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들 이야기

엄마 잃은 아기참새 짹짹이

아침 운행 중 우리반 광민이가 조그만 상자에 아기참새를 데리고 왔습니다. 털이 듬성듬성 나있고 맨살이 더 많이 보이는 그냥 보아도 정말이지 약해보이는 조그만 아기참새 였습니다. 광민이 어머님 말씀으로는 아침에 마당에 나가 보니 참새새끼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YMCA에서 키우라며 보내 주신 것입니다.

                          


운행 중이었으니 차안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서로 보여달라고 말입니다. 얼마나 궁금했을까요. 약한 아기참새를 만지면 힘들어서 죽을 수도 있다고 보기만 하자며 순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불쌍한 아기참새를 어떻해야 할지 차량 운행 중 걱정이 되었습니다.


'차안에서도 이런데... 교실로 가져가면!!'
'교실에서 어떻게 키우지? 애들이 마구 만질텐데' 


걱정에 앞이 깜깜했습니다.

교실에 도착 행여나 아이들이 많이 만져 아기참새가 견디지 못할까봐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참새에게 말을 걸었지요.

"아이고 불쌍해라 엄마 보고싶지? 어쩌다가 엄마를 잃어 버렸어? 배는 안 고파? 이제 우리가 지켜줄께~ 걱정하지마"


이러면서 말이지요. 그랬더니 아이들도 참새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나도 보자며 다른 반 친구들이며 교실로 모여드는데 보자보자 떠들던 아이들이 참새를 불쌍히 여기며 조심히 조심히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 아이들이 다 모이고 우선 광민이가 참새를 어떻게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기참새를 어떻게 할지 함께 의논을 하였습니다

"아기참새 어떻게하면 좋을까?"
"우리가 키워요"
"우리가 키울 수 있을까? 아직 아기라서 먹이도 줘야하는데"
"벌레 잡아서 주면 되요 텃밭에 벌레랑 지렁이 많잖아요"
"진짜? 엄마참새처럼 할 수 있나?"
"네 할 수 있어요 낮에는 우리가 보면 되고 밤에는 선생님이 보고"
"그래 그러자. 근데 참새는 아직 아기라서 우리가 잘 보살펴줘야해 좋다고 많이 만지면 참새가 힘들어서 죽어 버릴지도 몰라 먹이도 잡아주고 해야해 어떤 먹이를 먹는지는 선생님이 알아볼께 그리고 여자친구들은 엄마가 되는 거고 남자친구들은 아빠가 되는거야 우리가 아기참새 부모가 되어서 도와주자"
"네~ 선생님은 원래 우리 엄마니깐 엄마네요(YMCA오면 선생님이 엄마라고 말하곤 했다)"
"그렇네~그럼 우리 참새 이름 지어줄까?"
"네~짹짹이 해요 짹짹이"
"그래 그럼 이제 아기참새를 짹짹이라 부르자"

이렇게 우리는 짹짹이를 보살펴 주기로 하였습니다. 오후시간에 잔디밭에 나가 벌레도 잡아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다해 벌레를 잡아 왔습니다. 마침 잔디밭에 와 계시던 경찰아저씨에게도 자랑을 하고 말이지요. 짹짹이는 그 마음도 모르고 입을 벌리지 않아 먹지를 못하였지요. 하루 종일 못 먹은거예요. 조금 뒤면 꼭 죽을 것만 같아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애들과 짹짹이를 교실에서 키우기로는 했지만 사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짹짹이가 죽으면 어쩌지? 엄청 상처 받을텐데..."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집에 가기 전 광민이가 집에 짹짹이를 가져갈 거라고 합니다. 꼭 가져 갈 거라는데 여기서 키우기로 했으니 놔두고 가라는 말이 안떨어지더라구요. 정말 가져갈거냐며 몇 번 확인을 한 뒤 가져가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 짹짹이는 교실에 다시 오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계속 짹짹이 이야기를 합니다. 벌레를 잡아서 광민이한테 주자고도 하고 잘 있냐며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짹짹이 그림을 그리기도하고 참새 관련 책들을 가지고와 읽어 달라고 합니다. 짹짹이는 광민이 집에 있지만 아이들 마음 속에서도 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