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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아이들 사진 찍는 선생님의 고뇌

졸업할 시기가 다 되어 갑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 앨범만들기에 열중입니다. 1년 동안 아이들과 생활하며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 선생님이 직접 앨범 한권으로 꾸며주는 작업인데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아이들 사진 찍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물론 제 입장이긴 하지만 유치원에 일하시는 교사라면 공감 되실거라 생각이 듭니다.


첫째, 수업시간! 수업도 하고, 사진도 찍는 만능 교사

보통 사진은 특별한 수업을 할 때나 캠프를 갔을 때 처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활동일 때 찍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수업을 하면서 동시에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물론 교사가 한 반에 두 명일 때는 괜찮겠지만 보통은 한 반에 교사 한 명이죠. 그럼 교사 혼자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왜냐 수업의 흐름이 깨기도 하고 집중하고 있는 아이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요리수업 시간을 생각해보면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야 하고, 또 다칠까 신경도 써야 합니다. 그 와중에 사진도 남겨야하지요. 썰기에 열중 하는 아이를 불러 사진기를 쳐다 보게도 해야 합니다. 욕심이긴 하지만 사진은 얼굴이 잘 나와야 하니까요.

둘째, 사진찍기 싫어 하는 아이, 좋아 하는 아이

어른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사진찍기를 좋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찍기를 싫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보통 아이들은 놀기에 열중하는 아이들이 사진 찍기를 싫어 합니다. 놀이의 흐름이 깨는지거든요.

그냥 놀고 있는 모습을 찍으면 되지 않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을 따라 다니며 흔들리지 않게 찍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굉장한 체력의 교사거나, 순간 포착이 잘 되는 성능 좋은 사진기라면 가능도 하겠지만 반 아이들 모두를 그렇게 찍기는 힘들겠지요. 

사진 찍기를 싫어 하는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억지로 찍은 사진은 대부분 썩소(?)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유달리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교사를 따라 다니며 "선생님 사진 찍어 주세요"라며 요구를 합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쫒아 다니며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기에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런 아이들은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기에 표정 또한 좋아 사진이 이쁘게 찍히지요.

셋째, 결석이 많은 아이는 사진이 적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앨범을 받은 부모님들은 " 왜 사진이 이렇게 작지? 우리 아이만 안 찍어 준거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선생님 눈 밖에 났나? 하고 생각하는 부모님도 계시더군요. 사진이 많지 않으면 막상 앨범을 받았을 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하지만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거나 결석이 잦은 경우에는 사진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캠프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보통 캠프 활동 때 찍은 사진이 많으니까요.

사진은 그때 그 시간, 그 마음의 추억을 담아 줍니다. 물론 눈과 마음에도 담기겠지만 사진으로 남기면 "아~맞아! 이때는 이랬구나"라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되겠지요. 그 추억에 함께 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도 보여 줄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기도 할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였을 때는 아마 유치원 시절이 잘 기억은 나지 않겠지요. 너무 어린시절이니까요. 그래도 사진을 보며 "아~이렇게 놀았었구나, 참 재밌었지" 라는 생각과 추억의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