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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학교는 말그대로 숲속에서 보내는 학교입니다. 숲이 학교인 것이지요. 아이들은 숲속에서 뛰어다니면 놀고, 나무와 바람, 새와 벌레를 만나고  밥도 먹고 온전히 하루를 보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는 숲속유치원이 있습니다. 유치원 건물도 없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종일 숲속에서 지내는 유치원입니다.

제가 일하는 YMCA 숲속학교는 여름방학 전과 후에 집중적으로  진행을 합니다. 독일처럼 일년내내 숲에서 지내지는 못하지만, 1년 중 한 달 정도는 숲에서 지냅니다.

그런데 올 해는 여름방학 전 날씨가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었죠. 비가 많이 내리고 예전 보다 덥지도 않았구요. 숲속학교를 많이 가지 못하고 아쉬워 방학이 지나고 8월 24일 부터 9월 2일까지 길게 다녀 왔습니다. 



여름에는 팔용산에서 점심도 먹고 , 하루 종일 진행하며 날씨가 추워지면 오전만 진행합니다. 물론 날씨가 우리를 받아 준다면 말이지요. 이번 팔용산은 수원지 둘레로 공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아이들과 걷기 좋은 길, 쉴만한 공간, 넓은 잔디밭이 있어 더욱 정말 좋았습니다.  
  
팔용산 숲속학교는 가파르지 않은 길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 있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적당한 물깊이의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조그만 폭포가 있어 더욱 재미를 더해 줍니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생명들도 많습니다.  물 속에서는 다슬기와  민물 새우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으로, 비닐봉투로 잡는 고기 잡이는 아이들에게 집중력과 끈기 그리고 성취감을 갖게 합니다.

매미허물, 죽은 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돌맹이 나뭇가지 처럼 아이들이 찾는 여러 곤충과 자연물은 아이들이 소중한 보물이 됩니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져보고, 느끼고, 맛보고, 소리를 들어며 감각이 발달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을 살아 있는 감각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지요.



숲속학교에서는 만나는 나무, 꽃, 열매, 풀벌레, 다람쥐, 길가다 만나는 사람, 바람소리, 물소리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친구가 되며 스승이 됩니다.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 입니다. 그렇게 배운 것은 평생 잊혀지지 않고, 몸으로 마음으로 기억하게 되겠지요.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 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에 숲속학교를 갑니다. 여름과는 다른 가을산, 겨울산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고 배우겠지요. 아이들이 커 갈수록 그리고 숲과 자연에 더욱 익숙해질수록 마음속에 추억은 늘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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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동원 2009.11.27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 숲속학교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을 일찍 알았다면 애들과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알았을덴데... 쪼금 아쉽네요. 항상 따뜻한 마음과 웃음을 갖고 있어 보기좋습니다. -아찌-


아이들과 배추농사를 짖고 있습니다. 저번에도 배추농사에 관한 이야기를 썼는데요. 농사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키움의 정성과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관련기사 - 2009/11/13 - [텃밭농사] - 애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는 배추농사①

배추를 심어 놓고, 일주일에 한 두번 텃밭에 내려가 물을 주었습니다. 사실 교사인 제가 잘 챙겨야 하는데 제가 까먹기 대장이거든요. 아차! 싶어 물을 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배추는 생각보다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이 자랐겠지? 생각하고, 다음번에 물 줄 때 보면 잘 모르겠더라구요.

농사는 부지런해야 할 수 있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늦게 심어서 그런가 보다고, 내년에는 꼭 일찍 심어야지 다짐 했습니다.


한동안 비가 자주 내렸어요. 물을 줄 필요가 없어 한 10일 정도 그냥 지나갔지요. 햇볕이 쨍쨍하던 날 생각이 나서 물 주러 내려 갔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정말 몰라보게 배추가 쑥 자라 있었습니다. 역시 수돗물 보다는 빗물에 더 영양분이 많나 봅니다.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아이들도 저와 같은 마음인지 배추가 커졌다고, 아기배추에서 엄마배추가 됐다며 할말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곤 신이 나서 물을 듬뿍듬뿍 주었지요. 배추에게 축복의 말도 건내면서요. "

배추야 더 많이 자라라~", "많이 먹어", "사랑해"

쑥쑥 자란 배추를 보니 건내고 싶은 말도 많아지고 마음속에서 사랑과 소중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침 아빠선생님이 지나가시다 물 주는 우리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곤 한 마디 하셨지요.

