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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우리 유치원아이들을 데리고 남해편백자연휴양림으로 가을캠프를 갔었습니다. 편백휴양림이라 가을 단풍은 사실 큰 기대를 안 하고 갔었는데요. 그런데 웬걸요~ 편백나무 사이로 가을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정말 가을이구나를 실감나게 해주더라구요. 정말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답니다.

매번 캠프를 가면 남해편백자연휴양림으로 많이 갑니다. 대부분의 휴양림은 깊은 산속에 있어 경사가 높은 곳들이 많은데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넓고, 운동장만한 넓은 잔디밭도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정말 좋거든요.(실외수영장도 있어요. 여름에 짱좋지요.) 또 아이들이 자주 오다 보니 길을 잘 알고 있어 안전에도 도움이 되고, 아이들도 익숙한지 마음 편하게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놀이에서도 확장이 일어나더라구요. 그래서 좋답니다^^

어쨌든, 이번 가을캠프를 준비하면서 매번 하던 것 말고, ‘재미난 게 없을까선생님들과 고민하다 새로운 모험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그 모험은 12일 중 첫째 날 저녁 혹은 밤에 야간산행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캠프에서 가장 재밌었던 걸 그렸더니 대부분 야간산행 때 그림을 그렸습니다.>


유치원생 아이들을 데리고 그 위험천만한 야간산행이냐구요?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의 산길은 임도여서 차들도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고, 제일 중요한 것! 경사가 완만하다는 점이지요. 또 여름캠프 때 낮에 그 산길을 따라 아이들이 가보았기 때문에 밤중이라도 충분할 거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또 정상까지가 아닌 임도 중간에 있는 정자까지거든요. 물론 아이들은 여기까지가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렌턴때문에 꼬임에 넘어간 아이들

사실 걱정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밤이라 아이들이 무서워하면 어쩌지?’, ‘정말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날씨의 사정 때문에 못하는 거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정말 힘들어서 못가겠다는 아이들이 생기면, 그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이 아닌 체육선생님이나 아빠선생님이 데리고 내려가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리들의 야간산행의 이름은 별빛 산행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야간산행이니 만큼 준비물에 렌턴이 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을캠프를 떠나기 전 어떤 활동들을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 중 이제 것 없었던 렌턴을 준비물로 가져와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지요.

애들아 있잖아~ 이번에 가을캠프가면 렌턴을 꼭 가지고 와야해. 렌턴 알지?"

알아요 불나오는 거요


그래그래 그거! 그걸 가져와야하는데 왜냐면 밤에 별빛산행을 할거거든~아주 캄캄한 밤에 말이야, 대단하지?! 그건 아무나 못해! 용감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어. 그걸 해낸다면 아주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야. 근데 너희는 원래 대단한 아이들이니까 더더더더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지. 근데 조금 무서울 수도 있어. 또 안 무서울 수도 있고.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야. 무섭다 생각하면 무섭고, 안 무섭다 생각하면 안 무서운거니까


그래~선생님 귀신 같은거 없잖아요~ 도깨비도 없잖아요!”(조금 무서웠는지 귀신 도깨비가 생각난 모양입니다
.)

당연하지! 그런 건 없어~ 걱정 안 해도 돼~ 또 선생님이 지켜줄거니까 용기를 내기만하면 돼. 너희들은 맨날 못 하는 게 없지만 이건 못할 수도 있어. 해낼 수도 있고, 지금은 못하지만 나중에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용기가 안 나는 사람들은 안 해도 좋아. 렌턴도 안 가져와도 돼


그랬더니 자기들은 아주아주 용감해서 모두 할 수 있다고들 하더라구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아이들이지요. 근데 한 아이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엄마가 렌턴이 준비물인걸 알고 있냐고 말입니다. 렌턴을 사야하는데 엄마가 모르면 안된다구요. 이 아이들은 랜턴의 꼬임에 넘어간겁니다. 참 아이들답지요.

그 뒤로도 렌턴을 샀다는 둥, 자기는 아직 못 샀다는 둥, 가을 캠프 가기 몇 밤 남았냐는 둥, 어찌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오른쪽은 렌턴을 켜고 걸어가는 모습이고 왼쪽은 야광팔찌를 받은 아이들입니다.>

드디어 별빛산행을 가다!

