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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스키보다 더 신나고 재미있는 잔디썰매

문신미술관 뒷동산에 산책을 갔는데...

얼마 전 아이들과 산책을 나갔습니다. 일곱 살 형아반 아이들과 함께 갔었지요. 형아든 동생이든 서로를 지켜주기로 약속하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룰루랄라 갔었습니다.

목적지는 문신미술관 뒷동산이었습니다. 아주 작은 언덕 빼기 산으로 아이들과 무리 없이 산책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지요. 유치원 앞 기찻길을 따라 20분가량 걸으면 문신미술관이 나오고, 뒷동산은 15분쯤 오르면 되니 거리도 적당합니다.

또 마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 경치가 예술입니다. 참! 기찻길이지만 낮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 차가 다니는 골목길보다 안전합니다.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곳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정상에 도착한 아이들, 물과 싸온 오이를 간식으로 먹고 열심히 놀았습니다. 이렇게 나오면 오이도 서로 먹으려하지요. 참으로 잘 먹습니다.


자연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감이 무궁무진합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보물이라 칭하는 곤충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날은 운좋게도 아기도마뱀을 봤습니다. 어찌나 빠른지 잠깐 보았지만요. 거기에 사마귀, 여치, 귀뚜라미, 개미, 무당벌레, 이름 모를 벌레들까지 많은 보물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눈에는 어찌 그리도 잘 보이는지 참으로 신기합니다.

친구들과 다니며 곤충을 잡는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땅에 조그만 구멍을 발견해서는 두더지가 산다며 두더지를 구할(?)거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또 어떤 아이들은 돌멩이로 소꿉놀이에 흠뻑빠져 있고, 어떤 아이들은 긴 나무막대를 들고서 밤을 딸거라며 난립니다. 저마다의 놀이에 푹 빠져 참으로 행복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저마다의 놀이를 실컷 하고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역시나 잘 다듬어진 길을 나두고, 길 옆 언덕길이라고 해야하나?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려오더군요. 아이들은 똑바르고 안전한 길보다는, 어른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조금은 험난한 길을 좋아하잖아요. 예를 들면 어른들은 비웅덩이를 피해 걸어가지만 아이들은 고인 물을 철퍽 밟고 가는 심리라고 할까요? 저는 용감하고, 씩씩한 아이일 수록 그런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리 위험하지 않은 길이니 '그래 신나게 간다면 좋은거지' 싶어 내버려뒀지요. 그렇게 가던 몇 명의 아이들 그 언덕에서 재미난 놀이를 발견합니다.

재미난 것은 기똥차게 찾아 내는 아이들

언덕 위로 걸어오던 아이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미끄럼틀을 타면 재밌겠다 싶었나 봅니다. 한 명의 아이가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더니 나머지 아이들도 하나 둘씩 미끄럼틀을 타더군요.


"와~하하하하하 진짜 재밌다!"

그 순간 일제히 모든 아이들이 우르르르르 언덕으로 올랐습니다. 그 곳이 그냥 흙바닥이 아니고, 뽀송뽀송한 잔디로 뒤덮여 있었거든요. 잔디가 미끄럼틀의 역할을 제대로 해준 겁니다. 완전 신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감탄스러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놀이를 어찌 이리도 잘 찾아내는지 말입니다.

놀이를 찾아 내는 건 정말 아이들의 본능일까요? 말그대로 좋아서 꺄르르 넘어가는 행복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속으로 참 아이들은 행복하겠다 싶어 부러웠습니다.

어른이 되고 보니 하나를 할려고 해도 주위 눈치를 보게 되고, 손해보는 일은 아닌지 따져 보게 되던데 말입니다. 저렇게 따지지 않고 마냥 좋아 꺄르르르 웃을 수 있는 일이 일 년에 몇 번이나 되는지 아이들이 그저 부럽더군요. 아이만 같아라 라고 했던가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그말이 떠오르더군요.



그렇게 아이들과 미끄럼틀 타며 실컷 놀았습니다. 어찌나 재밌게 타는지 궁금해서 열매반선생님과 같이 타보기도했죠ㅋ 진짜 스릴 있고 재밌더라구요.

아이들 덕분에 이렇게 언덕 미끄럼틀도 타보고 저도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네요. 순수한 아이들 덕에 까만 마음들이 조금이나마 씻어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늘 생각하게 해주고, 가르쳐 주고, 웃게해주는 아이들이 저는 참 고맙습니다. 유치원에 아이들이 아닌 제가 원비내고 다녀야겠습니다.하하하~^^

<잔디썰매 타는 아이들입니다. 사진 멋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