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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가을 단풍에 흠뻑 취한 아이들과 선생님

지난 주 아이들과 금원산 자연휴양림에 1박 2일 가을 소풍 다녀왔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1박이나 하냐구요?

실컷 놀려면 하루는 너무 짧아요.
 적어도 이틀은 되야 밤하늘에 별도 보고, 산 속 아침 공기도 마시고, 놀이에 흠뻑 빠질 시간이 되죠. 또 엄마, 아빠 없이 친구들과 잠을 자 함께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거든요.

거창에 있는 금원산 휴양림은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가 본 곳이었습니다. 자연에서 뛰어 놀려고 휴양림 쪽으로 캠프를 많이 가는데요. 휴양림은 전부 산에 있다 보니 경사가 심하고, 날씨가 훨씬 춥지요. 그래서 그 중 제일 나은 남해편백자연휴양림으로 자주 갔었거든요.

남해 편백은 휴양림인데도 불구하고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경사가 없고, 넓은 잔디밭에 수영장도 있고 아이들 놀기에 참 좋아요. 그런데 따뜻한 남쪽 지역이다 보니 가을에 가도 단풍 보기가 힘들지요. 나무들이 편백 위주라 더욱 그렇지만요.


                            (아이들이 맑은 계곡물을 보곤 계속 물놀이 하자 조르는 바람에 혼났습니다.^^)



장소마다 장, 단점이 있는데요. 금원산에는 가을이 와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교실 안에서 그림과 말로만 배우던 가을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직접 느낄 수가 있었지요.

계곡이 아름다운 금원산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계곡 참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여러 폭포도 있었구요. 대부분이 암석으로 이뤄져 있고, 큰 바위도 많았습니다. 요즘 산에 가면 계곡에도 공사를 해 놓은 곳이 많아요. 인공적으로 만들어 인상을 찌푸리는 곳을 종종 보는데 금원산은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계곡은 날씨가 추워지면 물 양이 줄어드는데 비해 금원산은 아직도 폭포에 물이 콸콸 쏟아 지더군요. 여름에는 더욱 장관이라 합니다.

아이들과 계곡탐사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발길을 잡았습니다. 또 바위마다 이름 짓기 놀이도 했었지요. 만두 처럼 생긴 만두바위도 있었어요. 배가 고팠던 걸까
요? ㅋ


아이들이 보기에도 산이 참 예뻤는가 봅니다. "선생님! 저기 좀 보세요"를 많이 들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가을을 발견한 아이들은 빨갛고 노랗게 색이 변한 나뭇잎을 주워오기도 하고, 선물이라며 주기도 하던군요.

또 나뭇잎을 한움큼 안아 하늘 위로 날리며 나뭇잎 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초록산이 아닌 멀리 있는 고운 빛깔의 산을 발견한 아이들은 "우와~"라며 감탄사를 날리기도 하였답니다.


계곡을 따라 걸으니 참 좋았습니다. 어린 아이면 자운폭포까지, 큰 아이들은 더 멀리 있는 유안청 폭포까지도 거뜬하게 다녀올만 합니다.

친절한 숲 해설 선생님까지

더욱 좋았던 것은 계곡을 따라 걸으며 숲해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 두시면 공짜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캠프 다니며 숲해설을 많은 들은 편인데요. 이곳에 숲 해설 하시는 분 정말 친절하시고, 아이들 눈 높이에서 말씀 해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숲해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설명하시는 모습입니다.)



나무 이름이나 풀 이름을 외우고, 유적지 이름을 외우고 하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제가 알지 못했던 부분을 숲해설을 통해 말씀해 주시니 아이들이 금원산을 느끼기가 더욱 좋았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알고 보니 더욱 좋더라구요. 숲해설은 단체가 아닌 일반 가족 5인 이상이라도 해 주신다 합니다.

도심 속 아이들 별보기 힘든데, 쏟아지는 별을 보며

밤에는 아이들과 무수히 많은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아 구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오염 되지 않은 곳이란 걸 말해주기도 하는 거죠. 하늘을 본 순간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별자리를 조금 아는 아이들은 오리온 자리와 북두칠성 자리를 찾기도 하더군요. 별똥별은 왜 안 떨어지냐고 이상하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기에 별을 책에서 말고는 참 보기 힘든 요즘이잖아요.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니 아이들 말도 반짝반짝 빛납니다.

"선생님도 별 만져 보고 싶어요?"
"응 만져보고 싶어"
"왜요?"
"잡을 수가 없으니까 잡아 보고 싶어. 너는?"
"나는 반짝반짝 빛나니까요 선생님 내가 별 따다 줄까요?"

말이 참 이쁘죠? 아이들과 밤 하늘 빛나는 별을 구경하며 참 행복했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단풍잎이 바람에 날리는 걸 본 아이가 한 말도 참 이쁩니다.

"선생님 나뭇잎이 새처럼 날아가요"

나뭇잎이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닌 바람에 날려 새처럼 날아 간다는 것을 경험하였기에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겠지요. 이렇게 감수성은 경험을 통해 생겨납니다. 이런 감수성이 쌓이고 쌓여 아이의 마음을 튼튼하게 성장 시킬 거라 믿습니다.

친절한 휴양림 직원들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직원들이 모두 친절했습니다. 아이들과 여러 휴양림으로 캠프를 다니는데, 어떤 곳은  건조하고 딱딱한 공무원(?)이라는 느낌을 주는 직원 분들이 계신 곳도 있는데요. 그런 곳에 비해 금원산에서서 일하시는 분들은 참 친절하시더군요.

금원산 휴양림의 겨울행사 준비로 숙소까지 차가 올라 가지 못해 조금 걸었어야 했는데요. 아이들과 놀다 직원분을 마주쳤는데 일부러 차에서 내려 "아이들 많이 걷게 해서 미안하다"고 "공사를 하고 있어 그렇다"는 사정을 자세히, 그것도 상냥히 설명해 주시더라구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 보니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죄송하단 말을 많이 해야 하고, 눈치 봐야 하는 일도 많이 있는데 친절히 대해 주시니 마음이 편하게 놀 수 있었답니다.

계절마다 이벤트가 있는 금원산 자연휴양림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계절마다 이벤트가 있다고 합니다. 구절초축제, 고로쇠축제도 있고, 숲속음악회도 여름 동안 계속한다고 합니다. 또 겨울에는 얼음축제도 있어 얼음조각도 보고, 썰매도 탈 수 있다고 하네요. 일반 팬션보다도 저렴한 숙소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니 가족 여행을 가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연인이라도 좋겠구요. 금원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을 여행 떠나보세요~

금원산자연 휴양림 홈페이지 http://www.greencam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