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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 오늘 졸업입니다. 유치원 교사가 된 후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언제 일년을 다 살았는지 흘러 버린 시간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늘 이맘 때면 함께한 아이들을 떠나 보내는대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헤어짐으로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지금은 슬픈 마음은 더 큽니다.

관련기사 2010/02/17 - [아이들 이야기] -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일년 동안 함께한 아이들 입니다.>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졸업을 앞둔 아이들은 스승의 날을 이후로 마냥 들떠 있습니다. 이제는 여덟살 형아들이 되어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떠나야 된다고, 매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자기들은 매일 유치원에 놀러  올거랍니다. 와서 선생님도 보고 놀고 갈거랍니다.

"선생님 나는요~ 학교랑 YMCA랑 가깝거든요~ 그래서 맨날 선생님 보러 올거예요"
"나는요~ 엄마가 초등학교가면 영어학원 간다했거든요 근데 학원이랑 가까워서 마치고 맨날 YMCA올 거예요"
"그럼 우리 맨날 만나겠네~"
"나도 올거다 맨날 올거다"
"니는 멀어서 맨날 못오거든 어떻게 올건데?"
"택시타고 올거다!"


기발한 생각이지요? 저마다 계획들이 다양합니다. 정말 기특해 이야기를 듣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직은 잘 알지 못해 이렇게 말하지만 표현하는 마음들이 정말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나는 행복한 교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줍니다.

이제 몇 일 안 남았으니 아이들에게 잘해줘야지 생각이 들다가도 아이들 행동에 불끈 할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자유시간이 끝나고 정리를 해야 하는데도 정리할 마음이 없는지 계속 놀이에 열중하더군요. 자유시간의 배움이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마냥 놔둘수는 없지요.

보통 "누구 잘하네~이야 멋지다"라고 칭찬하면 너도 나도 잘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칭찬으로 더욱 힘이 나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칭찬도 통하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바다반! 너무한거 아이가~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선생님 이야기 들어주지도 안하고 이틀만 좀 참아주면 안되겠나?"
"그럼 선생님이 이틀만 참으세요~"


저보다 한 수 위지요? 그말에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이틀밖에 안남았는데 아이들이 끝까지 잘해주기만 바라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 미안해졌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았어야 했는데 말이지요.

텃밭에게도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초등학교에 가면 이제는 이렇게 신나게 놀 시간도 많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남은시간 너희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잔디밭에 나가자 하더군요. 그래서 어제는 밖에 나가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오는 길에 텃밭에 가서 일년 동안 농사를 짓게 해준 텃밭에게 인사도 하고 말입니다.

한 해를 생각해보면 제가 아이들에게 해 준 것보다 아이들이 더 받은 것이 많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통해 배운것이 많으니까요.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제가 생각하는 교육을 펼칠 수가 없었겠지요. 교사로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아이들에게 그리고 믿고 보내주신 부모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정상수업을 하고 저녁에 일곱살 졸업식을 합니다. 바다반에서의 마지막 날인 겁니다.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시원섭섭 하시죠?"라 하는데 시원한 마음 전혀 안듭니다. 정든 아이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섭섭한 마음이 더욱 큽니다. 

저는 믿습니다. 어느 덧 성장하여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마음의 큰 힘이 있다는 것을요. 언제나 아이들의 영원한 팬으로 응원할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저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아이들은 제 마음에 살아 있고 아이들 마음에 제가 살아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인 오늘 아이들과 신나게 보내야 겠습니다.

오늘 또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저의 아이들을 날려보냅니다. 도종환 선생님의 '스승의 기도'를 함께 묵상해 봅니다.

스승의 기도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도종환)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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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9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돌이아빠 2010.02.19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년간 함께 보낸 아이들 다른 세상으로 잘 이끌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이들의 힘찬 모습 그리고 밝은 웃음이 모든 걸 이야기해 주는 것 같습니다~

  3. 김막달 2010.02.19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우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기도 보탭니다.
    허은미 선생님!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4. 누굴까?ㅋ 2010.02.19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슬프다 ~ ㅜㅜㅜ

  5. 아미누리 2010.02.22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졸업식 후엔..
    한동안 허전하시겠어요...

  6. 투유♥ 2010.02.22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참 따뜻하셔요


창가의 토토 -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교육에 대한 이상향을 얘기하고자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도모에 학원이라는 초등학교에서 이 책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저자가 겪은 아름다운 한 시절을 그리고 있습니다.



