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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나뭇잎 이불 덮어보셨나요 아이들과 나뭇잎, 나뭇가지, 열매, 씨앗들을 주워 자연물 액자만들기를 하기 위해 자연물 담을 비닐봉투를 하나 들고 잔디밭으로 갔습니다. "와~가을이다!" 할 만큼 잔디밭은 완전 가을색으로 뒤덮여 있었고, 바닦에는 많은 나뭇잎들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더군요. 다행히 햇볕도 쨍쨍하고 찬바람도 불지 않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바깥놀이를 자주 못갔는데 오랜만의 나들이라 아이들 또한 신이 났습니다.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다 줍고 놀고가면 안되냐구요. 이런 기회를 아이들이 놓칠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보물을 찾는 것 마냥 아이들이 큰 나뭇잎, 작은 나뭇잎, 색이 다른 나뭇잎, 열매와 씨앗들을 주워와 저에게 자랑을 합니다. "선생님 보세요. 이쁘죠?", "이거 신기하게 생겼죠.. 더보기
세상에서 젤 맛있는 꼬마 김밥 만들기 아이들은 요리수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직접 만든다는 것과 직접 만든 것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요즘은 모두 아이들을 귀하게 키우다보니 어른들이 모든 것을 준비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도 또 직접 만든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아이들과 꼬마 김밥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김밥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중 하나지만 서로 도와가며 준비하니 힘들기보단 재밌고, 이것저것 싸보는 재미가 있어 더욱 신이 납니다. 사실 교사인 저는 조금 힘이 들지만요. 김밥 재료는 단무지, 어묵, 계란, 오이, 당근, 씻은김치, 햄, 김과 옆반 선생님이 가져다 주신 오이짱아찌.. 더보기
마음의 힘이 강해지려면 위 사진처럼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아이들끼리 하루를 지내다 보면 당연히 다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어리기 때문입니다. 다툼이 생기면 "내말이 맞다", 이거나 "내가 먼저 할거다"로 싸웁니다. 그럼 보통 힘이 쌘 아이가 말보다는 힘으로 행동할 때에 저에게까지 알려집니다. 아이들도 때리기 전에 말로 하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잘 안되지요.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과 마음으로 보는 것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애들아 힘이 쌘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무거운거 잘 드는 사람이요" "싸움 잘하는 사람이요" "우석이요. 우석이는 진짜 힘 쌔요. 맞으면 진짜 아파요" "맞다 우석이 힘쌔제? 우석이 처럼 힘쌘 친구도 있고 약한 친구도.. 더보기
어린제자의 편지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YMCA를 졸업한 제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제자라 해도 이제 9살, 2학년입니다. 어린 제자가 저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 온 것입니다. 제자(?)라는 표현 좀 어색하네요. 이런 표현에 어울리지 않게 저도 무지 젊거든요. 연필로 쓰고 그 위에 싸인펜으로 한자한자 배껴 쓰면서 정말 정성스럽게 쓴 편지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열쇠고리와 핸드폰고리도 같이 보내 왔습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지를 쓰고, 악세사리를 고르고, 저를 생각하면서 보냈을 제자를 생각하니 너무나 고맙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한 번씩 졸업생들에게 편지를 받을 때마다 YMCA 선생님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여질 때면 내 믿음에 확신이 들고 뿌듯함은 백배가 됩니.. 더보기
선생님 내 동생 알죠? 아침에 우리반 지호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토요일 지호 여동생인 은우가 백일이었단다. 그래서 떡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싶어 아기스포츠단에도 보낼테니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기 아이만 잘 봐달라는 뇌물도 아니고 좋은 일이니 축하드린다고 감사히 잘 먹겠다고 하였다. 아기스포츠단은 스승의날은 물론이고, 어린이날, 생인날 같은 때도 학부모로부터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는다. 처음 동생이 생기고 얼마 동안에는 지호가 힘들어 했었다. 짜증도 많이 내고 어리광도 많이 피우고 말이다. 혼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고, 동생에게 관심이 다 간 것 같아서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던 지호가 요즘 정말 많이 변했다. 전에는 동생이야기를 안 꺼내더니 요즘에.. 더보기
