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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아이들, 팔용산 정상에 오르다.

아이들과 함께 팔용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숲속학교로 팔용산에 와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숲이 내 세상인 마냥 많이 놀았지만, 일곱살 아이들이 정상까지 간 건 처음입니다. 조금 있으면 여덟살이 되고, 그만큼 성장하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늘 하는 것이지만 미리 규칙을 정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나만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행동하면 상대방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가 생기고, 공동체 활동에 흐름이 흩트러 지겠지요. 규칙을 정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배울 수 있다 생각합니다.

코스는 수원지 쪽으로 올라 돌탑 쪽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수원지쪽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있어 조금 위험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등산은 내려 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법이지요.

일곱살 아이들은 몇 일 전부터 들떴습니다. 저번에 봉암갯벌까지 걸어 가본 터라 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지요. 뭐든지,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수원지 쪽에서 오르는 길은 처음에 바위길에 나오더니 목조 계단으로 길이 잘 정도되어 있어 아이들이 오르기에 안전했습니다. 수원지 둘레길을 만들면서 팔용산 이곳 저곳을 오르기 좋고, 보기에도 좋게 정돈되어 사람들도 많이 찾는 산이 되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으로 더욱 힘이 나요.

산을 오르면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사람을 만날 때 제가 큰소리로 인사하면 아이들도 듣고 함께 인사를 합니다. 그럼 대부분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시지요. 그런데 제게 안하면 아이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지는게 맞나 봅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반응이 참 다양합니다. 그리고 꼭 한마디씩 하시는데 보통 칭찬을 해주시기에 아이들에겐 큰 격려가 되고 힘이 됩니다. 사실 좁은 등산길에서 만나면 우리는 인원이 많아 저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마디씩 안 할 수가 없긴 합니다.

"이야~ 너희들 몇 살이냐? 일곱살? 대단하네~"
"씩씩한 아이들이네 어디서 왔니?"
"어느학교에서 왔어? 유치원생이라고? 정말 대단하네~"
"인사도 잘하네 선생님이 여기도 데리고 오고 너희는 참 좋겠다"
"어디까지 가니? 정상? 우와~ 대단한 아이들이네 힘내라! 화이팅!!"


이 날 정말 칭찬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제가 칭찬하는 것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겐 더 자극이 되고 기쁨이 두배가 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힘들어도 힘들다 말을 못하긴 하지만 힘든 것을 칭찬으로 이겨내고, 할수있다는 마음도 커집니다. 그만큼 끈기도 생기겠지요. 

오르다가 뒤 쳐진 친구들을 기다려주고, 힘내라 응원도 해주며 함께 오르다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 쾌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힘이 솟구치고 "와~정상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아마 제 목소리가 더 컸을 겁니다.^^ 


마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YMCA도 찾아 보고, 공설 운동장도 찾아보고, 친구집도 찾아보며 꼭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이곳 저곳을 찾아 보았습니다. 

완전 맛있는 얼음골 사과

간식으로는 사과 반쪽씩 싸왔는데요. 항상 이렇게 먹는 간식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게 느껴집니다. 원래 당도가 높은 사과이긴 하였지만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선생님 이거 얼음골 사과지요? 완전 꿀맛이예요" 사과 반쪽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구경하고 20분쯤 있다 돌탑길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더 천천히 조심히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오를 때 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더군요. 팔용산 등산은 총 2시간 10분 걸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씩씩하지요? 어른들의 괸한 걱정일 뿐 아이들은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용기 100배 입니다. 이 용감함으로 더불어 사는 법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 넓은 세상에 따뜻함을 이어주는 아이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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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7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곱살 친구들 덕분에 저도 마산구경을 했습니다.
    수고한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2. 괴나리봇짐 2009.12.07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이들이네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아마 평생에 되새김질할 영양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산 비타민 2009.12.07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주변에서 최고의 유아교사임을 임명합니다 ㅋㅋ

  4. 허정도 2009.12.08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키우기 나름이지요.
    참 좋은 허은미 선생님!