★ 시간표가 없는 학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강당 마루바닥에 업드린채 분필로 마음껏 낙서해도 되는 음악시간...
자신의 나무가 한그루씩 있는 학교....
불편한 몸을 의식하거나 움츠러들 필요 없는 학교
★ 열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학교....

매일 매일 설레임으로 눈을 떠서 학교를 향하는 아이들....
운동장 한켠에 기차 여섯량이 교실인 학교....
★ 달리지 않아도 달리는 것 만큼 신나는 학교....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학교가 실제 있었던 학교라니 놀라지 않을 수 가 없었습니다.

지금의 대안학교 격인 이 초등학교에서는 자연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스승과, 아이들 하나하나를 살리는 탁월한 수업방식이 있었던 것입니다.

물질은 넘쳐나지만 모진 학업과 과외에 시달려 머리와 가슴이 비쩍비쩍 말라 가는 우리 아이들을 포근하게 보듬는, 풍요롭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시간이 흐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런 학교를 꿈꾸는 교사와 아이들 학부모가 있지 않을까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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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의 2009.12.28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안학교. 현재 교육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대안 할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하여 만든 곳. 하지만 이런 대안학교 조차 대안학교내에서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대안학교의 대안학교가 점점 필요해집니다.

    창가의 토토가 다녔던 대안학교와 지금의 한국의 대안학교는. 같은 단어를 쓰고 있지만 현실은 너무나 다르네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09.12.29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것에는 시행착오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하구요.

      대안학교는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커서는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저도 저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요.

      어쨌든 창가의 토토가 다녔던 교장선생님 같은 분이 대안학교에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 이윤기 2009.12.30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안교육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짝퉁이 수두룩합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도 대안이라고 하니까요? 소수 엘리트를 위한 대안이겠지요.

      그렇다고 획일적인 공교육으로부터 탈피하는 자유로운 교육, 새로운 교육에 대한 시도들을 모두 부질없다 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영원한 진보는 없다는 말 처럼, 영원한 대안도 없겠지요. 늘 새로운 대안이 나와야 세상이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저번 주 아이들과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YMCA에서 봉암동 갯벌까지 말입니다. 아이들 걸음으로 2시간 남짓 되는 거리지요.(정확히 1시간 50분 걸렸어요)


작년 일곱살 아이들과 갔었을 때는 처음 해보는 모험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준비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녀온 경험이 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준비하였습니다. 정말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2008/12/01 - [아이들 이야기]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밥 (작년에 쓴 글입니다.)

우선 아이들과 떠나기 전날 부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슨 활동을 할때 규칙은 이렇다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일러주는 것보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활동의 재미와 참여도을 높여줍니다. 아이들과 정한 규칙, 준비물은 이렇습니다.

1. 바다반샘보다 뒤에 가고, 열매반샘보다 앞에 걸어 간다. (교사 2명이 아이들을 앞, 뒤로 지켜줍니다.)
2. 신호등을 건널 때는 한눈팔지 않는다.
3.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도와준다.
4.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간다.

아이들 준비물: 반만 얼린 물, 간식 조금, 운동화
교사 준비물: 주먹밥, 깍두기, 비상약품

간식은 미리 학부모님께 알려 챙겨주시게끔 하고, 주먹밥은 열매반샘과 전날에 재료를 썰어 놓고, 아침 일찍 만들었습니다. 만든 주먹밥은 위생봉투에 하나씩 담아 아이들에게 각자 몫을 챙겨 주었지요. 그리고 깍두기는 한 공동체에 하나씩 돌아가게끔 조그만 통에 담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 표정을 보니 모두 들뜬 얼굴입니다. 아침에 만난 다른반 선생님이며, YMCA 여러부서 직원분들께 "우리 걸어서 바다까지나 가요"라며 자랑이 대단합니다. 아이들 힘나라고 이것은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해주었거든요. 덕분에 자부심이 최고입니다.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고 드디어 출발!! 바람 한점 없고, 적당한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어 걷기 좋은 날씨입니다. 중간중간에 노래도 부르고, 아는 곳이 나오면 반가운 사람을 만난것 마냥 반가워합니다. 걷는 중간 힘들면 쉬어가자 그래도 괜찮다며 어찌나 씩씩하던지요. 그래도 힘든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득해 두번 쉬었습니다. 