당일 아침, 아이들을 만났는데요. ..... 유치원에 오자마자 렌턴 자랑하기에 바쁜 아이들이었습니다. 이거 뭐 별빛산행 하기 전부터 건전지 다 달아 안 켜질 기세더라구요. 간신히 달래고 달래 별빛산행을 위해 참기로 했지요.

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던 밤! 유치원생 아이들을 데리고 야간산행을 하였습니다. 날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가을인데도 낮에는 더워서 반팔 옷을 입고 다닐 정도였고, 밤에도 얇은 점퍼 하나만 입어도 전혀 춥지 않고, 구름 한 점 없고, 휘영청 밝은 달로 렌텐 없어도 밝은 그런 날이었지요. 아이들의 마음을 하나님도 아신 걸까요? 별빛산행이 아닌 그야말로 달빛산행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출발! 렌턴 때문에 신난 아이들, 어찌나 제 얼굴에 빛을 쏘는지 정말 눈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용감이 넘쳐 렌턴을 꺼버리는 아이들

아이들은 정말 용감했습니다. 여섯 살, 일곱 살 아이들이 어찌 그리 용감한지,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들을 아이들에게 마구마구 해주었지요.

너희들은 왜 그래?! 무슨 유치원아이들이 힘들다 소리도 안하고 뭐가 이렇게 용감해?”

우리 YMCA다니잖아요


! 그렇지 하하하하 진짜 너희들은 대단한 아이들이야! 그래도 진짜 안힘들어? 선생님은 힘든데~에이~~힘들면 말해
~”

하나도 안힘들거든요~! 선생님은 힘들어요? 무슨 선생님이 그래
!”

자기들은 YMCA유치원 다녀서 용감하다는 아이들, 오히려 저에게 타박을 주더라구요. YMCA선생님이 그래도 되냐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원래 용감하다는 둥, 선생님은 그것도 몰랐냐는 둥, 아이들의 용기가 하늘을 찔렀지요.

아무튼 아이들에게 힘나라고 폭풍 칭찬을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렌턴을 끄고 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깜짝놀라 고장났냐고 물으니 아니랍니다. 완전 용감해서 불끄고도 갈 수 있다는게 아니겠습니다. 이거 정말 난감하더군요.

야아~니 진짜 용감하다~ 완전 짱! 대단해대단해. 근데말이야 렌턴을 안 켜면 바닥이 잘 안 보이니까 돌멩이 같은걸 못보고 넘어질 수도 있거든. 그건 용감해도 켜고 가야되는거야

이렇게 말해줘도 먹히지가 않더군요. 그러면서 너도나도 렌턴을 끄고 가는데 진짜 무슨 유치원생 아이들이 이렇게 용감하단 말입니까! 진짜 설득 시키느라 진땀을 뺐었습니다. 그래도 켜는 아이들 몇을 빼고는 대부분 렌턴을 끄고 가더라구요. 그래도 달빛이 밝아 다행이었지요.

정상에 도착해서는(실은 정상 아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알고 있는) 야광팔찌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야광팔찌에 신난 아이들, 내려가는 동안에는 정말 렌턴 없이 야광팔찌만으로 걸어갔지요. 정말 한명도 포기하는 아이들 없이 모두가 성공하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유치원아이들이죠?

<하산해서는 따뜻한 어묵꼬지도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그래도 유치원생 아이들인데 너무했다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환경이었고, 아이들에게도 낯선 곳이 아닌 익숙한 공간이기에 그렇게 무리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어른들이 너무 아이로만 바라보고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모험이 아이들의 삶에서 큰 영향이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나는 대단한 아이다라는 말이 산에서 내려온 아이들의 입에서 나왔으니까요. 하면 할 수 있다는 마음! 이 마음이 아이들을 더욱 성장하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요. 칭찬을 잘 먹고 자란 아이들은 밝고, 자신감 또한 높습니다. 그러니 자존감도 높겠지요. 어찌 잘한다 잘한다말을 들은 아이와 이것밖에 못해!”말을 들은 아이가 같겠습니까?

