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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어린제자의 편지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YMCA를 졸업한 제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제자라 해도 이제 9살, 2학년입니다. 어린 제자가 저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 온 것입니다. 제자(?)라는 표현 좀 어색하네요. 이런 표현에 어울리지 않게 저도 무지 젊거든요.

연필로 쓰고 그 위에 싸인펜으로 한자한자 배껴 쓰면서 정말 정성스럽게 쓴 편지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열쇠고리와 핸드폰고리도 같이 보내 왔습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지를 쓰고, 악세사리를 고르고, 저를 생각하면서 보냈을 제자를 생각하니 너무나 고맙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한 번씩 졸업생들에게 편지를 받을 때마다 YMCA 선생님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여질 때면 내 믿음에 확신이 들고 뿌듯함은 백배가 됩니다. 

아이의 밝은 마음과 당당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보면서 "내가 잘하고 있구나 ~잘 성장했는걸"하는 거만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뿌듯함이 과한 것일까요? 어쨌든 이런 행복감에 빠져 듭니다. 전 정말 행복한 교사입니다.

답장으로 장문의 편지를 써 놓았는데 오늘은 꼭 붙혀야겠습니다. 답장이 늦어 미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