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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아이들이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 !

반찬투정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합니다. 어릴적부터 반찬투정을 하였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당연히 하는 이치겠죠? 반찬 투정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 부모가 집안 일을 안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풍족한 가정에서 자랄 수록 또 오냐오냐 키운 아일수록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은, 내가 이것을 먹기까지의 수고로움을 모른다면 투정은 늘수 밖에 없고, 감사함도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농부님의 정성을, 장사하시는 분의 수고로움을, 요리를 만든 사람의 사랑을 안다면 "맛없다! 밥찬이 이것 뿐이냐!" 라는 말은 쉽게 할 수가 없을 겁니다. 

반찬 투정을 못하게 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요리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리마다 다르겠지만 하나의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거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 음식의 소중함과 수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아울러 직접 만들어 본 음식에 흥미가 생기는 것은 기본이구요.

지난 주에 아이들과 여름캠프에서 국수 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여름캠프하면 물놀이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하필 하늘에 구멍 난 것 처럼 비가 내리더라구요. 덕분에 비소리 들으며 많은 시간을 방에서 지내야 했기에 국수 만들기는 참으로 재밌었습니다.


우선 요리수업에서 선생님은 보조 역할을 하고 아이들이 많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럴려면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요리수업 생각보다 힘들거든요. 무작위로 이루어 져서는 안됩니다. 씻고, 다듬고, 썰고, 조리하고를 누가 할지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맛은 두배가 됩니다. 설령 맛이 없다할지라도 모두가 힘을 합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만들었기에 아이들에게는 맛이 없을수가 없습니다. 요리를 하며 참을성을 길러주고, 함께하는 사회성과 배려심을 길러 주기에 정말 좋습니다.

국수재료는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 노른자와 흰자 지단, 호박볶음, 김치볶음, 양념간장, 그리고 김가루 입니다. 우선 육수는 먼저 우려 식혀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호박을 씻고, 돌아가며 채를 썰었구요. 김치도 볶아야 겠지요.

아이들 인원이 많기에 정말 참을성이 필요합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말입니다. 국수가 다 되기까지 기다리는 아이들도 힘들겠지만 정말 못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도 힘듭니다. 제가 막 해버리고 싶거든요. 아이들만 참을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은 더 더욱 필요합니다.ㅋ 

그러곤 재료를 볶았습니다. 소금도 적당히(적당히가 제일 어렵다더라구요.) 넣었지요. 아이들은 볶을 때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웁니다. 그럼 정말 맛있어 집니다. 모두의 마음이 들어가니까요.

호박이 다 볶아지고 맛도 보았습니다. 호박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신기하지요? 나의 정성이 들어갔기에 편식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유정란은 제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서 구웠습니다. 요건 조금 위험하니까 선생님이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곤 조금 식혀 아이들이 자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쯤되면 아이들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도달합니다. 계란 먹고 싶다고 난리가 나거든요. 그래서 요것도 맛을 보았습니다. 집에서 먹는 달걀프라이 하나 보다도 백배는 맛있었을 겁니다. 

김도 구워서 가위로 가르고, 양념간장은 급식선생님께서 만들어 가져다 주셨고, 국수면도 끓는 물에 삶아 차가운 물에 씻었습니다. 그럼 아이들 손맛, 선생님 손맛, 급식선생님 손맛까지 모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드디어 국수 완성! 정말 국수가 이렇게나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국수를 어른 만큼 먹습니다. 이렇게 만든 국수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요리수업으로 음식의 소중함도 알아가고,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도 느껴보고, 편식에도 도움이 되니 더욱 좋습니다.

저희 급식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음식은 사랑을 담아 만들지 않으면 먹는 사람도 맛이 없지만, 사랑을 담아 만들면 내 사랑을 사람들이 먹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요리를 해야 한다구요. 이 마음을 아이들도 조금은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