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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누가 선생님을 차지 할 수 있을까요?

드디어 방학이 끝나고 개학입니다. 솔직히 선생님 입장에서는 벌써 개학이야? 하는 마음도 없진 않습니다. 방학은 해놓은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빨리도 지나갑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 방학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건 정말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학 첫 날! 아이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보고 싶었다며, 잘 지냈냐며 서로를 안으며 인사를 나눕니다. 3주 동안(저희 유치원은 방학이 3주예요.) 만나지 못했으니 그 동안 한 일도 많을테지요. 아이들 저 마다 하고 싶은 말들을 마구 쏟아냅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선생님!" 을 외쳐댑니다. 서로 먼저 자기 말을 들어 달라는 거지요. 나이가 많을 수록 참는힘이 강하긴 하지만, 일곱살 아이가 지금 막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친구 이야기가 다 끝 날 때까지 기다리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지요. 


"선생님 나요~" 라며 한 아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면 옆에서 "선생님 나는요~" 합니다. 또 옆에서 "나도!" "나도!" 합니다. 자기말 먼저 들러 달라고 선생님을 부를 때마다 목소리는 점점 커집니다. 합창단 같기도 하고, 무슨 시장 통 같기도 합니다. 꼭 아기 참새들 마냥 짹짹거립니다.

아이들이 주말을 지내고 만나거나, 방학을 지내고 오거나, 이처럼 오랜만에 만나면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아집니다. 별이 반짝이듯, 밤 하늘에 유성이 떨어지듯 말입니다. 

제 몫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명이 한번에 말하면 저도 듣기가 힘들지요. 이럴때면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줄을 서시오~"

한줄을 서시오 외치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아이들이 한 줄로 줄을 섭니다. 모습이 상상이 가시나요? 제가 생각해도 좀 우습긴 합니다. 그럼 한아이 한아이, 집중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뒤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지요.

말은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요. 아이들 이야기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하는 것이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표현하지 못하지 못하는 아이일수록 마음은 병듭니다.

표현을 잘하는 아이일수록 표현력과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관찰력도 좋아집니다. 언어 교육은 말하기가 첫째이지요. 글자를 배우는 것 보다 하고 싶은 말을 잘 할 수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야 건강한 마음의 아이로 자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