"이야~ 바다반 배추 농사 진짜 잘 지었네~ 배추 정말 크다" 

우리반 아이들은 칭찬 한마디에 더욱 어깨가 으슥거립니다.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그 뒤로 우리 배추농사 잘지었다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배추에 물 주러 가자고 하면 싫어하는 아이가 없을 정도니까요. 




                         (나무 뒤에 있는 아이가 경민이 입니다.)

2주 전 쯤에는 배추잎을 모아 노끈으로 묶어 주었습니다. 배추를 그냥 두면 잎에 많이 질겨져 못 먹는다고, 묶어 줘야 배추 속에 알이 찬다고 하더라구요.

마침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이들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 아이들 번호 순서에 맞추어 제가 배추 잎을 모으고 아이들이 줄을 묶었지요. 한 아이당 2개씩 묶었습니다. 그래도 배추가 많이 남더라구요.

날씨가 추우니 더 하고 싶은 아이들은 남고 교실로 올라가라고 하였습니다. 네다섯명이 남아 배추 몇 개씩 더 묶고 끝내는 경민이와 저 둘만 남았습니다.


사실 배추 묶기를 마무리 할 즈음에는 제가 너무 추워서 교실로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경민이는 신이 나서 풀도 뽑고 끝까지 저를 도와 주더라구요. 한 10포기 쯤 남았을 때 못 참고 경민이에게 말했습니다.

"경민아 추운데 그만하고 들어갈까? 남은 거는 내가 나중에 할게"
"아니요. 선생님 내가 도와줄게요. 다하고 가요"

경민이는 신이나서 이거할까요? 저거 할까요? 합니다. 순간 교사인 제가 부끄럽더라구요. 경민이에게 힘을 얻어 끝까지 남은 배추를 다 묶었습니다. 일을 마치며 경민이와 하이파이브로 두손을 마주 치고 경민이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정말 기특한 아이입니다. 

그 날 이후 경민이와 둘만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생겼지요. 배추이야기만 나오면 둘이 눈이 마주칩니다. 마음이 통하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들만이 교사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사인 저도 아이들에게 배웁니다. 배움에는 한쪽 방향만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 다음번에는 배추농사 마지막 김장담그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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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나뭇잎, 나뭇가지, 열매, 씨앗들을 주워 자연물 액자만들기를 하기 위해 자연물 담을 비닐봉투를 하나 들고 잔디밭으로 갔습니다.
 
"와~가을이다!" 할 만큼 잔디밭은 완전 가을색으로 뒤덮여 있었고, 바닦에는 많은 나뭇잎들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더군요. 다행히 햇볕도 쨍쨍하고 찬바람도 불지 않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바깥놀이를 자주 못갔는데 오랜만의 나들이라 아이들 또한 신이 났습니다.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다 줍고 놀고가면 안되냐구요. 이런 기회를 아이들이 놓칠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보물을 찾는 것 마냥 아이들이 큰 나뭇잎, 작은 나뭇잎, 색이 다른 나뭇잎, 열매와 씨앗들을 주워와 저에게 자랑을 합니다.

"선생님 보세요. 이쁘죠?",
"이거 신기하게 생겼죠?",
"선생님 이거는 진짜 커요"

뭘 주워올 때마다 꼭 한마디씩 합니다. 그럼 정말 그렇다고 잘했다고 칭찬해 줍니다. 그럼 아이들은 으슥해지고 자기가 보기에 더 좋은 보물을 찾으러 갑니다.


자연물을 찾는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잔디밭 구석구석 뒤집니다. 급기야 나무를 타는 친구까지 나오더군요. 나무 위에 열매를 딴다구요. 우리 아이들 정말 용감합니다.