바다가 보이니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더군요. 얼마나 바다가 반가웠을까요?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리고 봉암갯벌에 도착했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싸온 주먹밥과 간식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먹는 밥이 몸도 건강하게 해주겠지요. 저희는 봉암갯벌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비바람을 맞아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곡이 된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은 시키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그렇지요. 아이가 다치지 않고, 마음 아프지 않고, 힘든 일하지 않고, 곱고곱게 자라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곱게만 키우면 그런 아이로 자라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부만 잘한다고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것더 아닙니다. 여러 상황을 만나 보고, 모험도 해보아야 문제를 해결해 가는 힘과 창의력도 생기고, 많은 것을 보고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야 감수성도 풍부해집니다. 그래야 좋은 것이 무엇인지 싫은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래야 머리도 좋아지겠죠.

어른들이 도와 주기만 하면 이런 능력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스스로 겪어 보아야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독립심을 만들고, 다른사람들과 함께 해보았을 때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비바람을 맞아 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이 가득한 곡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만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걸어서 바다까지는 사실 교사인 저도 힘든 거리였는데요. 참고 인내하며 걷는 아이들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참는 힘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이들 마음에 커졌으리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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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2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친구들이 큰일을 했군요.
    일곱살짜리만 가능한 일 - ^^

    선생님도 수고하셨습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2009.12.02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치원에서 동생들이 아닌 형아들,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용기를 주고자 그랬지요.
      다음 께획은 팔용산 정상이예요.
      아이들에게 실비단안개님이 칭찬하더라 말해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옐로카드!!”
“아하하하~ 선생님 또 책상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앉았다가 마음 속으로 “아~맞다. 또 걸렸다”를 외치곤 한답니다.

규칙이라니.. 무슨 규칙인지 궁금하시죠?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이름도 익히고 친해졌을 때 쯤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정해보았습니다.

사실... 저의 의도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최대한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키기 힘들거나 못할 규칙은 하지 않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견을 모으고 모아 11가지 규칙을 정했습니다.(지금은 다시 규칙을 정해 19가지로 늘었어요^^)


그래도 규칙을 안 지키는 친구가 있겠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어길때 옐로카드를 주기로 하였습니다. 규칙을 3번 어겨 옐로카드를 3장 받으면 자유시간을 5분 줄이기로 벌칙까지 정했습니다. 이것 또한 아이들의 의견 이였습니다.

아이들에겐 5분 자유시간이 끔찍하게도 큰 벌칙인가 봅니다.
5분 자유시간 더 주면 환호성을 지르는데 5분간 자유시간이 혼자에게만 없다고 상상해보세요~여하튼 벌칙까지 정하고 종이에 써서 벽에 붙였지요~ 

집에 가기 전 회의를 하는데요. 회의에서 규칙을 어긴 일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하나도 없다면 멋쟁이친구로 뽑혀 스티커를 받습니다. 10개가 되면 선물을 하기로 했는데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아직까지 고민이랍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대견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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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 선생님 나 아침에 엄마 때문에 화났어요.
은미샘: 왜??
지환: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엄마 마음은 엄마 마음인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해야되는데 자꾸 엄마 마음대로만 해요
은미샘: 맞네~ 맞는말이네. 엄마가 어떻게 했는데?
지환: 나는 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더 자고 싶은데
        엄마가 일어 나라고 내 엉덩이를 꼬집었어요!

은미샘: 그랬구나~ 더 자고싶었어?
지환: 네
은미샘: 엄마는 지환이가 일어나서 YMCA가야 되니깐 그랬을거야
           다음부터는 일찍자~ 그럼 엄마한테 엉덩이 안 꼬집힐걸~^^

지환: 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른들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엄마가 아이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는 늦잠을 자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바로 "어제 늦게 자서" 오늘도 늦게 까지 자겠다는 것 입니다. 아이를 일찍 깨우려면, 늦게까지 자고 싶은 아이 마음을 돌리던지 아니면, 아이가 스스로 결정한 것 처럼 늦게까지 자도록 내버려 두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마음 먹은대로 늦잠을 자고 하루쯤 YMCA에 결석을 한다고 큰 일이 나지도 않았을 거고, 아이는 자기 결정능력을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을 것 입니다.

