도착하니 승무원이 제주말로 안내방송도 해주시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무슨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요.ㅋ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밤을 지내고(정말 서비스가 좋더군요. 이용방법에 대한 글은 다음편에 쓰겠습니다.) 다음날 한라산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 제일 큰 산 답게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성판악에서 출발했는데 사람들이 많아 발딛을 틈이 없었습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겨울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새삼느껴졌습니다.

한라산을 오르다.

(한라산 정상)
(움푹 페인 곳이 몇 년 전부터 개방한 사라오름입니다. 이승기가 간 곳이라 하더라구요.)

드디어 출발, 성판악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 12시 안에 도착하여야 합니다. 저희는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 말씀만 믿고 계획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정말 큰일 날뻔했습니다. 8시에 출발하라 하셨는데 성판악에 도착해 장비 챙기다 30분이 지나버려 또 조금 늦어진 탓도 있었지요.

어쨌든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니 "5분 뒤 통제하겠습니다"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다급해져 얼른 통제 입구를 통과했지요. 입구에서 조금 올라와 준비해간 김밥을 먹는데 조금 서럽기도 하데요. 대피소에서 라면 사서 같이 먹을려고 했었거든요.ㅋ

김밥 먹고 있는데 직원이 달려와 빨리 정상 출발해라고 야단도 들었습니다. 통제하려는데 사람들이 앉아 밥먹고 있으니 통제가 안된다구요. 저희 말고도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생각해 보니 예의가 아니다 싶어 얼른 출발했죠.

한라산 정상에서도 하산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루 1시 30분이었습니다. 높은 산이다 보니 시간을 철저히 지키더라구요. 2시 넘어 도착해 반대편 길인 관음사로 내려가지 못하고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갔습니다.

백록담은 움푹한 접시 같았습니다. 눈을 담고 있는 오목한 접시말입니다. 처음 가본 백록담,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보았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백록담에서도 시간을 많이 주지는 않다군요. 하산 시간이 있어서 말입니다. 사진찍고 얼른 내려왔습니다. 겨울 한라산은 정말 일찍 출발해야겠습니다.

한라산이 나에게 준 것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하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힘들고 긴 시간이었지만 친구들 덕분에 웃음 꽃이 피고, 힘이 쏫아 나더군요.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날씨도 정말 좋았습니다. 겨울산이라 무장을 하고 갔었는데 소용이 없을 만큼말입니다. 따뜻한 봄 햇살 미리 듬뿍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산에 가면 참 좋습니다. 힘들지만 조금씩, 조금씩 오르다보면 언젠가는 도착합니다. 또 오르는 길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낍니다. 나뭇잎 밟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 뛰어다니는 다람쥐, 예쁜 나뭇잎들까지 모든 것이 나의 마음에 평안함을 가져다 줍니다. 자연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번엔 한라산의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마음에 담고 왔지요.

사서도 고생한다고 하잖아요. 이번에 산을 오르며 계속 그말이 생각나더라구요. 그 고생이 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새학기를 맞이하며, 어려운 일이 닥치고, 어떤 힘든 시련이 와도 이겨낼 힘이 생길 거라고 말입니다.

힘들고 지친 나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네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살아갈 맛이 나잖아요. 사진을 보시며 조금이나마 힘이 전달 되어지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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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11.02.25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미녀산총사이십니다~~~~~ ㅎㅎ

  2. 한화데이즈 2011.02.25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허은미님~^^
    한라산에 다녀오셨군요. 아직 눈꽃이 지지 않았네요. 멋져보입니다.
    아이들과 관련한 유익한 이야기 많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3. 심소영 2011.02.25 17: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허은미 선생님께서는 체력이 짱!! 이십니다ㅋㅋㅋ
    애들 앨범 만드시고 졸업시키고 한라산 등반까지~
    대단하십니다.
    한라산 넘 이쁘네요^^

  4. 여강여호 2011.02.27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 겨울이 혹독해도
    봄이 온다는 사실...
    이 진리 때문에 사는 것 같습니다.

  5. 2011.02.27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이츠하크 2011.02.27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녀 산총사 최고다. 액티브한 아름다움이 상당하네요. 유치원 선생님의 또다른 면모를 봅니다.
    기분전환 하시고 천사들 열심히 지도해 주세요. 선생님~ 건강하시구요.^^

  7. 행복님 2011.02.28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행복님도 내년에는 제주도 갑니다.환갑년에 가기 위하여 지금까지 꼭꼭 숨겨 놓은곳이 랍니다.
    미녀 산총사님들의 사진 설경과 정말 잘 어울리는 미모들 입니다.
    정상에 오른 자신감으로 우리 미래의 꿈나무들을 잘 지도 해 주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오늘 조국 대한민국에서 댓글을 다니 이 행복님의 행복이 짱이 랍니다.
    ----대한민국 창원시 마산 회원구에서.

주말에 친구들과 천성산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2월에 등산모임인 '미녀산총사'를 결성했다 했었지요. 그 두번째 모임이었습니다. 모임을 만들면서 영남알프스에 도전하기로 했었는데 4월 봄인지라 봄산으로 유명한 천성산으로 간것이죠.

2010/02/10 - [산행, 여행기] - 미녀 山총사 영남알프스에 도전!

이번은 천성산에 대해 공부할 시간도 없이 등산코스만 훝어보고 갔었습니다.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직장선배에게 천성산에 갔었다 말했더니 지율스님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구요. 먼저 알고 갔다면 좋았을 것을 조금 아쉬웠습니다. 역시 여행을 하기 전 사전 공부는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습니다.

DSC08186
DSC08186 by KFEM photo 저작자 표시비영리


천성산은 지율스님께서 '고속전철(KTX) 천성산 터널공사'를 반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삼보일배와 단식투쟁으로 지키려던 산이었다고 합니다. 삼보일배는 세걸음 걷고, 온몸으로 절하고, 세 걸음 걷고 온몸으로 절하는 동작을 반복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1차 단식만 100일이고, 다합하면 이백일이 훨씬 넘는 단식을 하며 목숨을 걸고 지키시려 하신 산이었다고 합니다. 터널이 생기면 천성산 높은 곳에 위치한 화엄벌(늪)이 죽고, 늪에 사는 도룡뇽도 죽으니, 도룡뇽이 살 수 없이 파괴 되는 환경으로 사람도 살 수 없기에 목숨을 걸고 투쟁하신 겁니다.



또한 천성한 내원사에서 오랫동안 수행하시며, 지율스님은 천성산의 뭇생명들과 교감 하셨다고 합니다. 지율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도룡뇽도 부처님과 다르지 않은 존재라 하셨답니다.