그렇게 나뭇잎, 열매, 씨앗들을 많이 모았습니다. 그러면 놀아야겠지요. 그래서 주위에 널려 있던 나뭇잎을 허공으로 날렸습니다. 꼭 눈이 날리 듯 말입니다. 아이들 머리 위로도 뿌리고, 제 머리 위로도 날리고, 소리까지 "와~" 질렀습니다.


순식간에 하늘에서는 나뭇잎 눈이 내렸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그리고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나 잡아봐라"하며 달리고, 뒤쫒기도 하고, 잔디밭은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배경음악이 흐르던군요.

그렇게 신나게 놀고 있는데 한 친구가 저쪽으로 가자고 합니다. 은행나무 주위에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있어 노란 이불 같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쳐다 보니 정말 그렇게 보이더라구요. 진짜 이쁘다며 몇 명의 아이들과 갔습니다.
 



그리곤 은행나무잎을 푹신한 침대처럼 아이들과 모았습니다. 그리곤 그 아이보고 그 위에 누워라 하고, 위에 은행나무잎 이불을 덮어 주었지요.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그 다음엔 나라며 자기들끼리 순서를 정하고 한참을 그렇게 놀았습니다.

어떤 어른들은 쯔쯔가무시 같은 것을 두려워하며 이렇게 놀면 안 된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뛰어노는 아이들은 병을 이기는 힘도 훨씬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한 나뭇잎으로 저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대형마트에 파는 어떤 장난감도 이런 행복감을 주지는 못하겠지요. 아이들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 행복한 추억 하나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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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요리수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직접 만든다는 것과 직접 만든 것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요즘은 모두 아이들을 귀하게 키우다보니 어른들이 모든 것을 준비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도 또 직접 만든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아이들과 꼬마 김밥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김밥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중 하나지만 서로 도와가며 준비하니 힘들기보단 재밌고, 이것저것 싸보는 재미가 있어 더욱 신이 납니다. 사실 교사인 저는 조금 힘이 들지만요.

김밥 재료는 단무지, 어묵, 계란, 오이, 당근, 씻은김치, 햄, 김과 옆반 선생님이 가져다 주신 오이짱아찌까지 준비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재료는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하였지요. 먹는 것이 아이들의 몸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염 된 먹거리는 되도록 먹이지 않아야 합니다.

재료는 얇게 썰어 채만 썰면 되도록 아이들에게 만들주었습니다. 그리곤 아이들이 잘랐지요. 아이들은 공동체 별로 앉아 자르는 차례를 정하고, 정해진 양만큼 돌아가며 채를 썰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자른 것을 살짝 익히고, 계란은 부치고 하였습니다.

미니 김밥은 김을 1/4크기로 자르고, 속재료는 보통 준비하는 재료 반으로 자르면 됩니다. 그리고 밥에 깨소금, 참기름, 소금으로 간을 하면 준비 끝!! 이제 손을 깨끗히 씻고 맛있게 싸서 먹기만 하면 됩니다.


이날 아이들은 보통 밥 먹는 양의 2배는 먹었을 겁니다.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신나게 먹었구요. 늘 어른들이 다 만들어 주는 김밥만 먹다가 자신이 힘으로 그리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만들었으니 김밥이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오늘 저녁엔 가족들과 오순도순 모여 앉아 꼬마 김밥 만들어 보세요.
즐거운 이야기로 식탁이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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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후파파 2009.11.18 1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접 만들어 먹는 김밥이 젤루 맛있는데 아이들이 요리수업 재밌게 잘 했겠어요~~^^

  2. 이윤기 2009.11.19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축하해요. 도민일보 지면에 나온 글 보니 더 반갑네요.


위 사진처럼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아이들끼리 하루를 지내다 보면 당연히 다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어리기 때문입니다.

다툼이 생기면 "내말이 맞다", 이거나 "내가 먼저 할거다"로 싸웁니다. 그럼 보통 힘이 쌘 아이가 말보다는 힘으로 행동할 때에 저에게까지 알려집니다.


