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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야기

좀 놀 줄 아는 아이로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이 가장 좋을까요? 값비싼 어느 장난감보다도 자연에서 노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것보다 좋은 선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돈을 들여 아이에게 부족하지 않게 해주겠다 다짐하며 많은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아이들은 행복해하지 않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오히려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자연에서 뛰어 놀 수 있는 시간과 자유를 주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은 그것이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유치원은 놀이가 기본입니다. 놀이가 곧 배움이라 생각하기에 노는 시간을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노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침 친구들이 다 모이는 시간과 점심시간까지 합치면 자유시간이 2~3시간은 기본이지요. 거기에 바깥놀이가 있는 날이면 하루 종일 노는 대박(?)인 날도 있습니다. 놀이.. 더보기
우리샘 그럴 줄 알았다! 아이들이 실망한 사연 며칠 전의 일입니다. 보통은 체육이나 국악과 같은 수업이 있어 시간표대로 생활해야 하는데 그날은 아무것도 없는 날이었습니다. 다른 반 수영공개수업 한다고 체육선생님들도 수영장에 가시고 아무 걸릴 것 없이 우리들만의 날이 생겼지요. “오늘은 체육 수업도 없고~ 영어 수업도 없고~ 국악도 없어~ 그래서 오늘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날이야 어때?" “진짜요? 신나요! 신나요!” “그치? 완전 신나지? 그래서 오늘은 너희들이 하고 싶은 걸 하겠다! 하하하” “와아~~~~~~~”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교실이 떠나갈 만큼 괴성(?)을 지르더군요.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만세동작으로 말입니다. 사실 우리 아이들 보통 때도 많이 노는데요. 그래도 좋은가 봅니다. 하긴 아이들의 삶은 ‘놀이’여야 한다는데 놀.. 더보기
유치원 선생님은 아프면 안돼? '허체력'이라 불리는 건강체질이라 잘 아프지 않는데 감기에 걸렸습니다. 동료 선생님이 "선생님도 감기 걸려요?" 합니다. 목이 부어 쉰 목소리에 열나고 콧물 나고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제는 몸이 힘들긴 하더군요. 오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허체력이 맞기는 한가 봅니다ㅋ 몸이 아플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일이 많습니다. 내 몸이 힘드니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운 마음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생기고, 보통 때면 넘어갈 일도 큰 소리 쳐질 때가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돼 하면서도 제 마음대로 안 될 때면 내가 지금 왜이러나 싶고, 내 자신이 참 바보스럽고, 내가 말로만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 하고 말만 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갖가지의 마음이 생깁니다. 내공의 부족함을 느끼.. 더보기
내아이, 유치원과 집에서 행동이 다르다면? 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구요. 덕분에 아침 차량 지도 때 아이들을 태우는 것이 얼마나 수훨한지 모릅니다. 씩씩하게 차에 타거든요.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격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요^^ "선생님 쟤가요~" 라고 말을 시작하던 아이들이 "선생님 00이가요~"라고 이름을 부르며 말도 합니다. 이제 친구들 이름도 외웠습니다. 정말 기특합니다. 엄마 없이도 이렇게나 잘 적응해 주다니요. 이 만하면 아이들 첫 도전인 유치원 적응기,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겠죠? (벗쫓 활짝 핀 저희 유치원 마당입니다. 4월이 기다려 지네요^^) 유치원과 집,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 그런데 참으로 고민되게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유치원에.. 더보기
아이들이 떡 들고 동사무소에 간 까닭 아이들이 만나는 모두가 선생님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로 만나는 스승은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보며 따라 하고 배웁니다. '아이들 앞에서 찬물도 못 마신다' 그러지요. 아이들이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하기 때문에 아무 행동이나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부모님만 스승인 것인 것은 아닙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삼촌까지 가족 모두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가족 아닌 남도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앞집 아주머니를 보며 '이웃을 만났을 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 슈퍼 아저씨를 만나며 물건 사는 법을 배우기도 할 것 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을 도와주시는 선생.. 더보기