생각만 하시는 분이 아니 온몸과 마음을 다해 실천하시는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존경할만 하지요. 그리고 요즘은 '4대강반대 운동'을 열심히 하신다고 합니다.

등산을 다녀와 지율스님이 온 몸을 바쳐 지키려고 하던 산이 천성산이었음을 알고나니 '봄기운을 느끼고 꽃 구경만 다녀온 것이 끝내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이제는 어디든 여행과 산행을 떠날 때면 꼭 사전공부 하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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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산악회를 만들었습니다. 일명 "미녀 산!총사" 입니다. 영화 제목 미녀 삼총사에서 생각해 낸 건데요. 정말 미녀들이냐구요? 그건...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친구 중 경험이 많은 두희가 회장을 맡았습니다. 저와 지리산 종주를 함께 한 친구지요. 총무는 제가 뽑혔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겨도 될런지..어쨌든 그리 되었습니다. 모임을 만들었으니 회칙도 정해야 겠지요. 그래서 '산악녀들의 자격'도 정했습니다.

첫째, 서로
예의를 갖추자 (막말, 투덜, 귀차니즘 X)
둘째, 회비를 미루지 않는다. (월회비 - 3만원 말일까지 입금*하루 지체 -천원)
셋째, 산행후기 및 소감을 담당 산악녀는 일주일 내로 정성을 다하여 적는다. 기록하는 자만이 역사에 남은다.(순서 : 은미 - 유리 - 지혜 - 두희)
넷째, 맡은 역할은 책임감있게 충실히 한다. (간식담당 : 두희 - 은미 - 지혜- 유리),
다섯째, 시간 약속을 지킨다.
여섯째, 산악인으로써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다. 

그리고 팀블로그까지 만들기로 하였죠. 정하고 나니 모두들 들뜬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짝수달 첫째 주 토요일로 모임을 정했는데 주말마다 갈 것 같은 태세입니다. 

의미 있는 산행을 위해 영남알프스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이기에 부담도 적지요. 우리들의 첫산행은 가지산이었습니다. 

<가지산 나무들은 정말 겨울나무를 느끼게 하더군요. 잎이 없습니다.>

코스는 석남터널에서 정상까지 갔다가 석남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우선 끝나는 지점인 석남사휴게소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석남터널로 이동했습니다. 요금은 8천원이더군요. 주차 비용은 2천원이었습니다.

드디어 출발! 주말인지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 여러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 만날때 마다 인사를 나눴습니다.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팀과 함께 체조를 하기도 했지요.

산이 아닌 도시 거리에서 만났다면 다들 모르는체 그냥 지나쳤을 사람들인데 산에 오니 모두 동지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이라는 장소가 주는 오로라가 모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산이 산처럼 마음이 넓어지게 하는 걸까요? 산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아가씨 4명이 등산을 하니 주위 어르신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자들끼리 오는 것도 드문데 젊은 아가씨들이니 더욱 그랬겠지요. 정상에 도착해 점심을 먹는데 가져온 고기를 나눠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정상대피소에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인기스타가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눈썹을 그린다는 '눈썹그린개' 지산이입니다. 직접 보니 참 신기하더군요.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걸 보니 안스럽기도 했습니다. 잠이 와서 꾸벅 거리는데 자지를 못하더라구요.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으며 쌀바위를 지나고, 귀바위를 지나 삭남사 절로 내려왔습니다. 보통 4~5시간 걸린다는데 저희는 7시간 걸려 첫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자연 속에서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함께한 산행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우리들만의 뜻 깊은 추억이 생겨 뿌듯합니다. 다음 산행은 어디로 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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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윤기 2010.02.10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이 부럽네요.

    다음 산행에서는 봄 정취를 가득 전해주시겠군요.

    기대하겠습니다.

  2. 괴나리봇짐 2010.02.10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산악회에 팀블로깅까지....
    디지털시대에 맞춤형 '계모임' 같습니다.
    기왕이면 네 분 모두 스마트폰도 장만해보시지 그러세요?

  3. 누굴까?ㅋ 2010.02.10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크크크크크 +_+ ''
    재미있었겠네요 ^^^*
    담에 저도 데리고 가주세염 ㅋㅋㅋ

  4. 크리스탈~ 2010.02.10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녀인거 검증하였습니다. ㅎㅎㅎㅎ

  5. 정부권 2010.02.10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녀가 네 명이라 깜짝 놀랐는데... 삼총사가 아니라 산총사였군요. ㅎ

    저기 이건 엉뚱한 얘기긴 한데요. 원래 삼총사도 달따냥까지 해서 네명이니까 삼총사 해도 될 거 같은데... 그치만 산총사가 역시 더 멋지네요.

  6. 미녀다!! 2010.02.10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져온 고기" 부분을 읽는데 밑에 지산이를 보고 말았다는ㅋ

  7. 산 비타민 2010.02.10 2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녀산총사에 속해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함~ㅋㅋ
    총무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슴돠~^^

  8. [마산내서 삼봉산악회] 2010.02.11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산행하고 싶어요~~

  9. 2010.03.30 1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지리산 종주를 함께 했던 친구와 무학산 둘레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약속한 당일 무심히도 하늘에서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조금 오면 갈텐데 많이도 내리더군요. 갈까말까 망설이다 비 맞으며 산행하는 것도 재미난, 좋은 경험이 될 거란 생각에 친구와 함께 무학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유명한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이 폭풍이 치는 날 어린 조카를 데리고 바닷가에 나가 장엄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해주었던 경험을 쓴<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라는 책을 생각하며 둘레길 걷기에 나섰지요.


고민하다 시간도 늦어졌는데 비옷도 없어 정신 없이 등산복 매장에 들러 비옷을 구입했습니다. 비가 와준 덕분에 이번 기회에 비옷도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친구집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유뷰초밥을 준비하고, 간식거리를 챙겨 밤밭고개로 향했습니다. (늦어도 할 건 다 합니다^^)

10시로 출발 예정 시간을 잡았었는데 1시간 30분이나 지체되었습니다. 입구에서 비옷을 챙겨입고,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출발!! 땅이 젖어 미끄럽긴했지만 걸을만했습니다. 비옷입고, 우산 쓰고 걷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요. 마냥 즐거워 산에 웃음 소리가 넘쳐났습니다. 