숲속학교는 말그대로 숲속에서 보내는 학교입니다. 숲이 학교인 것이지요. 아이들은 숲속에서 뛰어다니면 놀고, 나무와 바람, 새와 벌레를 만나고  밥도 먹고 온전히 하루를 보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는 숲속유치원이 있습니다. 유치원 건물도 없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종일 숲속에서 지내는 유치원입니다.

제가 일하는 YMCA 숲속학교는 여름방학 전과 후에 집중적으로  진행을 합니다. 독일처럼 일년내내 숲에서 지내지는 못하지만, 1년 중 한 달 정도는 숲에서 지냅니다.

그런데 올 해는 여름방학 전 날씨가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었죠. 비가 많이 내리고 예전 보다 덥지도 않았구요. 숲속학교를 많이 가지 못하고 아쉬워 방학이 지나고 8월 24일 부터 9월 2일까지 길게 다녀 왔습니다. 



여름에는 팔용산에서 점심도 먹고 , 하루 종일 진행하며 날씨가 추워지면 오전만 진행합니다. 물론 날씨가 우리를 받아 준다면 말이지요. 이번 팔용산은 수원지 둘레로 공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아이들과 걷기 좋은 길, 쉴만한 공간, 넓은 잔디밭이 있어 더욱 정말 좋았습니다.  
  
팔용산 숲속학교는 가파르지 않은 길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 있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적당한 물깊이의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조그만 폭포가 있어 더욱 재미를 더해 줍니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생명들도 많습니다.  물 속에서는 다슬기와  민물 새우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으로, 비닐봉투로 잡는 고기 잡이는 아이들에게 집중력과 끈기 그리고 성취감을 갖게 합니다.

매미허물, 죽은 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돌맹이 나뭇가지 처럼 아이들이 찾는 여러 곤충과 자연물은 아이들이 소중한 보물이 됩니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져보고, 느끼고, 맛보고, 소리를 들어며 감각이 발달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을 살아 있는 감각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지요.



숲속학교에서는 만나는 나무, 꽃, 열매, 풀벌레, 다람쥐, 길가다 만나는 사람, 바람소리, 물소리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친구가 되며 스승이 됩니다.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 입니다. 그렇게 배운 것은 평생 잊혀지지 않고, 몸으로 마음으로 기억하게 되겠지요.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 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에 숲속학교를 갑니다. 여름과는 다른 가을산, 겨울산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고 배우겠지요. 아이들이 커 갈수록 그리고 숲과 자연에 더욱 익숙해질수록 마음속에 추억은 늘어 갈 것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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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동원 2009.11.27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 숲속학교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을 일찍 알았다면 애들과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알았을덴데... 쪼금 아쉽네요. 항상 따뜻한 마음과 웃음을 갖고 있어 보기좋습니다. -아찌-

두 여자의 지리산 종주②

지리산에서 둘째날이다.
군대 안 가봤지만, 꼭 군대 내무반 이럴 것만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는데 편히 잠이 올리가 있나...전날 산행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니 피곤하지도 않았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이런저런 부스럭 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정말이지 산에 오면 자연스레 부지런해 지는 것 같다. 아님 원래 부지런한 사람들일까?


친구도 잠을 깼다. 제일 많이 걸어야 하는 날인데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정말 다행이다. 뱃속이 든든해야 된다는 내친구는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된단다. 

평소 아침을 안 먹는지만 지리산 종주 할 때는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아니면 힘빠져서 못 걷는다는 친구의 권유 때문에~ㅋㅋ 친구와 함께 누룽지를 끓여 먹고 이래저래 꾸물거리다  5시 40분에 벽소령을 향해 출발 했다.


새벽 5시 30분쯤 되니 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 냈다. 조금씩 조금씩 보이더니 참 순식간에도 뜬다. 따뜻한 해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밑에 구름과 함께 '정말 경이롭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름답다.