아빠! 엄마 주문해, 엄마 바꾸자 저희 유치원에 다니는 여살살 아이의 가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 홈쇼핑 책자가 배달되어 왔답니다. 그걸 아이가 발견하였지요. 홈쇼핑 책자를 아이와 아빠가 이리저리 뒤지며 구경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아이 왈! "아빠, 엄마 주문하자" "어?? 뭘 주문해?" "엄마! 엄마 주문하자고, 우리 새엄마로 바꾸자" "왜?! 엄마를 바꿔?! ㅡ.,ㅡ:" "엄마는 맨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 오잖아 그러니까 새엄마로 바꾸자" 헉...마구 찔리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정말로 있었던 일입니다. 보통은 아빠를 바꾸자고 할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이 가정에서는 엄마를 바꾸자고 했더라구요. 아이의 엄마가 담임선생님께 우습다며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합니다. 다행히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나 봅니다. 덕분에 저희 유치원 선.. 더보기
모두가 신나는 재롱잔치로 만드는 법 지난 주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습니다. 재롱잔치라 해도 여러 유치원에서 하는 것 처럼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또 이틀에 나눠합니다. 유치원 전체 아이들이 하루에 다 이뤄지면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틀에 나눠하면 그만큼 아이들 시간이 많아집니다. 선생님들은 조금 힘든 측면이 있지만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일곱살입니다. 일곱살 공연은 율동과 노래, 동극, 국악공연이였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우던 국악과 노래, 율동이었기에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준비합니다. 문제는 선생님 마음이지요. 아이들이 잘해주길 바라는 큰 기대감으로 준비하면 아이들을 잡게(?)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선생님도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하지요. 저도.. 더보기
산타할아버지? 어제 다녀가셨는데요?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어제 하루 종일 아이들도 저에게 몇 번이나 다가와 물어 봅니다. "선생님 내일 크리스마스죠?" "아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다 맞죠?" 묻고 또 묻고 몇 번이나 확인해 보더군요. 아이들 마음에 크리스마스로 가득차 있습니다. 거리 여지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이 반짝반짝이고, 어딜가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니 아이들도 들 뜰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계실까요? 산타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일곱살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1: 선생님, 내일은 산타할아버지와요 은미샘: 맞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날이지~ 언제 오실려나? 아이2: 우리가 밤에 자고 있으면 몰래 다녀가세요. 나 여섯살 때도 밤에 몰래 왔었어요 아이3: 나돈데~~ 나도 나도 아이4: 으이구~너거 모르나.. 더보기
기대에 못 미친 아이들, 문제는 내마음 아이들과 '걸어서 바다까지'를 하고 왔습니다. 유치원에서 바다가 있는 곳까지 아이들 걸음으로 2~3시간 정도 거리 입니다. 정말 대단하죠? 작년 아이들(지금은 졸업한)과 '걸어서 바다까지'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아이들도 큰 성취감을 얻고 돌아오리라 부푼 기대감으로 떠났습니다. 관련글-2009/12/02 - [아이들 이야기] - 걸어서 바다까지, 일곱살 아이들의 모험 ! 아침 일찍 일어나 즐거워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주먹밥 보더니 좋아하더군요. 제 배낭과 아이들 가방 여섯개에 주먹밥과 물, 간식(귤을 한사람에 하나씩)을 담았습니다. 가는날이 장날, 찬바람이 쌩쌩~ 그 전에 팔용산 정상까지 다녀온 아이들이라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어찌나 .. 더보기
선생님 인내심을 시험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오늘을 행복하게 살자! 후회 없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언제나 노력하지만, 가끔 제 마음을 흔들리게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생활이 즐겁고 제 활력소가 되지만, 제 마음 같이 안되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흔들리곤 하지요. 어떤 때는 아이들 덕분에 살 맛나고, 어떤 때는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나고, 어떤 때는 머리끝이 쭈삣거릴 때가 있습니다. 희노애락이 함께 공존 합니다.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아이들 요즘 반대로 말하는 아이들 때문에 저의 인내심이 바닥을 향하고 있습니다. 학기 초부터 "에~나 그거 알아요. 시시해요. 하기 싫어요. 재미없어요" 말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진짜 그럴 때도 있지만 문제는 아닐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표정을 보면 싫은 얼굴이 아닙니다. 그래도 싫..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