칭찬의 힘이 아이들을 성공하게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더욱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생각하구요. 그 성공의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아이들은 정말 대단한 아이들로 커 갈 겁니다. 그런 나를 뛰어 넘는 성공의 경험 아이들에게 많이 해주렵니다. 그리곤 말해 줄 겁니다. 너희들은 원해 대단한 아이들이었다구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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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낭자 2011.11.21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녀석들 너무 기특한걸요.^^

    유치원생~~하면 어리게만 생각되어지는게 사실인데~~~말이죠.^^

    산행 후 먹는 어묵~정말 맛있겠다..얘들아~~^^

    행복한 하루 되셔요~~허은미님~

  2. 진녕맘 2011.11.21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렌턴을 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런 이유였군요!
    겁장이 찐군이 그 대열에 끼어있었다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네요!
    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선생님의 덕입니다.
    감사합니다.

  3. 달려라 찐군! 2011.11.22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찐군은 이제 여치도 잡고, 잠자리도 잡고, 무당벌레 및 기타등등..
    정말 장족의 발전입니다!! ㅎㅎ
    줄기반 친구들 좋은 선생님 만나서 즐거운 추억 만들어 나가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꾸벅!!

  4. 비상교육 2011.11.22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바로 칭찬의 힘이군요!!ㅎㅎ
    칭찬한마디에 용감해지는 아이들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것 같아요ㅎㅎ
    잘봤습니다:)

  5. 2011.11.24 2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아이들과 '걸어서 바다까지'를 하고 왔습니다. 유치원에서 바다가 있는 곳까지 아이들 걸음으로 2~3시간 정도 거리 입니다. 정말 대단하죠? 작년 아이들(지금은 졸업한)과 '걸어서 바다까지'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아이들도 큰 성취감을 얻고 돌아오리라 부푼 기대감으로 떠났습니다.
  
관련글-2009/12/02 - [아이들 이야기] - 걸어서 바다까지, 일곱살 아이들의 모험 !

아침 일찍 일어나 즐거워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주먹밥 보더니 좋아하더군요. 제 배낭과 아이들 가방 여섯개에 주먹밥과 물, 간식(귤을 한사람에 하나씩)을 담았습니다.

가는날이 장날, 찬바람이 쌩쌩~

그 전에 팔용산 정상까지 다녀온 아이들이라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어찌나 춥던지요.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나요. 어제까지만 해도 따뜻한 햇볕 속에서 바깥놀이 나가기 좋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찬바람이 쌩쌩~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희들 팔용산 가는 거 보니 정말 멋지더라, 이번에는 바다까지 완전 멋지게 다녀오는 거다, 할 수 있다 생각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겁먹고 못한다 생각하면 못하게 된다. 우리는 씩씩하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렇지?" 이야기했더니 아이들이 눈빛을 반짝이더군요.

유치원에서 최고 큰 형아들만 도전할 수 있는 멋진일 임을 아이들이 느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출발하려고 하니 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표정을 보니 정말 배가 아파서 걷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참 난감하더군요. 모두 숲속학교 가는 날이라 유치원에 급식선생님과 아빠선생님(원장님)뿐인데 아이를 놔두고 갈 수도 없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데릴러 오셔달라 부탁드리고, 그 동안만 아빠선생님께 맡겨 놓고 갔습니다. 친구 한 명이 같이 못함에 미안하고 안스러워 "친구야 우리 잘 다녀올께 얼른 나아"라 위로의 말을 전했지요. 위로가 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서로를 응원하며 걷는 아이들

아이들은 차가운 바람도 시원하다며 정말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서로 '힘내라 전달'을 뒤에 서 있는 친구에게, 또 그 다음 친구에게 전달하며 서로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서로 경쟁이 아닌 함께함의 협동심을 을 느꼈을테지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부자가 되는 듯했습니다.   

조금 걸으니 갑자기 낯익은 얼굴이 차에서 내리더군요. 세상에 배를 부여 잡고 아프다 울던 녀석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엄마 손을 잡고 나타난 겁니다. 엄마가 막상 데릴러 갔더니 배가 하나도 안아프더라고, 친구들 걷는데 나도 가고 싶다고 엄마한테 데려다 달라 하였답니다.  어머님도 참 황당하셨겠죠? 그렇게까지 가고 싶었다 생각하니 왠지 뿌듯해지고, 모두 함께 갈 수 있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이들의 반응이 제 예성대로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응원해주며, 안 춥다고, 할 수 있다며 걷는 아이들을 보며 참 흐뭇했습니다. 친동생을 자원봉사로 불렀는데 아이들이 잘 해주니 체면도 좀 서더군요.