출발하고 한 시간 가량은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없더군요. 산에 친구와 나 둘만 있다고 생각하니 꼭 무학산의 주인공들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길을 잘 못 들어 좀 헤매다 보니 시간이 더 늦어지더군요. 만날제에 도착에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는 오고 엉덩이 붙이고 앉을 곳이 없더군요. 눈에 띈 곳이 공연을 하는 무대 위 였습니다. 그 곳 말고는 비를 피할 곳이 없었거든요. 누가 봤다면 정말 처량한 공연으로 봤을 겁니다. 움직이지 않으니 춥기도 하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수 없어 쪼그리고 앉아 싸온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재밌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무학산 둘레길이 모든 길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 아~ 이쁘다"  말이 나올 만큼 이쁜 길도 많았습니다. 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 나무에 떨어지는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 그리고 촉촉함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 지 모릅니다. 또 산을 걸으며 바다를 볼 수 있으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길도 표지판이나 길도 잘 정비해 두었더군요.


그런데 무학산 둘레길에는 무덤이 참 많았습니다. 꼭 '무학산 공동묘지 순방'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비도 내리는데 무덤가를 지날 때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여자 둘이 참 겁도 없습니다.

▲ 사진이 좀 흐릿합니다만 숲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지요.

 
청설모는 산에 가면 자주 보는데, 이날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사실 딱따구리가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분명 부리로 나무를 열심히 쪼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딱따구리라고 생각했지요.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도 않고, 신기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깃털색이 참 예뻤습니다.

사진이 좀 흐릿합니다만 숲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입니다. 레이첼 카슨의 말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는 비오는 숲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지요.

친구와 이야기하며 느릿느릿 걷다보니 어느새 해가 졌습니다. 도착 할 때가 다 되긴 했었지만 큰일이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산시내의 야경이 보이는 겁니다. 야경을 보는 순간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늦게 출발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야경을 보았습니다. 



물론 마산 야경을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뭐라 설명하지 못할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꼭 둘레길 걷기의 마지막에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보통 4~5시간이면 다 걷는다는데 저희는 7시간 걸려 무학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무학산을 생각하면 이 날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음 속 추억 선물이 또 하나 늘었습니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 10점
레이첼 카슨 지음, 표정훈 옮김/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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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10.01.28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7시간이나 걷다니.....
    다음날 지장있지 않나요.
    저는 저러면 다음날 신랑 밥 못해줍니다. ㅎㅎㅎㅎ

  2. 노동우 2010.01.28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30도가 넘는 여름 날이 되면 3, 4시간씩 물 한병 들고 도시 한 바퀴 도는게 취미라면 취미인데
    한 번씩 산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글 잘 읽었어요.

일곱살 아이들, 팔용산 정상에 오르다.

아이들과 함께 팔용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숲속학교로 팔용산에 와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숲이 내 세상인 마냥 많이 놀았지만, 일곱살 아이들이 정상까지 간 건 처음입니다. 조금 있으면 여덟살이 되고, 그만큼 성장하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늘 하는 것이지만 미리 규칙을 정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나만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행동하면 상대방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가 생기고, 공동체 활동에 흐름이 흩트러 지겠지요. 규칙을 정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배울 수 있다 생각합니다.

코스는 수원지 쪽으로 올라 돌탑 쪽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수원지쪽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있어 조금 위험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등산은 내려 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법이지요.

일곱살 아이들은 몇 일 전부터 들떴습니다. 저번에 봉암갯벌까지 걸어 가본 터라 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지요. 뭐든지,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수원지 쪽에서 오르는 길은 처음에 바위길에 나오더니 목조 계단으로 길이 잘 정도되어 있어 아이들이 오르기에 안전했습니다. 수원지 둘레길을 만들면서 팔용산 이곳 저곳을 오르기 좋고, 보기에도 좋게 정돈되어 사람들도 많이 찾는 산이 되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으로 더욱 힘이 나요.

산을 오르면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사람을 만날 때 제가 큰소리로 인사하면 아이들도 듣고 함께 인사를 합니다. 그럼 대부분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시지요. 그런데 제게 안하면 아이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지는게 맞나 봅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반응이 참 다양합니다. 그리고 꼭 한마디씩 하시는데 보통 칭찬을 해주시기에 아이들에겐 큰 격려가 되고 힘이 됩니다. 사실 좁은 등산길에서 만나면 우리는 인원이 많아 저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마디씩 안 할 수가 없긴 합니다.

"이야~ 너희들 몇 살이냐? 일곱살? 대단하네~"
"씩씩한 아이들이네 어디서 왔니?"
"어느학교에서 왔어? 유치원생이라고? 정말 대단하네~"
"인사도 잘하네 선생님이 여기도 데리고 오고 너희는 참 좋겠다"
"어디까지 가니? 정상? 우와~ 대단한 아이들이네 힘내라! 화이팅!!"


이 날 정말 칭찬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제가 칭찬하는 것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겐 더 자극이 되고 기쁨이 두배가 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힘들어도 힘들다 말을 못하긴 하지만 힘든 것을 칭찬으로 이겨내고, 할수있다는 마음도 커집니다. 그만큼 끈기도 생기겠지요. 

오르다가 뒤 쳐진 친구들을 기다려주고, 힘내라 응원도 해주며 함께 오르다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 쾌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힘이 솟구치고 "와~정상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아마 제 목소리가 더 컸을 겁니다.^^ 


마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YMCA도 찾아 보고, 공설 운동장도 찾아보고, 친구집도 찾아보며 꼭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이곳 저곳을 찾아 보았습니다. 

완전 맛있는 얼음골 사과

간식으로는 사과 반쪽씩 싸왔는데요. 항상 이렇게 먹는 간식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게 느껴집니다. 원래 당도가 높은 사과이긴 하였지만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선생님 이거 얼음골 사과지요? 완전 꿀맛이예요" 사과 반쪽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구경하고 20분쯤 있다 돌탑길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더 천천히 조심히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오를 때 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더군요. 팔용산 등산은 총 2시간 10분 걸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씩씩하지요? 어른들의 괸한 걱정일 뿐 아이들은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용기 100배 입니다. 이 용감함으로 더불어 사는 법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 넓은 세상에 따뜻함을 이어주는 아이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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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7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곱살 친구들 덕분에 저도 마산구경을 했습니다.
    수고한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2. 괴나리봇짐 2009.12.07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이들이네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아마 평생에 되새김질할 영양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산 비타민 2009.12.07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주변에서 최고의 유아교사임을 임명합니다 ㅋㅋ

  4. 허정도 2009.12.08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키우기 나름이지요.
    참 좋은 허은미 선생님!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 ④

지리산 종주 넷째 날, 세벽 3시 눈이 떠졌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그 전에는 더 많이 쏟아진 것 같았다.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출발할 때 천왕봉 일출을 볼 생각이 없었는데,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천왕봉 일출도 보러 가지요?" 하고 물어보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야간 산행 계획이 없으니 랜턴은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왔는데 큰일이다. 친구가 랜턴을 준비해 왔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산에 올 때는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나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꼭 맞았다.