새벽길, 노고운해에 빠지다

지리산 10경 중에 하나라는 노고운해를 보았다. 이야~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찾는가 보다. 자연이 사람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고,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여유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았다.

 

'노고운해'에 빠져 한 참을 정신없이 구경하고 길을 나섰다. 얼마쯤 걸었을까 임걸령이 나왔다. 지리산에 대하여 공부하고 오지 않았다면 임걸령 약수터가 있는지 모르고 그냥 지나쳤겠지? 수통에 남아 있던 물을 비우고 다시 물을 채워넣었다. 물은 많이 먹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새로운 약수터가 나오면 꼭 채워 넣어야 된다. 

둘째날 비가 온다고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왠걸? 정말이지 날씨가 좋았다. 하늘도 우리가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준걸까? 등산하기에 너무나 좋은 날씨다. 덩달아 기분도 좋았다. 



산은 참 신기하기도 하다. 저 멀리 산을 보고 있으면 구름이 자욱했다가도 눈깜짝할 사이에 구름이 온데간데 없이 산의 모습을 드러낸다. 꼭 숨박꼭질하는 것 같다. 




야생의 삶을 잃어가는 다람쥐

삼도봉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북도 삼도가 만나는 곳이라해 삼도봉이라 한다. 삼도봉에 도착하니 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다람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던 다람쥐, 사람이 가까이 가도 멀지 도망가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먹고 산다는 그 다람쥐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자 결국 다람쥐는 야생의 삶을 잃어가고, 사람에게 의존해 사는 것이다. 스스로 먹이를 찾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텐데 말이다.

사람은 사람답고, 다람쥐는 다람쥐 다워야 좋은데...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다람쥐에게 미안한 마음도 함께 말이다. 


능선을 따라 걸으며 봉우리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쉬었다. 많이 쉬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힘을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간식도 조금씩 먹고, 사진 많이 찍었다. 사진이 산을 보고 있는 그 감격과 감동을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추억을 담아 주는 참 좋은 친구인 것 같다.

걷고 걷고 걸어 오후 1시쯤 드디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다. 오후 2시를 넘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예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여자 둘이 걷다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걸음이 느렸고, 천천히 땅만 보지말고 주위를 보며 걷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우리랑 함께 출발했던 사람들은 벌써 도착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점심 메뉴는 카레밥이다. 인스턴트카레... 몸에는 결코 좋을리 없지만 간편하게 먹기 위해 사온 것이다. 쌀을 씻어 밥을 하고, 또 물을 끓여 카레를 데워야 하는데 빌려온 버너 하나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잘 되다가도 꼭 필요할 때는 이런일이 생긴다. 

 2박 3일을 비박하며 종주하신다는 두 분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 굉장히 친절하시고 이런저런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밥이 되는 동안에 맛있게 끓인 라면과 소주 한사발도 주시고~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연하천 대피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규모가 아담해 사람이 적어 덜 소란스럽고, 밤이 되면 운치가 있을 것 같다. 물도 대피소 바로 앞에 있어 취사하기도 굉장히 편해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연하천에서 하루밤을 지내 보아야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2시 30분쯤 둘째날의 목적지인 벽소령대피소로 출발했다. 명선봉을 지나 오후 5시 40분쯤 벽소령에 도착했다. 벽소령을 한시간 가량 남기고서는 힘이 부쳐 많이 힘들었다. 


벽소령에 도착해 쉬고 있으니 지리산종주를 응원해주던 선배가 "벽소령에 도착했냐고 도착했으면 가방 바로 내려놓고 복숭아 통조림을 사먹어야 한다"고 문자를 보내 왔다. 하지만  너무 지치기도 하였고 사먹을 시간을 놓쳐버려 다음 날 장터목을 기약하였다.

