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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엄마딸기가 아기딸기를 못 낳아요!

요즘은 제철이 아니라도 사계절 내내 먹고 싶은 과일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제철이 아닐 때라면 돈은 좀 비싸겠지만요. 가끔은 '이 과일은 제철이 언제지?' 라고 고민되어 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제철일 때 먹어야 맛도 좋고 영양도 좋지요.

요즘 아이들 농사 짓는 경험을 하기 참 힘든 환경 속에 살아 갑니다. 그러니 음식의 소중함도 조금은 덜 느끼지 않을까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아이들과 딸기를 직접 따러 갔습니다. 슈퍼에 가면 파는 딸기가 어떻게 자라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오는 것인지 다는 알 수 없지만 농사의 소중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통일 딸기 따기 체험

이왕 따는 딸기, 조금 더 의미 있는 것을 따고 먹는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래서 통일딸기 재배지인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통일딸기 수확 체험장으로 갔습니다. 통일딸기가 무엇이냐구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남한과 북한이 협력하여 딸기 농사를 짓는 것 입니다. 남한에서 엄마 딸기인 '모주'를 키워 북한으로 보냅니다. 그럼 이 모주를 키워 많은 아기 '모종'을 낳아 남한으로 다시 보내는 겁니다. 남한으로 가져 온 모종을 키워 수확한 딸기가 바로 '통일딸기' 입니다.

이렇게 키운 딸기를 수확해 판매하고 생긴 돈은 또 북한에 새로운 농업 기술도 전수하고, 또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콩두유 공장을 설립하는데 보태어 진다고 하니 참 착한 딸기지요?


이렇게 4년 동안 남북협력사업으로 진행한 통일딸기를 작년부터 통일부에서 가로 막고 있다고 합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엄마딸기가 북한으로 가야하는데...
  
"여러분, 그런데 통일 딸기가 올해로 마지막을 될 수도 있어요. 엄마 딸기를 북한으로 보내 아기딸기를 많이 낳아와야 되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그래서 아저씨 마음이 아파요. 어린이 여러분이 이 딸기를 맛있게 먹고 엄마, 아빠들에게 많이 말해주세요."
  
체험장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시며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참으로 마음이 아프더군요. 협력사업을 못하게 된 어려운 상황을 아이들에게 쉽게 말씀해 주시는데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감탄을 하다가 이 딸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럼 아니라도 어려운 북한 농민들 더 살기 힘들겠구나, 밥도 못 먹는 북한 아이들 콩두유는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말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힘들어지면 우리에게 덕이 될 일도 없는데, 더욱 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지금의 정부가 참으로 답답하다 생각이 들더군요.

새콤달콤한 통일딸기 맛 최고!

통일딸기 맛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딸기 향이 진하고, 당도가 높아 정말 맛있더군요. 아이들 딸기 따는 모습 사진 찍고 도와 주느라 많이 못먹어 얼마나 아쉽던지...


아이들은 미리 연습한 대로 새빨간 딸기를 골라 살짝 쥐고는 위로 살짝 잡아 당겨 '톡'소리나게 잘 땄습니다. 하나 따서는 입으로, 하나 따서는 통에 담았지요.그냥 먹어도 되냐구요? 통일 딸기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였기에 안전하거든요. 그렇게 딸기수확체험을 하였습니다. 

마냥 쉽게 사먹기만 하던 아이들, 이 한 번으로 그 수고로움을 깨닫기란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 체험이 쌓이다 보면 알 수도 있겠지요? 또 모르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자기 손으로 수확해 직접 먹을 수 있고 또 통에 담은 딸기를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한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먹은 통일 딸기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북한 농민과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데 그마저도 못할 수가 있다고 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이 농사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