아이들도 때리기 전에 말로 하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잘 안되지요.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과 마음으로 보는 것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애들아 힘이 쌘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무거운거 잘 드는 사람이요"
"싸움 잘하는 사람이요"
"우석이요. 우석이는 진짜 힘 쌔요. 맞으면 진짜 아파요"

"맞다 우석이 힘쌔제? 우석이 처럼 힘쌘 친구도 있고 약한 친구도 있고 우석이보다 조금 약한 친구도 있고말이야. 그런데 힘이라는 거는 쌔다고 다 좋고, 약하다고 안좋고 한 건 아니야"

"왜요?"

"힘에도 힘이 있지만 마음에도 힘이 있거든. 보는 것에도 힘이 있고, 말하는 것에도 힘이 있고, 생각하는 것에도 힘이 있고, 눈빛에도 힘이 있어.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냥 힘만 쌘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마음에 힘이 쌘사람이 있고, 보는 힘이 쌘 사람, 생각하는 힘이 쌘사람, 눈빛의 힘이 쌘 사람도 있지. 그리고 마음이랑 생각이랑 두개 힘쌘사람이 있고, 전부 힘쌘사람도 있어. 그런데 이렇게 전부 힘이 쌜려면 제일 먼저 뭐가 힘이 쌔가 되게?"

"생각이요"
"마음이요"
"눈빛이요"

"마음의 힘이 쌔야해 그러면 마음의 힘이 쌔려면 어떻게 해야 되게?"

"...."

"마음의 힘이 쌔려면 상대방을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해. 우리는 눈으로 이것도 저것도 다 보잖아~근데 눈으로만 보는게 다가 아냐~ 마음으로도 볼 수 있어"

"어떻게요?"

"마음으로 보려면 자세히 봐야해 아주아주 자세히말이야. 그러면 내가 몰랐던 것도 알게되는 게 많아~"


그렇게 친구들을 한 명씩 자세히 보기를 하였습니다. 생김새와 옷차림, 어떤 기분일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지요. 

이렇게 말한다고 아이들이 전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이좋게만 지낼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마음에도 힘이 있다는 것,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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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후파파 2009.11.16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의 힘' 그 의미를 아이들이 안다면 정말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크겠네요...


두달 전 쯤 아이들과 텃밭에 배추모종을 심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50포기를 아이들과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모종을 심을 때는 우선 고랑을 만들고 심을 곳에 흙을 모아 불룩하게 만듭니다. 아주 작은 산처럼 말이지요. 그리곤 분화구처럼 꼭대기에 구덩이를 만들고 물을 흥건하게 붓고 모종을 심으면 됩니다. 간격은 50cm 정도를 띄우고 심었습니다. 참 쉽지요? 사실 저도 농사지으시는 주위 분께 배워 알게 된 것입니다.



아이들과는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심는 배추에게 잘자라라고 축복의 말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도 사랑의 말을 들으면 아름다운 결정을 이룬다는데 식물인 배추에게는 더욱 좋겠지요. 아이들이 배추에게 말을 겁니다. "배추야 잘자라~", "내가 지켜줄께", "배추야 사랑해"라고 말이지요.

다음날 배추에 물주러 텃밭에 갔더니 세상에... 배추잎에 구멍이 숭숭 뜷려 있었습니다. 또 3포기 정도는 벌레들이 잎맥만 놔두고 왕창 갈가먹은 먹은 것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화가 났지요.



"선생님 애벌레들이 다 갈아 먹었어요!!!"
"나쁜 벌레들이예요!"
"선생님 다 잡아버려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말을 합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실 저도 배추를 보는 순간 '이게 뭐야!'라는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그렇다고 교사인 제가 같이 화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람도 생명이고 벌레도 생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지요.

