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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학교

풀 한 포기, 작은 벌레도 나와 같은 소중한 생명

숲속학교 가는 날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수원지 밑까지 산책을 했다. 무엇이 저리 신나는지 노래가 흥얼흥얼 흘러 나온다. '숲'이 들어가는 노래는 다 나오는 것 같다. 아이들 마음 속에는 무엇이 살길래 저렇게 신명 날 수 있을까?

오늘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죽인 미물들(벌레, 곤충, 풀, 꽃들)을 위해 명상을 하기로 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고, 풀 한 포기도 나와 같은 소중한 생명이라고, 궁금하면 잡아서 잠시 보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 보내주자고 숲속학교 오기 전 약속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에 잘 지켜 질리가 없다. 그래서 잠시나마 깨닫는 마음이 생길까 싶어 명상하기로 한 것이다. 


둥글게 모여 앉아 매미소리 물소리와 함께 명상을 했다. 명상이 끝나고 느낌나누기를 하니 이런 말들이 쏟아졌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불쌍했어요"
"하늘나라 잘가라고 했어요"

미안한 마음이 생겼나보다. 아이들과 마음을 나눈 후에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니 앞으로는 함부로생명들을 죽이지 않을 거라고 한다. 교사의 의도가 깊이 개입되기는 하였지만 만족스럽다. 

아이들이 함부로 다루는 작은 생명에 대해서 마음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진건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나 아닌 다른 생명도, 내가 쉽게 만질 수 있는 작은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조금 더 마음으로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