유치원이 이사하는 바람에 작년에 걸어 갔던 길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길을 걸었는데요. 그 것이 문제였습니다. 작년은 두시간 가량 산이 보이는 쪽을 걸으며 바다가 나오기만을 간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만난 아이들 환호성을 지르고, 기쁨이 백만배가 되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길을 달랐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이라 유치원에서 삼십분가량 걸으니 바로 바다가 나오는 겁니다. 더 먼 길이었는데도 기다림에 지쳐 바다를 발견하였을 때보다 가깝게 느껴졌지는 겁니다. 성취감이 떨어질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 속에서 열심히 걷고 걸어 드디어 봉암갯벌! 역시 제생각처럼 폴짝폴빡 "성공!"을 외치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작년보다 적더군요. 

(둘러 앉아 주먹밥을 먹고 있습니다.)
기대에 못미친 아이들, 삐친 선생님

드디어 점심시간, 제가 만든 주먹밥을 꺼내었습니다. 작년 아이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주먹밥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맛나게 먹을 거라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왠걸 주먹밥을 먹기 시작하는데 "왜 김치가 없느냐, 주먹밥이 너무 크다, 맛이 없다, 짜다" 라며 한명이 말하기 시작하더니 여지 저기서 투덜 거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급기야 먹기 싫다며 남기는 아이들까지 생겼습니다.

분명 주먹밥은 맛있었습니다. 팔용산 갈 때 만든 주먹밥과 같은 건데, 그 때는 잘먹더니 태도가 바뀌더군요. 잠도 덜 자며 일찍 일어나 정성껏 만들었는데 선생님 마음도 모르고 참 서운하더군요. 거기에 남기는 아이까지 있었습니다. '저 녀석(아이들도 아닌 녀석)들이 고생을 덜 했지, 그러니 저렇게 투정을 하지' 생각이 들더군요. 

서운한 마음이 컸습니다했습니다. "밥도 못먹는 불쌍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밥먹기 싫다 투정을 부린단 말이가! 그 정도는 먹어야 힘이나지 그 것도 못먹으면 어떻해!"  


서운한 마음에 하는 말도 행동도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러지마~" 너그러히 봐지는 행동들에도 목소리가 깔아지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못난 선생님인데 화가나니 잘 안되더라구요.

마음을 내려 놓지 못한 선생님 잘못

그 날 찍었던 사진을 보니 갈대 많은 봉암 갯벌에서 아이들은 무척 신나 보였습니다. 갈대를 꺽어 씨앗을 날리며 눈이라 좋아하고, 죽은 해파리를 꼬지(?)를 만들어 자랑하고, 아이들은 봉암 갯벌에 흠뻑 빠져 놀이를 하는데 나만 아니었던 겁니다. 

(저희반 단체사진이예요.)

선생님의 그런 마음이 말투로 또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어졌겠지요. 

작년에 성공했던 경험만을 생각하며 지금의 아이들도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길 바랬던 제 욕심이었던겁니다. 제가 잘하려고 하기보다 아이들이 잘 해주길 바라는 기대치가 아이들이 미워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른데 제가 그것을 생각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생각하니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네요. 제 마음만 내려 놓았더라면 끝까지 즐겁게 활동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잘 노는 것만으로도 정말 잘하고 있는 건데, 지금 생각해 보니 걸어서 바다까지' 한 날, 친구들을 서로 격려하며 걷던 아이들보다 못난 선생님이었네요. 마음이 바다 같이 넓은 선생님이 되어야 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내품에서 편안히 놀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날은 이렇게 저도 아이들도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돌아올때도 걸어서 왔냐구요? 설마요~ 올때는 아빠선생님이 차로 태워다주셨지요. 그리고 애들아 미안해~ㅎ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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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0.12.07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충분히 바다같이 넓은 마음이십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그리 서운하지 않으셨을텐데...즐거운 하루시작하십시오

  2. 건이맘 2010.12.07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이 대단한대요....
    그래도 마음씀씀이가 대단하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생각을 말로 뱉는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3. 케로로중사 2010.12.07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같이 일어나 맛있는 주먹밥 준비했는데 투덜거리면 당연히 맘상하겠죠..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샘이 정말 대단하세요~힘내시구 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4. ㅇiㅇrrㄱi 2010.12.07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웠을텐데... 고생하셨겠어요. 전 애들을 야외로 보내면 늘 후환이 두려운지라...
    참여한 아이들 모두 감기 안걸렸길... 바래봅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2.12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걱정도 되는 건 저도 그렇답니다~ '혹시나 데리고 나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이 되거든요. 밖에 데리고 나가면 일이 더 많기도 하구요~그렇다고 아이들을 교실안에만 있을수도 없고..
      날개를 활짝 펴고 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한답니다~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말이예요~ㅋㅋ