"애들아 너희들 텃밭에 흙파다 보면 큰 애벌레를 나오잖아 너희들 그 애벌레 엄청 좋아하지?"
"네"
"그래 그런데 애벌레도 생명이고 사람도 생명이잖아 그럼 애벌레도 밥을 먹고 사람도 밥을 먹어야 살지 그렇지?"
"네"
"그래서 배추를 먹었나봐 애벌레가 배추를 좋아하네~ 나눠먹으니까 좋다 애벌레도 배추먹고 우리도 배추 크면 먹고 말이야. 그래도 다 안 먹고 많이 남겨뒀네~우리가 물도 많이 주고 보살펴서 쑥쑥 크게 만들자"


아이들은 정말 착합니다. 금세 마음이 풀어졌습니다. 그후로 아이들은 배추에 난 구멍을 볼 때마다 신기한 보물이라도 찾은 듯이 구멍 갯수를 샙니다. 그리고 어느 구멍이 더 큰지도 비교해보곤 합니다. 정말 착하지요? 

배추 농사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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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보경 2009.11.14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좋고 옮은것을 가르쳐야 좋은 사람이 되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요즘 길거리 상점마다 빼빼로 데이 광고가 한참입니다. 11월 11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라고 말입니다. 언제부터 11월 11일이 빼빼로 데이가 된 것일까요?

달력에 보면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로 표시 되어 있습니다. 빼빼로 데이가 아닙니다. 빼빼로 선물이 아닌 농업인이 생산한 것을 주고 받아야 하는 날인 것입니다.

많이 팔아 보겠다는 상술에 빠져 사람들은 농업인의 날은 알지도 못하고 11월 11일이면 빼빼로를 선물합니다. 빼빼로 데이를 바라보는 농업인의 마음, 생각만해도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내가 한 몫한 것 같아 죄스럽고 마음 또한 아픕니다.

농림부에서는 작년 11월 11일부터 농업인의 날에 빼빼로가 아닌 가래떡을 선물하자는 가래떡 데이를 만들었습니다. 빼빼로 처럼 특정 기업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쌀로 만든 가래떡을 선물하면서 농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좋은 취지라 생각한 전국에 있는 YMCA 아기스포츠단은 이 운동에 동참하기로 하였습니다. 특히나 먹거리 운동으로 '공장과자 안 먹기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빼빼로 공장과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장과자의 유해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인지라 이야기가 술술 풀렸습니다.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이들과 단체 현수막을 만들어 건물 앞에 붙히고, 포스트도 만들어 집으로 가져가 주택에 사는 아이들은 대문에,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엘리베이터에 붙히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반은 조금 특별히 '빼빼로 데이 NO! 가래떡 데이 OK~!'라는 동극을 만들었습니다. 대본은 아이들 생각을 보태어 제가 만들고, 제비뽑기로 역할을 정하고, 소품을 만들고, 신나게 연습도 하였습니다.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웃깁니다. 평소에는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그냥 말하는 것인데도 쩌렁쩌렁 귀가 울릴 정도인데 연습 할때는 그 목소리가 어디 갔는지 달아나 버립니다. 또 말은 꼭 전자안내음 목소리 마냥 읽듯이 말합니다. 그리고 자기도 잘 못하면서 친구차례가 되면 "야야 니다  아~상쾌해 해라!" 하면서 친구 대사까지 가르쳐 주곤합니다. 그리곤 마냥 웃습니다. 가끔 장난을 많이 칠 때면 속에서 욱! 올라올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습니다.
 
이렇게 만든 동극은 11월 11일보다 일찍인 11월 9일에 YMCA강당에서 다른반 아이들을 불러 놓고 선보였습니다. 연습할 때 보다는 목소리가 작아 아쉬웠지만 많은 아이들 앞에서도 신나게 하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만든 동극을 동영상으로 올립니다. 담임인 저와 아이들 제외하곤 알아듣기는 힘들 것 같긴합니다. 그래도 일주일 연습한 것 치곤 잘하죠?


       

※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아이들 대사가 잘 안 들려서 대본도 함께 올립니다.



 빼빼로 데이 No! 가래떡 데이~OK!


해설: 한적한 시골 마을이예요. 농부님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네요.


농부1: 벼야 벼야 무럭무럭 자라려무나~

농부2: 쭉정이 없이 알알이 가득가득 맺으렴


해설: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나이 많으신 농부님들만 남아 힘든 농사일이지만 농부님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십니다.


농부1: 아이고~ 벌써 추수할때가 되었네~

농부2: 그래요. 이제 추수를 합시다.