몸을 풀기 위해 따뜻한 스프를 먹고 4시쯤 천왕봉을 향해 출발했다. 랜턴이 없으니 앞도 잘 안 보이고, 내가 발을 맞게 딛고 있는지 불안해 주춤거리게 되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다행히 어제 점심 때부터 길동무가 되었던 아저씨도 랜턴이 있어 세 사람이 랜턴 두 개를 비추며 함께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누구 탓을 하겠는가 내 불찰이 크다. 


우리는 쉬지 않고 올랐다. 조금씩 조금씩 앞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천황봉에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밝아오면서 나중에는 렌텐 없이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 천왕봉 날씨는 겨울이었다. 옷은 이미 젖었고 비옷을 꺼내 입어도 젖은 옷 때문에 추웠다.

구름에 가린 해를 보며 아쉬움을 달래다

해는 뜨지 않았다. 아니 떴지만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천왕봉 일출까지 볼 수 있었다면 정말 완벽한 종주가 되었을텐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래도 노고운해도 보고, 보름달 뜬 벽소명월도 보지 않았던가 이것 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줄을 서 천왕봉 기념 사진을 찍었다.


천왕봉에서는 각자 하산 코스가 달라  여러 길동무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우리는 중산리로 하산 하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서울팀은 백무동으로 길을 잡았다. 그 동안에 정이 든 걸까? 그 짦은 시간에 말이다. 왠지 모를 서운한 마음이 생겼다.
 
빗방울이 굵어져 서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내려가는 길에 자연스레 천왕봉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되었다. 오르는 사람들은 내려가는 우리를 부러워하고, 우리는 약간의 으슥되는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였다. 지리산을 떠나야하는 서운함이 컸기 때문이다.

중산리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바위가 많다. 비까지 내려 굉장히 미끄러웠다. 거의 쉬지 않고 걸어 로타리 산장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식사였다.

밥을 먹고 보통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 대신 로타리산장 화장실 앞을 지나 이어지는 샛길을 이용해 내려왔다. 한 시간 반 정도 내려가 도로가 나오면 로타리 산장 위쪽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매표소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길은 지겹고 재미가 없는 편인데 약간 성의 표시만 하면  버스를 탈 수 있어 좋았다.

드디어 매표소에 도착!! 그 감격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전달 할 수 있을까?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스스로 얼마나 뿌듯하고 대견스러웠는지.... 어떤 어려운 시련도, 고난도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리산 종주를 자축하다

지리산 종주를 자축하기 위해 축하주를 먹었다. 동동주와 파전, 도토리무침~완전 꿀 맛이었다. 잊을 수 없는 맛이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한채 마산으로 출발 했다. 진주에서 이틀을 우리와 함께 했던 길동무 아저씨와 헤어지는데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지리산을 함께 걸으며 아이 교육에 대해서도 가족에 대해서도 연애사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했는데 헤어지려니 지리산을 내려오던 것 만큼이나 서운하였다.


지리산 종주! 짦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중한 추억을 가슴 가득 담은 뜻 깊은 시간 이었다. 몸과 정신이 깨어남을 느끼고, 다시 한 번 자연의 경의로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도 있었다. 어느 여행보다도 마음에 큰 재산을 얻은 기분이다.

나름대로 지리산 케이블카를 반대 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함이 곱배기로 채워진다. 지리산은 중독성이 있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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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두희 2009.09.03 1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글이네~~

    함께 했던 지리산 추억을 이렇게 글로 다시 만나게 되니

    또다른 느낌과 감격을 받는다야~

    무엇보다 중요한건 지리산 갔다오기 전에 우리와 갔다온 후의 우리는 다르다는거~!!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느낌으로 인해 마음과 몸이 한층 더 성숙한 우리를 발견함에

    감사하자........ 이런 좋은 느낌과 감동을 같이 할 수 있는 영원한 친구가 되쟈꾸나~

  2. 아찌 2009.09.04 1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분이 산행한 시간은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 입니다.
    격려와 배려로 친구를 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가짐과
    산행기간동안 산꾼들에게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했던 인사와 행동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종주산행을 무사히 마친것을 축하하며,
    두분 서로의 오랜친구로 지내시길 바랍니다.

  3. 비익조 2009.09.04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방문해서 글 남기네요..
    좋은 산행하셨네요.
    지리산을 흔히 어머니의 산이라고하는데
    엄마 품처럼 따뜻한 경험하셨겠습니다.
    언제가일지 모르지만 산에서 기쁜인연으로 만날 수 있음 좋겠네요.
    그럼 늘 즐산 안산 하셔요..

    ps 지리산을 알고싶으시면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지리산 아흔 아홉골(지리99)을
    검색해보시면 좋은 자료가 많을겁니다.

  4. 조혅 2009.09.07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네요 지리산 종주의 묘미는 일명 "화대종주"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총50키로 대장정 민족의 영산이자 우리현대사와 근대사 비극을 간직한 지리산 을 조망 할수 있는데 아무튼 수고 많이 하셨네요 나는 지난 7월말 화대종주 성공 했습니다. 지리산은 여름산 이라 꼭 여름에 종주 하고 싶었죠 또 이번9월9일 청학동에서 출발 계획 이랍니다. 청학동, 삼신봉,세석,장터목, 천왕봉,로터리대피소,칼바위 ,중산리 하산할 계획 이랍니다. 님들 화이팅 종주 축하 드립니다.

  5. 김동해 2009.09.08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전 부천Y 회원운동팀에 있습니다. 자료 검색을 하던 중 YMCA가 나와 클릭했더니 선생님

    블로그에 오게 되었네요. 그러던 중 너무도 반갑게 지리산 여행기가 있어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이번 여름휴가에 혼자 지리산을 다녀왔었거든요ㅋㅋ 저 역시도 너무나 가고 싶던 곳이기에

    혼자서 무모하게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는 생각지도 못하고 다녀왔습니다. 중산리로 내려 와서야 지역 주민들이

    케이블카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어 놔서 '정말 미친거 아냐?' 하며 생각만 했네요. 미리 알았더라면

    저도 베낭에 부착하고 가는건데... 대신 저는 와이 정장 마크를 달고 다녔답니다 ㅋ 혹시라도

    Y회원을 만나면 밥이라도 얻어먹으려고요^^

    같이 Y를 섬기고, 정말 좋았던 지리산을 경험했다는 이유로 너무 주저리 주저리 떠 들었네요.