  5. 휘바람 2010.12.07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라' 전달, 정말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이니 선생님 시킨대로 정말 열심히 '힘내라, 전달'을 하였을 것 같네요

    눈 앞에 선 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6. flower montreal 2010.12.08 0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또래의 아이들에겐 선생님이 최고 마음에드는 사람인거 같아여

  7. 생각하는 꼴찌 2010.12.08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키우는 부모로서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 든든하네요. 걸어서 바다까지 일곱살 아이들에게는 힘든 과정일텐데, 분명 어린아이들이지만 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거에요.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2.12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그걸 바라고 '걸어서 바다까지'를 했었지요..아이들이 그 활동 속에서 자신감이 더욱 생겨났다면 저 잘했거죠? ㅋㅋ 조금 미안한 마음은 들지만요...
      아이들을 만날 때 언제나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아이들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다짐해 봅니다^^

  8. 행복님 2010.12.11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가든 서울에 가면은 된다는 말이 우리 인생을 얼마나 황폐하고 수단과 방법이 좋던 나쁘던 관계 없이
    목적만 달성 하면은 된다는 사고 방식 얼마나 위험한 발상 입니까
    은미 선생님 정말 감사 합니다.
    어린이와 함께 걸어면서 여행의 순간들을 즐기고 서로 협조하고 협동하는 모습
    분명 이 어린들의 인생은 행복 그 자체가 되리라 이 행복님은 확신 합니다.
    --------중국 중산에서

  9. 영찬아빠 2010.12.14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전에 봉암갯벌에서 일하시는 선생님께서 Y 어린이들이 걸어서 방문 했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전 그때쯤이 팔용산에서 숲속학교 시기라..팔용산에서 봉암까지 갔구나? 대단하네 생각했었는데....
    유치원에서 그곳까지...정말 대단하네요...기특합니다.

  10. ★기적의 영어공식 클릭하세요★ 2010.12.15 0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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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아이들과 '걸어서 바다까지'를 했습니다. 힘들지만 도전해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보기 위함이었지요. 그래서 제 친동생을 불러 자원봉사를 시켰더랬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오면 아이들은 엄청난 관심을 가지며, 많은 질문들을 쏟아 냅니다. 그 날  아이들에게 질문 공세를 받았던
자원봉사한 저희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다함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재잘거림으로 웅성웅성 참 시끄웠습니다. 쉽게 표현하기 위해 저희 동생을 줄임말로 '자봉샘'이라 표하고, 아이들과 주고 받은 대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아이들: 누구야! 누구세요?(아이들 수가 많습니다.)
자봉샘: 나? 허은미선생님 동생이야
아이들: 은미샘 동생이라고요?
자봉샘: 응
아이들: 애들아~ 이 선생님 은미샘 동생이래~(메아리x22) 뭐라고? 은미샘 동생이라고?그래 동생이다 동생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마디 할 때마다  메아리 처럼 다른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못들은 아이들은 다시 묻곤 합니다. 완전 먹이 달라는 아기참새들 같습니다.

아이들: 근데 왜 동생인데 이렇게 커요?


자봉샘: 응? 나 허은미샘보다 안 큰데?
아이들: 우리 동생은 다섯살인데 이상하다 동생이.. 맞제?(옆 친구에게) 어른도 동생일 수 있거든, 은미샘이 어른이다이가!!
자봉샘: ㅡ.,ㅡ;


아이들이 생각하는 동생은 자기들보다 어리다고 생각하는지 동생이 어른인 것을 신기해 하더랍니다.