해설: 농부님들은 벼를 베고 타작을 했어요. 그래서 벼가 껍집을 벗고 드디어 쌀의 모습을 드러냈어요.


쌀1: 드디어 나왔다. 아~ 상쾌해

쌀2: 이제 나는 무엇이 될까? 밥이 될까? 죽이 될까? 떡이 될까? 과자가 될까?

쌀3: 정말정말 궁금해~ 나는 어떤 음식으로 변신할까?

쌀4: 나도 정말 궁금해~


해설: 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어요. 농부들이 쌀을 담기 시작했어요.


쌀1, 2, 3, 4: 아~캄캄해~ 도대체 어디로 갈까?


해설: 쌀들이 도착한 곳은 방앗간이었어요. 쌀들은 저마다 곱고 고운 모습으로 변신했어요.


방앗간 주인: 난 방앗간 주인! 맛있는 떡을 만들거야  뚝딱뚝딱뚝딱

떡1: 난 맛있는 팥떡

방앗간 주인: 뚝딱뚝딱뚝딱

떡2: 난 쫄깃쫄깃 인절미

방앗간 주인: 뚝딱뚝딱뚝딱

떡3: 난 하얀 백설기

방앗간 주인: 뚝딱뚝딱뚝딱

떡4: 난 길죽길죽 늘씬한 가래떡


농부1: 그래 맞아!! 오늘이 11월 11일 전부 길쭉길쭉한 숫자 1이구나 그럼 11월 11일은 가래떡 날로 정합시다

농부2: 그래요 우리가 부지런히 일해 만든 가래떡을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겠네요. 좋은 생각이예요


해설: 그래서 사람들은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가래떡을 먹으며 사랑을 나누었어요. 그렇게 몇 해가 지났어요.


사장: 11월 11일이 가래떡 날이라면 우리 빼빼로도 비슷하잖아  옳거니!! 가래떡 날 말고 빼빼로 날을 만들면 빼빼로를 많이 팔 수 있겠구나 좋아!! 이제부터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다~


해설: 빼빼로 과자회사의 사장은 농민의 날인 가래떡 날에 빼빼로 데이를 만들어 버렸어요. 사람들은 달콤한 빼빼로의 유혹에 빠져 가래떡 날은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떡1: 이제 사람들은 우리를 찾지 않아 흑흑흑

떡2: 사람들은 11월 11일이면 몸에 나쁜 빼빼로를 먹고 있어

떡3: 그래 우리를 먹으면 모이 건강해질텐데 이런 바보들

떡1: 이제 어쩌면 좋지? 사람들이 우리를 먹지 않으면 농부님들이 농사짓기가 힘들어질거야

떡2: 음... 아하!! 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가 노래를 만들어 부르자 그럼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거야

떡3: 그래그래 좋은 생각이야

떡2: 자 모여봐 (속닥속닥속닥)

떡1,2,3: 자~다같이 부르자 하나 둘 셋 넷


빼빼로 싫어 싫어 가래떡 좋아좋아 새까만 빼빼로 오우 노~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 아냐 가래떡 날이 맞아~

맛 좋고 몸에 좋은 가래떡 최고 이제부터 우리는 가래떡 먹을래~

가래떡 좋아 가래떡 좋아 가래떡 주세요 더~ 주세요~

가래떡 좋아 가래떡 좋아 농부님들 힘내세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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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용산 수원지 아래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으로 아이들과 산책을 갔다. 수원지 둘레는 여러번 다녀왔는데 수원지 아래는 늘 그냥 지나쳤었다. 자갈밭에 철봉이나 역도, 윗옴일으키기 같은 산 중간중간에 있는 그런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이라 아이들이 좋아 할 것 같지 않아서였다.

사실 이날도 수원지에 가려고 올라 갔는데, 오늘은 가기 싫다고 해서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에서 놀게 되었다.

아이들은 정말 잘 논다. 돌맹이 던지며 노는 아이, 나뭇가지를 들고 낚시 놀이하는 아이, 여러 운동기구에 매달려 노는 아이들, 뭐하고 놀자고 말하지 않아도 놀이를 잘 찾아 낸다.

