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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9 아이들과 걷는데 민망한 명함이.. (8)
아이들과 바깥 활동으로 가까운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밖에 나가면 건물 안에 갇혀 있을 때 보다 아이들의 마음이 넓어짐을 느껴집니다. 특히 자연이 있는 곳으로 나가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툼이 눈에 띄게 줄어 들고, 또 동지애가 생기는지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관련글-2010/12/07 - [아이들 이야기] - 기대에 못 미친 아이들, 문제는 내마음

이날도 여김 없이 아이들과 신나게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고, 신기한 것이 나오면 구경도 하면서 말입니다.

용마고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김주열열사 기념비도 만났습니다. 한국의 민주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의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었지요. 아이들 말로 쉽게 설명하려고 진땀은 뺐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길에서도 배움은 일어납니다.

일수와 키스방 명함을 앞다투어 줍는 아이들

유치원에서 바다까지 걸어가려면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걸어야 합니다. 인도에는 많은 건물들이 있기에 자연스레 여러 상점을 지나치게 됩니다.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문열지 않은 상점이 많더군요. 그런 상점 앞에는 여러 광고지들이 널부러져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룰루랄라 거리며 걷고 있는데 아이들 몇 명이 따라 오지 않고 가게 앞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겁니다. 뭐하는지 보았더니 어떤 아이는 뭘 마구 줍고, 또 어떤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서로 가질거라며 둘이 손에 쥐고 실랑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희들 뭐하는데"하며 가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 손에는 명함광고지를 차곡차곡 쌓아 '아이손에 저렇게 많이도 잡을 수 있나?' 싶은 정도로 한움큼 쥐고, 한 손에는 명함 하나를 두고 친구와 실랑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주운 명함을 들고 있는 아이, 사진이 이것뿐이네요.)
우선 무슨 광고명함이기에 저렇게 서로들 가지려고 하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일수와 대출관련 명함들 그리고 다방, 키스방, 성매매 같은 유흥광고의 명함이었습니다. 뜨악...
 
성인용광고 명함에는 민망한 사진들도 있고,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걸 하지 말라 해야하나?' 짧은 순간 생각했지요. 아이들은 명함 속 내용을 궁금해 하기 보다 모으기에 열중하는 걸 보니 자기들이 하는 카드놀이와 같이 생각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싸우지 말고 '너하나 나하나' 이렇게 가져라고, 싸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야기 하였지요. 그렇게 가게 앞을 지나며 명함을 줍고 바다가 나타났을 때는 해안가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봉암 갯벌에 도착! 점심도 먹고, 겨울 철새도 구경하고, 기념관도 구경하고 아이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이거 보세요 아!줌!마!일!수!!!"

여자 아이 두명이 나에게 오더니 '아줌마일수'라고 적힌 명함을 나에게 쭉 뻗어 보이며 외치는 겁니다. 그러곤 그 장난에 자기들끼리 배를 잡고 웃고, 아이들 장난에 저도 웃고 그랬죠. 

"그런데 선생님 일수가 뭐예요?"
"그거? 음... 은행 같은데 말고 그냥 사람이 돈빌려주는데지"

일수에 대해 묻기에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런 명함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은 다른 것을 저에게 물었을 겠지요. 궁금한 것에 대해 알려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른으로써 조금 미안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명함을 주웠다면?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아이들이기에 아직 성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야한 그림이 있어도 별 생각 없이 명함을 놀이 삼아 했지만, 성에 민감한 청소년들이 길을 지나다 명함을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길거리에 널려 있는 자극적인 내용의 사진과 글 귀들, 성을 사고 파다는 것을 보며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기가 힘드리라 생각이 듭니다.
 
도시에서도 아이들이 걷기 좋은 길이 되기 위해 어른들도, 지역사회도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아이들은 미래의 이 나라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니까요.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건강한 아이들로 자랄 수 있게끔 우리 어른들이 노력하여야 겠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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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들바람 2010.12.09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인광고 명함 뿌리고 다니는 사람들 참 문제네요~~
    어떻게 뿌리 뽑아버렸음 좋으련만...

  2. 건이맘 2010.12.09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저런것들을 막 뿌리고 다니면 어쩌라는 건지.....저거그러고 보니 불법아닌가요?
    신고가능할텐데.. 신고라도 해야 정신차릴라나...

  3. 티모티엘 2010.12.09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내만 나가면 특히 강남에 나가면 이렇듯 성인광고를 나눠주는경우가 많더라구요...
    친구들과같이 걸어다니다 나도 모르게 받아보면 민망한 광고라 성인인 저도 좋지만은 안더라구요..
    아이들이야 천진난만해서 그냥 지나친다한들... 청소년들에겐 정말 안좋은 영향이 있을텐데..
    단속을 해도 크게 변화되는게 없다는게 안타깝네요..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2.12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흥가 근처에는 이런 광고들이 판을치죠.
      제가 사는 창원 상남동이라는 곳에 가면 그냥 노래방이 없을 정도로 유흥업소가 많은데요. 그곳은 정말 심해요. 조금만 내려가면 학원과 도서관이 같은 동네에 있는데도 말이예요. 신기한 동네죠.
      단속도 중요하겠고, 저런 사업을 안하는 것도 중요하겠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잠시 성매매 없애려고 단속 심하게 했던 적이 기억나요. 그때 사창가는 문을 닫고 그랬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 잠잠해 지더니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하더라구요. 돈벌이도 되고 찾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 일 듯해요..저도 안타깝다 생각이 듭니다..

  4. 행복님 2010.12.11 1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질 만능 주의가 빚어낸 현상의 한 단면 같네요
    정서가 메말라가는 현실이 안타갑네요
    이런 현실에 교육 정책은 예체능 부분은 그저 시간 보내는 과목으로 축소 일변도로
    영,수 위주의 교육 정책은 어떤 영성을 갖춘 인재을 양성 할것인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네요
    행복의 조건 중 하나 악기를 다룰줄 알고 그림을 그릴줄 알고 시한수 쓸줄 아느것
    이세가지 중 하나라도 할줄 알면 행복한 사람 중에 한사람인것을 교육계 정책 입안자님도 한번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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