아이들: 그럼 이름이 뭐예요?
자봉샘: 허은숙
아이들: 뭐요? 인숙이요? 현숙이요? 
           허은숙이라 잖아~ 맞죠?
자봉샘: 어, 맞어
아이들: 애들아~ 이 선생님 이름이 허은숙이래~(메아리 x22)
아이들: 그럼 선생님 몇 살이예요?
자봉샘: 나? 몇 살 같이 보여?
아이들: 나 다~알아요. 19살 맞죠? 샘 고등학생이죠?
자봉샘: 아닌데~ 나 26살이야
아이들: 예? 26살이요? 그럼 우리샘은 몇살이예요?
자봉샘: 28살
아이들: 잉? 우리샘보다 두살 작네
           그럼 선생님 결혼했겠네요
아이들: 야! 니 바보가! 우리샘도 결혼 안했는데 동생이 결혼하나
           결혼 할 수도 있거든~! 모르나!
자봉샘: 싸우지마~나 결혼안했다
아이들: 선생님 꿈이 뭐예요?
자봉샘: 어??
아이들: 꿈이요 꿈! 꿈 없어요?
자봉샘: (대략난감)...너는 꿈이 뭐야?
아이들: 내가 먼저 물었잖아요 말해주면 말해줄께요
자봉샘: (더 난감) 음...나? 아직 꿈을 모르겠는데 ...
아이들: 에~무슨 선생님이 꿈이 없어요! 이상하다
자봉샘: ㅡㅡ;;

동생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꿈이 없는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우스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동생이 꿈을 아직 모른다는 것이 참 슬프더군요. 나이가 26살인데...

어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주호장관님을 뵈었었는데요. 초등학생이 꿈이 아직 없다는 말에 "괜찮다고 중고등학교에 가서 찾을 수도 있다고, 아니 대학생이 되어 찾아도 늦지 않다"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동생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생인데도 꿈이 없다네요.

서유럽에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를 선택하고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나아가는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며 참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좋은 대학을 가려면 모든 과목에서 우수해야하고 직업에서 딱히 영어가 필요없어도 공부해야하고, 우리나라는 요즘 그런것 같습니다.

국영수 모두 잘하지 않아도 잘하는 것 하나만 잘해도 꿈을 이룰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몸으로 움직이며 일하는 굴뚝 청소부가 변호사보다 더 돈을 많이 벌고, 농부님들을 더 훌륭하게 보는 나라, 그런 나라도 있다고 하니 참 부롭습니다.  


저희 동생도 꿈이 있었습니다. 처음 목표하였던 것에 살패하다 꿈의 크기(?)가 점점 줄더니 "노력해도 하고 싶어도 저렇게 작게 뽑는데 어떻게 해"라는 말이 떠어릅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직업을 가지기가 참으로 힘이 듭니다. 목표가 너무 높기 때문일까요?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사회에서 지금의 청년들이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지요. 청년실업이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참으로 답답하네요. 아이들 이야기에 웃다가 동생이야기에 씁쓸해졌던 날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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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이맘 2010.11.29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저도 대학다닐적에 과연 꿈이 무엇이였을까란 생각을 해보네요...
    요즘은 꿈만 쫓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인 거 같아요..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1.30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힘든세상 맞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꿈이 있어도 꿈을 이루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고시라도 한다치면..아후~ 너무 안정된 직장들에만 매달리기도 하지만요. 좀더 도전적이고 멋진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 직업이 2만개가 넘는다는것을 알리고 싶네요^^
      멋진 아이들도 키우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2. 모과 2010.11.29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꿈이 없었는데 나주에교사가 되고
    천직이었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교사가 제일 되기 싫었는데 마입니다.^^
    저 아직도 서울동생집에 있습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2010.11.30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과님도 그렇셨군요~ 저랑 비슷하네요 ㅋㅋ
      저는 유치원샘이 잘어울것같다라는 부모님과 친자매들의 권유로 되었는데요. 저의 적성을 잘 파악하신듯해요~저도 되고 나서야 참 잘했구나 싶거든요~ 나의 천직이라는 느낌 저도 되고 나서야 받았지요
      하지만 내가 미리 알고 준비해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하기 싫은일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도 돈벌기 위해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즐거운일, 행복해지는 일이 있을텐데 말이예요. 그것을 미리 알고 준비해 나간다면 더욱 좋겠지요.

