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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야기

아이들이 꽃이라면? 늦게 피는 꽃도 아름답다 얼마 전 희주(가명)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희주는 저희 유치원을 졸업한 제자인데 이제 2학년에 올라 가는데, 불현듯 선생님 생각이 나서 전화를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잊지 않고 전화를 주신 것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전해 주신 이야기는 더 기쁘고 감사한 소식이었습니다. 희주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공부도 잘한다며 또 글을 잘써 상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기쁜 소식을 저에게도 전하시고 싶었던 겁니다. 선생님 덕분이라며 저희 유치원을 다닌 것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며 이야기를 쭉~ 늘어 놓으시더군요. 교사로써 정말 보람되고 행복해 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은 유치원을 졸업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유치원 때 담임선생님께 전화하는 경우가 .. 더보기
아이스크림 먹었으면 부끄러운줄 알아라? 아침 차량 시간, 아이들을 태우고 유치원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곱살 혜민이가(가명) 친구들에게 자랑거리를 늘어 놓더군요. (아이들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하겠습니다.) 혜민: 있잖아~나 어제 엄마가 내한테 아이스크림 매기따(먹였다의 사투리 표현) 나는 먹기 싫다 하는데 엄마가 괜찮다면서 머거라 캐따~ 근데 진짜 맛있드라~ 딸기맛 아이스크림~~ 민희: (앞에 앉자 혜민이의 말을 듣던 민희가 갑자기 고개를 획! 돌리며 난대 없이) 야! 김혜민! 니 지금 그걸 자랑이라고 하나? 혜민: ?? 민희: 니 지금 아이스크림 먹은 걸 자랑이라고 하냐고! 부끄럽지도 않나 공장과자 먹고! 영웅: 그래! 니 어제 공장과자 노래 불렀나 안불렀나?! (공장과자 안 먹기 주제곡을 말함) 혜민: 불렀지...(기어들어가는.. 더보기
코딱지 때문에 배꼽 빠져 죽을 뻔한 사연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물론 슬프거나 피가 거꾸로 솟는 에피소드도 있지만요. 아이들의 말에는 꾸밈이 없고 순수해 아이들의 말 속에서 배우기고 느끼는 것이 많답니다. 이번 일은 배웠다기 보다 배꼽이 빠질 뻔한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몇 일 전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일곱살 남자아이와 다섯살 남자 아이가 하는 이야기 하는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다섯살 아이가 열심히 코를 파고 있었지요. 파다 보니 코딱지가 나왔겠죠? 이걸 어떻할까 두리번 두리번 옆에 형아가 보입니다. 잠깐의 생각 뒤 아이의 장난기가 발동 합니다.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곱살 형아에게 코딱지를 묻히며 씨익~웃음을 보입니다. 그러나 일곱살 형아 가만이 있을리 없습니다. 일곱살 형: 야! 니.. 더보기
유치원 선생님은 아프면 안돼? '허체력'이라 불리는 건강체질이라 잘 아프지 않는데 감기에 걸렸습니다. 동료 선생님이 "선생님도 감기 걸려요?" 합니다. 목이 부어 쉰 목소리에 열나고 콧물 나고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제는 몸이 힘들긴 하더군요. 오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허체력이 맞기는 한가 봅니다ㅋ 몸이 아플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일이 많습니다. 내 몸이 힘드니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운 마음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생기고, 보통 때면 넘어갈 일도 큰 소리 쳐질 때가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돼 하면서도 제 마음대로 안 될 때면 내가 지금 왜이러나 싶고, 내 자신이 참 바보스럽고, 내가 말로만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 하고 말만 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갖가지의 마음이 생깁니다. 내공의 부족함을 느끼.. 더보기
내아이, 유치원과 집에서 행동이 다르다면? 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구요. 덕분에 아침 차량 지도 때 아이들을 태우는 것이 얼마나 수훨한지 모릅니다. 씩씩하게 차에 타거든요.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격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요^^ "선생님 쟤가요~" 라고 말을 시작하던 아이들이 "선생님 00이가요~"라고 이름을 부르며 말도 합니다. 이제 친구들 이름도 외웠습니다. 정말 기특합니다. 엄마 없이도 이렇게나 잘 적응해 주다니요. 이 만하면 아이들 첫 도전인 유치원 적응기,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겠죠? (벗쫓 활짝 핀 저희 유치원 마당입니다. 4월이 기다려 지네요^^) 유치원과 집,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 그런데 참으로 고민되게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유치원에.. 더보기