    부천Y 아스단 선생님에게 물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아주 조용한 사람이거든요 ㅎㅎ

    아무쪼록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09.09.12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도 만나지네요^^ Y인연은 인연인가 봅니다~

      부천Y에는 좋은 분들이 참 많으시네요~ 저희 처럼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없었을텐데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전국연수 때 어느 분이 신지 찾아 뵈야 겠어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구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6. 홍 이기 2009.09.24 1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말에 하도 기가막혀서 검색중에 우연히 들렀는데요~

    두분 산행하신 모습을 보니 예전에 지리산 역종주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는 정말 천국에 온 기분이었었는데.. 이번 겨울 지리산 종주 준비 잘 해서 다녀와야겠습니다~

    글 재미있게 잘봤구요~ 이번에 종주 성공하셨으니 다음번엔 태극능선종주도 한번 해보세요~

    항상 몸 건강하시고 늘 좋은 하루 되시길..^^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 ③

셋째날이 밝았다. 전 날 많이 걸었던 탓인지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 아침 여섯시 반쯤에 일어났는데 벌써 숙소에 반 넘는 사람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하여 빈자리만 남았다. 체력하면 나도 빠지지 않는데 정말 대단하다!
                          

아침식사는 칼국수라면이다. 아침부터 라면 끓여 먹어보긴 처음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래도 매운라면보다 뽀얀 칼국수라면이라 아침에는 이게 좋다는 내친구.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여덟시에 출발했다.

가방에 지리산케이블카 반대하는 조그만 현수막을 달고 있었지만 어제는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반대에 동참하는 사람들 뿐인가? 대한민국 사람 10명 중에 7명은 반대한다는데 전부 반대하는 사람들만 왔나? 

산에서 만나는 마음 따뜻한 길동무들

걷다보면 만났던 사람들을 계속 만난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말이다. 우리가 쉴 때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앞을 지나가고, 또 우리가 걷다보면 그 사람들이 쉬고 있어 우리가 앞을 지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또 만났네요. 쉬다 오세요. 먼저 갑니다"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도 점점 늘어간다.

쉬면서 먹고 있던 사탕하나, 초콜렛 하나도 건낸다.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정겨운 모습과 나눔이 생긴다. 웬지모를 동질감과 함께 말이다.


만났던 사람 중에 기억나는 사람들이 세팀 정도인데 한팀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두 아들과 엄마, 아빠가 함께 종주하던 가족이다.  아이들은 스틱이 없어도 날아 다니는 수준으로 산을 오른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등산을 더 잘하는 것 같다. 어찌나 잘 오르는지 정말 놀랍고,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그 것 만으로도 대견스러워 만날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고액 과외보다도 더 값진 것을 이 아이들은 마음 속에 새겨 갈 것이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생명의 소중함을, 힘들지만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 힘든 것을 참는 인내력과 끈기, 정상에 올랐을 때 해냈다는 그 성취감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것이다.

그것으로 이 아이들은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시련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을 갖게 되리라 생각한다.  정말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친구와 나는 우리도 나중에 좋은 신랑 만나 아이들 데리고 저렇게 지리산에 오자는 약속을 했다. 그 때가 언제쯤이 될까? 10년 뒤? 20년 뒤? 그 전에 먼저 신랑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종주를 함게 해봐야 한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른 나누며 즐겁게 걸었다.

덕평봉, 선비샘을 지나고, 영신봉을 지나 세석산장에 오후 1시쯤 도착했다. 영신봉쯤 지날 때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도 드리고 간식도 나눠먹던 아저씨 한 분이 계셨는데  세석산장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오후 산행도 함께 했다.
회사직원들과 함께 종주하려고 답사 겸 혼자 오신 분이다.


점심을 먹고, 세석산장 약수터에 옆 물 흐르는 곳에서 발도 담구며 대견한 우리 발의 피로도 풀었다. 햇볕은 쨍쨍 따뜻했지만 물은 얼음 꽁꽁 정말 차가웠다. 발을 담그고 있는 물만 꼭 겨울 같았다.  


 
세석철쭉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이다. 세석 온 고원에 철쭉이 붉게 물들면 장관이라 한다. 하지만 이 곳은 옛 지리산 빨치산들의 아픔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것이 아니라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붉은 피로 세석고원을 물들였다는 민족의 아픔이 서린 곳이다. 꼭 한라산에 온 듯한 아름다운 세석고원을 지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만 취할 수 없는 가슴 저린 아픔이 밀려왔다.


 

지리산 케이블카 왜 반대하세요?

세석을 지나 촛대봉을 지날 때 쯤  "지리산케이블카가 생기면 좋은 것 아니냐?" 는 질문을 받았다. ㅋㅋ~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가운 질문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서울팀들이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면 산 곳곳을 깍고, 파고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지리산의 환경이 많이 파괴될거라고, 그럼 우리가 이렇게 등산하며 아름다운 지리산의 경치를 볼 수 없을 거라고, 케이블카 징징대는 소리에 반달가슴곰도 많은 동물들, 지저귀는 새들도 다 떠나고 우리는 징징대는 케이브카 소리만 들으며 산행하게 될거라고, 편하게만 산을 오려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미국같은 경우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설치된 케이블카 걷어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서울팀들은 그런것이였냐고, 그냥 케이블카 생기면 쉽게 올 수 있을 것 같아 좋게만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자연을 많이 훼손시키는 줄 몰랐다고, 다른 나라에서는 안 만들려는데 왜 우리나라는 굳이 만들려는지 모르겠다며 케이블카 반대에 공감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들도 이제부터는 지리산케이블카 설치 반대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말 뿌듯한 마음 이루 말할 수 가 없었다.

장터목산장에는 5시 50분쯤 도착했다. 노고단과 벽소령 산장에 비해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빽빽하게 있어 밥 먹을 자리도 없었다. 6시가 되어 방을 배정 받고, 어제 사먹지 못한 복숭아 통조림을 샀다. 그리고 교회에서 수련회로 온 중학생아이들에게도 사 주었다. 좋아하던 아이들 표정이 아직도 떠오른다.

빈 자리 찾아 취사 준비를 하며 통조림을 먹는데 완전 꿀맛이었다. 냉장고에서 나온 복숭아통조림의 시원한 맛에 뿅~반했다. 우리가 통조림을 먹고 있으니 비슷하게 도착한 서울팀들도 하나 달라며 먹어보더니 끝내는 통조림을 두개나 사 왔다. 우리가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던 가 보다.