시리도록 푸른 달빛, '벽소만월'

저녁 준비를 하는데 버너 하나가 고장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마침 성삼재가는 버스를 같이 탔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교회에서 수련회로 왔다는데 어찌나 모습이 밝고 쾌활하던지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음날 맛있는 거 주기로하고 버너를 빌려 저녁 준비를 했다. 맛난 김치찌개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벽소령대피소는 식수가 있는 샘이 800m 아래에 있었는데 경사가 심하고 저녁에 안개가 자욱해 조금 위험하고 불편하였다.  노고단을 제외한 다른 대피소에서는 쓰레기도 다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벽소령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벽소만월'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음녁 날짜를 살펴보고 종주 일정을 잡은 것이 아닌데, 벽소령에 도착하니 마침 보름날이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 벽소령 만월을 못보는 아쉬움을 달래며  잠자리에 들었다.

전날과 다르게 피곤이 몰려오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데 막 잠이 들려던 찰나 어디선가 "달 보인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친구와 나는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정말 달이 떠 있었다. 그것도 보름달~~ 우리는 완전 행운이다. 많고 많은 날 중에 어쩜 이렇게도 날짜를 잘 잡았을까? 보름달이 뜨는 날 맞춰 벽소령에서 잠을 자다니 말이다.

벽소령 위로 떠오르는 그 달빛은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는데 그때의 그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이 아니면 느낄 수 없다는데,  보고, 느끼고, 흠뻑 젖어보았다. 그 시리도록 푸르던 달빛을....... 그렇게 벽소명월에 감탄하며 두 번째 밤이 지나갔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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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마지기 2009.09.01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벽소명월...
    20여년 전 예전엔 벽소령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밤하늘 별무리에 산친구들과 수다 벽소명월 세월은 흘러 산행 문화는 바껴도 달은 그대롭니다.

    힘드셨겠네요.
    날씨는 좋아 대행이네요.
    제일 힘든 시즌이 비오고 떙볕 따가운 여름이 가장 지리산 산행이 힘든 시즌인데..^^
    여름 비오면 지리산이 길바닥만 보이는 비리산인데..ㅋㅋ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09.09.02 1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영을 할 수 있을 적에 다녀오셨다니 더욱 좋으셨겠어요~ 저도 기회가 되면 비박을 해보고 싶어요 산장 안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부럽네요.

      여름이라도 제가 갔을 때는 날씨가 많이 덥지도 않았고 산행하기 좋았어요 비가 온 마지막날은 조금 힘들었지만요~

  2. 2009.09.01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野生 2010.03.08 0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웹에서 지리산 종주기 찾아보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생생한 종주기를 보니 또 가고 싶네요. 아.. 지리산.. ^^

여름방학을 맞아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언젠가는 꼭 지리산 종주를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천에 옮긴 것이다. 

8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 일정이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하루밤, 백소령 대피소에서 하루밤, 장터목에서 하루밤을 지내기로 하였다. 



한 달 정도 전에 계획을 잡은 터라 가기 전부터 들뜬 마음을 주체 할 수 가 없었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갔다온 사람마냥 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 휴가 때 지리산 종주할거예요"라며 자랑도 하고 필요한 등산장비를 빌리기도 하였다.  

여자 둘이서만 지리산에 가냐고 위험하다고 여기저기서 걱정들 많으셨지만 우리는 전혀 굴하지 않았다. 마음 먹은 일은 꼭 해야 하고, 마음은 벌써부터 지리산에 가 있었던지라 그런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용감하니 말이다.^^ 여자라고 못할게 없지 않은가!

사실 지리산 같은 큰 산에는 위험한 사람 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산을 찾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동네 뒷산 같은 으슥한 곳에나 위험 인물들이 많다. 위험한 사람보다는 험한 산이라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하며 걷기

종주를 준비하면서 한 가지 더 계획을 세웠다. 이왕 종주하는 거 의미있는 일 일을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지리산케이블카 반대'를 위한 종주를 하기로 했다.