선생님, 옐로카드 딱~걸렸다 “선생님 옐로카드!!” “아하하하~ 선생님 또 책상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앉았다가 마음 속으로 “아~맞다. 또 걸렸다”를 외치곤 한답니다. 규칙이라니.. 무슨 규칙인지 궁금하시죠?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이름도 익히고 친해졌을 때 쯤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정해보았습니다. 사실... 저의 의도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최대한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키기 힘들거나 못할 규칙은 하지 않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견을 모으고 모아 11가지 규칙을 정했습니다.(지금은 다시 규칙을 정해 19가지로 늘었어요^^) 그래도 규칙을 안 지키는 친구가 있겠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어길때 옐로카드.. 더보기
엄마 잃은 아기참새 짹짹이 아침 운행 중 우리반 광민이가 조그만 상자에 아기참새를 데리고 왔습니다. 털이 듬성듬성 나있고 맨살이 더 많이 보이는 그냥 보아도 정말이지 약해보이는 조그만 아기참새 였습니다. 광민이 어머님 말씀으로는 아침에 마당에 나가 보니 참새새끼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YMCA에서 키우라며 보내 주신 것입니다. 운행 중이었으니 차안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서로 보여달라고 말입니다. 얼마나 궁금했을까요. 약한 아기참새를 만지면 힘들어서 죽을 수도 있다고 보기만 하자며 순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불쌍한 아기참새를 어떻해야 할지 차량 운행 중 걱정이 되었습니다. '차안에서도 이런데... 교실로 가져가면!!' '교실에서 어떻게 키우지? 애들이 마구 만질텐데' 걱정에 앞이 깜깜했습니다.. 더보기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선생님 오늘 목요일이예요. 산에 가는 날이죠? 산에 가요~산에 가요~”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니 여럿이 산에 가자고 조릅니다. 무척이나 기다린 듯한 얼굴로 말합니다. 전날에도 “내일 산에 갈거죠? 물어보더니 정말 가고 싶었나봅니다. 아이들과 의논하여 YMCA 뒤편에 있는 반월산에 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꽃과 곤충 자연사랑 교육사랑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아이들이 저 보다 앞서서 먼저 걸어가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잔디밭 한구석에 한가득 모이는 겁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들여다보니 귀염둥이들이 어제 텃밭에 들렀을 때 땅을 파다 발견한 애벌레를 잔디밭에다가 몰래 숨겨둔 것이었습니다. 전날 아이들이 키우고 싶어 하기에 “애벌레도 생명인데 가둬두면 싫어할 거라고 힘들어.. 더보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운다 저희 반에는 공룡박사가 있습니다. 공룡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림으로도 잘 그리고 종이접기로도 잘하는 친구가 있어 아이들이 그렇게 부른답니다. 공룡박사가 공룡접기 책을 들고 오는 날이면 종이접기 삼매경에 빠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제가 봐도 어려운데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종이접기 책을 뚫어지게 보면서 이렇게 접는 거다 저렇게 접는 거다 서로 의논하며 공룡을 접더라구요. 도통 풀리지 않으면 저에게 가져와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요. 사실..저도 어려워 이리접고 저리접다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많았답니다. 이렇게 친구들과 서로 모여 종이를 접으면서 그렇게 어려운 공룡접기를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보지않으셔도 아실 듯합니다. 이렇게 한개 접어보고 두개 접어보고 실패도 해보며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는 거지요... 더보기
1등 2등도 꼴찌도 없는 신문지 놀이 오늘은 무얼하며 아이들과 행복에 빠져 볼가 생각하다가 신문지 놀이를 했습니다. 신문지 놀이는 신문지를 마구마구 찢고 뜯으며 내 마음대로 노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 중에 하나이지요. 이건 1등도 2등도 꼴찌도 없는 아주 좋은 놀이입니다. 신문지 놀이는 친구와 갈등이 생겨 속상했던 마음이나 스트레스를 신문지를 찢으며 확! 날려 버린답니다. 이렇게 노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면 저 또한 행복해 집니다. 물론 저 또한 함께 신나게 놀아야하지요. 신문지는 마술같은 놀잇감 머리 위로 날리며 “눈이다”를 외치는 친구들, 신문지를 뭉쳐 던지며 눈싸움도 하고 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수영장 놀이도 하며 다양하게 놉니다. 이 날은 새로운 걸 발견한 재모와 태준이가 신문지를 길게 찢어서 바지 뒤 허리에 끼우고 꼬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