저녁준비를 위해 쌀을 씻고, 밥을 하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옆에 온 사람들이 테이블 위에 "지리산케이블카 완전 반대, 미친거 아니야?"라고 적힌 글 귀가 보였다. 반가운 나머지 "어?우리랑 똑같네요 우리도 이거 달고 왔는데"하며 큰소리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 팀은 남자 한분과 여자 두분이셨는데 저번 주도 비박으로 왔었다고 한다. 저번 주에는 진주MBC에서 자신들을 촬영하러도 왔었다며 한 주만 빨리 왔으면 방송에 함께 나왔을텐데하며 아쉬워하셨다.

그리고 중요한 정보도 주셨다. 중산리 도착할 쯤엔 배낭에 매단 현수막 떼고 가라고 하셨다.  상인들이 매우 싫어한다고, 그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라며 괜한 충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주의를 주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리 있는 말 이었다. 사람이 어떤 입장에 있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 질 수 있다. 아무튼 지리산케이블카 반대에 뜻을 같이 하는 길동무를 만나니 더욱 힘이 났다.

저녁 메뉴는 김치 볶음밥.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였지만 정말 맛있었다. 사실 첨가물이 만이 포함된 불량재료가 들어간 덕분이기도 하다. 밥을 먹는 동안 근처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쇠고기장조림을 나눠 주시고, 꽁치찌개도 나눠주었다. 우리도 답례로 김치볶음밥을 나누어 먹었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마음이 넉넉하고 쉽게 친구가 되는 것 같다.


저녁을 다 먹으니 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산 중턱에 깔린 구름들 밑으로 해가 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달이 뜨고 있었다. 하나는 지고, 하나는 떠오르고, 그렇게 세상을 밝혀주었다. 오래토록 기억하리라 다짐하며 그 모습을 만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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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막달 2009.09.02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부럽네요. 결혼 전에 지리산 한 번 가봤었는데... 이젠 힘이 딸려서(?) 갈 수 있을래나.

    재미있는 글 꽁짜(?)로 잘 읽었습니다.

  2. 따따와 철따구니 2010.01.18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친거 맞습니다. 맞고요.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3. 길동무 2010.12.08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리사너테이블카 반대를 반대한다.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한다는 이야기

  4. 한겨레 2011.01.07 1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라!

    지리산 케이블카설치 논란이 심하군요.
    저는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합니다.
    온 국민이 명산 정상까지 쉽게 올라 갈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약자 연소자 장애인도 쉽게 정상까지 관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유명한 산일수록 케이블카를 설치하여야 합니다. 높고 경치 좋은 산을 산악인만 즐기는 곳이 아닙니다. 온 국민이 쉽게 즐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북한산 등 모든 큰 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편안하게 정상을 구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을 훼손한다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등산로로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오히려 수많은 자연을 훼손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 절약되니 머무는 시간이적어서 훼손이 적고
    관광수입도 올리고 사고도 줄어 오히려 유익한 점이 더 많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됩니다.

    대다수 온 국민은 찬성하리라고 봅니다. 말없는 다수가 찬성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계 기관에서는 하루속히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있게 하고 관광수입도 올리고 유명한 관광지로서 국내외 관광객을 유이하여 관광 한국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중국을 보십시오.
    험준한 명산에도 모노레일 케이블카 엘리베이터 산 정상에 식당등 편의시설 상점 등을 만들어 온 세계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개발하여 관광부국을 만들고 온 국민도 즐겁게 산에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5. 궈니486 2014.12.14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리산 종주에 대한 글 잘보고 갑니다~~^^*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②

지리산에서 둘째날이다.
군대 안 가봤지만, 꼭 군대 내무반 이럴 것만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는데 편히 잠이 올리가 있나...전날 산행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니 피곤하지도 않았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이런저런 부스럭 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정말이지 산에 오면 자연스레 부지런해 지는 것 같다. 아님 원래 부지런한 사람들일까?


친구도 잠을 깼다. 제일 많이 걸어야 하는 날인데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정말 다행이다. 뱃속이 든든해야 된다는 내친구는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된단다. 

평소 아침을 안 먹는지만 지리산 종주 할 때는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아니면 힘빠져서 못 걷는다는 친구의 권유 때문에~ㅋㅋ 친구와 함께 누룽지를 끓여 먹고 이래저래 꾸물거리다  5시 40분에 벽소령을 향해 출발 했다.


새벽 5시 30분쯤 되니 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 냈다. 조금씩 조금씩 보이더니 참 순식간에도 뜬다. 따뜻한 해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밑에 구름과 함께 '정말 경이롭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름답다.

새벽길, 노고운해에 빠지다

지리산 10경 중에 하나라는 노고운해를 보았다. 이야~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찾는가 보다. 자연이 사람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고,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여유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았다.

 

'노고운해'에 빠져 한 참을 정신없이 구경하고 길을 나섰다. 얼마쯤 걸었을까 임걸령이 나왔다. 지리산에 대하여 공부하고 오지 않았다면 임걸령 약수터가 있는지 모르고 그냥 지나쳤겠지? 수통에 남아 있던 물을 비우고 다시 물을 채워넣었다. 물은 많이 먹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새로운 약수터가 나오면 꼭 채워 넣어야 된다. 

둘째날 비가 온다고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왠걸? 정말이지 날씨가 좋았다. 하늘도 우리가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준걸까? 등산하기에 너무나 좋은 날씨다. 덩달아 기분도 좋았다. 



산은 참 신기하기도 하다. 저 멀리 산을 보고 있으면 구름이 자욱했다가도 눈깜짝할 사이에 구름이 온데간데 없이 산의 모습을 드러낸다. 꼭 숨박꼭질하는 것 같다. 




야생의 삶을 잃어가는 다람쥐

삼도봉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북도 삼도가 만나는 곳이라해 삼도봉이라 한다. 삼도봉에 도착하니 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다람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던 다람쥐, 사람이 가까이 가도 멀지 도망가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먹고 산다는 그 다람쥐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자 결국 다람쥐는 야생의 삶을 잃어가고, 사람에게 의존해 사는 것이다. 스스로 먹이를 찾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텐데 말이다.

사람은 사람답고, 다람쥐는 다람쥐 다워야 좋은데...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다람쥐에게 미안한 마음도 함께 말이다. 


능선을 따라 걸으며 봉우리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쉬었다. 많이 쉬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힘을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간식도 조금씩 먹고, 사진 많이 찍었다. 사진이 산을 보고 있는 그 감격과 감동을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추억을 담아 주는 참 좋은 친구인 것 같다.