※ '마주 이야기'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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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목요일이예요. 산에 가는 날이죠? 산에 가요~산에 가요~”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니 여럿이 산에 가자고 조릅니다. 무척이나 기다린 듯한 얼굴로 말합니다. 전날에도 “내일 산에 갈거죠? 물어보더니 정말 가고 싶었나봅니다. 아이들과 의논하여 YMCA 뒤편에 있는 반월산에 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꽃과 곤충 자연사랑 교육사랑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아이들이 저 보다 앞서서 먼저 걸어가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잔디밭 한구석에 한가득 모이는 겁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들여다보니 귀염둥이들이 어제 텃밭에 들렀을 때 땅을 파다 발견한 애벌레를 잔디밭에다가 몰래 숨겨둔 것이었습니다.


전날 아이들이 키우고 싶어 하기에 “애벌레도 생명인데 가둬두면 싫어할 거라고 힘들어서 나비가 안 될지도 모른다”고 타일러 다시 놓아주기로 했었는데 몰래 숨겨둔 것입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에 그냥 넘어가지 못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애벌레 집이라고 상자까지 만들어 왔습니다. 그 걸 보고 안 된다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흙을 담은 상자에 애벌레를 넣어 산으로 가져갔습니다.

아이들마다 한번씩 들여다보고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한아이가 집에서 가져 왔다며 아이스크림가게에 가면 있는 플라스틱숟가락을 가져와서는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왜 저라나? 생각하며 다가가보니 애벌레를 찾을 거라며 숟가락으로 땅을 파고 있는 겁니다.

세상에...... 둘러보니 돌맹이로 땅을 파는 아이들, 애벌레 먹이라며 풀잎 뜯어 상자에 넣어주는 아이들, 상자에 붙어 애벌레 구경중인 아이들, 저마다 애벌레 키우겠다고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산에서 그렇게 열심히 놀고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상자를 교실에 가져가 키우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말입니다.
 
"애벌레도 생명인데 이 작은 상자에 갇혀 얼마나 힘들겠냐"고,
"너도 어딘가에 갇혀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면 힘들 거라"고,
"땅 속에 사는 애벌레는 땅 속에서 살아야지만 건강한 나비가 될 수 있다" 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도 몇 몇 아이들은 가져가고 싶은 눈빛입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그래, 그래, 살려줘야 된다” “빨리 살려줘라”라며 부추깁니다. 아이들끼리 그렇게 상의하더니 애벌레가 원래 있던 곳에 놓아두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텃밭으로가 원래 있던 곳에 살려주었습니다. 그리곤 저에게 자랑을 합니다. "키우고 싶었지만 살려주었다"면서 말입니다.

아이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손으로 잡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정말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덥석 잡아버리는 아이들입니다. 때론 벌도 잡고, 지렁이도 잡고, 콩벌레도 잡고 합니다.

벌레는 더럽다고 여기는 것, 벌레를 하잖게 여기는 것은 어른들이 아닌가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벌레를 잡아도 함부로 죽이지 않고 살려줍니다. 아쉬워는 하지만 그렇게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실천하는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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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순호 2009.08.28 1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쁜 벌레도 있기는 합니다.
    흔히들 해충이라고 합니다.
    물론 익충과 해충의 구분은 사람에게
    유익한가 해로운가가 기준이 됩니다만...

    그 놈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저희 반에는 공룡박사가 있습니다. 공룡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림으로도 잘 그리고 종이접기로도 잘하는 친구가 있어 아이들이 그렇게 부른답니다. 공룡박사가 공룡접기 책을 들고 오는 날이면 종이접기 삼매경에 빠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제가 봐도 어려운데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종이접기 책을 뚫어지게 보면서 이렇게 접는 거다 저렇게 접는 거다 서로 의논하며 공룡을 접더라구요. 도통 풀리지 않으면 저에게 가져와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요.

사실..저도 어려워 이리접고 저리접다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많았답니다. 이렇게 친구들과 서로 모여 종이를 접으면서 그렇게 어려운 공룡접기를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보지않으셔도 아실 듯합니다.

이렇게 한개 접어보고 두개 접어보고 실패도 해보며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는 거지요. 요즘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교구들이 유치원에는 많습니다.

몬테소리, 삐아제, 프뢰벨, 슈타이너, 레이오 에밀리아, 하바, 크레다, 프로젝트교육, 상황중심교육, 활동중심교육, 열린교육, 개별화 교육이니 하는 것 들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 온 교육입니다.

