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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내아이, 유치원과 집에서 행동이 다르다면?

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구요. 덕분에 아침 차량 지도 때 아이들을 태우는 것이 얼마나 수훨한지 모릅니다. 씩씩하게 차에 타거든요.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격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요^^

"선생님 쟤가요~" 라고 말을 시작하던 아이들이 "선생님 00이가요~"라고 이름을 부르며 말도 합니다. 이제 친구들 이름도 외웠습니다. 정말 기특합니다. 엄마 없이도 이렇게나 잘 적응해 주다니요. 이 만하면 아이들 첫 도전인 유치원 적응기,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겠죠?

(벗쫓 활짝 핀 저희 유치원 마당입니다. 4월이 기다려 지네요^^)

유치원과 집,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

그런데 참으로 고민되게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행동과 집에서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 입니다아침에는 오기 싫다고 때를 쓰던 아이가 유치원에서는 정말 신나게 놉니다. 아침에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 상상이 안갈 정도로 말입니다.

또 유치원에서 잘 놀고 집에만 가면 안 좋은 이야기들을 늘어 놓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도 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 껏 하지 못하고 속상해도 잘 참지만 집에서는 말도 많이 하고 잘 노는 아이들입니다.

참으로 난감하지요. 제가 부모님께 전화 드려 아니라고 말하면 꼭 제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동영상으로 찍어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지금 저희반에도 한 명 있습니다. 다행이 부모님께서 먼저 말씀해 주시고, 자신의 아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시셔서 이해의 폭이 넓으십니다. 그래서 이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아이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저와 함께 협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참으로 감사하지요.

아이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그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없는 행동이 없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마음의 상태를 더욱 잘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게 아이답지요. 유창하게 말로 잘 표현 한다면 그게 유치원 아이들일 수가 없습니다.

울음으로 배고픔을, 아픔을, 싫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이입니다. 성장하면서 표현하는 방법들을 배워 나가겠지요.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에서 마음을 읽어 주고, 이해하고, 도와주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반의 그 아이도 이유가 있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어린이집을 굉장히 좋아하던 아이였답니다. 그래서 옮기는 것을 싫어 했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겪고 저희 유치원으로 왔습니다.

유치원에 와서도 집으로 돌아가면 예전 선생님과 친구들의 사진을 꺼내 볼 정도로 기존 에 다니던 곳을 그리워 했다고 합니다. 그리웠던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반항(?) 섞인 투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집에서 막내거든요. 온몸으로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고통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집에서는 매일 다른 이유로 싫음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놀아 주니 긍정적인 모습이겠죠? 시간이 지나면 그 행동들이 차츰차츰 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오해하지 마시고 선생님과 상의하세요.

가끔 선생님에게 상의하시기 보다 아이의 말만 믿어 버리고 오해의 골이 깊어지시는 분들을 뵈곤 했습니다. 그것은 아이에게도 부모인 자신에게도 좋지 못합니다. 

그럴 때는 선생님과 함께 의논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이가 "왜 저런 행동을 하지?" 생각 했던 것들도 부모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면 "아~ 그래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 아이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부모와 선생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중인격자가 아닙니다. 뭐든지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