걷고 걷고 걸어 오후 1시쯤 드디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다. 오후 2시를 넘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예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여자 둘이 걷다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걸음이 느렸고, 천천히 땅만 보지말고 주위를 보며 걷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우리랑 함께 출발했던 사람들은 벌써 도착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점심 메뉴는 카레밥이다. 인스턴트카레... 몸에는 결코 좋을리 없지만 간편하게 먹기 위해 사온 것이다. 쌀을 씻어 밥을 하고, 또 물을 끓여 카레를 데워야 하는데 빌려온 버너 하나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잘 되다가도 꼭 필요할 때는 이런일이 생긴다. 

 2박 3일을 비박하며 종주하신다는 두 분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 굉장히 친절하시고 이런저런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밥이 되는 동안에 맛있게 끓인 라면과 소주 한사발도 주시고~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연하천 대피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규모가 아담해 사람이 적어 덜 소란스럽고, 밤이 되면 운치가 있을 것 같다. 물도 대피소 바로 앞에 있어 취사하기도 굉장히 편해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연하천에서 하루밤을 지내 보아야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2시 30분쯤 둘째날의 목적지인 벽소령대피소로 출발했다. 명선봉을 지나 오후 5시 40분쯤 벽소령에 도착했다. 벽소령을 한시간 가량 남기고서는 힘이 부쳐 많이 힘들었다. 


벽소령에 도착해 쉬고 있으니 지리산종주를 응원해주던 선배가 "벽소령에 도착했냐고 도착했으면 가방 바로 내려놓고 복숭아 통조림을 사먹어야 한다"고 문자를 보내 왔다. 하지만  너무 지치기도 하였고 사먹을 시간을 놓쳐버려 다음 날 장터목을 기약하였다.

시리도록 푸른 달빛, '벽소만월'

저녁 준비를 하는데 버너 하나가 고장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마침 성삼재가는 버스를 같이 탔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교회에서 수련회로 왔다는데 어찌나 모습이 밝고 쾌활하던지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음날 맛있는 거 주기로하고 버너를 빌려 저녁 준비를 했다. 맛난 김치찌개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벽소령대피소는 식수가 있는 샘이 800m 아래에 있었는데 경사가 심하고 저녁에 안개가 자욱해 조금 위험하고 불편하였다.  노고단을 제외한 다른 대피소에서는 쓰레기도 다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벽소령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벽소만월'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음녁 날짜를 살펴보고 종주 일정을 잡은 것이 아닌데, 벽소령에 도착하니 마침 보름날이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 벽소령 만월을 못보는 아쉬움을 달래며  잠자리에 들었다.

전날과 다르게 피곤이 몰려오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데 막 잠이 들려던 찰나 어디선가 "달 보인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친구와 나는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정말 달이 떠 있었다. 그것도 보름달~~ 우리는 완전 행운이다. 많고 많은 날 중에 어쩜 이렇게도 날짜를 잘 잡았을까? 보름달이 뜨는 날 맞춰 벽소령에서 잠을 자다니 말이다.

벽소령 위로 떠오르는 그 달빛은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는데 그때의 그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이 아니면 느낄 수 없다는데,  보고, 느끼고, 흠뻑 젖어보았다. 그 시리도록 푸르던 달빛을....... 그렇게 벽소명월에 감탄하며 두 번째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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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마지기 2009.09.01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벽소명월...
    20여년 전 예전엔 벽소령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밤하늘 별무리에 산친구들과 수다 벽소명월 세월은 흘러 산행 문화는 바껴도 달은 그대롭니다.

    힘드셨겠네요.
    날씨는 좋아 대행이네요.
    제일 힘든 시즌이 비오고 떙볕 따가운 여름이 가장 지리산 산행이 힘든 시즌인데..^^
    여름 비오면 지리산이 길바닥만 보이는 비리산인데..ㅋㅋ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09.09.02 1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영을 할 수 있을 적에 다녀오셨다니 더욱 좋으셨겠어요~ 저도 기회가 되면 비박을 해보고 싶어요 산장 안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부럽네요.

      여름이라도 제가 갔을 때는 날씨가 많이 덥지도 않았고 산행하기 좋았어요 비가 온 마지막날은 조금 힘들었지만요~

  2. 2009.09.01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野生 2010.03.08 0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웹에서 지리산 종주기 찾아보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생생한 종주기를 보니 또 가고 싶네요. 아.. 지리산.. ^^

여름방학을 맞아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언젠가는 꼭 지리산 종주를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천에 옮긴 것이다. 

8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 일정이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하루밤, 백소령 대피소에서 하루밤, 장터목에서 하루밤을 지내기로 하였다. 



한 달 정도 전에 계획을 잡은 터라 가기 전부터 들뜬 마음을 주체 할 수 가 없었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갔다온 사람마냥 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 휴가 때 지리산 종주할거예요"라며 자랑도 하고 필요한 등산장비를 빌리기도 하였다.  

여자 둘이서만 지리산에 가냐고 위험하다고 여기저기서 걱정들 많으셨지만 우리는 전혀 굴하지 않았다. 마음 먹은 일은 꼭 해야 하고, 마음은 벌써부터 지리산에 가 있었던지라 그런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용감하니 말이다.^^ 여자라고 못할게 없지 않은가!

사실 지리산 같은 큰 산에는 위험한 사람 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산을 찾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동네 뒷산 같은 으슥한 곳에나 위험 인물들이 많다. 위험한 사람보다는 험한 산이라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하며 걷기

종주를 준비하면서 한 가지 더 계획을 세웠다. 이왕 종주하는 거 의미있는 일 일을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지리산케이블카 반대'를 위한 종주를 하기로 했다.

사실 선배의 권유가 더 크긴했지만 반대현수막을 들고 일인시위하는 멋진 내모습을 상상하니 이번 지리산 종주가 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가방에 달 작은 현수막도 선배가 구해줘서 배낭에 매달고, 종주를 시작 하기 전 왜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공부도 해두었다. 사람들이 분명 물어 볼테니 말이다. 아마 많이들 물어보시겠지?

지리산은 우리의 보물이다. 지금 세대가 함부로 깍고 부셔야 할 곳이 아닌 미래 아이들에게 물려줘야할 큰 자산이다. 생명평화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이 곳에 케이블카를 짓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미국은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하나도 없다고 하고, 일본은 만들었던 케이블카를 철거하는 추세라는데 우리나라는 자연보존 지구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자치단체마다 앞을 다투어 안달이다. 그저 개발이라면 돈벌이가 된다면 무조건 달라든다. 벌써 일곱군데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되어 있다는데 지리산마저 파괴하려고 한다. 

사람과 자연은 공생하며 살아야 한다. 우주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 자연이 파괴되다 보면 사람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린다. 케이블카 징징징대는 소리에 반달사슴곰과 이쁘게 지져귀는 새들, 곤충들 다 떠나고 나면 징징징 소리와 함께 등산을 하게 될 것이다. 과연 그런 산에 사람들이 찾아올까?