이런 교구들을 해야 만이 두되를 발달시킨다느니, 손과 손의 협응 능력을 길러준다느니, 창의적인 아이로 자라게 한다느니, 사고능력, 판단력을 길러준다느니 온갖 좋다는 말은 다 끌어다가 붙입니다.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이런 값 비싼 교구들이 있으야만 창의력, 사고력 판단력이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반에는 이런 교구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놀이에서는 이런 어려운 말을 쓰지 않습니다. 공룡접기를 할 때도 친구들과 서로 궁리해가며 온 마음을 집중해서 종이를 접으면서도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을 길러줍니다. 사회성을 발달시킵니다. 집중력도 길러주구요. 성취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고 "종이접기 한다". "딱지치기 한다" 라고하지 "사회성 놀이", "집중력 놀이"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아이들끼리 노는 것은 해야 할 공부는 안하고 노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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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얼하며 아이들과 행복에 빠져 볼가 생각하다가 신문지 놀이를 했습니다. 신문지 놀이는 신문지를 마구마구 찢고 뜯으며 내 마음대로 노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 중에 하나이지요. 이건 1등도 2등도 꼴찌도 없는 아주 좋은 놀이입니다. 신문지 놀이는 친구와 갈등이 생겨 속상했던 마음이나 스트레스를 신문지를 찢으며 확! 날려 버린답니다.

이렇게 노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면 저 또한 행복해 집니다. 물론 저 또한 함께 신나게 놀아야하지요.



신문지는 마술같은 놀잇감

머리 위로 날리며 “눈이다”를 외치는 친구들, 신문지를 뭉쳐 던지며 눈싸움도 하고 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수영장 놀이도 하며 다양하게 놉니다. 이 날은 새로운 걸 발견한 재모와 태준이가 신문지를 길게 찢어서 바지 뒤 허리에 끼우고 꼬리라고 합니다.

처음엔 강아지가 되었다가 나중에 꼬리 아홉 개 달린 구미호도 되고 또 나중엔 13개가지 꼬리를 만들며 놀았습니다. 집에 갈 시간은 다 되어 안타깝지만 큰 포대에 신문지를 담아 정리를 하며 다음에 또 할 것을 약속하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신문지 놀이에 담긴 교육적 가치를 모르는 분들은 어수선하고 난장판 같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만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신문지 놀이 만큼 좋은 놀이도 흔치 않습니다.

1등, 2등도 없고 꼴지도 없고, 장난감 처럼 혼자만 독차지 하려고 싸울 필요도 없는, 그리고 아이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신문지는 세상에서 가장 평등하고 재미있는 마술같은 놀잇감 중 하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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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미예 2009.08.26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오늘 아이들과 새노래를 익혔다. 항상 그렇듯 새노래는 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불러 준다. 백창우선생님 말처럼 전자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불러주는 것이 제일 좋다기에(절대 피아노 못 쳐서 그런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흠...) 그렇게 하고 있다.


다행히 아이들도 그냥 CD를 틀고 가르쳐 주는 것보다 내 목소리를 더 좋아하고, 우리선생님 노래 잘 부른다며 칭찬까지 해준다. 정말로 잘 부르는 것은 아닌데도 그렇다. 나보고 노래 잘부른다 말해주는 아이들이 그저 고맙다. 아이들은 아마 한 소절 한소설 주입식으로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듣고 저절로 익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주 새노래는 백창우 선생님이 만든 노래 '개구쟁이 산복이'였다. 가사가 꼭 우리 아이들을 말하는 것 같아 참 좋다.

"이마에 땀 방울 송알송알
 손에는 땟국이 반질반질
 맨발에 흙먼지 얼룩덜룩
 봄 볕에 그을려 가무잡잡
 멍멍이가 보고 엉아야 하겠네
 까마귀가 보고 아찌야 하겠네"


이 노래를 신나게 불러 주었다. 몸까지 흔들어가면서 여러번 불러 주었다. 그러다보니 차츰 따라 부르는 아이도 생긴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데 광민이가 막대기(어디서 구해왔을까?)들고 책상을 탁탁치는데 박자를 맞추어가며 치고 있었다. 마치 드럼을 치듯이 말이다.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에 한 층 더 신이났다. 그래서 광민이를 칭찬해 주었다. 꼭 드럼연주가 같다며 노래가 더 재밌어진다 그랬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다시 부를테니 다시 한번 쳐보라고 친구들이 못 들었으니 다시 들려주자 그랬다.

그렇게 한 곡을 부르고 아이들이 자기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친김에  "그럼 너희가 두드리고 싶은거 마음대로 골라와 내가 노래 불러줄께"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저마다 가지고 오는데 가지각색이다.