  3. 서율이아빠 2010.11.29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32인데 아직도 꿈을 못 찾고 있습니다. 꿈은 찾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좀 들고요. 인생의 반이 지나기 전에만 꿈을 찾아도 행복한 삶인거 같아요. ^^

  4. 여강여호 2010.11.29 1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도 꿈이 뭔지 모르고 있는데....어른아이입니다. 행복한 일주일 시작하십시오

  5. 포토짱 2010.11.29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괞찮아요~ ^^
    지금은 꿈이없지만..
    오늘갑자기 불현듯 꿈이 생기기도하고 내일이나 내년, 혹은 몇년후에 내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6. 국제옥수수재단 2010.11.29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참 웃다가 씁쓸해지네요.
    정말 돈과 안정된 자리를 찾아가게 하는 사회가 아닌
    꿈과 행복을 찾아 살아 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새라새 2010.11.29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아이들 정말 맹랑한것 같아요...
    그 속에 순수함도 볼 수 있고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8. 토실토실 2010.12.01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때의제꿈을이루기엔나이를넘많이먹었고지금의꿈은행복한가정이루고별탈없이오손도손살아가는건데자본주의무한경쟁시대에이것만큼어려운게없군요..ㅠㅠ열씨미~행복하게삽시당~^^

  9. 박씨아저씨 2011.10.31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꿈 과연 나는 무엇인가! 라고 되물어 봅니다~
    만나뵈어서 반가웠어요^^

일곱살 아이들, 팔용산 정상에 오르다.

아이들과 함께 팔용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숲속학교로 팔용산에 와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숲이 내 세상인 마냥 많이 놀았지만, 일곱살 아이들이 정상까지 간 건 처음입니다. 조금 있으면 여덟살이 되고, 그만큼 성장하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늘 하는 것이지만 미리 규칙을 정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나만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행동하면 상대방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가 생기고, 공동체 활동에 흐름이 흩트러 지겠지요. 규칙을 정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배울 수 있다 생각합니다.

코스는 수원지 쪽으로 올라 돌탑 쪽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수원지쪽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있어 조금 위험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등산은 내려 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법이지요.

일곱살 아이들은 몇 일 전부터 들떴습니다. 저번에 봉암갯벌까지 걸어 가본 터라 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지요. 뭐든지,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수원지 쪽에서 오르는 길은 처음에 바위길에 나오더니 목조 계단으로 길이 잘 정도되어 있어 아이들이 오르기에 안전했습니다. 수원지 둘레길을 만들면서 팔용산 이곳 저곳을 오르기 좋고, 보기에도 좋게 정돈되어 사람들도 많이 찾는 산이 되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으로 더욱 힘이 나요.

산을 오르면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사람을 만날 때 제가 큰소리로 인사하면 아이들도 듣고 함께 인사를 합니다. 그럼 대부분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시지요. 그런데 제게 안하면 아이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지는게 맞나 봅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반응이 참 다양합니다. 그리고 꼭 한마디씩 하시는데 보통 칭찬을 해주시기에 아이들에겐 큰 격려가 되고 힘이 됩니다. 사실 좁은 등산길에서 만나면 우리는 인원이 많아 저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마디씩 안 할 수가 없긴 합니다.

"이야~ 너희들 몇 살이냐? 일곱살? 대단하네~"
"씩씩한 아이들이네 어디서 왔니?"
"어느학교에서 왔어? 유치원생이라고? 정말 대단하네~"
"인사도 잘하네 선생님이 여기도 데리고 오고 너희는 참 좋겠다"
"어디까지 가니? 정상? 우와~ 대단한 아이들이네 힘내라! 화이팅!!"


이 날 정말 칭찬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제가 칭찬하는 것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겐 더 자극이 되고 기쁨이 두배가 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힘들어도 힘들다 말을 못하긴 하지만 힘든 것을 칭찬으로 이겨내고, 할수있다는 마음도 커집니다. 그만큼 끈기도 생기겠지요. 

오르다가 뒤 쳐진 친구들을 기다려주고, 힘내라 응원도 해주며 함께 오르다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 쾌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힘이 솟구치고 "와~정상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아마 제 목소리가 더 컸을 겁니다.^^ 


마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YMCA도 찾아 보고, 공설 운동장도 찾아보고, 친구집도 찾아보며 꼭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이곳 저곳을 찾아 보았습니다. 

완전 맛있는 얼음골 사과

간식으로는 사과 반쪽씩 싸왔는데요. 항상 이렇게 먹는 간식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게 느껴집니다. 원래 당도가 높은 사과이긴 하였지만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선생님 이거 얼음골 사과지요? 완전 꿀맛이예요" 사과 반쪽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구경하고 20분쯤 있다 돌탑길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더 천천히 조심히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오를 때 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더군요. 팔용산 등산은 총 2시간 10분 걸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씩씩하지요? 어른들의 괸한 걱정일 뿐 아이들은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용기 100배 입니다. 이 용감함으로 더불어 사는 법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 넓은 세상에 따뜻함을 이어주는 아이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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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7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곱살 친구들 덕분에 저도 마산구경을 했습니다.
    수고한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2. 괴나리봇짐 2009.12.07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이들이네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아마 평생에 되새김질할 영양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산 비타민 2009.12.07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주변에서 최고의 유아교사임을 임명합니다 ㅋㅋ

  4. 허정도 2009.12.08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키우기 나름이지요.
    참 좋은 허은미 선생님!