아이들은 놀 거리를 주지 않으면 못 논다고 생각하는 건 노는 시간을 안 주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저게 뭐 재밌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어 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기구 높은 곳에 올라간 아이가 나를 불렀다. 높은 곳에 용감하게 올라갔으니 자랑할 만하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칭찬해줘야 한다.


"00이 진짜 용감하네 거기까지 올라갔어? 최고다 최고"
"아까는 매달리기만 하더니 이제 위에 올라갔네~ 정말 대단하다~"



약간의 오버를 포함해 칭찬을 했다. 그랬더니 무서워서 못 올라가던 아이들도 한걸음 두걸음 용기를 내어 올라가고, 매달리기를 못하던 아이들이 조금씩 도전한다. 그렇게 조금만 성공을 해도 여기저기서 난리가 난다.

"선생님! 선생님! 나 좀 보세요"
"선생님, 나 이제 이만큼이나 올라 갈 수 있어요"
"선생님! 여기요 여기!"



모두 자기를 봐달라고, 나 해냈다고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것이다. 조그만 칭찬이라도 아이들 마음에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도전하게 할 수 있다.

칭찬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 하지 않겠는가!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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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를 졸업한 제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제자라 해도 이제 9살, 2학년입니다. 어린 제자가 저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 온 것입니다. 제자(?)라는 표현 좀 어색하네요. 이런 표현에 어울리지 않게 저도 무지 젊거든요.

연필로 쓰고 그 위에 싸인펜으로 한자한자 배껴 쓰면서 정말 정성스럽게 쓴 편지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열쇠고리와 핸드폰고리도 같이 보내 왔습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지를 쓰고, 악세사리를 고르고, 저를 생각하면서 보냈을 제자를 생각하니 너무나 고맙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한 번씩 졸업생들에게 편지를 받을 때마다 YMCA 선생님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여질 때면 내 믿음에 확신이 들고 뿌듯함은 백배가 됩니다. 

아이의 밝은 마음과 당당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보면서 "내가 잘하고 있구나 ~잘 성장했는걸"하는 거만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뿌듯함이 과한 것일까요? 어쨌든 이런 행복감에 빠져 듭니다. 전 정말 행복한 교사입니다.

답장으로 장문의 편지를 써 놓았는데 오늘은 꼭 붙혀야겠습니다. 답장이 늦어 미안해지네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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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우리반 지호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토요일 지호 여동생인 은우가 백일이었단다. 그래서 떡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싶어 아기스포츠단에도 보낼테니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기 아이만 잘 봐달라는 뇌물도 아니고 좋은 일이니 축하드린다고 감사히 잘 먹겠다고 하였다. 아기스포츠단은 스승의날은 물론이고, 어린이날, 생인날 같은 때도 학부모로부터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는다.



처음 동생이 생기고 얼마 동안에는 지호가 힘들어 했었다. 짜증도 많이 내고 어리광도 많이 피우고 말이다. 혼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고, 동생에게 관심이 다 간 것 같아서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던 지호가 요즘 정말 많이 변했다. 전에는 동생이야기를 안 꺼내더니 요즘에 들어서는 자주 동생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절정에 달했다. 

"선생님 은우 알지요? 봤지요? 선생님 이름 은자는 뭐예요?"
"은우 알지~선생님은 은혜은인데"
"우와 우리 은우하고 똑같네요"

"선생님 오늘 떡 이요 왜 가져 왔게요? 우리 은우 백일이라서 그래요"
"선생님 떡 먹어 봤어요? 맛있지요?"
"선생님 오늘 떡이요 누가 가져다 줬게요? 우리 고모가 가져다 준거예요"



이렇게 자랑을 하는데 나한테만이 아니다. 체육선생님들, 다른 반 선생님들까지 하루종일 그러고 돌아 다녔다. 지호의 마음이 열린 것이다.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많이 많이 축하한다고 은우에게도 꼭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일곱 살 우리반 지호의 싱글벙글한 표정이 아직도 내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개똥이샘 골목대장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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