사실 선배의 권유가 더 크긴했지만 반대현수막을 들고 일인시위하는 멋진 내모습을 상상하니 이번 지리산 종주가 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가방에 달 작은 현수막도 선배가 구해줘서 배낭에 매달고, 종주를 시작 하기 전 왜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공부도 해두었다. 사람들이 분명 물어 볼테니 말이다. 아마 많이들 물어보시겠지?

지리산은 우리의 보물이다. 지금 세대가 함부로 깍고 부셔야 할 곳이 아닌 미래 아이들에게 물려줘야할 큰 자산이다. 생명평화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이 곳에 케이블카를 짓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미국은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하나도 없다고 하고, 일본은 만들었던 케이블카를 철거하는 추세라는데 우리나라는 자연보존 지구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자치단체마다 앞을 다투어 안달이다. 그저 개발이라면 돈벌이가 된다면 무조건 달라든다. 벌써 일곱군데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되어 있다는데 지리산마저 파괴하려고 한다. 

사람과 자연은 공생하며 살아야 한다. 우주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 자연이 파괴되다 보면 사람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린다. 케이블카 징징징대는 소리에 반달사슴곰과 이쁘게 지져귀는 새들, 곤충들 다 떠나고 나면 징징징 소리와 함께 등산을 하게 될 것이다. 과연 그런 산에 사람들이 찾아올까?

종주를 떠나기 전 친구와 함께 노고단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고 먹을 거리와 입을 거리 등 준비물을 챙겼다. 준비물은 이렇다.

지리산 종주 준비물

 

친구가 지리산 종주를 두번이나 해 보았기에 준비물을 상세하게 적어 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산행 준비물은 필요없다 생각하여 챙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일출 안 볼거라고 랜턴 안 챙겼다가 일정이 바뀌어 고생했다.) 지리산에 날씨는 수시로 바뀌고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물에 있는 것은 모두 챙겨가야 한다.


음식은 식단을 짜서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식단에 필요한 식재료와 한 끼 정도 분량을 더 챙겨가면 된다. 그래도 음식은 남기 마련이다. 산에서 지내다 보면 나눠먹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에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좋기에 인스턴트 식품을 몇 개 챙겨 갔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하였고 준비물은 둘이서 적절하게 나누었다.

준비물을 챙기니 가방이 묵직하다. '이걸 들고 어떻게 오른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시작하고 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첫째날은 성삼재에 오후 5시까지만 도착하면 되기에 천천히 출발하였다. 보통 대피소는 오후 5시까지 도착해야 방을 배정 받을 수 있다. 예약을 하고도 연락없이 취소하는 경우가 있기에 다른 사람에게 방을 배정한다.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많아 오후 6시쯤에 방을 배정해 주기 때문에 한결 더 여유가 있었다.

마산역에서 하동가는 11시 33분 기차를 타고 13시 53분에 도착였다. 들뜬 마음에 친구와 기차타고 가는 동안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김밥도 사서 기차 안에서 먹고, 역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다.

하동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하동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은 택시타면 5분이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2시 20분 구례가는 버스를 탔는데 최고 성수기라 차가 조금 밀렸지만 시간에 딱 맞춰 구례터미널에서 노고단 가는 3시 40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구례터미널 과일가게에서 복숭아와 포도를 샀다. 노고단대피소에서 간식으로 먹고 둘째날 아침 식사를 과일로 대신하기로 했다. 버스에는  지리산 종주를 하는 비슷한 크기의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이 많았다. 왠지 모를 친밀감이 생겼다. 어쩜 우리랑 똑같은 날에 지리산에 오다니 대단한 인연이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는 함께가야 하는 동지란 말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봉이 김선달처럼 통행료 받는 얌체같은 절집

성삼재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참 어리없는 일이 벌어졌다. 성삼재 입구에서 사찰 사람이라며 들어와서는 통행료라며 돈을 걷는 것이다. 차량 통행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 모두를 대상으로 성인, 청소년, 아동으로 개개인마다 통행료를 받아가는 것이다. 