저번 주 아이들과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YMCA에서 봉암동 갯벌까지 말입니다. 아이들 걸음으로 2시간 남짓 되는 거리지요.(정확히 1시간 50분 걸렸어요)


작년 일곱살 아이들과 갔었을 때는 처음 해보는 모험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준비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녀온 경험이 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준비하였습니다. 정말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2008/12/01 - [아이들 이야기]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밥 (작년에 쓴 글입니다.)

우선 아이들과 떠나기 전날 부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슨 활동을 할때 규칙은 이렇다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일러주는 것보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활동의 재미와 참여도을 높여줍니다. 아이들과 정한 규칙, 준비물은 이렇습니다.

1. 바다반샘보다 뒤에 가고, 열매반샘보다 앞에 걸어 간다. (교사 2명이 아이들을 앞, 뒤로 지켜줍니다.)
2. 신호등을 건널 때는 한눈팔지 않는다.
3.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도와준다.
4.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간다.

아이들 준비물: 반만 얼린 물, 간식 조금, 운동화
교사 준비물: 주먹밥, 깍두기, 비상약품

간식은 미리 학부모님께 알려 챙겨주시게끔 하고, 주먹밥은 열매반샘과 전날에 재료를 썰어 놓고, 아침 일찍 만들었습니다. 만든 주먹밥은 위생봉투에 하나씩 담아 아이들에게 각자 몫을 챙겨 주었지요. 그리고 깍두기는 한 공동체에 하나씩 돌아가게끔 조그만 통에 담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 표정을 보니 모두 들뜬 얼굴입니다. 아침에 만난 다른반 선생님이며, YMCA 여러부서 직원분들께 "우리 걸어서 바다까지나 가요"라며 자랑이 대단합니다. 아이들 힘나라고 이것은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해주었거든요. 덕분에 자부심이 최고입니다.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고 드디어 출발!! 바람 한점 없고, 적당한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어 걷기 좋은 날씨입니다. 중간중간에 노래도 부르고, 아는 곳이 나오면 반가운 사람을 만난것 마냥 반가워합니다. 걷는 중간 힘들면 쉬어가자 그래도 괜찮다며 어찌나 씩씩하던지요. 그래도 힘든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득해 두번 쉬었습니다. 


바다가 보이니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더군요. 얼마나 바다가 반가웠을까요?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리고 봉암갯벌에 도착했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싸온 주먹밥과 간식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먹는 밥이 몸도 건강하게 해주겠지요. 저희는 봉암갯벌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비바람을 맞아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곡이 된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은 시키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그렇지요. 아이가 다치지 않고, 마음 아프지 않고, 힘든 일하지 않고, 곱고곱게 자라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곱게만 키우면 그런 아이로 자라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부만 잘한다고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것더 아닙니다. 여러 상황을 만나 보고, 모험도 해보아야 문제를 해결해 가는 힘과 창의력도 생기고, 많은 것을 보고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야 감수성도 풍부해집니다. 그래야 좋은 것이 무엇인지 싫은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래야 머리도 좋아지겠죠.

어른들이 도와 주기만 하면 이런 능력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스스로 겪어 보아야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독립심을 만들고, 다른사람들과 함께 해보았을 때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비바람을 맞아 보아야 쭉정이가 아닌 알이 가득한 곡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만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걸어서 바다까지는 사실 교사인 저도 힘든 거리였는데요. 참고 인내하며 걷는 아이들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참는 힘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이들 마음에 커졌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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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02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친구들이 큰일을 했군요.
    일곱살짜리만 가능한 일 - ^^

    선생님도 수고하셨습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2009.12.02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치원에서 동생들이 아닌 형아들, 일곱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용기를 주고자 그랬지요.
      다음 께획은 팔용산 정상이예요.
      아이들에게 실비단안개님이 칭찬하더라 말해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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