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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꼭 한줄로 서야되나요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 보면 다른 유치원 아이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럼 우리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앞 친구의 어깨를 잡고 한줄로 쭉 늘어서 걸러갑니다. 일명 기차줄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교사가 "오리" 하면 아이들이 "꽥꽥"하는 식으로 갖가지의 동물들이 다 나오지요.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1, 2번 나오세요"하면 아이들이 척척 나옵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어떻게하면 저렇게 말을 잘 들을 수 있을까말입니다. 아이들은 말을 안들어야 아인데 말이지요. 어쨌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보았을 때는 보통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들은요. 제 앞으로만 가지 않고, 뒤에서는 제가 보이는 데 까지는 위험한 행동만 하지 않으면 어떻게서든 자유입니다. 새치기 한다는 건 없습니다. 조금 앞에 서고 싶으면 앞에 서고 뒤에 서고 싶으면 뒤에 서면 됩니다. 둘이 손잡아도 되고, 여러명이 손을 잡고 걸어도 됩니다.

그러다 지나가던 길에서 신기한 것을 발견하면 구경하다가 제가 안보일려고 하면 뛰어오곤 합니다. 물론 제가 부르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그만큼의 자유를 누리다 옵니다. 그리고 뒤에 쳐지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한번 씩 모으고 또 길을 갑니다. 그 범위 내에서 그만큼의 자유를 즐기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길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많은 것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저게 뭐지?" 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확인해가며 스스로 알아갈 수 있습니다.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는 궁금증이 생겨도 그냥 넘어 갈 수 밖에 없고, 궁금증이 잘 생기지도 않겠지요. 

자유로운 시간에 상상력은 더 커지게 됩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놀이를 만들어내고, 사회성이 발달하고, 자립심이 커질 수가 없습니다.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지요. 길에서든 교실에서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칙칙폭폭 기차줄, 남들이 보기에 질서 있고 보기에 좋지만 과연 아이들에겐 좋은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