종주를 떠나기 전 친구와 함께 노고단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고 먹을 거리와 입을 거리 등 준비물을 챙겼다. 준비물은 이렇다.

지리산 종주 준비물

 

친구가 지리산 종주를 두번이나 해 보았기에 준비물을 상세하게 적어 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산행 준비물은 필요없다 생각하여 챙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일출 안 볼거라고 랜턴 안 챙겼다가 일정이 바뀌어 고생했다.) 지리산에 날씨는 수시로 바뀌고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물에 있는 것은 모두 챙겨가야 한다.


음식은 식단을 짜서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식단에 필요한 식재료와 한 끼 정도 분량을 더 챙겨가면 된다. 그래도 음식은 남기 마련이다. 산에서 지내다 보면 나눠먹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에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좋기에 인스턴트 식품을 몇 개 챙겨 갔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하였고 준비물은 둘이서 적절하게 나누었다.

준비물을 챙기니 가방이 묵직하다. '이걸 들고 어떻게 오른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시작하고 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첫째날은 성삼재에 오후 5시까지만 도착하면 되기에 천천히 출발하였다. 보통 대피소는 오후 5시까지 도착해야 방을 배정 받을 수 있다. 예약을 하고도 연락없이 취소하는 경우가 있기에 다른 사람에게 방을 배정한다.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많아 오후 6시쯤에 방을 배정해 주기 때문에 한결 더 여유가 있었다.

마산역에서 하동가는 11시 33분 기차를 타고 13시 53분에 도착였다. 들뜬 마음에 친구와 기차타고 가는 동안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김밥도 사서 기차 안에서 먹고, 역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다.

하동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하동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은 택시타면 5분이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2시 20분 구례가는 버스를 탔는데 최고 성수기라 차가 조금 밀렸지만 시간에 딱 맞춰 구례터미널에서 노고단 가는 3시 40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구례터미널 과일가게에서 복숭아와 포도를 샀다. 노고단대피소에서 간식으로 먹고 둘째날 아침 식사를 과일로 대신하기로 했다. 버스에는  지리산 종주를 하는 비슷한 크기의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이 많았다. 왠지 모를 친밀감이 생겼다. 어쩜 우리랑 똑같은 날에 지리산에 오다니 대단한 인연이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는 함께가야 하는 동지란 말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봉이 김선달처럼 통행료 받는 얌체같은 절집

성삼재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참 어리없는 일이 벌어졌다. 성삼재 입구에서 사찰 사람이라며 들어와서는 통행료라며 돈을 걷는 것이다. 차량 통행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 모두를 대상으로 성인, 청소년, 아동으로 개개인마다 통행료를 받아가는 것이다. 

성삼재까지 가는 도로 중 일부가 사찰 소유 사유지이기 때문에 통행료를 받는 것이라는데 이렇게 누워서 떡 먹는 장사가 어디 있단 말이가 참말로 기가 막혔다.

친구는 전에 이미 돈을 못 내겠다고 싸워봤는데 소용없더라며 어쩔 수 없이 내야 된다고 했다. 1분도 채 안되는 거리를 그것도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인데 정부는 이런 것도 하나 해결해 내지 못하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성삼재에 주차장에는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였다. 야호~기다리고 기다리던 지리산에 발을 내딛는 순간 벌써 천왕봉에 오른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는 매점에서 비빔밥과 파전을 나누어 먹고 맥주 한캔씩 사들고 노고단산장으로 출발했다. 

스틱을 빼들고 발을 맞추어 가며 걷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도끼병이 있는 우리는 "야야 봤나? 우리 쳐다보더라 여자둘이 왔다고 신기한 갑다", "아니거덩 이뻐서 쳐다 본거거덩" 이렇게 키득키득 농담을 주고 받으며 사진도 찍어가며 걸었다.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30분 미리 예약해 둔터라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을 배정 받았다. 둘다 노고단대피소에서는 처음 자보는 거였다. 그런데 방에 가보니 남여가 같은 방인 것이다. 장터목에 잘 때는 안 그랬는데 왜 같은 방을 주는 걸까? 다른 방도 있던데 참 이상했다. 그래도 잘 때는 하나도 신경이 안 쓰이긴 했다.

짐을 정리하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산장에서는 등산화가 신고 벗기 불편하므로 가펴운 슬리퍼가 좋다. 잘 옷으로 갈아 입고 밖으로 나와 포도를 안주로 맥주를 마셨다. 완전 꿀맛~ 옆 사람들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깐 길 옆에서 흐르는 물에 얼굴을 씻으려고 가는데 해가 지고 있었다.

발 아래 구름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붉은 노을과 함께 천천히 해가 내려 가고 있었다. 산 중턱에는 구름이 가득이었다. 그 구름 속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던 해가 이제 일을 마치고 자기도 집으로 가는 것일까? 그 붉은 노을을 바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따뜻해 짐을 느꼈다. 

하늘 가늑한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하늘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다. 꼭 까만 도화지에 흰물감을 붓에 묻혀 탁하고 여러번 털어낸 것 처럼 무수히도 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던 그 밤하늘을 잊을 수가 없다. 친구를 불러 별들이 찬란히 빛나는 밤하늘에 감동하며 지리산 종주 첫 날밤을 보냈다. 비록 잠은 엄청 뒤척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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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주완 2009.09.01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과 하늘, 구름이 멋지네요. 2편은 언제 나오나요?

  2. 산 비타민 2009.09.01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리산의 여운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서~~ 땡큐~^^

    나머지 편도 기대할게 ~ㅋㅋ

    마음이 통하는 친구 왔다감^^*

  3. 아찌 2009.09.01 1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도 잘찍고 글도 잘쓰고 ~

    마음도 곱고 생각도 깊고 .

    친구들 아름답습니다 ^^

    멀리서 아찌가 ~ 다음편 기대합니다. ~

  4. jehkie 2010.11.04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찍하네요...고등학교 다니던 40여년전부터 생각만 하고 시도를 못하고 있었는데..사실 그 때는 지리산가깝게 살고있어서 가까운 곳은 언제라고 할 수 있겠지하고.. 먼 곳 위주로 산행을 다니던 시절이어서..88년에 화엄사 조금 아래에서 근무하던 때가 있었기는 했는데..겨우 노고단까지 올랐다가 쌍계사쪽으로 내려갔던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그게 전부고...내년 하기 휴가 때는 마눌님과 시간이 괜찮은 아이들과..종주시도를 해봐야지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2편 3편 기대합니다..퍼가서 잘 읽어보고..참고할렵니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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