연필을 들고 책상이나 의자를 치는 아이, 진짜 드러머 처럼 의자를 배치하는 아이, 칫솔과 양치컵을 들고 치는 아이, 또 그것을 바닥에 쪼로록 놔두고 치는 아이, 크레파스통을 들고 와 색연필로 치는 아이(각설이 타령 춤 추듯이 말이다) 참 다양도 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연주를 하고 나까지 몸이 들썩들썩 신이나서 노래를 불렀다. 몇 곡이나 불렀는지... 스케치북에 우리가 배운 노래를 모두 적어 놓은 노래책이 있는데 그 노래를 전부 다 불렀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말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계속 불렀다. 나중에는 목이 아프기도하고 많이 불렀다 싶어 
"이제 그만 부를까?" 물으니 "아니요 한번 더 해요"한다. 힘들지도 않는지 아이은 대단하다.

우리는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리듬을 타고 박자를 맞추며 난타공연까지 한 것이다. 우리 멋진 바다반 기특하기 그지 없다.

나도 초임 교사 시절에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칠 때는 한마디 불러주고 따라부르게 하면서 노래를 외우게 했었다. 이 방식이 아니다라는 걸 깨닫고 부터는 새노래를 가르칠 때는 그냥 내가 노래를 부르고 점심시간에 CD를 틀어 놓고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이들과 교실에서 일어난  체험은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 오늘 아이들이 보여준 것 처럼 노래는 외우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고,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오늘 아이들에게서 또 배웠다. 교사는 늘 아이들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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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웅전쟁 2009.08.13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멋진 하루로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에 함께 일 하는 단체 회원분들과 봉화마을을 다녀왔다. 언젠가는 봉화마을에 노무현대통령 만나러 가야지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계시지 않는데 만나 뵐 수 없는데 이렇게 봉화마을을 다녀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벌써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노무현대통령을 정말로 보내드리는 그 날이다. 서울에서 영결식이 열리고 유언대로 화장을 한다고 한다. 한 줌의 재로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가시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서울로 달려가고 싶지만 현실이 따라 주질 않는다. 가시는 마지막 함께 하고 싶고, 지켜드리고 싶은데 말이다.


아이들과 지내는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다. 손에 일이 제대로 잡히지가 않는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안타까워 생각을 하고 있으면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어디 이런 마음인 사람이 나뿐이겠냐만은 정말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내 마음은 찢어지게 아픈데 아이들은 즐겁기만 하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더 우울해지고 가슴이 아파 온다. 

아침에 아이들에게 '근조'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아주었다. 가시는 길 아이들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생님들과 의논해 아이들과 국민장에 마음으로 함께 참여하기로 하였다.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아이들과 명상을 하였다. 아이들 말대로 대통령할아버지 잘가시라고 마음을 모아 기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 대통령할아버지가 더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을 거라며 말이다.

근조 리본에 두 손을 모으고 조용한 명상음악을 틀었다. 아이들도 아는지 분위기는 엄숙해지고 가끔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내내 가슴에 손을 모은채 그렇게 명상하였다.

명상내내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노래 한 곡이 끝나고 아이들이 내 얼굴을 보더니 "우리 선생님 울었다"고 한다. "선생님 나도 울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의 마음과 내 마음 모두 같았을 것이다.

명상이 끝나고 느낌나누기를 하는데 보통 때는 "잠이 올 것 같았어요",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찌릿찌릿했어요" 라고 말하는데 오늘은 "슬펐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재연이가
"대통령할아버지가 그리웠어요" 라고 말했다. 재연이는 엄마랑 봉하마을에 다녀왔다고 했다.

마음이 울컥해 또 눈물이 났다. 그 말이 어찌나 슬프던지 더욱 마음이 아팠다. 지금 몸은 비록 죽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기시지만 우리가 언제나 대통령할아버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면 마음속에서 언제나 함께 계실거라고, 마음 속에서 영원히 살아계실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명상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우리가 대통령할아버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 물으니 한 아이가 편지를 쓰자고 했다. 아이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나도쓸래"라고 동의해주어 편지를 쓰기로 했다.



편지를 쓰는데 아이들이 대통령할아버지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림도 그리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서 신문에 나온 큰 사진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썼다.


이렇게 아이들까지도 대통령할아버지를 생각하고 사랑하니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 곳에서나마 편안히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 이 아이들과 함께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 이 글은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다음 날 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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