아이들이 떡 들고 동사무소에 간 까닭 아이들이 만나는 모두가 선생님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로 만나는 스승은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보며 따라 하고 배웁니다. '아이들 앞에서 찬물도 못 마신다' 그러지요. 아이들이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하기 때문에 아무 행동이나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부모님만 스승인 것인 것은 아닙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삼촌까지 가족 모두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가족 아닌 남도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앞집 아주머니를 보며 '이웃을 만났을 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 슈퍼 아저씨를 만나며 물건 사는 법을 배우기도 할 것 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을 도와주시는 선생.. 더보기
아빠! 엄마 주문해, 엄마 바꾸자 저희 유치원에 다니는 여살살 아이의 가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 홈쇼핑 책자가 배달되어 왔답니다. 그걸 아이가 발견하였지요. 홈쇼핑 책자를 아이와 아빠가 이리저리 뒤지며 구경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아이 왈! "아빠, 엄마 주문하자" "어?? 뭘 주문해?" "엄마! 엄마 주문하자고, 우리 새엄마로 바꾸자" "왜?! 엄마를 바꿔?! ㅡ.,ㅡ:" "엄마는 맨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 오잖아 그러니까 새엄마로 바꾸자" 헉...마구 찔리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정말로 있었던 일입니다. 보통은 아빠를 바꾸자고 할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이 가정에서는 엄마를 바꾸자고 했더라구요. 아이의 엄마가 담임선생님께 우습다며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합니다. 다행히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나 봅니다. 덕분에 저희 유치원 선.. 더보기
모두가 신나는 재롱잔치로 만드는 법 지난 주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습니다. 재롱잔치라 해도 여러 유치원에서 하는 것 처럼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또 이틀에 나눠합니다. 유치원 전체 아이들이 하루에 다 이뤄지면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틀에 나눠하면 그만큼 아이들 시간이 많아집니다. 선생님들은 조금 힘든 측면이 있지만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일곱살입니다. 일곱살 공연은 율동과 노래, 동극, 국악공연이였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우던 국악과 노래, 율동이었기에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준비합니다. 문제는 선생님 마음이지요. 아이들이 잘해주길 바라는 큰 기대감으로 준비하면 아이들을 잡게(?)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선생님도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하지요. 저도.. 더보기
산타할아버지? 어제 다녀가셨는데요?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어제 하루 종일 아이들도 저에게 몇 번이나 다가와 물어 봅니다. "선생님 내일 크리스마스죠?" "아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다 맞죠?" 묻고 또 묻고 몇 번이나 확인해 보더군요. 아이들 마음에 크리스마스로 가득차 있습니다. 거리 여지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이 반짝반짝이고, 어딜가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니 아이들도 들 뜰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계실까요? 산타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일곱살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1: 선생님, 내일은 산타할아버지와요 은미샘: 맞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날이지~ 언제 오실려나? 아이2: 우리가 밤에 자고 있으면 몰래 다녀가세요. 나 여섯살 때도 밤에 몰래 왔었어요 아이3: 나돈데~~ 나도 나도 아이4: 으이구~너거 모르나..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생일선물 월요일 제 28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인데도 "생일 축하한다"라는 말이 기다려 지더군요. 아마 나이가 더 들어도 그럴 것 같아요.^^ 부모님께 전화드려 낳아 주심에 감사를 먼저 드려야 하는데, 본능적으로 축하부터 먼저 받으려고 했네요. 조금 부끄럽습니다. 당일 아침부터 좋지 않은 일이 생겨 눈물이 찔끔하더니 저녁까지 조금 머리 아픈일이 겹쳤었는데요. 그 와중에 정말 행복한 일이 있었습니다. 주말을 지내고 오는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만나면 늘 주말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아이들은 말들을 쏟아 냅니다. 너도, 나도 먼저 말하려고 하는 통에 가끔은 줄을 세워 이야기를 들어 주기도 하고, 그림으로 표현해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해 보는 경험을 가지기도 합니다.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