성삼재까지 가는 도로 중 일부가 사찰 소유 사유지이기 때문에 통행료를 받는 것이라는데 이렇게 누워서 떡 먹는 장사가 어디 있단 말이가 참말로 기가 막혔다.

친구는 전에 이미 돈을 못 내겠다고 싸워봤는데 소용없더라며 어쩔 수 없이 내야 된다고 했다. 1분도 채 안되는 거리를 그것도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인데 정부는 이런 것도 하나 해결해 내지 못하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성삼재에 주차장에는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였다. 야호~기다리고 기다리던 지리산에 발을 내딛는 순간 벌써 천왕봉에 오른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는 매점에서 비빔밥과 파전을 나누어 먹고 맥주 한캔씩 사들고 노고단산장으로 출발했다. 

스틱을 빼들고 발을 맞추어 가며 걷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도끼병이 있는 우리는 "야야 봤나? 우리 쳐다보더라 여자둘이 왔다고 신기한 갑다", "아니거덩 이뻐서 쳐다 본거거덩" 이렇게 키득키득 농담을 주고 받으며 사진도 찍어가며 걸었다.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30분 미리 예약해 둔터라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을 배정 받았다. 둘다 노고단대피소에서는 처음 자보는 거였다. 그런데 방에 가보니 남여가 같은 방인 것이다. 장터목에 잘 때는 안 그랬는데 왜 같은 방을 주는 걸까? 다른 방도 있던데 참 이상했다. 그래도 잘 때는 하나도 신경이 안 쓰이긴 했다.

짐을 정리하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산장에서는 등산화가 신고 벗기 불편하므로 가펴운 슬리퍼가 좋다. 잘 옷으로 갈아 입고 밖으로 나와 포도를 안주로 맥주를 마셨다. 완전 꿀맛~ 옆 사람들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깐 길 옆에서 흐르는 물에 얼굴을 씻으려고 가는데 해가 지고 있었다.

발 아래 구름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붉은 노을과 함께 천천히 해가 내려 가고 있었다. 산 중턱에는 구름이 가득이었다. 그 구름 속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던 해가 이제 일을 마치고 자기도 집으로 가는 것일까? 그 붉은 노을을 바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따뜻해 짐을 느꼈다. 

하늘 가늑한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하늘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다. 꼭 까만 도화지에 흰물감을 붓에 묻혀 탁하고 여러번 털어낸 것 처럼 무수히도 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던 그 밤하늘을 잊을 수가 없다. 친구를 불러 별들이 찬란히 빛나는 밤하늘에 감동하며 지리산 종주 첫 날밤을 보냈다. 비록 잠은 엄청 뒤척였지만 말이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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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주완 2009.09.01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과 하늘, 구름이 멋지네요. 2편은 언제 나오나요?

  2. 산 비타민 2009.09.01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리산의 여운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서~~ 땡큐~^^

    나머지 편도 기대할게 ~ㅋㅋ

    마음이 통하는 친구 왔다감^^*

  3. 아찌 2009.09.01 1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도 잘찍고 글도 잘쓰고 ~

    마음도 곱고 생각도 깊고 .

    친구들 아름답습니다 ^^

    멀리서 아찌가 ~ 다음편 기대합니다. ~

  4. jehkie 2010.11.04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찍하네요...고등학교 다니던 40여년전부터 생각만 하고 시도를 못하고 있었는데..사실 그 때는 지리산가깝게 살고있어서 가까운 곳은 언제라고 할 수 있겠지하고.. 먼 곳 위주로 산행을 다니던 시절이어서..88년에 화엄사 조금 아래에서 근무하던 때가 있었기는 했는데..겨우 노고단까지 올랐다가 쌍계사쪽으로 내려갔던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그게 전부고...내년 하기 휴가 때는 마눌님과 시간이 괜찮은 아이들과..종주시도를 해봐야지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2편 3편 기대합니다..퍼가서 잘 읽어보고..참고할렵니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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